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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함경(長阿含經) 제 21 권
[제4분] ④
30. 세기경 ④
9) 삼재품(三災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일[事]이 있다. 장구(長久)하기 한량없고 무한하여 일월과 세수(歲數)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세간의 재앙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이 세간이 무너지려 할 때까지의 기간으로서 그 중간은 장구하기 한량없고 무한하여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둘째 이 세간이 다 무너진 뒤에 그 중간은 텅 비어서 세간이 없는 기간으로서 장구하고 멀고 멀어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천지가 처음으로 생겨나 성립되려 할 때까지의 기간으로서 그 중간은 장구하여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넷째 천지가 이미 성립되어 오랫동안 머물러 무너지지 않는 기간으로서 일월과 세수로써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장구하기 한량없고 무한하여 몇날 몇월 몇년으로 헤아릴 수 없는 네 가지 일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삼재(三災)가 있다. 어떤 것이 삼재인가? 첫째는 화재(火災)요, 둘째는 수재(水災)요, 셋째는 풍재(風災)이다. 이 삼재에는 세 한계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광음천(光音天)이요, 둘째는 변정천(遍淨天)이며, 셋째는 과실천(果實天)이다. 만일 화재가 일어나면 광음천까지 이르니 광음천이 그 한계가 되고, 만일 수재가 일어나면 변정천까지 이르니 변정천이 그 한계가 되며, 만일 풍재가 일어나면 과실천까지 이르니 과실천이 그 한계가 된다.
어떤 것을 화재라 하는가?
화재가 처음 일어나려고 할 때에는 이 세간 사람들은 다 바른 법을 행하고 바른 소견을 지녀 뒤바뀐 생각이 없으며, 열 가지 선행을 닦는다. 이 법을 행할 때 어떤 사람은 제2선(第二禪)을 얻어 몸을 솟구쳐 허공에 올라가 성인도(聖人道)ㆍ천도(天道)ㆍ범도(梵道)에 머물면서 소리 높여 외친다.
'여러분, 마땅히 아시오. 이것이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는 제2선의 즐거움입니다. 제2선은 즐거운 것입니다.'
이 때 세간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고 그를 우러러 보면서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오직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는 제2선의 도(道)를 말씀해 주소서.'
그 때 공중에 있는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의 도를 설명한다. 이 세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의 도를 닦아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광음천에 태어난다.
이 때 지옥의 중생들도 죄가 끝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 그리하여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의 도를 닦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광음천에 태어난다. 또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ㆍ도리천ㆍ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ㆍ범천의 중생들도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제2선을 닦는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광음천에 태어난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의 세계가 다 없어지고 축생ㆍ아귀ㆍ아수륜과, 나아가 범천 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없어진다. 이 때가 닥치면 먼저 지옥이 다 없어지고 그 뒤에 축생이 다 없어지며 축생이 다 없어진 뒤에 아귀가 다 없어진다. 아귀가 다 없어진 뒤에는 아수륜이 다 없어지고 아수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사천왕이 다 없어지며 사천왕이 다 없어진 뒤에는 도리천이 다 없어지고 도리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염마천이 다 없어진다. 염마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도솔천이 다 없어지고 도솔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화자재천이 다 없어진다. 화자재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타화자재천이 다 없어지고 타화자재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범천이 다 없어진다. 범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사람이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게 되고 사람이 다 없어져 남음이 없게 된 뒤 이 세상은 무너지고 재앙이 일어나게 된다. 그 뒤에는 하늘에서 비를 내리지 않아 온갖 곡식과 초목이 저절로 말라죽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行)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큰 흑풍(黑風)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깊이가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닷물을 양쪽으로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땅에서 4만 2천 유순쯤 떨어진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두 개의 해가 나타나고 두 개의 해가 나타난 뒤에는 이 세간에 있는 모든 작은 강과 봇물과 도랑물은 다 말라 버린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깊이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닷물을 양쪽으로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땅에서 4만 2천 유순쯤 떨어진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세 개의 해가 나타나고 세 개의 해가 나타난 뒤에는 이 세간의 모든 물인 항하(恒河)ㆍ야바나하(耶婆那河)ㆍ바라하(婆羅河)ㆍ아이라바제하(阿夷羅婆提河)ㆍ아마겁하(阿摩怯河)ㆍ신타하(辛陀河)ㆍ고사하(故舍河)는 다 말라 남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깊이가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닷물을 양쪽으로 불어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네 개의 해가 나타나고 네 개의 해가 나타나면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인 대선견못[大善見池]ㆍ아뇩대못[阿耨大池]ㆍ사방타연못[四方陀延池]ㆍ우발라못[優鉢羅池]ㆍ구물두못[拘物頭池]ㆍ분타리못[分陀利池]ㆍ리못[離池] 등 이 세간의 모든 샘물과 못은 다 마르고 만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큰 바다에 불어와서 양쪽으로 헤친다. 그리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다섯 개의 해가 나타나고 다섯 개의 해가 나타나면 바닷물은 점점 줄어 1백 유순에서 7백 유순에까지 이른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이 때 대해의 물은 점점 줄어 남은 것은 7백 유순ㆍ6백 유순ㆍ5백 유순ㆍ4백 유순 나아가 1백 유순에까지 이른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때 바닷물은 점점 줄어 7유순ㆍ6유순ㆍ5유순 나아가 1유순에까지 이른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바닷물은 점점 줄어 7다라(多羅)나무ㆍ6다라나무에 이르고 나아가서는 1다라나무의 깊이에까지 이른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바닷물은 갈수록 얕아져 일곱 사람ㆍ여섯 사람ㆍ다섯 사람ㆍ네 사람ㆍ세 사람ㆍ두 사람ㆍ한 사람 키만한 깊이가 되고 다시 허리에 이르고 무릎에 이르다가 결국은 복사뼈에까지 이른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뒤에 바닷물은 마치 봄비와 같고 뒤에는 또 소발자국에 고인 물과 같다가 결국은 완전히 말라 사람의 손가락도 담글 수 없게 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깊이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다 밑의 모래에 불어 양쪽 언덕에 휘몰아 쌓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여섯 개의 해가 나타나고 여섯 개의 해가 나타나면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ㆍ큰 산ㆍ수미산왕까지도 다 연기를 일으키며 타오른다. 그것은 마치 도가(陶家)에서 질그릇을 처음 구울 때처럼 여섯 개의 해가 나타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 큰 흑풍이 사납게 일어나 깊이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다 밑의 모래에 불어 양쪽 언덕에 휘몰아 쌓고, 해의 궁전을 취해다가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둔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난다.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나면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ㆍ큰 산ㆍ수미산왕은 다 활활 타버리나니, 마치 도가의 가마에서 불꽃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도를 구하라.
이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과 수미산이 모두 다 활활 타버리면 동시에 사천왕의 궁전ㆍ도리천의 궁전ㆍ염마천의 궁전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ㆍ범천의 궁전까지도 또한 모두 활활 타버리고 만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법을 구하라.
이 4천하에서부터 나아가 범천에 이르기까지 불길에 모두 타버린 뒤에는 바람이 불어 불꽃이 광음천까지 이르게 된다. 그 곳에 처음 태어난 천신의 자식들은 이 불꽃을 보고 모두 두려운 마음을 내어 말한다.
'아, 이것이 무엇인가?'
먼저 태어난 모든 하늘신들은 뒤에 태어난 모든 하늘신들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라. 저 불꽃은 예전에도 여기까지 이르렀었지만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꺼지고 말았다.'
이전의 불빛을 생각하기 때문에 광념천(光念天)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이 4천하에서부터 나아가 범천에 이르기까지 불에 모조리 타버린 뒤에는 수미산왕은 점점 무너져 1백 유순과 2백 유순, 나아가 7백 유순까지 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법을 구하라.
이 4천하에서부터 나아가 범천에 이르기까지 불에 모조리 타버린 뒤에는 대지와 수미산이 다 타서 재조차 없게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하라.
이 대지가 불에 다 탄 뒤에는 땅 밑의 물이 다 없어지고 땅 밑의 바람도 다 없어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무너져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하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화재가 일어날 때에 하늘에서 다시는 비를 내리지 않아 온갖 곡식과 초목이 저절로 말라 죽는다는 것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스스로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땅 밑의 물이 다하고 물 밑의 바람이 다하게 되는데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스스로 알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화재라 한다.
어떻게 화겁(火劫)이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크고 검은 구름이 허공 중에 있다가 광음천에까지 이르면 골고루 비를 내리는데 빗방울이 수레바퀴만 하다. 이렇게 무수한 백천 세 동안 비가 내리면 그 물이 점점 불어나 그 높이가 무수한 백천 유순이나 되고 광음천까지 이르게 된다. 그 때 네 가지 큰 바람[大風]이 불어 그 물을 막아 멈추게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주풍(住風)이고, 둘째는 지풍(持風)이며, 셋째는 부동(不動)이고, 넷째는 견고(堅固)이다.
그 뒤에 이 물이 점점 줄어 백천 유순에서 무수한 백천만 유순으로 줄어든다. 그 물의 사면에서는 승가(僧伽)라는 큰 바람이 불어와서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그러면 파도가 일어나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天宮)으로 변한다. 이 인연으로 범가이천의 궁전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점점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그물의 사면에서 승가라는 큰 바람이 일어나 물을 흔들어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어나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天宮)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타화자재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점점 줄어들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그 물의 사면에서 승가라는 큰 바람이 일어나 물을 흔들어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거품이 생겨 모여 쌓인다. 바람이 물결에 불어오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화자재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승가라는 큰 바람이 일어나 물을 흔들어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어나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물결에 불어오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도솔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승가라는 바람이 불어와서 물을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거품이 생겨 쌓이게 된다. 바람이 물결에 불어오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굳어져 7보로 장식된 천궁으로 변한다. 이런 인연으로 염마천의 천궁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에 이르면 물 위에 있는 거품은 깊이가 60만 8천 유순이나 되어 그 가장자리가 끝이 없다. 비유하면 이 세간의 샘물에서 물이 흘러나오면, 물 위에 거품이 생기는 것처럼 그것도 또한 그와 같다.
어떤 인연으로 수미산이 있는가? 어지러운 바람이 일어나 이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을 만든다. 이 산의 높이는 60만 8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가 각각 8만 4천 유순이며, 금ㆍ은ㆍ유리ㆍ수정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무슨 인연으로 네 아수륜의 천궁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사면에 큰 궁전을 세운다. 이 궁전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8만 유순이며, 저절로 7보의 궁전으로 변화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사천왕의 궁전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바다의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중턱 4만 2천 유순쯤에 되는 곳에 저절로 7보 궁전을 변성(變成)한다. 그러므로 사천왕의 궁전이라고 한다. 무슨 인연으로 도리천의 궁전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위에 저절로 7보의 궁전을 변성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가타라산(伽陀羅山)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보배산을 변성한다. 그 산의 뿌리는 땅 속으로 4만 2천 유순이나 내리고, 또 가로와 세로가 각각 4만 2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가타라산이 생겨난다.
또 어떤 인연으로 이사산(伊沙山)이 생기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가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이사산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2만 1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2만 1천 유순이며, 그 변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이사산이 생겨난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이사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수진타라산(樹辰陀羅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1만 2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만 2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이루어졌다. 이런 인연으로 수진타라산이 생긴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수진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아반니루산(阿般尼樓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6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가각 6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아반니루산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아반니루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미린타라산(彌隣陀羅山)1)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3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3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니린타라산(尼隣陀羅山)이 생겼다.
1) 뒤에서는 '니린타라(尼隣陀羅)'라고 하였다. 송ㆍ원ㆍ명 3본에도 니린타라로 되어 있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니린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비니타산(比尼陀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1천 2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천 2백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비니타산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비니타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절로 금강륜산(金剛輪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3백 유순이요 가로와 세로도 각각 3백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어 있다. 이런 인연으로 금강륜산이 생겼다.
무슨 까닭으로 하나의 월궁전이 있으며 일곱의 일궁전이 있는가?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저절로 하나의 월궁전과 일곱의 일궁전을 변성한다.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되었으며 흑풍에 불려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온다. 이런 인연으로 일월의 궁전이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저절로 4천하와 8만 천하를 변성한다. 이런 인연으로 4천하와 8만 천하가 생겼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큰 물거품을 불어 4천하와 8만 천하에 저절로 대금강륜산(大金剛輪山)을 변성한다. 이 산의 높이는 16만 8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6만 8천 유순이며 그 가장자리는 한계가 없다. 단단한 금강으로 되어 있어 부술 수가 없다. 이런 인연으로 대금강륜산이 생겼다.
그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큰 비를 골고루 내리는데 빗방울은 수레바퀴만 하다. 그 물이 가득 넘쳐 4천하와 수미산이 잠기게 된다. 그 뒤에 어지러운 바람이 땅에 불어와 큰 구덩이를 만들면 시냇물은 모두 그 가운데로 들어간다. 이로 말미암아 바다가 생기고 이런 인연으로 네 개의 큰 바닷물이 생긴다.
바닷물이 짠 것은 세 가지 인연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 저절로 생긴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광음천까지 이르게 되면 곳곳에 비가 내려 천궁(天宮)을 씻고 천하를 씻는다. 범가이천의 천궁과 타화자재천의 천궁으로부터 아래로는 염마천의 천궁과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과 큰 산과 수미산까지 다 씻어 내린다. 그 중에 모든 곳에 있던 더럽고 짠 모든 부정한 즙액이 아래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 동일한 맛이 되기 때문에 바닷물은 짜다.
둘째 옛날에 큰 선인(仙人)이 바닷물을 금주(禁呪)로써 영원히 짜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마시지 못하게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짜다.
셋째 저 큰 바닷물에 온갖 중생들이 섞여 살고 있는데 그 몸이 큰 것은 1백 유순과 2백 유순에서 7백 유순이나 되는 것까지도 있다. 그 중생들이 그 속에서 숨을 들이 쉬고 내쉬며 토하고 들이마시며, 대소변을 보기 때문에 바닷물은 짜다. 이상의 일들을 화재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수재(水災)라 하는가?
수재가 일어날 때에는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바른 법을 받아 행하고 바른 소견을 가지며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고, 열 가지 선업을 닦는다. 선업을 닦고 나서 기쁨이 없어진 제3선(禪)을 얻은 어떤 사람이 몸을 솟구쳐 허공으로 올라가 성인도(聖人道)ㆍ천도(天道)ㆍ범도(梵道)에 머물며 소리 높여 외친다.
'여러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의 즐거움입니다.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은 즐거운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고 그를 우러러 보면서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그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의 도(道)를 설명해 주소서.'
그 때 공중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기쁨이 없어진 제3선의 도를 설명한다. 이 세상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제3선의 도를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변정천(遍淨天)에 태어난다.그 때 지옥의 중생들도 죄가 끝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 거기서 제3선의 도를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변정천에 태어난다.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ㆍ도리천ㆍ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ㆍ범천ㆍ광음천의 중생들도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난다. 거기서 제3선의 도를 닦는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변정천에 태어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 세계가 다하고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과 나아가 광음천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다 없어진다. 그 때가 닥치면 먼저 지옥이 없어진 뒤에 축생이 없어지고 축생이 없어진 뒤에 아귀가 없어진다. 아귀가 없어진 뒤에 아수륜이 없어지고 아수륜이 없어진 뒤에 사천왕이 없어진다. 사천왕이 없어진 뒤에 도리천이 없어지고 도리천이 없어진 뒤에 염마천이 없어진다. 염마천이 없어진 뒤에 도솔천이 없어지고 도솔천이 없어진 뒤에 화자재천이 없어진다. 화자재천이 없어진 뒤에 타화자재천이 없어지고 타화자재천이 없어진 뒤에 범천이 없어진다. 범천이 없어진 뒤에 광음천이 없어지고 광음천이 없어진 뒤에는 사람이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게 되고 사람이 없어져서 남음이 없게 된 뒤 이 세간은 무너지고 재앙이 일어나게 된다.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크고 검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 위로 변정천에까지 이르면 곳곳에 큰 비를 내리는데 온통 뜨거운 물만 내린다. 그 물이 들끓어 천상(天上)을 볶으면 모든 하늘의 궁전은 다 녹아 없어져 남는 것이 없게 된다. 그것은 마치 소유(蘇油)를 불 속에 던지면 다 볶이고 녹아 없어져 남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광음천의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비는 범가이천의 궁전을 잠기게 하여 남김 없이 볶고 녹인다.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넣으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범가이천의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 뒤에 이 비는 다시 타화자재천ㆍ화자재천ㆍ도솔천ㆍ염마천의 궁전을 잠기게 하여 남김 없이 볶고 녹이되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넣으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그 모든 궁전들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 뒤에 이 비는 다시 4천하와 8만 천하의 모든 산ㆍ큰 산ㆍ수미산왕까지 다 잠기게 하여 남김 없이 볶고 녹이는데 마치 소유를 불 속에 던지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그것도 또한 그와 같이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물은 대지를 볶아 없어져서 남음이 없고 땅 밑의 물도 다 없어지고 물 밑의 바람도 다 없어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하고 바뀌어 믿을 만한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법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변정천의 궁전도 볶이고 녹아서 없어진다는 것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범가이천의 궁전도 볶이고 녹아서 없어진다. 심지어는 저 땅 밑의 물까지도 다 없어지고 물밑의 바람까지도 다 없어지는데 그 사실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수재라고 한다.
어떻게 수재는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크고 검은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변정천까지 이르면 곳곳마다 비를 내리는데 빗방울이 수레바퀴만 하다. 이와 같이 무수한 백천 세 동안 비가 내리면 그 물이 점점 불어나서 변정천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면 네 가지 큰바람이 불어 이 물을 막아 멈추게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주풍(住風)이고, 둘째는 지풍(持風)이며, 셋째는 부동(不動)이고, 넷째는 견고(堅固)이다. 그 뒤에 이 물은 점점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되면 사면에서 승가(僧伽)라는 큰 바람이 일어난다. 그 바람이 물을 불어 흔들어대면 파도가 일고 물거품이 일어나 모여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7보로 장식된 광음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광음천의 궁전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들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되면 저 승가 바람이 물에 불어와 흔들어댄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물거품이 일어나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허공에 있으면서 저절로 7보로 장식된 범가이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이와 같이 나아가 바닷물이 한맛으로 짜게 되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화재가 본래대로 돌아갈 때와 같다. 이것을 수재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풍재(風災)라 하는가?
풍재가 일어날 때에는 이 세간 사람은 모두 바른 법을 받들고 바른 소견을 가지고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으며, 열 가지 선업을 닦는다. 선행을 닦고 나서 청정함을 호념(護念)하는 제4선(禪)을 얻은 어떤 사람이 몸을 솟구쳐 허공으로 올라서 성인도ㆍ천도ㆍ범도에 머무르면서 소리 높여 외친다.
'여러분, 청정함은 호념하는 제4선의 즐거움입니다. 청정함을 호념하는 제4선은 즐거운 것입니다.'
그 때 이 세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그를 우러러보면서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청정함을 호념하는 제4선의 도를 말씀해 주소서.'
그 때 공중에 있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곧 그들을 위하여 제4선의 도를 연설한다. 이 세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제4선의 도를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과실천에 태어난다.
그 때 지옥의 중생들도 죄가 끝나 목숨을 마치면 인간세계에 태어난다. 거기서 다시 제4선을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과실천에 태어난다.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과 나아가 변정천의 중생들에 이르기까지도 목숨을 마치면 인간 세계에 태어나 제4선을 닦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과실천에 태어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옥 세계가 다 없어지고 축생ㆍ아귀ㆍ아수륜ㆍ사천왕과 나아가 변정천 세계에 이르기까지도 다 없어진다. 그 때 지옥세계에 이르기까지도 다 없어진 뒤에 축생이 다 없어지고 축생이 다 없어진 뒤에 아귀가 다 없어지며 아귀가 다 없어진 뒤에 아수륜이 다 없어지고 아수륜이 다 없어진 뒤에 사천왕이 다 없어지며 사천왕이 다 없어진 뒤에 이와 같이 계속하여 변정천까지도 다 없어지기에 이른다. 변정천이 다 없어진 뒤에는 사람이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고 사람이 다 없어져 남음이 없으면 이 세간은 무너지고 곧 재앙이 일어난다.
그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승가(僧伽)라 하는 큰 바람이 일어나서 과실천에까지 이르른다. 그 바람은 사방으로 퍼져 변정천의 궁전과 광음천의 궁전에 불면 궁전과 궁전이 서로 부딪쳐 먼지처럼 부서진다. 그것은 마치 역사(力士)가 두 개의 구리쇠로 된 공이를 가지고 서로 맞부딪쳐 부수어 남음이 없는 것처럼 두 궁전이 서로 맞부딪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범가이천 궁전과 타화자재천 궁전에 불어오면 궁전과 궁전이 서로 부딪쳐 먼지처럼 남김 없이 부서진다. 마치 역사가 두 개의 구리쇠로 된 공이를 가지고 서로 맞부딪쳐 부수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두 궁전이 서로 부딪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화자재천의 궁전과 도솔천의 궁전과 염마천의 궁전에 불어와서 궁전과 궁전을 서로 맞부딪쳐 먼지처럼 남김 없이 부수어 버린다. 마치 역사(力士)가 두 개의 구리쇠로 된 공이를 가지고 공이와 공이를 서로 맞부딪쳐 부수어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저 궁전도 또한 그와 같이 남김 없이 부서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이 바람은 4천하와 8만 천하에 불어와서 모든 산과 큰 산과 수미산왕까지 백천 유순이나 되는 높은 허공으로 날려 버린다. 산과 산은 서로 맞부딪쳐 먼지처럼 부서지는데 마치 역사가 손에 가벼운 겨를 집어 공중에 뿌리는 것처럼 저 4천하의 수미산과 모든 산을 다 부수어 흩어버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그 뒤에 바람이 불면 대지가 다 없어지고 땅 밑의 물이 다 없어지며, 물 밑의 바람이 다 없어진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의 행은 무상한 것이어서 변화하고 바뀌어 믿을 것이 없다. 무릇 조작된 모든 것들은 아주 싫어하고 걱정해야 할 것들이니 마땅히 세상을 벗어날 해탈의 길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변정천의 궁전과 광음천의 궁전이 서로 맞부딪쳐 먼지처럼 부서진다는 것을 누가 정말로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나아가서는 땅 밑의 물까지도 다 없어지고 물 밑의 바람까지도 다 없어지는데 누가 정말이라고 믿겠는가? 오직 본 자만이 믿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을 풍재라고 한다.
어떻게 풍재가 본래대로 돌아가는가?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크고 검은 구름이 허공에 가득 차서 과실천에까지 이르면 큰 비가 내리는데 그 빗방울은 수레바퀴만 하다. 무수한 백천 년 동안 장마비가 내려 그 물이 점점 불어 과실천에 이르면 그 때 네 가지 바람이 불어 이 물을 막아 멈추게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주풍(住風)이고, 둘째는 지풍(持風)이며, 셋째는 부동(不動)이고, 넷째는 견고(堅固)이다. 그 뒤에 이 물이 점점 줄어들어 무수한 백천 유순이 되면 그 물의 사면에서 승가라고 하는 큰 바람이 일어난다. 그 바람이 불어와 물을 움직이면 파도가 일고 거품을 일으켜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거품은 물을 떠나 공중으로 올라가서 저절로 갖가지 색깔이 뒤섞인 7보로 장식된 변정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이런 인연으로 변정천의 궁전이 생기게 된다. 그 물이 자꾸 줄어 무수한 백천 유순쯤 되면 저 승가 바람이 물에 불어와서 흔들어댄다. 그러면 파도가 일고 물거품이 일어 쌓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물거품은 물을 떠나 허공에 있으면서 저절로 갖가지 색깔이 뒤섞인 7보로 된 광음천의 궁전으로 변성된다. 나아가 바닷물이 한맛으로 짠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화재가 본래로 돌아갈 때의 일들과 같다. 이것을 풍재라고 한다. 또 이것을 3재라 하고 이것을 3복(復)이라 한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22 권
30. 세기경(世紀經)
10) 전투품(戰鬪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늘신과 아수륜이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도리천의 모든 하늘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毘摩質多羅阿須倫)을 잡아 5계(繫)로 결박하여 선법(善法)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려고 한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제석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모든 아수륜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7엽(葉)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 그를 보려고 한다.'
그 때 모든 아수륜은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이윽고 모든 하늘들과 아수륜들은 마침내 싸우게 되었는데, 모든 하늘들이 승리를 거두었고 아수륜들은 물러갔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은 아수륜왕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선법강당으로 끌고 와 제석에게 보였다.
그러자 아수륜왕은 천상의 쾌락을 보고 사모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 곧 스스로 생각했다.
'이곳은 참으로 훌륭하구나. 정말로 살고 깊은 곳이구나. 다시 아수륜 궁전으로 돌아가서 무엇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5계가 곧 풀리고 다섯 가지 즐거움이 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만일 아수륜이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을 내게 되면 다시 5계로 결박되고 다섯 가지 즐거움은 저절로 없어졌다. 그 때 아수륜을 묶은 결박이 더욱 더 조여들었다.
악마에게 묶이는 것은 이보다 더 심하여 나[我]라는 생각을 내는 사람은 악마에게 묶이고 나니 남이니 하는 생각을 내지 않는 사람은 악마의 결박에서 풀려난다. 나라는 것에 대하여 애착하면 결박되고, 남이라는 애착에 사로잡혀도 결박되며,2) 나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해도 결박이 되고,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몸[色]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몸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몸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나는 생각이 없다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큰 걱정[患]이고, 종기이며, 가시이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나라는 것이 큰 걱정이 되고 종기가 되며 가시가 되는 줄을 알아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라는 행을 닦는다.
나라고 보는 것은 무거운 짐이 되고 방일함이 되며, 유(有)가 된다. 나는 꼭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유위(有爲)3)이고, 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몸뚱이[色]가 실재한다는 생각이 곧 유위이고, 몸뚱이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며, 몸뚱이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나는 생각이 있다'는 생각도 곧 유위이고, '나는 생각이 없다'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유위(有爲)는 큰 걱정이 되고 가시가 되며 종기가 된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유위가 큰 걱정이 되고 가시가 되며 종기가 되는 줄을 알기 때문에 유위를 버리고 무위(無爲)의 행을 닦는다.”
2) 이 부분이 '애아위박 애애위박(愛我爲縳 愛愛爲縳)'으로 되어 있고 송ㆍ원ㆍ명 3본에는 '수아위박 수애위박(受我爲縳 受愛爲縳)'으로 되어 있다.
3) 다음 생의 생사(生死)를 불러 일으키는 행위로 12연기 중 행(行)에 해당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아수륜과 서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은 도리천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아수륜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잡아 5계로 결박하여 선법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고자 한다.'
그러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제석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모든 아수륜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5계로 결박하여 7엽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고자 한다.'
그 때 모든 아수륜들도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분부를 받고 제각기 장엄했다. 이윽고 모든 하늘들과 아수륜들은 마침내 서로 싸우게 되었는데, 모든 하늘들이 승리를 거두었고 아수륜들은 물러났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은 아수륜왕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선법당으로 끌고와 제석에게 보였다. 그 때 제석천은 선법강당 위에서 어정어정 거닐고 있었다. 아수륜왕은 멀리서 제석을 보고 5계에 묶인 채 욕설로 꾸짖었다. 그러자 제석의 시자(侍者)가 제석천 앞에서 곧 게송으로 말했다.
천제(天帝)께서는 무엇이 두려워
스스로 열약(劣弱)함을 보이십니까?
수질(須質)4)이 면전에서 퍼붓는 욕설을
잠자코 듣고만 계시다니.
4) 비마질다라(毗摩質多羅)를 말한다.
그 때 제석천이 곧 다시 게송으로 시자에게 답했다.
그에게는 또한 큰 힘도 없으니
내 역시 저를 두려워하지 않으나
어떻게 큰 지혜 가진 자로서
저 지혜 없는 자와 서로 다투리.
시자가 다시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아뢰었다.
지금 저 어리석은 자를 꺾지 않으면
아마 다음에는 더욱 참기 어려우리니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가해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소서.
제석천이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답했다.
나는 항상 말했나니 지혜 있는 자라면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말아야 한다고.
어리석은 자 욕설해도 지혜로운 자 침묵하면
그것이 곧 어리석은 자를 이기는 것이다.
그 때 시자가 다시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아뢰었다.
천왕(天王)께서 이제 침묵하는 까닭은
지혜로운 사람 행실 잃을까 염려해서이나.
그러나 저 어리석은 사람은
왕께서 두려움 품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어리석어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서게 하려 함입니다.
그 때 제석천이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대답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지만
내가 제일의 진리를 관찰하니
참고 침묵하는 것이 최상이라네.
악한 것 가운데 가장 악한 것은
성내는 이에게 되려 성내는 것이니
성날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나니
사람들에게 다툼과 송사 있을 때
보복하지 않는 자가 이긴 자라네.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건만
다투고 송사하지 않는 사람 보고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서도
힘 없는 사람의 모욕까지 참아낸다면
이 힘을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힘 있다 하지만
그 힘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법답게 살면서 참는 힘 가진 사람
그 힘이야말로 막을 수 없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천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 하지 말라. 그 때의 제석천은 바로 나의 몸이었다. 나는 그 때 인욕(忍辱)을 닦아 익혀 경박하거나 사납지 않았고 또한 항상 능히 인욕하는 사람을 칭찬하였다. 만일 지혜 있는 사람이 내 도를 펴려고 한다면 마땅히 인욕(忍辱)과 침묵을 닦고 원한의 마음을 품지 말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과 아수륜이 싸울 때 석제환인이 질다(質多) 아수륜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무슨 까닭으로 무기를 갖추고 성내고 해치려는 마음을 품고 서로 싸우자고 하는가? 이제 내 마땅히 너희들과 함께 도의(道義)를 강론하여 승부를 알게 하리라.'
저 질다 아수륜이 제석천에게 말했다.
'바로 모든 무기들을 버리고 싸움을 그친다면 아무리 함께 논의해 보라고 하더라도 누가 그 승부를 알 수 있겠는가?'
제석이 가르쳐 말했다.
'일단 함께 논의해 보자. 이제 너의 무리들이나 우리 하늘의 무리들 가운데는 자연히 지혜가 있는 사람이 있어 승부를 아는 자가 있을 것이다.'
그 때 아수륜이 제석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게송으로 말하라.'
제석천이 대답했다.
'너는 옛날에 하늘신이었으니 네가 먼저 말하는 것이 옳겠다.'
그 때 질다 아수륜이 곧 제석천에게 게송을 지어 말했다.
지금 저 어리석은 자를 꺾지 않으면
아마 다음에는 더욱 참기 어려우리니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가해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라.
그 때 아수륜이 이 게송을 말하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좋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모든 하늘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아수륜왕이 제석천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그 때 제석천은 곧 아수륜을 위해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항상 말했나니 지혜 있는 자라면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말아야 한다고.
어리석은 이 욕설해도 지혜로운 이 침묵하면
그것이 곧 어리석은 이를 이기는 것이다.
제석천이 이 게송을 말하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다 크게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양했다. 그러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천제(天帝)는 아수륜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그러자 아수륜도 또 게송으로 말했다.
천왕이 저렇게 침묵하는 까닭은
지혜로운 이의 행실 잃을까 염려해서이나.
그러나 저 어리석은 사람은
왕이 두려움 품었다고 말하리라.
어리석어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서게 하려 함이네.
그 때 아수륜왕이 이 게송을 말하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뛰고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탄했다. 그러자 도리천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아수륜왕이 제석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그러자 제석은 아수륜을 위해 게송을 말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지만
나는 제일의 진리를 자세히 관찰하니
참고 침묵하는 것이 최상이라네.
악한 것 가운데 가장 악한 것은
성내는 이에게 되려 성내는 것이니
성날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나니
사람들에게 다툼과 송사 있을 때
보복하지 않는 자가 이긴 자라네.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건만
다투고 송사하지 않는 사람 보고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서도
힘 없는 사람의 모욕까지 참아낸다면
이 힘을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힘 있다 하지만
그 힘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법답게 살면서 참는 힘 가진 사람
그 힘이야말로 막을 수 없네.
석제환인이 이 게송을 말하자 도리천의 무리들은 기뻐 뛰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탄했다. 아수륜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하늘 무리와 아수륜의 무리들은 각각 조금씩 물러나 서로들 말했다.
'아수륜왕이 말한 게송은 상대방을 건드리는 것이 있고 도검(刀劍)의 원수를 일으키며 싸움의 뿌리가 생기게 하고 모든 원결(怨結)을 키우며, 세 가지 유(有)의 근본을 심는다. 제석천이 말한 게송은 상대방을 건드리는 말이 없고 도검의 원수를 일으키지 않으며 싸움의 뿌리를 내지 않고 원결을 키우지 않으며 세 가지 유의 근본을 끊는다. 천제(天帝)가 말한 것은 훌륭하고 아수륜이 말한 것은 훌륭하지 못하니, 모든 하늘들이 이긴 것이고 아수륜은 진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석제환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내 몸이 바로 그였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때 부드러운 말로써 아수륜의 무리들을 이겼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또 아수륜과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아수륜이 이기고 모든 하늘들이 졌었다. 그 때 석제환인은 천폭(千輻)의 보배 수레를 타고 두려워하며 달아나던 도중에 섬바라(睒婆羅)나무 위에 있는 새 둥지를 발견하였다. 그 둥지 속에는 새 새끼가 두 마리가 있었다. 그래서 곧 마부[御者]에게 게송으로 말했다.
이 나무에 두 마리 새가 있으니
너는 마땅히 수레를 돌려 피하라.
설사 내가 원수에게 해를 입을지라도
저 두 새의 목숨을 해치지 말라.
그 때 마부는 제석의 게송을 듣고 곧 수레를 멈추고 길머리를 돌려 새가 있는 나무 위를 피해 갔다. 그러나 그 때 수레의 머리가 아수륜을 향했다. 아수륜의 무리들은 멀리서 보배수레가 되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 군사들끼리 서로 말했다.
'지금 제석천이 탄 천 폭의 보배 수레가 우리들을 향해 되돌아오고 있으니 반드시 다시 싸우려고 하는 것이다. 당해낼 수 없겠다.'
아수륜의 무리들은 곧 물러나 흩어졌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신들은 이기고 아수륜은 졌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무슨 까닭인가? 곧 내 몸이 바로 그였었기 때문이니라. 나는 그 때 모든 중생들에게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켰었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내 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도를 닦는다. 그러니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아수륜과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모든 하늘신들이 이기고 아수륜은 졌었다. 그 당시 제석은 싸움에서 이기고 궁으로 돌아와 다시 최승(最勝)이라는 큰 집[堂]을 지었다. 동서의 길이는 1백 유순이고 남북의 길이는 60유순이었다. 그 집은 백 간에다 매 간마다 일곱 개의 교로대(交露臺)가 있고 낱낱의 대 위에는 일곱 명의 옥녀(玉女)가 있으며, 낱낱의 옥녀에게는 일곱 명의 하인이 있었다. 석제환인은 또한 이들에게 물품을 공급할 걱정이 없었으니, 왜냐 하면 모든 옥녀가 누리는 의복과 음식과 장신구는 전생에 지은 업을 따라 스스로 그 복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수륜과 싸워 이기고는 기쁜 마음에 이 집을 지었기 때문에 최승당이라고 이름한 것인데 또 1천 세계의 모든 당관(堂觀)도 이 집만 못했기 때문에 최승이라 이름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아수륜은 혼자서 생각했었다.
'내게는 큰 위엄과 덕망이 있고 신통력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도리천신이나 해와 달 등 모든 하늘들은 항상 허공에 있으면서 내 머리 위에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고 있다. 나는 이제 차라리 저 해와 달을 가져다가 귀걸이를 만들어 자재하게 노니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 때 아수륜왕은 분노가 불꽃처럼 치솟아 곧 추타(捶打) 아수륜을 생각했다. 추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아수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는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준비하여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으로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사마리(舍摩梨) 아수륜을 생각했다. 사마리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생각했다.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대신(大臣) 아수륜을 생각했다. 대신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작은 아수륜을 생각했다. 작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무기를 갖추고 무수한 무리들과 서로 따라 왕의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라가 아수륜왕은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몸에 보배 갑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기를 갖춘 무수한 백천의 아수륜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 경계를 떠나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했다.
그 때 난다(難陀)용왕과 발난다(跋難陀)용왕은 몸으로 수미산을 일곱 겹으로 둘러싸 산골짜기를 진동시키고 구름을 엷게 펼쳐 방울방울 조금씩 비를 내렸다. 또 꼬리로 큰 바닷물을 치니 바닷물은 파도가 일어 수미산 꼭대기까지 솟아올랐다. 그 때 도리천은 곧 생각하였다.
'지금 엷은 구름이 약하게 끼어 방울방울 조금씩 비가 내리고 바닷물이 파도가 일어 이곳까지 이른다. 이것은 분명 아수라가 싸우려고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상한 징조가 있는 것이다.'
그 때 바다 속에 있던 거억(巨億)이나 되는 모든 용의 군사들이 다 창과 활과 칼을 가지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무기를 갖추어 아수륜을 맞이해서 싸웠다. 만일 용이 이기게 되면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으로 들어가겠지만 만일 용들이 지면 용은 본궁으로 돌아오지 않고 곧 가루라 귀신에게 달려가 그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그들이 승리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무기를 갖추어 우리와 함께 힘을 합하여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귀신들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모든 용들과 힘을 합하여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으로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지화(持華)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하였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지화 귀신들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이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상락(常樂)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상락 귀신들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에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사천왕에게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사천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사천왕은 곧 선법강당(善法講堂)에 나아가 제석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에게 아뢴다.
'아수륜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합니다. 이제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마땅히 스스로 준비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제석천은 시중드는 한 천신에게 명령해 말한다.
'너는 내 말을 가지고 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의 천자들에게 가서 전달하라.
(아수륜왕이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려고 하니, 지금 모든 하늘들은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어 가지고 와서 나를 도와 싸우라.)'
그러면 그 시중 드는 천신은 제석의 분부를 듣고 곧 염마천에서부터 타화자재천까지 가서 제석의 말을 그들에게 전달한다.
'저 아수륜왕이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려고 하니, 이제 모든 하늘들은 마땅히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어 가지고 와서 나를 도와 싸우라.'
그 때 저 염마천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수미산 동쪽에 머문다.'
그 때 도솔천자는 이 말을 듣고 스스로 준비를 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백천 하늘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수미산 남쪽에 머문다. 그 때 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역시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 서쪽에 머문다. 그 때 타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역시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 북쪽에 머문다.
이 때 하늘 제석은 삼십삼천의 도리천을 생각했다. 삼십삼천의 도리천도 곧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을 생각했다.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묘장(妙匠)귀신을 생각했다. 묘장귀신도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선주(善住)용왕을 생각했다. 선주용왕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천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는 지금 마땅히 가자.'
그리고 곧 제석 앞에 나아가 섰다.
그 때 제석은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몸에는 보배 갑옷을 입고 선주용왕의 정수리를 타고 무수한 모든 하늘들과 귀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스스로 하늘 궁전을 떠나 아수륜과 싸웠다. 이른바 잘 갖추어진 무기인 칼ㆍ창ㆍ활ㆍ자귀ㆍ도끼ㆍ바퀴ㆍ그물 등의 무기와 갑옷들은 다 7보로 된 것이었다. 그런데 칼날로 아수륜의 몸을 찔렀지만 그 몸은 상하지 않고 다만 칼날이 부딪칠 뿐이었다. 아수륜의 무리들도 7보로 된 칼ㆍ창ㆍ활ㆍ자귀ㆍ도끼ㆍ바퀴ㆍ그물을 가지고서 칼날로 모든 하늘의 몸을 찔렀지만 다만 부딪칠 뿐 해칠 수는 없었다. 이와 같이 욕행(欲行)의 모든 하늘5)과 아수륜들이 서로 싸웠는데 욕심으로 인하여 이렇게 된 것이다.”
5) 모든 하늘'은 곧 욕계(欲界) 6천의 천신들을 말한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22 권
30. 세기경(世紀經)
11) 삼중겁품(三中劫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3중겁(中劫)이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첫째는 도병겁(刀兵劫)이고, 둘째는 곡귀겁(穀貴劫)이며, 셋째는 질역겁(疾疫劫)이다. 어떤 것을 도병겁이라 하는가? 이 세간 사람들의 본래 수명은 4만 살이었다. 그 뒤에 차츰 줄어들어 2만 살이 되었고, 그 뒤에 다시 줄어서 1만 살이 되었으며, 또 줄어 1천 살이 되었고, 또 줄어 5백 살이 되었으며, 또 줄어 3백 살이 되었고, 2백 살이 되었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요즘 사람들의 수명과 같이 백 살이 넘는 사람은 적고 그보다 적은 사람은 많게 되었다. 그 뒤에 사람의 수명은 점점 줄어 필경에는 수명이 10살이 되는데, 이 때에 여자는 5개월이면 시집을 가게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세간에 있는 소유(酥油)ㆍ꿀ㆍ석밀(石蜜)ㆍ검은 석밀 등 온갖 맛있는 음식들은 모두 다 저절로 없어지고 5곡은 나지 않으며 오직 가라지나 피만 있게 될 것이다. 이 때에는 상등 옷감인 비단[錦綾]ㆍ명주[繒絹]ㆍ무명[劫貝]ㆍ삼베[芻摩] 따위는 다 없어지고 오직 거칠게 짠 풀옷만 남게 된다.
그 때 이 땅에는 온통 가시덩굴만 자라고 모기ㆍ등에ㆍ벌ㆍ도마뱀ㆍ뱀 따위의 독충들만 살 것이다. 금ㆍ은ㆍ유리 등 7보의 주옥은 저절로 땅 속으로 사라지고 오직 돌과 모래 등 더럽고 나쁜 것들만 가득 차게 될 것이다. 그때의 중생들은 다만 열 가지 악(惡)만 더하고 다시 열 가지 선(善)에 대해서는 이름도 듣지 못할 것이다. 이에 선에 대한 이름도 없는데 하물며 선을 행하는 자이겠는가? 그 때의 사람들은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악을 행하는 자가 곧 공양을 얻고 남에게 존경받으며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지금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어른을 섬기며 선을 행하는 사람이 곧 공양을 얻고 존경받고 대접을 받는 것과 같을 것이다. 저 사람들이 악을 행하여 곧 공양을 얻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그 때의 사람들은 목숨을 마치고 나면 축생 가운데 태어나는데 마치 지금 사람들이 천상에 태어나는 것과 같다. 그 때의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해칠 마음을 품고 오직 서로 죽이려고만 하리니, 마치 사냥꾼이 저 사슴떼를 보면 오직 죽일 마음뿐이고 착한 생각은 조금도 없는 것과 같다. 그 때의 사람들도 이와 같이 서로 죽이려고만 하지 착한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 때 이 땅은 도랑ㆍ시내ㆍ골짜기ㆍ구릉ㆍ언덕만 있고 평지는 조금도 없다. 그래서 때로 사람이 찾아 오면 두렵고 무서워 옷과 털이 거꾸로 설 것이다.
그 때 7일 동안 도검겁(刀劍劫)이 일어날 것이고, 그 때에는 사람이 손에 초목이건 기와건 돌이건 잡기만 하면 다 도검으로 변한다. 도검의 날 끝은 아주 예리해 손을 대기만 하면 모두 끊어진다. 이리저리 다니며 서로 해친다. 그 중에서 어떤 꾀많은 사람은 칼로 서로 해치는 것을 보고는 두려워해 도망쳐 산림이나 굴 속처럼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 7일 동안 숨어 있으면서 스스로 마음으로 생각한다.
'나는 남을 해치지 않을 터이니 남들도 나를 해치지 말라.'
그 사람은 7일 동안 풀과 나무의 뿌리를 먹으면서 생존하다가 7일이 지난 뒤 다시 산림에서 나온다. 그 때 어떤 사람과 서로 만나게 되면 기뻐하면서 말한다.
'이제서야 산 사람을 만났구나. 이제서야 산 사람을 만났구나.'
마치 부모가 오랫동안 갈라져 있던 외아들을 다시 만나게 되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처럼 그들도 또한 이와 같이 기뻐 뛰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이 때의 사람들은 7일 동안은 서로 바라보며 울기만 하다가 또 7일 동안은 서로 즐겁게 놀면서 기뻐하고 축하한다. 그 때의 사람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다 지옥에 떨어진다. 왜냐 하면 그 사람들은 항상 성내고 서로 해치려는 마음을 품고 상대하며, 사랑하거나 어진 마음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도병겁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기아겁(飢餓劫)이라 하는가? 그 때의 사람들은 법에 어긋난 짓을 많이 행하고 삿된 소견과 거꾸로 된 소견으로 열 가지 악업만 행한다. 악을 행하기 때문에 하늘에서 비를 내리지 않아 온갖 풀은 다 말라죽고 5곡은 잘 자라지 않아 다만 줄기만이 남게 된다. 어떤 것을 기아라 하는가? 그 때의 사람들은 다만 시골ㆍ거리ㆍ도로의 더러운 흙 속에 있는 버려진 곡식을 쓸어 거두어 그것으로 겨우 연명하며 살아간다. 이것을 기아라고 한다. 다시 굶주리는 시대의 사람들은 뒷골목이나 장터나 푸줏간이나 또는 공동묘지에서 해골을 주워 그것을 삶아 물을 마시면서 살아간다. 이것을 백골(白骨) 기아라 한다. 다시 기아겁의 시절에는 5곡을 심으면 모두 풀이나 나무로 변한다. 그래서 그 때의 사람들은 꽃을 따다 삶아 그 물을 마신다. 다시 기아의 시대에는 풀과 나무에서 꽃이 떨어지면 땅 밑에 묻히고 만다. 그 때의 사람들은 땅속을 파헤치고 꽃을 주워 삶아 먹으면서 겨우 연명하며 살아간다. 이것을 초목(草木) 기아라 한다. 그 때의 중생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아귀 세계에 떨어진다. 왜냐 하면 그것은 그 사람들이 기아겁 중에 항상 간탐하는 마음만 품고 베풀어줄 마음이 없으며 나눠가지려 하지 않고 재앙을 당한 사람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기아겁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질역겁이라 하는가? 그 때의 사람들은 바른 법을 수행하고 바른 소견과 거꾸로 된 소견이 없으며 열 가지 선행을 갖추고 있으나 다른 세계의 귀신들이 찾아오면 이 세간의 귀신은 방일하고 음란하여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는다. 그러면 다른 세계의 귀신이 이 세간 사람들을 잡아다가 매질하고 때려 그 정기를 뽑아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핍박을 가해 끌고 간다. 마치 국왕이 장수들에게 명령하여 수호하게 하지만 다른 세계의 도적들이 와서 침노하여 이 방탕한 사람의 마을과 나라를 겁탈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다른 세계에 있는 귀신이 와서 이 세간 사람들을 붙잡아다가 매질하고 때리고 하여 그 정기를 뺏고 구박하며 끌고 간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설령 이 세간의 귀신으로 하여금 방일하고 음란하지 않게 하더라도 다른 세계에 있는 힘이 센 귀신이 올 때에는 이 세간의 귀신들은 두려워하여 피해 간다. 그러면 저 힘이 센 귀신은 이곳 사람들을 침범하여 때리고 매질하여 그 정기를 빼앗고 이 사람을 죽이고 간다. 마치 국왕이나 혹은 왕의 대신이 장수들을 보내 백성들을 지키고 보호하게 하였으며, 또 그 장수 또한 청백하고 신중하여 방일하지 않았지만 다른 곳에 있는 힘이 세고 사나운 장수가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마을과 성을 부수고 사람과 물건을 약탈해 가는 것과 같다. 그것도 또한 이와 같아 설령 이 세간의 귀신으로 하여금 감히 방일하지 않게 하였더라도 다른 세계에 있는 힘센 귀신이 찾아오면 이 세간의 귀신들은 두려워해 피해 도망간다. 그래서 저 힘센 귀신이 이곳 사람들을 침범하여 매질하고 때리고 하여 그 정기를 빼앗고 이 사람을 죽이고 간다. 그 때 질역겁 중에 있는 사람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모두 천상에 태어난다. 왜냐 하면, 그것은 그 때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대하고 더 나아가서는 '네 병은 나았는가. 몸은 안온한가?' 하고 서로 문안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인연으로 천상에 태어나게된다.
그러므로 이것을 질역겁이라 한다. 이것들이 3중겁이라 하는 것이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22 권
30. 세기경(世紀經)
12) 세본연품(世本緣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화재(火災)가 지나가고 이 세상 천지가 다시 성립되려고 할 때 다른 어떤 중생이 복이 다하고 행이 다하고 목숨이 다해 광음천에서 목숨을 마치고 공범처(空梵處)에 태어난다. 그는 그 곳에 대해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 생겨 그곳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중생들도 함께 그 곳에 태어났으면 하고 바란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자 다시 다른 중생들도 복과 행과 목숨이 다해 광음천에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공범처에 태어난다.
그 때 먼저 태어난 범천은 곧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범왕이요 대범천왕이다. 나를 만든 자는 없다. 나는 저절로 있게 되었고 이어 받은 것도 없다. 1천 세계에 있어 가장 자재롭고 모든 이치를 잘 알며 부유하고 풍족하며 능히 만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곧 일체 중생의 부모이다.'
그 뒤에 온 모든 범천의 신들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저 먼저 온 범천이 곧 범왕이요 대범천왕이다. 그는 저절로 있게 되었고 그를 만든 자는 없다. 1천 세계에 있어 가장 높고 제일가는 이로서 이어 받은 것이 없다. 그는 모든 이치를 잘 알고 부유하고 풍족하며 능히 만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는 중생의 부모요 나는 그로 인해 생겨나게 되었다.'
저 범천왕은 얼굴 모습이 항상 동자(童子)와 같다. 그래서 범왕의 이름을 동자라 한다. 혹 이 세간이 도로 성립되었을 때 세간의 중생들은 광음천에 나는 자가 많았다. 그들은 저절로 화생(化生)하여 기쁨[歡喜]으로 음식을 삼았다. 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제 자신을 비추고 신족(神足)으로 허공을 날며 안락하고 걸림이 없어 수명은 아주 길었다. 그 뒤에 이 세간은 변하여 큰 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 때 이 천하는 아주 깜깜해서 해ㆍ달ㆍ별과 밤낮이 없었고 또 세월과 4계절도 없었다. 그 뒤 이 세간이 다시 변하려고 할 때에 다른 어떤 중생이 있었는데 복이 다하고 행이 다하며 목숨이 다해 광음천에서 목숨을 마치고 이 세간에 태어났다. 그들은 모두 다 화생하여 기쁨으로 음식을 삼았다. 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자기 자신을 비추고 신족으로 허공을 날며 안락하고 걸림이 없어 오랫동안 이 세간에 살았었다. 그 때에는 남녀와 높고 낮음과 상하 구별도 없었고 또 다른 이름도 없이 무리 지어 함께 살았기 때문에 중생이라 이름했다. 이 때 이 땅에는 지미(地味:세상이 생기던 시초에 저절로 생겨난 음식)가 나와 땅에 어려 있었는데 마치 제호처럼 생겨난 지미도 그와 같았다. 맛은 마치 생소와 같으며 꿀처럼 달았다.
그 뒤에 중생들은 그 맛이 어떤가 시험해 보려고 손으로 찔러 맛을 보았다. 처음으로 맛을 보고 좋은 줄 알게 되자 마침내 맛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계속하여 맛보기를 그치지 않다가 드디어 탐하고 집착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새 손으로 움켜 먹으며 점점 단식으로 삼았고 그 단식을 계속해서 먹었다. 다른 중생들도 그것을 보고 그 본을 따서 먹었고 또 먹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중생들은 몸이 거칠어지고 광명이 점점 사라졌으며 또 신족(神足)이 없어져 날아다니지 못하게 되었다. 그 때에는 아직 해와 달이 없었으므로 중생들에게 광명이 없어졌고 이 때 천지는 전과 다름없이 매우 깜깜하였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 큰 폭풍이 불어 깊이 8만 4천 유순이나 되는 바닷물을 양쪽으로 헤치고 해의 궁전[日宮]을 가져다 수미산 중턱에 있는 해가 지나는 길에 두었더니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면서 천하를 빙빙 돌았다. 두 번째 해의 궁전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니 그 때 중생들은 말하기를 '이것은 어제의 해이다'라고 하였고, 혹은 말하기를 '어제의 해가 아니다'라고 했다. 세 번째 해의 궁전도 수미산을 돌아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졌다. 그 때도 중생들은 말하기를 '틀림없이 동일한 해이다'라고 하였다. 해[日]란 뜻은 전에 밝았던 인(因)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해라고 한다. 해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상도(常道)에 머문다는 뜻이고, 둘째는 궁전이란 뜻이다.
궁전은 네모난 것이지만 멀리서 보기 때문에 둥글게 보인다. 추위와 더위가 서로 조화(調和)를 이루고 천금(天金)으로 만들어졌으며 파리(頗梨)가 사이사이 섞여 있어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천금으로 된 부분은 안팎이 맑고 투명하여 광명이 멀리까지 비친다.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파리로 된 부분도 안팎이 맑고 투명하여 광명이 멀리까지 비친다. 해의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51유순1)이요 궁전의 담장과 바닥에 깐 발[地薄]은 가래나무나 잣나무와 같다. 궁전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보배방울,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寶)로 되어 있다. 금담에는 은문, 은담에는 금문이요, 유리담에는 수정문, 수정담에는 유리문이며, 붉은 구슬담에는 마노문, 마노담에는 붉은 구슬문이요, 자거담에는 중보(衆寶)문, 중보담에는 자거문이다. 또 그 난간을 보면 금난간에는 은가름대, 은난간에는 금가름대이며, 유리난간에는 수정가름대, 수정난간에는 유리가름대이며, 붉은 구슬 난간에는 마노가름대, 마노난간에는 붉은 구슬가름대이며, 중보난간에는 자거가름대, 자거난간에는 중보가름대이다. 금그물엔 은방울, 은그물엔 금방울이요 수정그물엔 유리방울, 유리그물엔 수정방울이며, 붉은 구슬그물엔 마노방울, 마노그물엔 붉은 구슬 방울이요, 자거그물엔 중보방울, 중보그물엔 자거방울을 달아 놓았다.
1) 3본에는 모두 50유순으로 되어 있다.
금나무에는 은잎ㆍ은꽃ㆍ은열매요, 은나무에는 금잎ㆍ금꽃ㆍ금열매이다. 유리나무에는 수정꽃ㆍ수정열매요, 수정나무에는 유리꽃ㆍ유리열매이다. 붉은 구슬나무에는 마노꽃ㆍ마노열매요, 마노나무에는 붉은 구슬꽃ㆍ붉은 구슬 열매이다. 자거나무에는 갖가지 보배로 된 꽃과 갖가지 보배로 된 열매이고, 갖가지 보배로 된 나무는 자거꽃ㆍ자거열매이다. 궁전의 담에는 네 문이 있는데 문마다 일곱 개의 층계가 있고 둘레에는 난간이 빙 둘러 쳐져 있다. 누각ㆍ대관(臺觀)ㆍ동산ㆍ욕지(浴池)가 차례로 늘어서 있고 온갖 보배꽃들이 피어 있다. 줄줄이 늘어선 온갖 과실나무에는 갖가지 꽃이 피고 잎이 달려 있는데 나무의 그윽한 향기가 사방 멀리까지 퍼지고 온갖 종류의 새들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귄다.
해의 궁전은 다섯 가지 바람[風]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첫째는 지풍(持風)이고, 둘째는 양풍(養風)이며, 셋째는 수풍(受風)이고, 넷째는 전풍(轉風)이며, 다섯째는 조풍(調風)이다. 일천자(日天子)가 사는 정전(正殿)은 순금으로 되어 있고 높이는 16유순이다. 궁전[殿]에는 네 개의 문이 있고 둘레에는 난간이 빙 둘러 쳐져 있다. 일천자가 앉는 자리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반 유순이고 7보로 되었으며, 청정하고 유연하기가 마치 하늘 옷과 같다. 일천자는 자기 몸에서 광명을 놓아 금궁전[金殿]을 비추고 금궁전에서 나온 광명은 해의 궁전[日宮]을 비추며 해의 궁전에서 나온 광명은 4천하를 비춘다. 일천자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5백 살이고 자손이 계속 이어져 다른 계통은 없다. 그 궁전은 1겁(劫) 동안은 끝내 부서지지 않는다. 해의 궁전이 움직일 때에도 그 일천자는 갈 생각이 없어 '나는 가거나 머물거나 항상 다섯 가지 욕락을 누리며 즐기고자 한다'고 말한다. 해의 궁전이 운행할 때에는 무수한 백천의 큰 하늘 신이 앞에서 인도하면서 기뻐하되 피곤한줄 모르고 빨리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일천자의 이름을 첩질(捷疾)이라고 한다. 일천자는 몸에서 1천의 광명을 내는데 5백 광명은 밑을 비추고 5백 광명은 옆을 비춘다. 이것은 전생에 지은 업[宿業]의 공덕 때문에 이 1천의 광명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천자의 이름을 천광(千光)이라고 한다.
전생에 지은 업의 공덕은 무엇인가? 세간에 어떤 사람이 사문 바라문을 공양하고 모든 궁핍한 사람에게 음식ㆍ의복ㆍ탕약ㆍ코끼리ㆍ말ㆍ수레ㆍ방사(房舍)ㆍ등불을 베풀어 구제하였다. 나누어 줄 때에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나누어 주어서 남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며 계를 지키는 모든 현인과 성인을 공양하였다. 그는 온갖 무수한 법으로 얻은 기쁨과 착한 마음 때문에 광명을 지니게 된 것이다. 마치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刹利)왕이 처음 왕위에 오를 때처럼 착한 마음으로 기뻐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았다. 이런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일천자가 되어 해의 궁전을 얻고 1천 광명을 지니게 되었다. 그러므로 착한 업으로 1천 광명을 얻었다고 한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전생에 지은 업으로 얻은 광명이라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이간질하지 않으며, 욕설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꾸밈말하지 않고 탐취하지 않으며, 성내지 않고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인연으로 착한 마음을 가지고 기뻐하였다. 마치 사거리에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목욕하는 큰 연못이 있는데 먼 길을 걸어온 나그네가 너무도 피로하고 몹시 목이 말랐을 때 이 못에 들어가 목욕하고는 시원해서 기쁘고 즐거워진 것처럼 저 열 가지 선을 행한 자가 착한 마음을 가지고서 기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그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일천자가 되어 해의 궁전에서 살면서 1천 광명이 있게 되었다. 이 인연으로 착한 업의 광명이라고 이름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1천 광명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이 인연으로 착한 마음을 가지고 기뻐하게 되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일천자가 되어 해의 궁전에서 살고 1천 광명이 있게 된다. 이 인연으로 착한 업으로 1천 광명을 얻었다고 한다.
60념경(念頃)을 1라야(羅耶)라 하고, 30라야를 1마후다(摩睺多)라 하며, 1백 마후다를 1우파마(優波摩)라 한다. 일궁전은 하루에 30리씩 6개월 동안 남쪽으로 움직여 내려 가는데 남쪽으로 내려가는 한계는 염부제(閻浮提)를 벗어나지 못한다. 해가 북쪽으로 가는 것도 또한 그와 마찬가지이다.
무슨 인연으로 햇빛이 빛나고 뜨거운가? 거기에는 열 가지 인연이 있다. 어떤 것을 열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수미산 밖에 가타라산(佉陀羅山)이 있는데 이 산의 높이는 4만 2천 유순이요, 가로와 세로도 각각 4만 2천 유순이며 그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熱)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炎熱] 첫 번째 인연이다.
둘째는 가타라산 바깥에 이사타산(伊沙陀山)이 있는데 그 산의 높이는 2만 1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2만 1천 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두 번째 인연이다.
셋째는 이사타산(伊沙陀山) 바깥에 수제타라산(樹提陀羅山)이 있는데 이 산의 높이는 1만 2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만 2천 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세 번째 인연이다.
넷째는 수제타라산 바깥에 선견(善見)이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6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6천 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네 번째 인연이다.
다섯째 선견산 밖에 마사산(馬祀山)이 있는데 이 산의 높이는 3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가 각각 3천 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다섯 번째 인연이다.
여섯째는 마사산 바깥에 니미타라산(尼彌陀羅山)이 있는데 이 산의 높이는 1천 2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천 2백 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여섯 번째 인연이다.
일곱째 니미타라산 바깥에 조복산(調伏山)이 있는데 이 산의 높이는 6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6백 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일곱 번째 인연이다.
여덟째는 조복산 바깥에 금강륜산(金剛輪山)이 있는데 이 산의 높이는 3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3백 유순이며 주위는 한량없는 7보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산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여덟 번째 인연이다.
다시 1만 유순 위에 성수(星宿)라고 하는 하늘 궁전이 있는데, 이 궁전은 유리로 이루어졌다. 햇빛이 그것을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아홉 번째 인연이다. 다시 해의 궁전 광명이 대지를 비추어 부딪치면 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뜨거운 열 번째 인연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러한 열 가지 인연이 있어
해를 천광이라 이름하나니
그 광명의 불꽃 몹시도 뜨겁다고
부처님께서 해에 대해 말씀하셨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겨울의 해의 궁전은 추워서 가까이할 수 없으며 광명이 있으면서도 차가운가? 열세 가지 인연이 있어 비록 광명이 있으면서도 차가운 것이다. 어떤 것을 열세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수미산과 가타라산 중간에 물이 있는데 넓이는 8만 4천 유순이고 둘레는 한량이 없다. 그 물에는 우발라꽃ㆍ구물두꽃ㆍ발두마꽃ㆍ분타리꽃ㆍ수건제꽃 따위의 온갖 꽃들이 피어 있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 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첫 번째 인연이다. 둘째는 가타라산과 이사타라산 중간에 물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4만 2천 유순이고 둘레는 한량이 없다. 그 물에는 온갖 꽃이 피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 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두 번째 인연이다.
셋째는 이사타라산과 수제타라산 중간에 물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2만 1천 유순이고 둘레는 한량이 없다. 여기에는 온갖 꽃들이 피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세 번째 인연이다. 넷째는 선견산과 수제타라산의 중간에 물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만 2천 유순이고 둘레는 한량이 없다. 여기에는 온갖 꽃들이 피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네 번째 인연이다.
다섯째는 선견산과 마사산(馬祀山) 중간에 물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다. 여기에는 온갖 꽃들이 피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다섯 번째 인연이다. 여섯째는 마사산과 니미타라산 중간에 물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천 2백 유순이고 둘레는 한량이 없다. 여기에는 온갖 꽃들이 피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여섯 번째 인연이다.
니미타라산과 조복산 중간에 물이 있는데 너비는 6백 유순이요 둘레는 한량이 없다. 여기에도 온갖 꽃들이 피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일곱 번째 인연이다. 조복산과 금강륜산 중간에 물이 있는데 너비는 3백 유순이고 둘레는 한량이 없다. 여기에는 온갖 꽃들이 피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여덟 번째 인연이다.
다시 염부제 땅에는 큰 강하(江河)가 있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아홉 번째 인연이다. 염부제 땅에는 강물이 적고 구야니(拘耶尼) 땅에는 물이 많은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열 번째 인연이다.
구야니에는 강물이 적고 불우체(弗于逮)에는 물이 많은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열한 번째 인연이다. 불우체에는 강물이 적고 울단왈(鬱單曰)에는 강물이 많은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열 두 번째 인연이다.
다시 해의 궁전의 광명은 큰 바닷물을 비추는데 햇빛이 거기를 비추어 부딪치면 찬기운이 생기나니, 이것이 햇빛이 차가운 열세 번째 인연이다.”
부처님께서 그 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열세 가지 인연이 있어
해를 천광이라 이름하나니
그 광명은 맑고도 차갑다고
부처님께서 해에 대해 말씀하셨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달의 궁전은 때때로 그 바탕이 가득 찼다가 점점 줄어들어 기울어지면 광명도 따라서 줄어든다. 그러므로 달의 궁전을 손(損)이라고 말한다. 달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상도(常度)에 머문다는 뜻이고, 둘째는 궁전이란 뜻이다. 달의 궁전은 네모난 것이지만 멀리서 보기 때문에 둥글게 보인다. 추위와 더위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천은(天銀)과 유리,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두 부분 중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천은으로 된 부분은 안팎이 맑고 투명해서 광명이 멀리까지 비친다.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유리로 된 부분도 안팎이 맑고 투명해서 광명이 멀리까지 비친다. 달의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49유순이고 궁전의 담장과 바닥은 가래나무나 잣나무와 같다. 궁전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보배방울,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귄다. 그 달의 궁전은 다섯 가지 바람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첫째는 지풍이고, 둘째는 양풍이며, 셋째는 수풍이고, 넷째는 전풍이며, 다섯째는 조풍이다.
월천자(月天子)가 사는 정전(正殿)은 유리로 지어졌고 높이는 16유순이다. 궁전에는 네 개의 문이 있고 둘레는 난간이 빙둘러 쳐져 있다. 월천자(月天子)가 앉는 자리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반 유순이고 7보로 만들어졌으며 청정하고 유연함이 마치 하늘 옷과 같다. 월천자는 몸에서 광명을 내어 유리궁전을 비추고 유리궁전에서 나온 광명은 달의 궁전을 비추며 달의 궁전에서 나온 광명은 4천하를 비춘다. 월천자의 수명은 하늘 세계의 나이로 5백 살이고 자손이 계속 이어져 다른 계통은 없다. 그 궁전은 1겁 동안은 끝내 부서지지 않는다. 달의 궁전이 움직일 때에도 월천자는 움직일 생각이 없어 '나는 가거나 머물러 있거나 항상 다섯 가지 욕락을 누리며 즐기고자 한다'고 말한다. 달의 궁전이 운행할 때에는 무수한 백천의 모든 하늘 신들이 항상 앞에서 인도하면서 기뻐하되 피곤한 줄 모르고 빨리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월천자의 이름을 첩질(捷疾)이라고 한다. 월천자는 몸에서 1천 광명을 내는데 그 중 5백 광명은 아래를 비추고 5백 광명은 옆을 비춘다. 이것은 전생에 지은 업의 공덕 때문에 이 광명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월천자의 이름을 천광(千光)이라 한다.
그가 전생에 지은 업의 공덕은 무엇인가? 세간에 어떤 사람이 사문바라문을 공양하고 모든 궁핍한 사람에게는 음식ㆍ의복ㆍ탕약ㆍ코끼리ㆍ말ㆍ수레ㆍ방사ㆍ등불을 베풀어 구제하였다. 나누어 줄 때에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나누어 주어 사람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으며 계를 지키는 모든 현인과 성인을 공양하였다. 이처럼 온갖 무수한 법으로 얻는 기쁨과 착한 마음 때문에 광명을 지니게 된 것이다. 마치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이 처음으로 왕위에 오르는 것처럼 착한 마음으로 기뻐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았다. 이런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월천자가 되어 달의 궁전을 얻고 1천 광명을 지니게 되었다. 그 때문에 착한 업으로 1천 광명을 얻었다고 한 것이다.
다시 어떤 업으로써 1천 광명을 얻었는가? 세간에 어떤 사람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이간질하지 않으며, 욕설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꾸밈말하지 않고 탐취하지 않으며, 성내지 않고 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았다. 이런 인연 때문에 착한 마음을 지니고 기뻐하게 되었다. 마치 사거리에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목욕하는 큰 연못이 있는데 먼 길을 걸어온 나그네가 몹시 피로하고 목이 말랐을 때 이 못에 들어가 목욕하고는 시원하여 기쁘고 즐거워진 것처럼 저 열 가지 선을 행한 자가 착한 마음을 지니고 기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그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월천자가 되어 달의 궁전에 살면서 1천 광명이 있게 되었다. 이 인연으로 착한 업의 1천 광명이라 말한다.
다시 어떤 인연으로 1천 광명을 얻었는가? 세간에 어떤 사람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이 인연으로 착한 마음과 기쁨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월천자가 되어 달의 궁전에 살게 되었고 1천 광명도 지니게 되었다. 이 인연 때문에 착한 업으로 1천 광명을 얻었다고 한다.
60념경(念頃)을 1라야라 하고, 30라야를 1마후다(摩睺多)라 하며 1백 마후다를 1우바마(優婆摩)라 한다. 마치 해의 궁전이 하루에 30리씩 6개월 동안 남쪽으로 움직여 가는데 남쪽으로 내려가는 한계가 염부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이 때 달의 궁전도 반 년 동안 남쪽으로 움직이지만 염부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달이 북쪽으로 움직이는 것도 또한 그와 마찬가지이다.
무슨 인연으로 달의 궁전은 조금씩 줄어드는가? 세 가지 인연으로 달의 궁전은 조금씩 줄어든다. 첫째는 달이 간방[維]에서 나온다. 이것이 달빛이 줄어드는 첫 번째 인연이다. 다시 달의 궁전 안에 여러 대신들이 몸에 푸른 옷을 입고 있는데, 그들이 차례로 올라오면 그들이 머무는 곳은 곧 푸르게 된다. 그러므로 달은 줄어든다. 이것이 달이 날마다 줄어드는 두 번째 인연이다. 다시 해의 궁전에는 60가닥의 광명이 있는데 그 광명이 달의 궁전을 비추어 달의 광명이 나타나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가려진 부분만큼 달은 곧 줄어드는 것이다. 이것이 달빛이 줄어드는 세 번째 인연이다.
다시 무슨 인연으로 달빛이 점점 차는가? 달빛이 점점 차게 되는 데에도 세 가지 인연이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달이 정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에 달의 광명이 가득 찬다. 둘째는 달의 궁전의 모든 신하들이 다 푸른 옷을 입었지만 월천자가 보름날 그들 가운데 앉아 서로 함께 즐겁게 놀면 그의 광명이 두루 비쳐 모든 하늘의 광명을 막기 때문에 달의 광명이 가득 차게 된다. 마치 많은 등불 가운데 큰 횃불을 피우면 모든 등불의 빛이 무색해지는 것과 같다. 월천자가 보름날 모든 하늘신의 무리 가운데 있으면서 여러 하늘의 빛을 무색하게 만들고 그 광명만 홀로 비치는 것도 또한 그와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두 번째 인연이다. 셋째는 일천자가 60가닥의 광명으로 비록 달의 궁전을 비추지만 보름날에는 월천자가 능히 광명을 반대로 비추어 가리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달의 궁전이 원만하여 줄어듦이 없게 되는 세 번째 인연이다.
다시 무슨 인연으로 달에 검은 그림자가 있는가? 염부나무의 그림자가 달 안에 있기 때문에 달에 그림자가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은 마땅히 달처럼 시원하고 열기가 없어야 하며 단월(檀越)의 집에 가서도 생각을 오로지 하여 혼란하지 않게 해야 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모든 강하(江河)가 있는가? 해와 달은 열이 있기 때문에 그 열로 인해 구어지고[灸], 구워지기 때문에 땀이 생기고 땀으로 인해 강하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러므로 세간에 강하가 있는 것이다.
무슨 인연으로 세간에 다섯 가지 종자(種子)가 있는가? 크게 어지러운 바람이 괴멸되지 않는 세계에서 종자를 불어다가 이 영토에서 자라나게 했다. 첫째는 뿌리 종자요, 둘째는 줄기 종자며, 셋째는 마디 종자요, 넷째는 속이 빈 종자이며, 다섯째는 열매로 된 종자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 종자[子]이라고 한다. 이 인연으로 세간에 다섯 가지 종자가 생기게 되었다. 이 염부제가 한낮일 때 불우체에서는 해가 지고 구야니에서는 해가 뜨며 울단왈은 한밤중이다. 구야니가 한낮일 때 염부제에서는 해가 지고 울단왈에서는 해가 뜨며 불우체는 한밤중이다. 울단왈이 한낮일 때 구야니에서는 해가 지고 불우체에서는 해가 뜨며 염부제는 한밤중이다. 만일 불우체가 한낮일 때면 울단왈에서는 해가 지고 염부제에서는 해가 뜨며 구야니는 한밤중이다. 염부제가 동방이 되면 불우체는 서방이 되고 염부제가 서방이 되면 불우체는 동방이 된다. 구야니가 서방이 되면 울단왈은 동방이 되고 울단왈이 서방이 되면 불우체는 동방이 된다.
염부제를 염부라고 이름하는 까닭은 아래쪽에 높이 30유순이나 되는 금산(金山)이 있고 거기에 염부나무가 자라기 때문에 이름을 염부금(閻浮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염부나무의 과실은 버섯처럼 생겼고 그 맛은 꿀과 같다. 나무에는 다섯 개의 큰 과실[孤]이 있는데 4면에 네 개의 열매가 달리고 위에 하나의 열매가 달려 있다. 그 동쪽의 열매는 건달화(乾闥和)가 먹는 것이요, 남쪽의 열매는 일곱 나라 사람이 먹는 것인데, 그 일곱 나라는 첫째는 구루국(拘樓國)이요, 둘째는 구라바(拘羅婆)이며, 셋째는 비제(毘提)이고, 넷째는 선비제(善毘提)이며, 다섯째는 만타(曼陀)이고, 여섯째는 바라(婆羅)이며, 일곱째는 바리(婆梨)이다. 그 서쪽의 열매는 바다 벌레가 먹는 것이요, 그 북쪽의 열매는 새나 짐승들이 먹는 것이며 그 위에 달린 열매는 성수천(星宿天)이 먹는 것이다.
7대국의 북쪽에는 일곱 개의 큰 흑산이 있다. 첫째는 나토(裸土)라 하고, 둘째는 백학(白鶴)이라 하며, 셋째는 수궁(守宮)이라 하고, 넷째는 선산(仙山)이라 하며, 다섯째는 고산(高山)이라 하고, 여섯째는 선산(禪山)이라 하며, 일곱째는 토산(土山)이라 한다. 이 일곱의 흑산에는 일곱 명의 바라문 선인(仙人)이 있는데, 이 일곱 선인이 사는 곳의 이름은 첫째는 선제(善帝), 둘째는 선광(善光), 셋째는 수궁(守宮), 넷째는 선인(仙人), 다섯째는 호궁(護宮), 여섯째는 가나나(伽那那), 일곱째는 증익(增益)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겁초(劫初)의 중생은 지미(地味)를 먹고 나서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것을 많이 먹은 자는 얼굴빛이 추하고 초췌하며 그것을 적게 먹은 자는 얼굴빛이 빛나고 윤택했다. 그후에 비로소 중생의 얼굴빛과 얼굴 모습에 우열이 있음을 알게 되자, 서로 시비하며 말하였다.
'내가 너보다 낫고, 너는 나보다 못하다.'
그들의 마음에 너니 나니 하는 생각을 가지고 다투었기 때문에 지미(地味)는 사라져 버렸다.
그 다음 지피(地皮)라는 것이 생겨 났는데 그 모양은 얇은 떡처럼 생겼고 빛깔과 맛은 향기롭고 깨끗하였다. 그 때 중생들은 한곳에 모여 오뇌하고 슬피 울면서 가슴을 치며 말했다.
'아아, 재앙이 생겼구나. 이제는 지미가 처음처럼 다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지금 사람들이 맛난 음식을 푸짐하게 얻어 가지고 맛이 좋다고 찬양하다가 나중에 다시 그것을 잃어버리고 걱정하고 번민하는 것처럼 그들도 또한 이와 같이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뉘우치고 한탄하였다.
그 뒤에 지피를 먹으면서 점점 그 맛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많이 먹은 자는 얼굴빛이 추하고 초췌하며 그것을 적게 먹은 자는 얼굴빛이 빛나고 윤택했다. 그후에 비로소 중생의 얼굴빛과 얼굴 모습에 우열이 있음을 알게 되자, 그들은 서로 시비해 말했다.
'내가 너보다 낫고, 너는 나보다 못하다.'
그들의 마음에 너니 나니 하는 생각이 생겨나 서로 다투었기 때문에 지피는 사라져 없어지고 말았다.
그 뒤에는 지부(地膚)가 나왔는데, 갈수록 점점 커지고 두터워졌다. 빛깔은 하늘 꽃과 같고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으며 그 맛은 꿀과 같았다. 그 때 모든 중생들은 또 그것을 취해 함께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게 되었는데, 그것을 많이 먹은 자는 얼굴빛이 갈수록 못쓰게 되고 그것을 적게 먹은 자는 얼굴빛이 빛나고 윤택했다. 그후에 그들은 비로소 중생의 얼굴빛과 얼굴 모습의 우열을 알게 되자, 그들은 서로 시비하며 말하였다.
'내가 너보다 낫고, 너는 나만 못하다.'
그들의 마음에 너니 나니 하는 생각을 가지고 서로 다투었기 때문에 지부는 사라져 없어졌다.
그 뒤에는 다시 자연생 멥쌀이 생겨났는데, 등겨나 뉘가 없고 조리를 하지 않아도 온갖 좋은 맛을 갖추고 있었다. 그 때 중생들은 한곳에 모여 말했다.
'아아, 재앙이 생겼구나. 이제 지부는 처음처럼 다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지금 사람들이 재앙을 만나고 어려움을 당하면 '괴롭다'고 하는 것처럼 그 때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이 오뇌하고 한탄하였다.
그 뒤에 중생들은 어느새 서로 멥쌀을 가져다 먹었다. 그랬더니 그 몸은 추하고 더러워졌고 남녀의 형상이 있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바라보다 마침내 애욕의 생각이 생겨 으슥한 곳으로 가 부정한 짓을 했다. 다른 중생들은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아아, 이것은 잘못된 짓이다. 어떻게 중생들이 함께 살면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자 저 부정한 짓을 한 남자는 남들이 꾸짖는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면서 '내가 한 짓은 잘못이었다'고 말하고는 곧 몸을 땅에 던졌다. 저 여인은 그 남자가 몸을 땅에 던져 잘못을 뉘우치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곧 음식을 보냈다. 다른 중생들이 그것을 보고 여자에게 물었다.
'너는 이 음식을 누구에게 주려고 하는가?'
그녀가 대답했다.
'저 착하지 못한 행위를 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중생에게 이 음식을 주려고 한다..'
이 말로 인해 세간에는 비로소 착하지 못한 사내[不善夫主]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고, 밥을 남편에게 보내주었기 때문에 이로 인해 그를 아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뒤로 중생들은 마침내 음탕한 짓을 하여 착하지 못한 법이 늘어났고 스스로 그것을 가리고 덮기 위해 결국 집을 짓게 되었다. 이런 인연으로 비로소 집이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 그 뒤로 중생들의 음탕함은 더욱더 늘어나 드디어 남편과 아내가 되었다. 다른 중생들은 목숨과 행위와 복이 다해 광음천에서 목숨을 마치고 이 세간에 와서 어머니의 태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세간에는 태생(胎生)이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그 때 먼저 첨파성(瞻婆城)을 짓고 다음에는 가시성(伽尸城)과 바라나성(婆羅奈城)을 지었으며, 그 다음에는 왕사성(王舍城)을 지었다. 해가 뜰 때 짓기 시작하였는데 곧 해가 뜰 때 완성되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세간에는 갑자기 성곽ㆍ군읍(郡邑) 따위의 왕이 다스리는 장소의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
그 때 중생들이 처음으로 저절로 생겨난 멥쌀을 먹을 때에는 아침에 거두어들이면 저녁에 또 익고 저녁에 거두어들이면 아침에 또 익곤 하여 거두고 나면 다시 돋아났지만 줄기와 잎은 없었다.
그 때 어떤 중생이 혼자서 스스로 생각했다.
'날마다 베어 들이자니 것은 내가 힘들다. 이제부터는 마땅히 한꺼번에 거두어다가 며칠씩 먹어야겠다.'
그리고는 곧 한꺼번에 여러 날 먹을 양식을 베어다 쌓아 두었다.
뒤에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에게 말했다.
'우리 함께 멥쌀을 베러 나가자.'
이 사람이 대답했다.
'나는 이미 쌓아 두었으니 다시 베러 갈 필요가 없다. 베러 가려거든 네 마음대로 하라.'
뒷사람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저 사람은 2일분의 양식을 더 베었는데, 나라고 어찌 3일분의 양식을 베지 못하겠는가?'
이 사람은 곧 3일분의 양식을 더 베어 쌓아 두었다. 그러자 또 다른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우리 함께 양식을 가지러 가자.'
이 사람이 대답했다.
'나는 이미 3일분의 양식을 더 장만해 놓았다. 가지러 가려거든 네 마음대로 하라.'
그 사람도 생각했다.
'저 사람은 3일분의 양식을 더 취했는데 나라고 어찌 5일분의 양식을 취하지 못하겠는가?'
그는 곧 5일분의 양식을 취했다.
그 때 중생들이 앞다투어 여분의 양식을 쌓아 놓았기 때문에 이 때부터 멥쌀에는 겨와 뉘가 생기고 베어낸 뒤에는 다시 나지 않아 그루터기가 남게 되었다. 그 때 중생들은 한곳에 모여 괴로워하고 슬피 울며 가슴을 치면서 '아아, 재앙이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 슬퍼하고 자책하면서 말했다.
'우리들은 본래 다 화생(化生)으로서 생각[念]을 음식으로 삼았었다. 몸에는 광명이 저절로 비치고 신통력이 있어 허공을 날고 안락하여 걸림이 없었다. 그 뒤에 빛깔과 맛을 구족한 지미(地味)가 처음 생겨 우리들은 이 지미를 먹고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런데 그것을 많이 먹은 자는 안색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그것을 적게 먹은 자는 안색에 광택이 있었다. 이에 중생들은 마음에 너니 나니 하면서 구별하고 교만한 마음을 내어 (내 얼굴빛이 낫고 네 얼굴빛은 못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얼굴 색을 가지고 다투면서 교만해졌기 때문에 지미는 소멸되고 말았다. 다시 지피(地皮)가 생겨났는데 빛깔과 향기를 구족했었다. 우리들은 다시 그것을 취해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런데 그것을 많이 먹은 자는 얼굴이 더욱 추하고 초췌해졌으며 그것을 적게 먹은 자는 오히려 얼굴빛에 광택이 있었다. 이에 중생들은 마음에 너니 나니 하면서 교만한 마음을 내어 (내 얼굴빛이 낫고 네 얼굴빛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얼굴 빛을 가지고 다투면서 교만해졌기 때문에 지피도 소멸되었다. 다시 지부(地膚)가 생겨났는데 갈수록 더욱 거칠고 두터웠지만 빛깔과 향기와 맛은 갖추고 있었다. 그 때 우리들은 다시 그것을 취해 먹으면서 오랫동안 세상에 살았다. 그런데 그것을 많이 먹은 자는 얼굴빛이 더욱 추하고 초췌해졌고 그것을 적게 먹은 자는 오히려 얼굴에 광택이 있었다. 이에 중생들은 마음에 너니 나니 하면서 교만한 마음을 내어 (내 얼굴빛은 낫고 네 얼굴빛은 못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얼굴빛을 가지고 다투어 교만해졌기 때문에 지부는 소멸되고 말았다. 다시 빛깔과 향기와 맛을 갖춘 자연산 멥쌀이 생겨났다. 그 때 우리들은 함께 그것을 가져다 먹었다. 아침에 거두면 저녁에 또 여물고 저녁에 거두면 아침에 또 여물었고 수확하는 대로 다시 나곤 하였기에 베어다 쌓아두지는 않았었다. 그 때에 우리가 서로 앞다투어 쌓아 두었기 때문에 곧 등겨와 뉘가 생겨났고 수확하고 난 뒤에는 나지 않아 현재에는 묵은 그루터기만 남게 되었다. 우리들은 이제 차라리 각각 밭과 집을 나누어 정하고 경계를 나누자.'
그 때 그들은 곧 각각 토지를 나누고 경계를 달리해 네 것이니 내 것이니 하는 것을 따지게 되었고 그 뒤에는 결국 자기 곡식은 감추고 남의 밭 곡식을 훔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다른 중생들이 그것을 보고 말했다.
'네가 하는 짓은 잘못이다. 네가 하는 짓은 그릇된 행동이다. 어찌하여 자기 물건은 감추고 남의 재물을 훔치는가?'
그리고 곧 꾸짖어 말했다.
'너는 이후로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말라.'
이렇게 자꾸 말했지만 그는 그래도 또 다시 도둑질을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또 나무라면서 말했다.
'네가 하는 짓은 잘못이다. 왜 그 짓을 그만두지 못하는가?'
이렇게 말하면서 몽둥이로 때리고 대중 앞으로 끌고 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자기 멥쌀은 감추고 남의 밭 곡식을 훔쳤다.'
훔친 사람도 또 말했다.
'저 사람은 나를 때렸다.'
여러 사람들은 그 말들을 듣고 고민하면서 슬피 울고 가슴을 쓸어 내리며 말했다.
'세상이 점점 악해져 이런 악한 일들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결국에는 걱정과 원한과 번민의 고통스런 과보[苦報]를 생기게 하는구나. 이것은 곧 생ㆍ노ㆍ병ㆍ사의 근본으로서 나쁜 세계에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밭과 집의 경계가 다르기 때문에 다툼이 생기고 그래서 원수를 만들지만 이것을 판결할 능력을 지닌 사람이 없다. 우리들은 이제 곧 공정한 주인 한 사람을 내세워 백성들을 잘 보호하면서 착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는 벌하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들은 각각 자기의 소유에서 얼마씩 내어 그 사람에게 공급하자.'
그 때 그들 중에 형질(形質)이 장대하고 용모가 단정하며 위엄과 덕망이 높은 한 사람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말하였다.
'우리는 이제 그대를 세워 주인으로 삼고자 하니, 백성들을 잘 보호하면서 착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시오. 우리는 마땅히 우리 소유에서 얼마씩 내어 그대에게 공급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 말을 듣자 곧 승낙하고 주인이 되어 상을 주어야 할 자에게는 상을 주고 벌을 주어야 할 자에게는 벌을 주었다. 여기서 비로소 백성의 주인이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 첫 번째 백성의 주인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진보(珍寶)였다. 진보의 아들 이름은 호미(好味)이고, 호미의 아들 이름은 정재(靜齋)이며, 정재의 아들 이름은 정생(頂生)이고, 정생의 아들 이름은 선행(善行)이며, 선행의 아들 이름은 택행(宅行)이고, 택행의 아들 이름은 묘미(妙味)이며, 묘미의 아들 이름은 미제(味帝)이고, 미제의 아들 이름은 수선(水仙)이며, 수선의 아들 이름은 백지(百智)이고, 백지의 아들 이름은 기욕(嗜欲)이며, 기욕의 아들 이름은 선욕(善欲)이고, 선욕의 아들 이름은 단결(斷結)이며, 단결의 아들 이름은 대단결이고, 대단결의 아들 이름은 보장(寶藏)이며, 보장의 아들 이름은 대보장이고, 대보장의 아들 이름은 선견(善見)이며, 선견의 아들 이름을 대선견이고, 대선견의 아들 이름은 무우(無憂)이며, 무우의 아들 이름은 주저(洲渚)이고, 주저의 아들 이름은 식생(殖生)이며, 식생의 아들 이름은 산악(山岳)이고, 산악의 아들 이름은 신천(神天)이며, 신천의 아들 이름은 견력(遣力)이고, 견력의 아들 이름은 뇌차(牢車)이며, 뇌차의 아들 이름은 십차(十車)이고, 십차의 아들 이름은 백차(百車)이며, 백차의 아들 이름은 뇌궁(牢弓)이고, 뇌궁의 아들 이름은 백궁(百弓)이며, 백궁의 아들 이름은 양목(養牧)이고, 양목의 아들 이름은 선사(善思)였다.
선사 이후에 열 종족[族]이 있어 전륜성왕들이 끊임없이 상속되었다. 첫째는 가누추(伽★麤)라 하고, 둘째는 다라바(多羅婆)라 하며, 셋째는 아섭마(阿葉摩)라 하고, 넷째는 지시(持施)라 하며, 다섯째는 가릉가(伽楞伽)라 하고, 여섯째는 첨파(瞻婆)라 하며, 일곱째는 구라바(拘羅婆)라 하고, 여덟째는 반사라(般闍羅)라 하며, 아홉째는 미사라(彌私羅)라 하고, 열째는 성마(聲摩)라고 한다. 가누추왕에게는 5명의 전륜성왕이 있었고, 다라바왕에게도 5명의 전륜성왕이 있었다. 아섭마왕에게는 7명의 전륜성왕이 있었고 지시왕에게도 7명의 전륜성왕이 있었다. 가릉가왕에게는 9명의 전륜성왕이 있었고 첨파왕에게는 14명의 전륜성왕이 있었다. 구라바왕에게는 31명의 전륜성왕이 있었고 반사라왕에게는 32명의 전륜성왕이 있었으며 미사라왕에게는 8만 4천 명의 전륜성왕이 있었다. 성마왕에게는 101명의 전륜성왕이 있었는데 그 최후의 왕은 대선생종(大善生從)이다.
성마왕의 아들 이름은 오라바(烏羅婆)이고, 오라바의 아들 이름은 거라바(渠羅婆)이며, 거라바의 아들 이름은 니구라(尼求羅)이고, 니구라의 아들 이름은 사자협(師子頰)이며, 사자협의 아들 이름은 백정왕(白淨王)이고, 백정왕의 아들 이름은 보살(菩薩)이고, 보살의 아들 이름은 라후라(羅睺羅)이다. 이러한 전생의 인연[本緣]으로 말미암아 찰리(刹利)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
그 때 어떤 중생이 이렇게 생각했다.
'이 세간의 모든 가족[家屬]과 온갖 물질은 다 가시 덩굴이요 종기이다. 이제 마땅히 그것들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 도(道)를 닦으면서 고요한 곳에서 선정[思維]에 들리라.'
그리고 그는 곧 가족이라는 가시 덩굴을 멀리 여의고 산에 들어가 고요한 곳인 나무 밑에서 깊은 선정에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날마다 산에서 나와 마을로 들어가 밥을 빌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고 공경하며 공양을 바치면서 모두들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이 사람은 능히 가정의 얽매임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 도를 구하는구나.'
그가 악하고 불선한 법을 여의었기 때문에 이로 말미암아 바라문이라고 불렀다. 바라문의 무리 중엔 선(禪)을 행하지 못하는 자가 있었는데 그는 곧 산림에서 나와 인간 세계에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말했다.
'나는 좌선(坐禪)을 할 수가 없다.'
이로 말미암아 무선(無禪) 바라문이라 불렀다. 그는 마을로 내려가 선하지 못한 짓을 하고 악독한 짓[毒法]을 했다. 이런 일이 연이어 생겨났기 때문에 결국 그를 독(毒)이라고 불렀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세간에는 바라문 종족이 있게 되었다. 그 무리들 중에는 온갖 업(業)을 익혀 그것으로서 스스로 생활[生]을 경영하는 자들이 있으니 이로 인해 세간에는 거사(居士) 종족이 있게 되었다. 그 중생 가운데에는 모든 기예(技藝)를 익혀 그것으로써 스스로 생활해가는 자들이 있었으니 이로 인해 세간에는 수다라(首陀羅) 종족이 있게 되었다. 세간에는 먼저 이 석종(釋種)이 나왔고 그 뒤에 사문종(沙門種)이 생겼다.
찰리 종족 가운데 어떤 사람이 이렇게 생각했다.
'세간의 은혜와 사랑은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거늘 족히 탐착할 것이 무엇이랴?'
그렇게 집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복를 입고 도를 구하면서 '나는 사문이다. 나는 사문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바라문 종족과 거사 종족과 수다라 종족 중에 어떤 사람이 스스로 생각했다.
'세간의 은혜와 사랑은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거늘 족히 탐착할 것이 무엇이랴?'
이에 집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복를 입고 도를 구하면서 '나는 사문이다. 나는 사문이다'라고 했다.
만일 찰리 무리 가운데서 몸으로 착하지 못한 짓을 하고 입으로 착하지 못한 짓을 하며 뜻으로 착하지 못한 짓을 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착하지 못한 짓을 행한 뒤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고서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혹은 바라문ㆍ거사ㆍ수다라도 몸으로 착하지 못한 짓을 하고 입으로 착하지 못한 짓을 하며 뜻으로 착하지 못한 짓을 한다면, 그는 착하지 못한 짓을 행한 뒤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고서 한결같이 괴로움을 받을 것이다. 찰리 종족으로서 몸으로 착한 일을 행하고 입으로 착한 일을 하며 뜻으로 착한 일을 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을 것이다. 바라문ㆍ거사ㆍ수다라로서 몸으로 착한 일을 하고 입으로 착한 일을 하며 뜻으로 착한 일을 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받을 것이다. 찰리 종족은 몸으로 두 가지를 행하고 입과 뜻으로 두 가지를 행한다면, 그는 몸과 뜻으로 두 가지를 행한 뒤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괴로운 과보와 즐거운 과보를 받을 것이다. 바라문ㆍ거사ㆍ수다라도 몸으로 두 가지를 행하고, 입과 뜻으로 두 가지를 행한다면 그는 몸과 뜻으로 두 가지를 행한 뒤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괴로운 과보와 즐거운 과보를 받을 것이다.
찰리 무리 가운데 어떤 이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복을 입고 집을 나와 도를 구해 7각의(覺意)를 닦았으면, 그는 견고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나와 도를 닦고 위없는 범행을 닦아 현재 세계에서 스스로 증득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생사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다해 마쳤고 다시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바라문ㆍ거사ㆍ수다라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복을 입고 집을 나와 도를 구해 7각의를 닦았으면, 그는 견고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나와 도를 닦고 위없는 범행을 닦아 현재 세계에서 증득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생사가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다시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 네 종성 가운데 지혜와 행을 구족한 사람이 출현해 아라한이 되는 것을 가장 제일이라 한다.”
이 때 범천이 게송으로 말했다.
찰리종족으로 태어남이 으뜸이라네.
능히 모든 종성(種姓)을 모을 수 있고
지혜와 행을 완성해 구족하였으니
하늘과 사람 중에 제일이라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범천이 말한 이 게송은 잘 말한 것이고, 잘못 말한 것이 아니다. 잘 받아들인 것이요, 잘못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인가(印可)하는 바이다. 왜냐 하면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인 나도 또한 이 게송을 말했기 때문이다.
찰리 종족으로 태어남이 으뜸이라네.
능히 모든 종성을 모을 수 있고
지혜와 행을 완성해 구족하였으니
하늘과 사람 중에 제일이라네.
이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장아함은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 일체지(一切智)께 귀의하면 모든 중생은 안락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