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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장아함경(長阿含經) 해제
1. 장아함경과 장부(長部)와의 관계 및 그 성립연대
아함(阿含)은 梵語 Agama의 음역(音譯)으로서 전(傳) · 교(敎) · 법귀(法歸)라는 뜻이다. 소승교의 총칭으로 사아함 중에서 비교적 장편을 모은 것이 장아함(長阿含)이다.
장아함경은 현존 장경 중 아함부의 일부요, 세칭 長 · 中 · 雜 · 增一 등의 사아함경의 하나로서 파알리語(Pali) 佛典 長部(Digha-nikaya)에 대응하는 북방 소전의 梵本(佛敎梵語原本)을 기본으로 하여 계빈국(?賓國) 삼장(三藏)인 불타야사(佛陀耶舍 Buddha-yasas)가 량주(凉州)의 축불념(竺佛念)과 함께 후진(後秦) 홍시(弘始) 16년(서기 413)에 왕의 명을 받아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 장아함경을 현존 파알리어(語) 불전 장부(長部)와 비교하면 장아함경은 四分 22권 30경을 수록한 반면에 장부는 三品 34경으로 편성되었다.
남전장경에 의하면 그 제일 결집시(結集時) 법문을 외울 때 대가섭(大迦葉)의 물음에 대하여 아난이 대답한 것을 대중들이 외워서 이루어진 것을 五部(한역으로 四阿含)라 일컬으며, 이것을 부처님의 설교라고 전하여 오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현존하는 파알리語本 장부(長部)와 한문 번역 장아함경의 각 경전을 통해 비교 연구한다면 원시 불교 시대의 정치.사회.종교의 상태 내지 철학 사상을 배경으로 하여 불타의 해탈도(解脫道)를 말하고 있는 부분의 경전이 그 중추를 이루고 있음을 보아 장부(長部).장아함경(長阿含經) 등의 주요부분의 편집, 곧 오부(五部) 사아함(四阿含)의 기원은 불멸후 백년경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원시경전의 하나가 세일론에 전파되어 비교적 원형을 보존하면서 또한 긴 세월 동안에 부파적(部派的) 영향과 시대사상의 영향을 받아 증광개변(增廣改變)되어 현존하는 파알리語 장부(長部)에서 보임과 같이 발달되었다. 또 하나는 계빈(?賓)지방에 전송유존(傳誦流存)되면서 여기에도 서북 인도 특유의 지리적 관계에서 부파의 영향 및 시대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발달하여 북방 논서(論書) 성립연대로 추정되는 서기 1~2세기보다 이전인 서력기원 전후해서 1세기의 후반에 이르는 동안 범어로 쓰여지고 구성 편찬되어서 장아함경의 원본이 되었던 것이다.
2. 편찬목적
이상과 같은 경로를 거쳐서 이루어진 장아함은 일반적으로 믿고 있듯이 단순히 불타 교설의 집록(集錄)만을 기도한 것이 아니고, 많은 시대를 거치는 동안 어느 목적에서 구성 편찬된 것이라고 하겠다. 장아함경 중에 산견(散見)되는 미륵불 신앙과 염불사상 내지 탑사(塔寺) 공양의 공덕을 편 교의신조(敎義信條)는 해탈도(解脫道)의 가르침에서 구제도(救濟道) 신앙으로 한걸음 나아간 것이며, 이를 선포하기 위하여 장아함경이 편집된 것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어쨌든 장아함경 편집자들의 뜻을 단적으로 해석한다면 밖으로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위하여, 안으로는 해탈도의 교의신조를 천명하기 위하여 불타의 교령(敎令)을 편집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상술한 것과 같은 성립의 역사를 거쳐서 이루어진만큼 장아함경은 그것이 편집될 당시 이미 존재하였던 부파적인 색채라든지 혹은 여러 부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전혀 원시 불교의 교령만으로 편집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장아함경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 속하면서 다른 부분적 색채를 많이 섭취하고 있는 경전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3. 사아함(四阿含) 중에 있어서의 위치(位置)
원래 불교경전의 전승방법은 세일론의 왕 ‘밧타가마니’가 삼장(三藏)을 서사(書寫)시킬 때 곧 서기 전 78년까지는 입으로 외우며 전승하였었다. 그리고 Rhys Davids의 소설(所說)에 의하면,
(1) 간단한 어구(語句)로 표현된 경이 혹은 장행(長行)으로 혹은 게송(偈頌)으로 전송(傳誦) 유지되었던 것이다.
(2) 법수적(法數的) 집단으로서 전송(傳誦) 유지되었다.
라고 하였다. 이 전승 방법을 시인한다면 잡아함(雜阿含)이 사아함 중에서 가장 오래된 층의 성립이요, 여기에 반하여 증일아함은 경전내용의 사상적 입장일라든가 법수(法數)의 취급방법이 매우 정연하게 편집되어 있는 것이라든가 논부적(論部的) 경향이 많이 표현되어 있는 점 등에서 사아함 중 가장 새롭게 성립된 것이라고 함은 누구나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 두 아함 중간에 있는 것이 장아함 및 중아함의 두 경(經)이다. 그리고 이 양자(兩者)의 관계 및 성립은 중아함이 장아함보다 먼저 성립된 것을 추상할 수 있는 것이다.
4. 장아함 각 경(經)의 대의(大義)
장아함경 각 경의 대의를 요점(要點)만을 간략하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대본경(大本經)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과거 칠불의 탄생.출가.수도.항마(降魔).성도.전법륜.열반 등에 대한 내용으로 불타관(佛陀觀)을 말한 것이다.
2. 유행경(遊行經).초(初)
부처님이 여러 곳에 유행(遊行)하실 때 일어난 온갖 사건을 인연으로 하여 교설율령(敎說律令)을 아난에게 혹은 비구들에게 혹은 청신사녀(淸信士女) 내지 바라문 등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또 본경에서는 부수적이지마는 불멸후 사리를 여덟 몫으로 나누고 탑을 세워 공양한 기사가 쓰여졌다. 부처님 열반하실 때의 유교훈계(遺敎訓誡)를 말씀하신 것은 여러 가지 동본이역(同本異譯)이 있다.
유행경(遊行經).중(中)
부처님은 아난에게 부처님이 팔중(八衆)에 승(勝)함을 설명하고 다시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법을 말씀하셔서 부처님과 불법이 미증유(未曾有)함을 밝히셨다. 또 향탑(香塔)에는 사념처(四念處) · 사의단(四意斷) · 사신족(四神足) · 오근(五根) · 오력(五力) · 칠각지(七覺支) · 팔정도(八正道)의 삼십칠도품(三十七道品)과 사선(四禪)을 말씀하시고 이런 법문을 십이부경(十二部經)에 수록하리라고 말씀하였다.
유행경(遊行經).후(後)
부처님은 아난에게 선견대왕의 과보는 세 가지 인연 곧 보시(布施) · 지계(持戒) · 선사(禪思)에 의한 것이며, 또 왕이 법전에서 禪을 닦을 때 옥녀보(玉女寶)들은 왕의 이단(異端)을 보고 왕이 이제 목숨을 마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자 왕은 옥녀를 위하여 제행무상을 말하였으며, 죽은 뒤 제칠 범천에 태어난 것과 부처님이 돌아가신 뒤 유(有)를 받지 않음을 말씀하였다.
3. 전존경(典尊經)
반차익자(般遮翼子)가 범천 제석의 공의(共議)를 친히 들은 사항을 부처님께 아뢴 기사가 골자이며 부처님은 반차익자에게 대전존(大典尊)이란 실은 석가모니 세존 자신이었다는 본생담을 긍정하고, 그 대전존의 위덕으로도 제자들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다고 말씀하시고, 부처님은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며, 구경도(究竟道) · 구경범행(究竟梵行) · 구경안온(究竟安穩)을 얻어 열반에 돌아가게 하는 것임을 말씀하였다.
4. 사니사경(闍尼沙經)
부처님이 돌아시기 전에 열 두(十二) 대신에게 불환과(不還果), 오십(五十) 여인에게 일래과(一來果), 오백인에게 예류과(預流果)를, 또 불제자 및 십육대국(十六大國) 인민들에게도 각각 기별(記別)을 주었으나 오직 마갈타국의 한 사람만이 수기(授記)를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아난은 그를 위하여 부처님께 수기를 주도록 청하였다.
5. 소연경(小緣經)
부처님이 파실타(婆悉?)와 파라타(婆羅墮) 두 바라문의 종성관(種姓觀)에 대한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고 사성(四姓) 가운데 어느 종성이라도 선행을 닦으면 청백(淸白)의 보(報)를 받고 불선행을 행하는 자는 흑요(黑寥)의 악보(惡報)를 받는다고 하였으며, 불법 가운데에서는 빈 · 부 · 귀 · 천의 차별이 없이 도증(道證)을 성취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삼보를 독실히 믿는 사람은 존경해야 되며 세간의 복전(福田)이 되어 사람의 공양을 받을 만하다고 가르치셨다.
이 호례(好例)로서 바사닉왕의 삼보 예경의 미거(美擧)를 칭찬하였다. 그리고 사성(四姓)의 본연을 설하기 위하여 불교의 우주관을 설파하였다.
6. 전륜성왕수행경(轉輪聖王修行經)
부처님이 모든 비구들에게 유행경에서와 같이 ‘自熾燃熾燃法 不他熾燃 自歸依 歸依於法不他歸依’를 설하여 사념처관(四念處觀)을 닦을 것을 가르쳤다.
7. 폐숙경(弊宿經)
가섭동자가 폐숙 바라문의 악견(惡見) 사설(邪說)인 단논(斷論)을 십이종(十二種)의 비유로써 파척(破斥)하여 다른 세계와 업과(業果)가 있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8. 산타나경(散陀那經)
산타나 거사가 오잠바리 범지녀림(梵志女林)에서 니구타 범지 외 5백 범지와 같이 담론하는데 나아가 부처님을 설복하기 쉬움을 말하였다.
이것을 부처님은 천이(天耳)로 들으시고 그들이 살고 있는 숲으로 가서 그들 외도가 닦고 있는 고행법(苦行法)은 해탈하는 길이 아님을 설파하셨다. 그리고 오계(五戒) · 십선(十善) 내지 사무량심(四無量心)을 정수(淨修)하는 것을 고행의 제일 승(勝)한 것이라 하고, 다시 보리를 얻고 중생을 피안(彼岸)에 인도하는 것이 해탈도(解脫道)라 하였다.
9. 중집경(衆集經)
부처님이 파바성에 계실 때 배통(背痛)으로 괴로워하시자 사리불이 대신하여 설법의 형식을 취하였던 것이며, 설법의 인연으로서 니건자가 죽은 뒤 사나교(奢那敎)의 교단이 이부(二部)로 분열하여, 제자들이 서로 다투어 매언(罵言)하고 있는 것은 그 법이 진정하지 않음이라고 일깨워, 불멸후 불교교단의 쟁송(諍訟) 분열을 막기 위하여 여래의 법만이 진정한 출요(出要)의 법 곧 해탈도의 가르침이라고 말씀하였다.
10. 십상경(十上經)
중집경과 같은 경우로서 부처님이 사리불에게 설법케 하신 것으로 법상(法相)을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11. 증일경(增一經)
불설로 되어 있으며 법상을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12. 삼명경(三明經)
증일경과 같이 불설로 되어 있으며 법상을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13. 대연방편경(大緣方便經)
부처님이 아난에게 불교의 근본 교의를 말씀한 것이며 또 이 설명이 되는 중요 교리인 인연법을 순역(順逆) 생멸의 관법에 따라 말씀한 것이다.
14. 석제환인문경(釋提桓因問經)
부처님이 비타산에 계시면서 화염(火焰)삼매에 드신 뒤에 제석천왕을 위하여 일체 중생의 원결(怨結)은 탐욕과 질투에서 생기고, 탐욕과 질투는 애증(愛憎)에서 생기며, 애증은 욕(欲)에서 일어나고, 욕(欲)은 상(想)에서 생기며, 상(想)은 조희(調戱)에서 일어난다. 만약 조희를 없애면 애(愛) 내지 원결도 없어지고 서로 상해(傷害)함이 없다고 말씀하였다.
15. 아누이경(阿□夷經)
명녕국의 아누이성에 계시는 부처님이 방가바 범지를 위하여 선숙 비구의 이야기를 말해서 범지의 견이(見異) · 인이(忍異) · 행이(行異: 邪見惡行)을 깨뜨리고 정해탈(淨解脫)을 얻도록 가르치신 것이다.
16. 선생경(善生經)
선생 장자가 아버지의 유칙(遺勅)에 따라 동.서.남.북.상.하의 육방에 예배하였다. 선생의 육방례는 극히 형식적인 것이었으므로 부처님은 육방례의 의의와 내용을 가르친 것이다.
17. 청정경(淸淨經)
주나(周那) 사미(沙彌)가 외도들과 투쟁하는 것을 이야기한데 대하여 부처님은 무쟁(無諍)의 정법(正法)을 말씀하였다.
18. 자환희경(自歡喜經)
사리불이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여 과거.현재.미래의 사문.바라문 중의 지혜 · 신족(神足) · 공덕 · 도력에 있어 부처님과 같은 이가 없다고 부처님에게 아뢰자 부처님은 불지상주의(佛至上主義) 보다도 법지상주의(法至上主義)를 가르치셨다.
19. 대회경(大會經)
부처님이 석시제국 가유림에 계실 때 시방의 모든 신(神)과 묘천(妙天)이 그곳에 모여 삼보를 예경하고 부처님 공덕을 칭송하고 있는 동안 사정거천(四淨居天)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으므로 지신(地神)을 위시하여 제석천왕에 이르도록 모든 신(神) 및 모든 권속 신(神)의 환위허망(幻僞虛妄)한 마음을 항복받기 위하여 부처님은 주문을 외우셨다.
20. 아마주경(阿摩晝經)
부처님이 구살라국의 어떤 바라문 촌에 계실 때 비가라 바라문은 아마주로 하여금 부처님의 삼십이상(三十二相)이 구족한지 여부를 보게 하였다. 그 때 부처님은 아마주가 석종(釋種)을 업신여긴데 대하여 종성(種姓)의 인연을 설명하였다.
21. 범동경(梵動經)
부처님이 마가타국 죽림(竹林)에 계실 때 선념 범지는 삼보를 비방하였으나 그 제자 범달마는 삼보를 칭찬한데 대하여 여러 비구들 사이에 논의되었다. 이것을 아신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대하여 삼보를 훼방한다고 해서 분결심(忿結心)을 내지 말고 삼보를 칭찬한다고 하여 환희하여도 안 된다고 말씀하였다.
22. 종덕경(種德經)
부처님이 앙가국 첨바성에 계실 때 오법(五法: 種姓.諷誦.端正.持戒.智慧)을 구족한 종덕이 부처님 공덕을 찬탄할 때 부처님은 오법을 구족한 이를 바라문이라 하지만 불교에서는 전삼자(前三者)를 버리고 후이(後二)의 관계를 좌우의 손과 같이 보아 혜(慧).계(戒) 구족의 중요한 것을 말하며 출가 청정한 것을 지계(持戒)하면서 무명을 버리고 삼명(三明)을 얻는 것을 지혜라 한다고 가르치셨다.
23. 구라단두경(究羅檀頭經)
부처님이 구살라국 시사바 숲에 계실 때 학덕을 겸비한 구라단두 바라문은 스승의 십일법(十一法) 구족을 찬탄하는 제자들의 말을 물리치고 스스로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매 부처님은 대사법(大祀法)의 과보(果報)보다는 승(勝)한 귀계(歸戒) · 자심(慈心) · 출가(出家)의 공덕을 말씀하였다.
24. 견고경(堅固經)
부처님이 나난타성의 바바리암차 숲에 계실 때 견고 장자는 비구들에게 신족을 나타낼 것을 부처님께 세 번 빌었으나 부처님은 그 법을 가르치지 않고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앉아 도(道)를 생각하고 덕(德)을 덮고 허물을 드러낼 것을 말씀하였다.
25. 나형범지경(裸形梵志經)
부처님이 위약국(委若國) 금반녹림(金槃鹿林)에 계실 때 나형범지 가섭이 부처님께 고행자를 꾸짖으시느냐고 묻는데 대하여 고행에도 선?악의 두 갈래가 있음을 밝히고 다만 출요(出要)가 아님을 말씀하였다.
26. 삼명경(三明經)
부처님이 구살라국 이차 숲에 계실 때 삼명(三明) 바라문 중에 비가라 바라문의 제자 바실타와 다라차의 제자 파라타가 자기들 도(道)는 진정(眞正)하여 출요(出要)를 얻고 범천도에 이른다고 논쟁하다가 그 해결을 부처님께 물으매 부처님은 그들의 생명론을 비판하고 삼명(三明) 바라문의 소위 범천도의 허망한 것을 말씀하였다.
27. 사문과경(沙門果經)
부처님이 왕사성의 암바원에 계실 때 아사세왕은 오늘밤은 십오야(十五夜) 보름 달인데 무엇을 할 것인가고 우사 대신에게 묻자 그는 육사외도(六師外道)를 찾아 마음의 개오(開悟)를 구함이 좋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왕은 수명동자에게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마음의 개오를 찾으라 하였다.
28. 포타파루경(布?婆樓經)
부처님이 사위국 범지숲에 나아가시자 포타바루 바라문은 상생상멸(想生想滅)의 논(論)을 비롯하여 유상(有常) · 무상론(無常論) · 유변론(有邊論) · 무변론(無邊論) · 명신일이론(命身一異論)과 여래(如來)의 종(終) · 비종론(非終論) 등을 이야기하자 부처님은 이런 철학문제는 정각니원(正覺泥洹)의 법(法)이 아니며 사성제(四聖諦)만이 법의(法義)에 맞는 범행(梵行)이요, 무위적멸(無爲寂滅) · 정각니원(正覺泥洹)을 얻는 것이라고 말씀하였다.
29. 노차경(露遮經)
부처님이 구살라국의 시사바 숲에 계실 때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나가다가 얼마 안 가서 악견(惡見)을 일으켰다. 부처님은 그에게 삼사(三師)와 사사문과(四沙門果)를 말씀하였다.
30. 세기경(世記經)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 구리굴에 계실 때 강당에 모인 비구들이 천지(天地)의 성패(成敗)와 중생들이 사는 국읍(國邑)에 관하여 논의하는 것을 들으시고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이 물체세간(物體世間)의 발생성립 전전변화 종말귀취(終末歸趣) 및 구성 조직에 대하여 불교의 우주관을 설파한 것으로서 십이품(十二品)으로 분류 설명되어 있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 권
1. 대본경(大本經)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祇樹) 화림굴(花林窟)에서 큰 비구들 천 二백 五十인과 함께 계시었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걸식한 뒤에 화림굴 강당에 모여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
“여러 어진 비구들이여, 오직 무상존(無上尊)이 가장 기특하시다. 신통(神通)은 멀리 통달하시고 위력은 넓고 크시다. 과거의 무수한 부처님이 열반(涅槃)에 드시어 모든 결사(結使)를 끊고 희론을 없앤 것을 아시며 또 그 부처님들의 겁수(劫數)의 많고 적음과 명호(名號)와 성자(姓字)와 태어난 종족과 잡수시는 음식과 수명의 길고 짧음과 받으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아신다. 또 그 부처님들은 어떠한 계(戒)를 가지고 어떠한 법을 가지며 어떠한 지혜를 가지고 어떠한 앎을 가지며 어떻게 하셨는가를 아신다. 어떤가 모든 어진 비구들이여, 여래(如來)는 법성(法性)을 잘 분별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일을 아시는가, 혹은 모든 천인(天人)들이 와서 일러주기 때문에 이런 일을 아시는가.”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 계시면서 천이통(天耳通)이 청정하여 모든 비구들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시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화림(花林) 강당으로 가셔서 자리에 앉으시었다. 부처님은 아시면서 일부러 물으시었다.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가.”
비구들은 사실을 감추어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은 평등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떠나 수도(修道)하고 있다. 대개 행해야 할 일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법을 강(講)하신 일이요 둘째는 그 분들의 침묵하신 일이다. 너희들의 이야기도 바로 그러한 것이어야 한다. 여래의 신통과 위력은 넓고커서 과거의 무수한 겁(劫)의 일을 아신다. 그것은 법성을 잘 알기 때문이요 또 모든 천인들이 와서 말하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 모두 법당에 모이어
모든 성현들의 일을 이야기할 때
나는 고요한 방에 있으면서
천이통으로써 다 들어 알았네.
부처님의 지혜 햇빛 두루 비치어
법계(法界)의 이치를 분별하시고
또 과거의 일을 두루 아나니
부처들의 열반에 드신 일들과
이름과 성과 그 종족과
태어난 것을 또한 아시네.
그 분들의 살고 있던 그 곳을 따라
부처님은 그 인연 모두 아시네.
모든 천인은 큰 위력 있고
그 용모는 단정하고 엄숙해
또한 내게 와 말해 주나니
부처들의 열반에 드신 일들과
이름과 성과 그 종족을
간절한 그 음성 두루 아시네
천상 인간에 가장 높으신 부처님
과거의 모든 부처 기억하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래가 숙명(宿命)을 아는 지혜로써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의 인연을 아시는 사실을 듣고 싶어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내 말해 주리라.”
때에 모든 비구들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거이 듣고자 하나이다. 착하십니다.세존이시여, 때를 맞추어 강설해 주시면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 기억하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이 시키시는 대로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지금부터 九十一겁(劫) 전에 비바시여래지진(毘婆尸如來至眞)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다음에는 지금부터 三十一겁(劫) 전에 시기여래지진(尸棄如來至眞)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이 세상에 나오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저 三十一겁(劫) 중에비사바여래지진(毘舍婆如來至眞)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세상에 나오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현재의 현겁(賢劫)중에는 구루손(拘樓孫)이라는 부처님과 구나함(拘那含)이라는 부처님과 가섭(迦葉)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리고 나도 지금 이 현겁 중에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과거 九十一겁에
비바시 부처 있고
다음 三十一겁에
부처 있어 시기라 했다.
또 그 겁 중에
비사바 여래 부처 났고
지금 이 현재 겁의
수없는 '나유타'의 해에
넷 큰 선인(仙人)이 있어
중생을 가엾이 여겨 세상에 나왔나니
구루손, 구나함, 가섭, 석가모니.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비바시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八만세이었고, 시기 부처님 때의 수명은 七만 세이었다. 비사바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六만세였고 구루손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四만세였다. 구나함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三만세였고 가섭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二만세였다. 그리고 이제 내가 세상에 나오자, 사람의 수명은 백세를 넘는 이 적고 감한 이는 많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 때에는
사람 수명은 八만 四천
시기 부처님 때의 사람
그 수명은 七만세였네.
비바사 때의 사람
그 수명은 六만세
구루손 때의 사람
그 수명은 四만세였네.
구나함 때의 사람
그 수명은 三만세
가섭 부처님 때의 사람
그 수명은 二만세였네.
그리고 지금 나 때의 사람은
그 수명은 백을 넘지 못하네.
“비바시 부처님은 찰제리[刹利]종족으로서 그 성은 구리야(拘利若)요, 시기 부처님과 비사바 부처님도 또한 그렇다. 구나함 부처님과 가섭 부처님도 그렇다. 그리고 이제 나 여래 지진은 찰제리 종족으로서 내 성은 '고오타마'라고 한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 시기, 비사바 부처님
그 성은 모두 구리야요
그리고 그 다음의 셋 부처님
그 성은 모두 가섭이다.
나는 이제 위없는 높은 이로서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나니
천상, 인간에서 제일 용맹스러운
그 성은 고오타마니라.
앞의 셋 부처님
그 종족은 찰제리
그 다음의 셋 부처님
그 종족은 바라문
나는 지금 위없는 높은 이
그 종족 용맹스런 찰제리이니라.
“비바시 부처님은 파아탈리이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시고, 시기 부처님은 푼다리이카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비사바 부처님은 사알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시고, 구루손 부처님은 시리이사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구나함 부처님은 우둠바라 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시고, 가섭 부처님은 니그로오다 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이제 나는 앗삿타 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는
파아탈리이나무로 나아가
거기서 곧
최정각을 이루었다.
시기 부처님은 푼다리이카나무 밑에서
도(道)를 이루어
모든 유(有)의 근본을 없애 버렸다.
비사바 여래는
사알라나무 밑에 앉아
해탈 지견(解脫知見)과
걸림 없는 신족통(神足通)을 얻었었나니.
구루손 여래는
시리이사나무 밑에 앉아
일체의 지혜가 맑고 깨끗해
물듦도 없고 집착도 없어졌다.
구나함모니 부처님은
우둠바라 밑에 앉아
거기서 곧
모든 탐욕의 번뇌를 없애었다.
가섭 부처님은
니그로오다나무 밑에 앉아
거기서 곧
모든 유(有)의 근본을 없앴다.
그리고 이제 나 석가모니는
앗삿타나무 밑에 앉았나니
여래 十력존(力尊)은
거기서 모든 번뇌를 끊고
모든 악마의 원한을 항복 받고
대중 속에서 큰 광명을 나타내었다.
일곱 부처님의 정진(精進)의 힘은
광명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제각기 나무 밑에 앉아
거기서 정각을 이루었었다.
“비바시 부처님은 三회의 설법이 있었다. 一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十六만 八천이었고 二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十만이었으며 三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八만 명이었다. 시기 부처님도 三회의 설법이 있었다. 一회 때 제자의 수는 十만이었으며 二회 때 제자의 수는 八만이었으며 三회 때 제자의 수는 七만 명이었다. 비사바 여래는 二회의 설법이 있었다. 첫째 번에는 제자의 수가 七만이었고 다음 번에는 제자의 수가 六만 명이었다. 구루손 여래는 一회의 설법이 있었는데 그 제자의 수는 四만 명이었고 구나함 여래는 一회의 설법에 그 제자는 三만 명이었다. 가섭여래도 一회의 설법이 있었는데 그 제자의 수는 二만 명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도 一회의 설법에 제자의 수는 천 二백 五十명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 부처님의 그 명관(明觀)과
그 지혜는 헤아릴 수 없나니
두루 널리 보아 두려움 없고
三회의 설법에 제자는 많았네.
시기 부처님의 광명은 흔들림 없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한량없는 큰 위덕(威德)은
아무도 능히 헤아리지 못하네.
그 부처님도 三회의 설법에
제자들이 널리 서로 모였다.
비사바는 번뇌를 끊고
큰 선인(仙人)이 요집(要集)하나니
그 이름은 사방에 퍼져
묘한 법의 큰 이름 높이 떨쳤다.
二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아
널리 깊은 뜻 연설하였다.
구루손은 一회의 설법
가엾은 중생들의 고통을 덜어주사
도사(導師)로서 그들을 교화하시니
一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았다.
구나함 여래도
위없이 높기 또 그러하다.
자마금(紫磨金)빛의 몸을 가지고
그 얼굴은 모두 원만하셨네.
一회의 설법 그 제자들 많아
미묘한 법을 널리 연설하셨네.
가섭 부처님은 낱낱의 털
한 생각도 어지러움 없고
한 마디 말도 번거롭지 않았네.
一회의 설법에 그 제자 많아
능인(能仁)은 그 뜻이 적멸(寂滅)하고
석종(釋種)이라 사문(沙門)의 가장 위이요
하늘 중의 하늘로서 가장 높아라.
내가 제자를 한자리에 모으고
그 모임에 내가 나타난 뜻은
청정(淸淨)한 가르침을 펴고자 함이라
마음은 항상 기쁨에 차고
번뇌가 없어 다시 나지 않는다.
비바시, 시기는 三회의 설법
비사바 부처님은 二회의 설법
그 다음 넷 부처는 각각 一회씩
선인(仙人)들의 모임에 연설하셨네.
“때에 비바시 부처님에게는 두 제자가 있었다. 一은 건다(騫茶)요 二는 제사(提舍)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시기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아비부(阿毘浮)요 二는 삼바바(三婆婆)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비사바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부유(扶遊)요 二는 울다마(鬱多摩)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구루손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살니(薩尼)요 二는 비루(毘樓)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구나함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서반나(舒盤那)요 二는 울다라(鬱多羅)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가섭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가 있었다. 一은 제사(提舍)요 二는 바라바(婆羅婆)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지금 내게도 두 제자 있다. 一은 사리불(舍利弗)이요 二는 목건련으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건다, 제사는 비바시의 제자요
아비부, 삼바바는 시기의 제자니라.
부유와 울다마는 제자 중의 제일로서
함께 악마의 원한을 항복 받았으니
비사바의 제자였었다.
살니와 비루는 구루손의 제자요
서반과 울다라는 구나함의 제자였다.
제사와 바라바는 가섭의 제자요
사리불과 목건련은 내 제일의 제자이니라.
“비바시 부처님게 집사(執事)제자 있으니 이름을 무우(無憂)라 하고, 시기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인행(忍行)이라 했다. 비사바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적멸(寂滅)이라 하고, 구루손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선각(善覺)이라 했다. 구나함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안화(安和)라 하고, 가섭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으니 이름을 선우(善友)라 했다. 그리고 내게 집사제자 있으니 이름을 아난(阿難)이라 한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우와 인행
적멸과 선각
안화와 선우
그리고 아난은 일곱째이다.
이들은 모두 부처들의 시자(侍者)되어
모든 이치를 두루 아나니
밤이나 낮이나 방일(放逸)하지 않고
스스로 이롭고 또 남을 이롭게 하네.
이들 일곱의 어진 제자는
일곱 부처를 항상 모시어
즐거이 공양(供養)해 섬기며
고요히 멸도(滅度)에 돌아가다.
“비바시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방응(方膺)이라 하고, 시기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무량(無量)이라 했다. 비사바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묘각(妙覺)이라 하고, 구루손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상승(上勝)이라 했다. 구나함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도사(導師)라 하고, 가섭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집군(集軍)이라 했다. 그리고 이제 내게 아들이 있으니 이름을 나후라라 한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방응과 무량
묘각과 상승
도사와 집군
그리고 나후라는 일곱째이다.
이들은 모두 다 호강스럽고 귀한 아들
그들 부처님의 종성(種姓)을 이어
법을 사랑하고 보시(布施)를 즐겨
거룩한 법에 두려움 없네.
“비바시 부처님의 아버지는 반두(槃頭)라 이름하니 찰제리의 왕종(王種)이요, 그 어머니는 반두마저(槃頭摩底)라 이름했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린 성(城)도 반두마저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의 아버지는 반두
그 어머니는 반두마저
반두마저 라는 성이 있어서
부처님은 그 안에서 설법하셨네.
“시기 부처님의 아버지는 명상(明相)이라 이름하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그 어머니는 광요(光耀)라 이름했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린 성은 광상(光相)이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시기 아버지의 이름은 명상
그 어머니 이름은 광요
광상성 안에 있으면서
그 위덕으로 외적을 항복 받았네.
“비사바 부처님의 아버지는 선등(善燈)이라 이름하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그 어머니는 칭계(稱戒)라 이름했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린 성은 무유(無喩)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사바 아버지의 이름은 선등
그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그 어머니는 칭계
그 성 이름은 무유라 했다.
“구루손 부처님의 아버지는 사득(祀得)이라 이름하는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선지(善枝)라 이름했다. 왕의 이름은 안화(安和)요, 왕의 이름을 따라 그 성 이름도 안화라고 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득은 바라문의 종족
어머니 이름은 선지라 했다.
왕의 이름은 안화라 하여
그는 안화서에 살고 있었다.
“구나함 부처님의 아버지는 대덕(大德)이라 이름하는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선승(善勝)이라 이름했다. 그 때의 왕은 청정(淸淨)이라 이름하고, 그 왕의 이름을 따라 성 이름도 청정이라 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덕은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선승이라 이름했다
그 왕의 이름은 청정이라 하여
그는 청정성 안에 살고 있었다.
“가섭 부처님의 아버지는 범덕(梵德)이라 이름하는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재주(財主)라 이름했다. 그때의 왕의 이름은 급비(汲毘)라 하고, 그가 다스리는 성은 바라나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덕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 이름은 재주라 했다.
그 때의 왕은 급비라 하여
바라나 성에 살고 있었다.
“내 아버지는 정반(淨飯)이라 이름하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대청정묘(大淸淨妙)라 했다. 왕이 다스리는 성은 가비라(迦毘羅)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찰제리 이름은 정반
어머니는 대청정묘라 이름했다
땅은 넓고 백성은 풍족했나니
나는 거기서 태어났노라.
이것은 그 모든 부처님의 인연으로서 그분들의 이름과 종족과 출생한 곳들이다. 어떻게 지혜 있는 자로서 이런 인연을 듣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는가.
그 때에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숙명지(宿命智)로써 과거의 부처님의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노니 너희들은 듣기를 원하는가.”
모든 비구들은 대답했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 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거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그러면 자세히 들어라 그리고 잘 기억하라. 내 너희들을 위해 분별 해설하리라.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을 알라.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 때 바른편 옆구리로 들어가 바른 생각을 어지럽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그 때에 땅은 진동에 큰 광명을 놓았다. 그래서 해와 달이 미쳐 가지 못하는 곳들도 모두 큰 밝음을 입었다. 큰 어둠 속에 있는 지옥의 중생들도 각각 서로 볼 수 있어 그 사는 곳을 알았다. 그때에 그 광명은 또 악마의 궁전까지도 비추었다. 제석(帝釋)을 비롯한 하늘과 범천(梵天)과 사문과 바라문과 및 그 나머지의 모든 중생도 모두 큰 광명을 입었다. 그래서 모든 하늘의 광명은 자연히 나타나지 못했느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빽빽한 구름이 허공에 모일 때
번갯불은 천하를 비추었다.
비바시가 내려와 태에 드실 때
광명이 비추는 것 또한 그랬다.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큰 밝음 두루 입지 않은 데 없고
태 안은 깨끗해 더러움 없었나니
모든 부처의 법은 다 그런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을 알라. 비바시 보살이 모태에 게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거기 四천자(天子)있어 각각 창을 잡고 그이를 호위했다. 그래서 사람이나 혹은 사람 아닌 것들이 그를 침노하거나 해치지 못했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방에 있는 四천자에게는
큰 이름과 위엄과 덕이 있네
인드라 하늘이 보낸 그들은
보살을 잘 지키어 보호했다.
손에는 언제나 제각기 창을 잡고
보살을 호위해 떠나지 않아
사람도 귀신도 침노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모든 부처 공통된 법이니라.
천신들이 그를 옹호하는 것
천녀들이 하늘을 보호함 같고
권속들도 모두 즐거워 뛰나니
이것이 모든 부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어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몸은 편안하고 아늑해 아무런 괴로움도 걱정도 없고 지혜는 더욱 더해갔다. 어머니는 스스로 자기 태를 관찰했다. 보살은 온 몸의 모든 부분이 원만하여 자마금처럼 흠도 티도 없었다. 마치 안목있는 사람이 유리를 관찰할 때 안팎이 맑게 트이어 아무 장애가 없는 것 같았다. 비구들아,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깨끗한 유리구슬과 같고
그 밝기는 해와 달 같아라
보살이 모태에 들어 계실 때
어머니는 괴롬도 걱정도 없었고
지혜는 그 때문에 더욱 자랐네.
어머니 스스로 태를 관찰할 때에
그 아기는 마치 황금상(像) 같았나니
어머니는 아기 배어 안락하니라
이것이 모든 부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에서 내려와 모태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맑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애욕의 불길에 마음을 태우지도 않았다. 이것이 모든 부처의 공통된 법이다.”
그때에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모태에 들어 계시어
하늘 중에 하늘의 복 성취하였네
그 어머니 마음은 밝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
모든 애욕을 버리고 떠나
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아
욕심의 불꽃에 불살리지 않았나니
모든 부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니라.
부처님은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에서 내려와 모태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어머니는 五계(戒)를 받들어 가져 범행(梵行)은 맑고 깨끗하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태어났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 중에서 높은 몸을 가지어
정진하고 또 계를 가지면
저승에서 반드시 하늘 몸을 받나니
이 인연으로 부처의 어머니라 부른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나올 때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다. 그 때문에 땅은 진동하고 광명이 널리 비치었다. 어두운 곳들이 모두 밝음을 입은 것은 처음 태에 들어갈 때와 같았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태자가 날 때 온 땅은 진동하고
큰 광명 비치지 않는 곳 없었다
이 세계나 다른 세계나
상하 사방의 十방 세계에
광명을 놓아 깨끗한 인(因) 베풀고
하늘 세계의 몸 두루 갖추어
기쁨과 즐거움의 깨끗한 소리로
이내 보살 이름 일컬었나니.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고요한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때에 보살의 어머니는 나뭇가지를 잡아 앉지도 않고눕지도 않았다. 때에 四천자는 향수를 받들고 어머니 앞에 서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하늘 어머니여, 지금 거룩한 아드님을 낳으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소서' 라고.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그때에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앉지도 눕지도 않고
계(戒)를 가지어 범행을 닦았다.
부처를 낳아 게으르지 않나니
하늘 사람들 받들어 모시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몸은 맑고 조촐해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흰 비단 위에 던짐과 같아 서로 더럽히지 않나니 그 둘이 다 깨끗하기 때문이다. 보살이 태에서 나오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았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비단 위에 던져도 때묻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태에서 나올 때에도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느니라.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자 七보(步)를 걸었는데 아무도 부축하는 사람도 없었다. 두루 사방을 둘러보고 손을 들어 '천상과 천하에서 오직 내가가장 높다. 중생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제도하려 하노라'고 외쳤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사자가 걸으면서
두루 사방을 살핌과 같이
땅에 떨어지자 七보를 걸은
사람의 사자도 그러하였다.
또 마치 큰 용(龍)이 걸으며
두루 사방을 살핌과 같이
땅에 떨어지자 걸어가기 七보
사람의 용도 그러하였다.
양족존(兩足尊)은 이 세상에 나오실 때에
고요하고 편안하게 七보를 걷고
사방을 둘러보고 큰 소리 외쳤나니
마땅히 나고 죽는 고통을 끊으리라.
그가 처음으로 세상에 날 때
짝할 이 없는 부처와 같고
스스로 나고 죽는 근본을 보아
이 몸을 마지막 다시 나지 않으리.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이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때에 두 샘물이 솟아났다. 하나는 따뜻하고 하나는 찼다. 그것으로 목욕물을 바친 것이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양족존이 이 세상에 나왔을 때에
두 샘물은 스스로 솟아 났나니
그 물을 보살에게 바치자
보살은 목욕하고 청정해졌다.
절로 솟는 두 샘물
그 물은 매우 맑고 깨끗하였다
하나는 따뜻하고 하나는 찬 것
그것으로 일체지(一切智)를 목욕시켰다.
태자가 처음 나자 부왕(父王) 반두는 관상쟁이와 여러 점쟁이를 불러 태자의 상을 보아 그 길흉(吉凶)을 점치게 했다. 관상가들은 명령을 받아 태자의 상을 보았다. 먼저 옷섶을 헤쳐 그 원만한 상을 보고 서로 점쳐 말했다. ‘이런 상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두 곳으로 가는 것은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만일 세속 생활을 하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四천하의 왕노릇 할 것이다. 四병(兵)이 구족해 바른 법으로 천하를 다스릴 때에 치우치거나 굽음이 없어 그 은혜는 천하에 두루할 것이다. 七보(寶)는 스스로 모여 오고, 천명의 아들은 건장하고 용맹스러우며 외적을 항복 받아서 무기는 쓰이지 않고 천하는 태평할 것이다. 또 만일 집을 떠나 도(道)를 배우면 반드시 정각(正覺)을 이루어 十호(號)를 갖추게 될 것이다.’고 하였다.
때에 여러 관상가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이 왕자는 三十 二상(相)을 갖추어 있습니다. 반드시 두 곳으로 나아갈 것은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만일 집을 떠나면 반드시 정각을 이루어 十호를 갖추어 가질 것입니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백복을 갖춘 태자는 났네
관상가들이 점쳐 말한 것
그것은 책에 있는 그대로라서
두 곳으로 갈 것은 의심 없나니.
만일 집에 있어 세상 일 즐기면
반드시 그는 전륜성왕 되리라
七보는 얻기 어려운 것이지만
왕을 위해 七보는 저절로 올 것이다.
진금(眞金)으로 된 천개 바퀴살
둘레에는 황금의 덧바퀴 있고
굴리면 나는 듯 두루 다니네
그러므로 이름하여 천륜(天輪)이라 하네.
일곱 기둥 가지고 잘 훈련되어
높고 넓고 희기는 눈과 같으며
능히 허공을 날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둘째의 상보(象寶)라 하네.
말이 나가면 천하를 두르고
아침에 떠나 저녁에 돌아와 먹고
붉은 갈기에 공작의 목
그러므로 셋째의 마보(馬寶)라 하네.
맑고 깨끗한 유리의 구슬
그 광명은 一 유순(由旬) 비추네
밤을 비추면 낮처럼 밝나니
그러므로 넷째의 주보(珠寶)라 하네.
빛깔, 소리, 냄새, 맛, 또 촉감 등은
세상에는 그녀에게 비길 이 없고
모든 여자 중에서 제일이니라
그러므로 다섯째의 여보(女寶)라 하네.
유리로 된 보배와 구슬과
온갖 보배를 왕에게 바칠 때
즐거움과 기쁨으로 올리나니
그러므로 여섯째의 거사보(居士寶)니라.
전륜성왕의 생각하는 그대로
군사들은 날쌔게 오고 또 가며
건장하고 날랜 것 왕의 뜻 같나니
그러므로 일곱째의 주병보(主兵寶)니라.
이렇게 윤보 상보
마보와 주보
거사보와 여보와 또 주병보
이것을 이름하여 七보라 하네.
이것을 보고도 싫증이 없이
五욕(慾)을 스스로 즐거워할 것이요
만일 코끼리가 굴레를 끊은 듯
집을 떠나면 정각을 이루리라.
왕에게 이러한 아들이 있네
두 발 가진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세상에 있어 법바퀴를 굴리고
도를 이루면 게으름 없으리.
그 때에 부왕(父王)은 은근히 재삼 되풀이해 관상가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다시 이 태자를 보라. 三十二상 그것은 어떠 어떠한 것인가.”
때에 관상가들은 태자의 옷을 헤치면서 三十二상을 설명했다.
“一은 발바닥이 편편한 것입니다. 발바닥이 편편하므로 땅을 디딜 때 안온합니다.
二는 발바닥에 수레바퀴 살의 무늬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천개 바퀴 살로 되어 광명과 광명이 서로 비치고 있습니다.
三은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얇은 비단결 같은 막이 있어 그것은 마치 거위의 그것과 같은 것입니다.
四는 손발이 매우 부드러워 천상의 옷과 같은 것입니다.
五는 손가락 발가락이 가늘면서 길어 아무도 따를 수 없는 것입니다.
六은 발꿈치가 원만해 보기에 싫지 않는 것입니다.
七은 장단지가 사슴 다리 같아 아래위가 쪽 곧은 것입니다.
八은 뼈마디가 서로 물어 마치 고리를 서로 잇대어 맺어 놓은 것 같은 것입니다.
九는 남근(男根)이 말의 그것처럼 오므라들어 숨어 있는 것입니다.
十은 바로 서서 팔을 드리우면 무릎을 지나가는 것입니다.
十一은 낱낱의 털구멍에 하나씩 털이 나 그것이 오른쪽으로 돌고 빛은 감청색 유리와 같은 것입니다.
十二는 검푸른 털이 오른쪽으로 돌아 위로 쓸려 있는 것입니다.
十三은 몸이 황금빛인 것입니다.
十四는 살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먼지를 타지 않는 것입니다.
十五는 두 어깨가 둥글고 풍만한 것입니다.
十六은 가슴에 卍자(字)의 모양이 있는 것입니다.
十七은 키가 보통 사람의 곱이나 되는 것입니다.
十八은 두 발바닥, 두 손바닥, 두 어깨, 정수리가 모두 판판하고 두터우며 둥근 것입니다.
十九는 몸의 크고 넓기가 니구류나무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은 뺨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一은 가슴이 방정한 것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二는 이가 마흔 개나 되는 것입니다.
二十三은 이가 방정하고 고른 것입니다.
二十四는 이가 빽빽하여 빈틈이 없는 것입니다.
二十五는 이가 희고 깨끗하고 고운 것입니다.
二十六은 목구멍이 깨끗하여 먹는 음식의 모든 맛이 맛나지 않음이 없는 것입니다.
二十七은 혀가 길고 넓어 좌우로 귀를 핥을 수 있는 것입니다.
二十八은 목소리가 맑고 깨끗한 칼라빙카 소리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九는 눈이 검푸른 것입니다.
三十은 눈이 아래위로 끔적이는 것이 우왕(牛王) 그것과 같은 것입니다.
三十一은 두 눈썹 사이에 보드랍고 가늘고 광택이 나는 흰털이 있어, 펴면 한 길이나 되고 놓으면 오른쪽으로 감기어 진주(眞珠)와 같은 것입니다.
三十二는 정수리에 육계가 있는 것입니다.”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항상 조용하여 부드러운 발
땅을 밟아도 자국이 나지 않네
천개 바퀴살 모양 장엄하게 꾸미어져
광명과 빛깔을 두루 갖추어 있네.
그 몸은 니그로오다나무처럼
길이와 넓이가 평등하며
여래는 진정 희한하여라
말의 그것처럼 남근(男根)이 숨어 있네.
황금 보배로 장엄한 몸은
모든 모양이 서로 비치고
속세를 따라 섞이어 놀아도
티끌이나 먼지가 더럽히지 못하네.
하늘 빛깔은 지극히 부드럽고
하늘 일산은 저절로 덮어 주네
아름다운 소리에 자금(紫金) 빛 몸은
연꽃이 못물에서 갓나온 것 같네.
왕은 그것을 상사(相師)에게 물을 때
상사들은 삼가 왕에게 아뢰면서
보살의 상을
칭찬하기 끝이 없네.
온 몸에는 광명을 고루 갖추어
손과 발의 모든 마디마디에
안으로 밖으로 낱낱이 나타났네.
음식의 모든 맛을 두루 갖추고
몸은 바르고 곧아 기울어지지 않고
발바닥에는 수레바퀴 모양 있고
그 목소리는 처량한 난새 같네.
넓적다리 통통하여 두루 갖춘 것
그것은 과거 업이 만든 것이요
팔꿈치 발꿈치의 원만한 모양
그 눈썹과 눈매 단정하고 엄숙하네.
사람 중의 사자로 높은 어른
그 위대한 힘은 가장 제일이니라
그 뺨의 모양은 바르고 고르며
오른 모로 눕는 것 사자와 같고.
이는 바르고 골라 모두 四十개
빽빽하고 가지런해 틈이 없어라
과거에 일찍 없은 아름다운 목소리
멀리나 가까이나 인연 따라 미치네.
몸은 꼿꼿이해 굽히지 않아도
두 손으로 무릎을 만질 수 있네
손은 가지런하고 또 부드러워
대인(大人)의 아름다운 모양 갖추어 있네.
털구멍 하나마다 한 털이 나고
손 발가락 사이에는 얇은 막(膜) 있고
정수리에 육계 검푸른 눈
눈은 아래위로 껌적거리네.
두 어깨는 둥글고 두둑하여
三十二상을 갖추어 있네
발뒤꿈치는 높낮이 없고
사슴과 같은 종아리 가늘고 통통하네.
하늘 중의 하늘이 여기 오시니
마치 코끼리가 굴레를 벗어난 듯
남과 늙음과 병듦과 죽음의
중생을 고통에서 해탈시키네.
자비하신 마음으로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시와
법구(法句)의 뜻을 열어 보여
중생들로 하여금 받들게 하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 보살이 세상에 날 때에 모든 하늘은 허공에서, 손에 손에 일산과 보배 부채를 들고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 티끌과 흙을 막아 주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 중에서 일찍 없었던
가장 높은 이로 태어나셨네
모든 하늘은 공양하는 마음으로
보배 일산과 보배 부채 바치네.
“그 때 부왕은 네 유모를 주시었다. 一은 젖을 먹이고 二는 목욕시키고 三은 향을 바르고 四는 유희를 시켜 기쁨과 즐거움으로 받들어 길러 게으름이 없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유모들은 자애(慈愛)가 있어
아기 나자 곧 받들어 길렀다.
一은 젖먹이고 二는 멱감기고
三, 四는 향 바르기, 유희시키기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묘한 향으로써
사람 중의 높은 이께 발라 드렸다.
“태자가 동자(童子)가 되었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그를 바라보기에 싫증이 없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고 사랑하기
마치 황금상(象)이 처음 될 때
남녀들이 다투어 자세히 보며
보고 보아도 싫증 없는 것 같네.
“태자가 유년이 되었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돌려 가며 안아 주었다. 그것은 마치 보배 꽃을 보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 중의 높은 이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 공경하고 사랑해
서로 다퉈 돌려 가며 껴안아 주기
마치 보배꽃 향기를 맡는 것 같았다.
“사람 중의 높은 이, 세상에 났을 때, 그 눈을 깜짝이지 않는 것은 마치 도리천과 같았다. 눈을 깜짝이지 않기 때문에 비바시(관찰자)라고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하늘 가운데 하늘은 깜짝이지 않는 것
마치 도리천 사람과 같았다
빛깔을 보고 바르게 관찰하네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하니라.
“보살이 이 세상에 났을 때 그 소리는 맑게 트이며 부드럽고 화하였다. 그것은 마치 칼라빙카[迦羅頻伽]새의 소리와 같았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히말라야 산에 사는 새가
꽃즙을 마시고 우는 것처럼
저 사람 중의 가장 높은 이
그 소리 맑게 트임이 또한 그렇다.
“보살이 이 세상에 났을 때 그 눈은 맑고 트이어 멀리 一유순(由旬)까지 볼 수 있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맑고 깨끗이 닦은 업(業)의 갚음으로
하늘의 미묘한 광명을 받아
보살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
주위 一 유순을 볼 수 있었네.
“보살이 이 세상에 태어나 차츰 자라났을 때, 천정당(天正堂)에 있으면서 도(道)로써 사람들을 교화시켰다. 그 은혜는 뭇 백성들에 미치어 이름과 덕망이 멀리 떨쳤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직 어려서 천정당(天正堂)에 있으면서
도로써 천하를 교화하시고
모든 사무를 처리했나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 하니라.
맑고 깨끗한 지혜 넓고 넓으며
도 그 깊기는 큰 바다 같네
그래서 모든 중생 기쁘게 하여
그들의 지혜도 더욱 넓혔네.
때에 보살은 밖으로 나가 놀면서 구경하기 위해 어자(御者)에게 명령했다.
“어자야, 보배 수레 장엄하게 장식하여라. 저 동산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구경하리라.”
어자는 곧 수레를 꾸민 뒤에 돌아와 아뢰었다.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태자는 곧 수레를 타고 동산으로 나갔다. 그때 그 도중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그는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헐떡이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는 시자(侍者)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저 분은 늙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늙었다는 것은 살 나이가 거의 다 되어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되어 저 괴로움을 면하지 못할 것인가.”
“그렇습니다. 한 번 나면 반드시 늙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태자는 마음이 매우 어두워졌다. 그래서 곧 시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이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은 여기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늙어서 목숨이 장차 다하려
지팡이 기대어 떨며 걷는 것 보다
보살은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이 걱정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 때에 부왕(父王)은 그 시자에게 물으셨다.
“태자는 놀러 나가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부왕이 그 까닭을 물었을 때 시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언짢아했습니다.”
그 때 부왕은 잠자코 스스로 생각하기를 ‘전날 상사(相師)가 태자의 상를 보고 반드시 집을 떠나리라고 말하더니 이제 즐거워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마땅히 방편으로서 깊은 궁중에 있게 한 뒤 五욕(慾)의 향락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집을 떠나지 못하게 하리라’고 하였다.
그래서 곧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여자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했다.
부처님은 여기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방편으로써 별관을 장엄한 뒤
五욕의 향락으로 붙잡아 매어
태자를 집 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 뒤 어느 때 태자는 다시 시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타고 소풍하러 나갔다. 그 도중에서 한 병자를 만났다. 그는 잔뜩 쇠약한 몸에 배는 붓고 얼굴은 검어 혼자 똥무더기 위에 누워 있는데 아무도 돌보는 사람 없이 못내 고통 하면서 말도 하지 못했다. 태자는 시자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거 분은 병자입니다.”
“어떤 것을 병이라 하는가.”
“병이란 것은 온갖 고통이 못 견디게 굴어 살지 죽을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도 응당 저렇게 되어 그 걱정을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렇습니다. 나면 반드시 병이 있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태자는 마음이 어두워졌다. 곧 어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이 병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여기서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오랫동안 병든 사람 보매
얼굴은 그 때문에 말라빠졌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그 걱정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 때 부왕은 또 어자에게 물었다.
“태자는 놀러 나가 즐거워하던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어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병자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언짢아했습니다.”
그 때 부왕은 전날 상사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집을 나갈 것이다’하던 말을 잠자코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이제 즐거워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나는 마땅히 방편으로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집을 떠나지 않게 하리라’고 하였다. 곧 별관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여자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했다.
여기서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빛깔, 소리, 냄새, 맛, 촉감 따위는
미묘하여 즐길 만한 것이니라
그것은 보살이 불러온 복
그러므로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다.
또 그 뒤 어느 날 태자는 어자에게 명령하여 장식한 수레를 타고 소풍하러 나갔다. 그 길에서 한 죽은 사람을 만났다. 온갖 빛깔의 깃발은 앞뒤에서 인도하고 일가 친척들은 슬피 울고 부르면서 그 상여를 따라 성 박으로 나갔다. 태자는 어자에게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저것은 죽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죽음이라 하는가.”
“죽음이란 다한 것입니다. 숨길이 끊기고 열이 식어져 모든 감각 기관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죽고 사는 것이 길을 달리하여 사랑하는 처자와 이별합니다. 그러므로 죽음이라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 나도 반드시 저렇게 되어 그 걱정을 면하지 못할 것인가.”
“그렇습니다. 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태자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곧 어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이 죽음의 고통 나도 또 그렇게 될 것이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사람의 죽음을 보았을 때
그것이 다시 살아 날 줄 알았네
태자는 잠자코 생각했나니
나도 이 걱정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 때 부왕은 또 어자에게 물었다.
“태자는 놀러 나가 즐거워하던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어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부왕은 전날 상사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집을 나갈 것이다’라던 말을 잠자코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오늘도 즐거워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마땅히 방편으로써 모든 음악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집을 떠나지 않게 하리라’고 했다.
곧 별관을 아름답게 꾸미고 예쁜 여자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했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동자(童子)는 큰 명예가 있고
아름다운 계집들 둘러싸 있네.
五욕의 향락으로 스스로 즐기는 것
저 인드라[帝釋] 하늘과 같네.
또 어느 때 태자는 어자에게 명령하여 장식한 수레를 타고 소풍하러 나갔다. 그 길에서 한 사문(沙門)을 만났다. 그는 법의(法衣)를 입고 바루를 들고 오직 땅만 보고 걸어갔다. 태자는 곧 어자에게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저 분은 사문입니다.”
“어떤 것은 사문이라 하는가?”
“사문이란 모든 은혜와 사랑을 끊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그는 모든 감각 기관을 잘 억눌러 다루어 바깥 욕망에 물들지 않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습니다. 괴로움을 당해도 슬퍼하지 않고 즐거움을 만나도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능히 잘 참는 것, 그것은 마치 대지(大地)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라 입니다.”
그 때 태자는
“좋도다! 이 도(道)는 바르고 참되어 길이 번뇌를 여의고 미묘하고 또 맑고 허(虛)하였으니 오직 이것이 참으로 쾌한 것이로다!”
하고 곧 어자에게 명령하였다.
“이 수레를 돌려 가까이 가자.”
그 때 태자는 그 사문에게 물었다.
“그대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바루를 들었구나. 무엇을 뜻하여 구하는가.”
사문은 대답했다.
“사문이라는 것은 마음을 길들여 항복 받아 길이 번뇌를 떠나려 함입니다. 자비심으로 모든 생물을 사랑하여 침노하거나 해치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하고 편안해 오로지 도 닦기를 힘쓰는 사람입니다.”
“좋구나! 그 도는 가장 진실한 것이다!”
하고 곧 어자에게 명령했다.
“너는 이 보배 옷과 수레를 가지고 돌아가 대왕에게 사뢰라. 나는 여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려 한다. 그 까닭은 마음을 다루어 항복 받아 번뇌를 벗어버리고 맑고 깨끗하게 몸을 가지면서 오직 도를 구하기 위함이다.”
어자는 곧 태자가 탔던 수레와 옷을 가지고 부왕에게로 돌아갔다. 태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그대로 수도의 생활로 들어갔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태자는 늙고 병든 사람을 보고 이 세상의 고뇌(苦惱)를 알았다. 또 죽은 사람을 보고 세상에 집착하는 뜻이 없어졌다. 그리고 사문을 보자 확연히 크게 깨달았다. 그래서 수레에서 내려와 한 걸음 두 걸음 걷는 동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집착과 속박을 멀리했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집을 떠난 것이요,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번뇌를 멀리 떠난 것이다.”
때에 그 나라 사람들은, 태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바루를 들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다는 말을 듣고, 모두 ‘그 도는 반드시 진실한 것이기 때문에 태자로 하여금 나라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하였구나’하고 서로 말했다.
그 나라 안의 八만 四천인은 태자에게 나아가 제자가 되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깊고 미묘한 법을 가리어
그는 듣자 이내 집을 떠났네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
아무런 결박도 있을 수 없네.
태자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 제자로 삼고 그들과 함께 여러 곳에서 돌아가면서 간 곳마다 사람들을 교화할 때에,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여 四사(事)로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보살은 생각했다. ‘나는 대중들과 함께 여러 나라로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런 번거로운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언제나 이 군중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참 도를 구할 수 있을까.’
원을 이루어 한적한 곳에 가서 오로지 수도에 정진했다. 그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아아, 중생들은 참으로 불쌍하다. 항상 어둠 속에 있으면서 몸은 언제나 위험하고 약하다. 남[生]이 있고, 늙음이 있고, 병이 있고, 죽음이 있다. 그래서 몸은 모든 고통이 모여 있는 곳으로서,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서 난다. 이 괴로움의 덩이로 인하여 바퀴처럼 돌아 끝이 없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마땅히 이 괴로움의 원인을 밝게 알아 남과 늙음과 죽음을 없앨 수 있을까.’
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했다. 남과 죽음은 무엇으로부터 무엇을 인연하여 있는가.
그는 곧 지혜로써 그것의 말미암아 오는 곳을 관찰했다. 생(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다. 그러므로 <생>은 늙음과 죽음의 인연이다. 생은 유(有)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유>는 생의 인연이다. 유는 취(取)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취>는 유의 인연이다. 취는 애(愛)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애>는 취의 인연이다. 애는 수(受)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는 애의 인연이다. 수는 촉(觸)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촉>은 수의 인연이다. 촉은 六입(入)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六입>은 촉의 인연이다. 六입은 명식(名色)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명색>은 六입의 인연이다. 명색은 식(識)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식>은 명색의 인연이다. 식은 행(行)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행>은 식의 인연이다. 행은 치(癡)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치>는 행의 인연이다. 그것은 곧 치를 인연해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해 식이 있고 식을 인연해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해 六입이 있고 六입을 인연해 촉이 있고 촉을 인연해 수가 있고 수를 인연해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해 취가 있고 취를 인연해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해 생이 있고 생을 인연해 늙음, 병, 죽음, 걱정, 슬픔, 괴로움, 번민이 있는 것이다. 이 괴로움의 무더기는 생(生)을 인연해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괴로움의 음(陰)이라 한다.
보살이 괴로움의 원인을 깊이 생각할 때에, 지(智)가 생기고 눈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때에 보살은 또 깊이 생각했다.
‘무엇이 없으면 늙음도 죽음도 없고, 무엇이 멸하면 늙음도 죽음도 멸하는가.’
보살은 곧 지혜로써 그것의 말미암아 오는 곳을 관찰했다.
생(生)이 없어지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없고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 유가 없기 때문에 생이 없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한다. 취가 없기 때문에 유가 없고 취가 없기 때문에 유가 없고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한다. 애가 없기 때문에 취가 없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한다. 수가 없기 때문에 애가 없고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한다. 촉이 없기 때문에 수가 없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한다. 六입이 없기 때문에 촉이 없고 六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한다. 명색이 없기 때문에 六입이 없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六입이 멸한다.
식이 없기 때문에 명색이 없고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한다. 행이 없기 때문에 식이 없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한다. 치가 없기 때문에 행이 없고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한다.
이것을,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六입이 멸하고 六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과 걱정과 슬픔과 괴로움과 번민이 멸한다고 한다.
보살은 이렇게 괴로움의 음(陰)의 멸(滅)을 깊이 생각할 때에 지(智)가 생기고 눈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그 때에 보살은 이렇게 역순(逆順)으로 十二인연을 관찰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보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느니라.”
때에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먼 옛날의 태자 보살은
일찍 듣지 못한 법을 관찰했나니.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마치고
생(生)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다.
<생>은 본래 무엇을 인연해
무슨 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깊이 생각해 마치고
그것은 유(有)로부터 있는 줄 알았다.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취(取)해
엎치락뒤치락 더욱 <유>를 더하네
그러므로 여래는 이렇게 말하노니
<취>는 이 <유>의 인연이니라
온갖 더러움의 무더기는
바람 불면 악의 물 흐름과 같나니
그러므로 취의 원인은
애(愛)로 말미암아 널리 퍼진다.
애는 이 수(受)를 인연해 생겨
괴로움의 그물의 근본을 일으킨다.
물들고 집착하는 인연으로서
괴로움과 즐거움이 서로 응(應)한다.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수는 촉(觸)을 말미암아 생김을 안다.
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촉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촉은 六입(入)으로 생김을 안다.
六입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六입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六입은 명색(名色)에서 생김을 안다.
명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명색은 식(識)을 따라 생김을 안다.
식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식은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식은 행(行)을 따라 생김을 안다.
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행은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행은 치(痴)를 따라 생김을 안다.
이와 같은 인연을 가리켜서
실의인(實義因)이라 이름 짓는다
지혜의 방편으로 그것을 관찰하면
능히 인연의 뿌리를 볼 수 있다.
괴로움은 성현들이 지은 것도 아니요
또 아무 인연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변해 옮는 이 괴로움은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 없애느니라.
만일 무명(無明)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행(行)이 없을 것이요
만일 또 행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식(識)이 없을 것이다.
만일 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명색(名色)도 또한 없을 것이요
명색이 이미 멸해 다하면
六입(入)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六입이 아주 멸하면
거기에는 촉(觸)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촉이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수(受)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수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애(愛)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애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취(取)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취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유(有)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유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생(生)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늙고 병드는 괴로움의 무더기 없어져
일체의 괴로움도 다할 것이니
지혜 있는 사람의 설명하는 바라.
十二의 연기(緣起)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나니
이것이 있고 없음을 인연함이라.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며는
거기에는 모든 입(入)이 없을 것이다.
깊이 인연을 보아 아는 사람은
밖으로 스승을 구하지 않고
五온(蘊), 十二처(處), 十八계(界)에 있어서
탐욕을 능히 떠나 물들지 않는다.
일체의 보시(布施)를 받을 만하고
시주(施主)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만일 거기에 四변재(辯才) 얻고
결정코 깨달음을 얻을량이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니
저 색, 수, 상, 행,식(色受想行識)은
마치 썩어빠진 수레와 같으리라.
만일 분명히 이 법을 관찰하면
그 때는 곧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마치 새가 허공을 날아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 같으리.
보살은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바람이 가벼운 옷 날리는 것 같아라.
비바시 부처는 한가하고 고요히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그는 이렇게 관찰해 마치자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겼다.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노사(老死) 멸함 알았다.
비바시 부처님은 처음으로 도를 이루었을 때 많이 二관(觀)을 닦았다. 一은 안은관(安隱觀)이요 二는 출리관(出離觀)이었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짝없는 여래는
두 가지 관(觀)을 닦았다.
그것은 안온관, 출리관이라
저 언덕으로 이미 건넜다.
그 마음은 자유를 얻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산 위에 올라가 四방을 살피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 하니라.
큰 지혜 광명은 어둠을 흩어
거울을 스스로 비추는 것 같아라.
세상을 위해 걱정 번민 없애고
남, 늙음, 죽음의 괴로움 다 했다.
비바시 부처님은 한적한 곳에서 또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제 이미 이 위없는 법을 얻었다. 이것은 매우 깊고 미묘하여 알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은 번뇌가 없고 맑고 깨끗해, 오직 지혜 있는 사람만이 알 바요 범부(凡夫)로서는 미쳐 갈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모든 중생들이 다른 주장과 다른 소견과 다른 감정과 다른 학문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다른 소견을 의지해 제각기 구(求)하는 바를 즐기고 제각기 배운 바를 힘쓴다. 그러므로 이 매우 깊은 인연의 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애욕이 끊어진 열반을 말해도 그것은 더욱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저들을 위해 법을 설명해도 저들은 반드시 그것을 알지 못하고 다시 번거로움을 일으킬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 했다.
그 때에 범천왕은 비바시 부처님의 이 생각을 알고 스스로 생각했다. ‘아아, 이 세상은 망한다. 참으로 가엾은 일이다. 비바시 부처님은 그 깊고 미묘한 법을 알면서도 그것을 설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빠른 동안에 범천궁(梵天宮)에서 갑자기 내려와 부처님 앞에 서서 그 발 앞에 머리로 땅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리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또 합장해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때를 보아 법을 베푸소서. 지금 이 중생들은 업장이 엷고 모든 감각 기관이 영리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 교화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뒷세상에서 구제할 수 없는 죄를 두려워하며 모든 악한 법을 멸하고 착한 도(道)를 나게 해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부처님은 그 범천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다만 나는 한적한 곳에서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다. 내가 얻은 바른 법은 매우 깊고 미묘하다. 내가 비록 저들을 위하여 설명하더라도 저들은 반드시 그것을 알아듣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어지러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차라리 잠자코 있어 법을 설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수 없는 아승지겁(阿僧祗劫) 이전부터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해 위없는 행(行)을 닦아 이제 비로소 이 얻기 어려운 법을 얻었다. 비록 내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저 중생을 위해 설법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반드시 내 말을 실행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세상의 일들과 서로 반대되는 것이다. 중생들은 탐욕에 물들고 어리석음에 덮이어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범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때에 범천왕은 여러 번 되풀이해 설법하기를 간청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설법하시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망할 것입니다. 그것은 참으로 가엾은 일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지금 곧 설법하시어 저 중생들로 하여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그 때 부처님은 세 번이나 범왕의 간절한 청을 듣고 곧 부처의 눈으로써 세계를 두루 관찰해 보았다. 중생들 가운데는 더러움이 많은 자도 있고 적은 자도 있으며, 근성이 영리한 자도 있고 미련한 자도 있으며, 가르치기에 어려운 자도 있고 쉬운 자도 있으며, 쉽게 가르침을 받는 자는 뒷세상의 죄의 갚음을 두려워할 줄 앎으로써 능히 악한 법을 끊고 착한 도(道)를 낼 수 있는 자도 있음을 보았다. 그것은 마치, 우발라(優鉢羅)꽃, 발두마(鉢頭摩)꽃, 구물두(鳩勿頭)꽃, 분타리(分陀利)꽃이 비로소 진흙에서 나오기는 했지마는 아직 물 속에 있는 것도 있고, 혹은 이미 나와 물과 가지런히 있는 것도 있으며, 혹은 물위에 까지 올라오기는 하였지마는 아직 피지 못한 것도 있어, 그러나 그것들은 다 물에 더럽혀지지 않고 쉽게 피어날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세계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음을 보았다.
그 때 세존은 범왕에게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을 가엾이 여겨 이제 마땅히 감로(甘露)법문을 열어 설명하리라. 이 법은 깊고 미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이제 내 말을 믿어 받아 즐거이 듣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겠지마는, 덤비고 어지러워 아무 이익이 없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지 않으리라.’
그 때 범왕은 부처님이 그 청을 들어주심을 알고 기뻐 날뛰면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그 발에 예배한 뒤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사라진지 오래지 않아 여래는 잠자코 마음으로 생각했다. 나는 우선 누구를 위하여 설법해야 할까 하고.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내 마땅히 반두성 안에 들어가 먼저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를 위해 감로의 법문을 열리라.
그 때 세존은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빠른 시간에 보리 나무 밑에서 사라져 반두성의 녹야원(鹿野苑)에 이르러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부처님은 여기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자가 숲 속에 있어
자유로이 노니는 것처럼
저 부처님도 또한 그렇게
자유로이 노닐어 걸림이 없네.
비바시 부처님은 동산직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안에 들어가서 왕자 제사와 그 대신의 아들 건다에게 전하라. 과연 알고자 하는가, 비바시 부처님은 지금 녹야원에 계시면서 그대들을 보고자 한다. 빨리 가라.’
때에 저 동산직이는 분부를 받고 저 두 사람에게 가서 부처님 말씀을 알리었다. 그 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로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점차로 설법하시어 보여 가르쳐 이롭고 기쁘게 하였다. 즉 보시론(布施論), 계율론(戒律論), 생천론(生天論)과 애욕의 더러움의 상루(上漏)는 우환 덩어리요, 세속을 떠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 때에 세존은 그 두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기뻐하고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넉넉히 감당할 줄을 알았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고성제(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고집성제(苦集聖諦), 고멸성제(苦滅聖諦), 고출요제(苦出要諦)를 두루 펴 해설하셨다. 그 때에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앉은자리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어 법눈의 청정함을 얻었다. 그것은 마치 흰 바탕이 빛깔을 받기 쉬운 것과 같았다.
그 때에 지신(地神)은 곧 이렇게 외쳤다.
‘비바시 여래는 반두성 녹야원에서 위없는 법의 수레바퀴를 굴리셨다. 그것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모든 하늘이나 악마나 및 다른 세상 사람들로서는 굴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소리는 널리 퍼져 四천왕(天王)을 비롯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까지 미쳐 가고 잠깐 동안에 범천에 까지 이르렀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기뻐하는 마음으로 뛰며 좋아해
저 여래를 기리어 칭찬하네
비바시는 비로소 부처님 되어
위없는 법바퀴를 굴리시도다.
처음으로 보리 나무 밑에서 일어나
반두성으로 나아가시어
거기서 건다와 제사를 위해
四제(諦)의 법바퀴를 굴리시도다.
그 때에 저 건다와 제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자 온 뒤에
깨끗한 법바퀴 안에 있어서
깨끗한 행(行)을 닦아 따를 이 없네.
다음에는 저 도리천의 무리와
그리고 천제석(天帝釋) 무리들
기쁨에 넘쳐 서로 알릴 때
모든 하늘들 모두 그 소리 듣네.
저 부처님은 이 세상에 나와
위없는 법바퀴를 굴리시나니
모든 하늘 무리들 그 수는 늘고
아수륜(阿須倫)은 그 수 줄어들도다.
승선(昇仙)의 이름은 널리 퍼지고
착한 지혜로 세상을 멀리하네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를 얻어
지혜로 법바퀴 굴리느니라.
평등한 모든 법을 두루 관찰해
마음을 쉬어 더러움 없다
나고 죽는 재앙을 떠남으로써
지혜로 법바퀴 굴리느니라.
고통 없애어 모든 악 떠나고
욕심을 벗어나 자유를 얻고
은혜와 사랑의 지옥 벗어나
지혜로 법바퀴 굴리느니라.
바르게 깨달아 사람 중에 높은 이
양족존(兩足尊)은 마음을 스스로 다루어
모든 속박에서 멀리 뛰어나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중생을 교화하고 이끄는 스승
악마의 원수를 항복 받나니
그는 모든 악을 멀리 여의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번뇌를 떠난 힘은 악마를 꺾고
모든 기관 안정되어 게으르지 않으며
번뇌를 다하고 악마의 결박 벗어나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만일 결정법(決定法)을 배워 마치면
모든 법의 <나> 없음을 깨달으리니
그것은 법 중에서 가장 위되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내 몸을 이롭게 하기 바라지 않고
그러므로 또 이름도 구하지 않네
오직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므로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중생이 받는 고통과 재앙
늙음, 앓음, 죽음의 핍박을 보고
이 三 악취(惡趣)를 없애기 위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고
깊은 애욕의 근원을 뿌리 뽑고
흔들림 없이 모든 속박 벗어나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이기기 어려운 것 나는 이기고
이미 이겨 스스로를 항복 받으며
이기기 어려운 저 악마 이겨내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이 위없는 법의 수레바퀴는
오직 부처님만이 굴리시나니
하늘, 악마, 천제석, 범천
그 아무 것도 굴릴 자 없느니라.
중생에게 친근하여 법바퀴 굴려
천상, 인간의 무리 이익 되게 하나니
이들 천상, 인간의 큰 스승으로
저쪽 언덕으로 건넜느니라.
이 때에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법을 알아 과(果)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어 아무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였다. 그들은 곧 비바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법안에서 깨끗한 행(行)을 닦으려 하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니 자재로이 수행하여 모든 괴로움을 아주 없앨 수 있다.’
그 때에 두 사람은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지 오래지 않아 여래는 또 三사(事)를 가르치셨다. 一은 신족(神足) 二는 관타심(觀他心) 三은 교계(敎誡)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떠난 마음의 해탈과 남과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다. 그 때에 성안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서 법의(法衣)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깨끗한 행을 닦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들은 서로 말하기를, 그 도는 반드시 진실한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로 하여금 세상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하였다고 했다.
때에 성안에 있는 八만 四천인은 동산에 계시는 비바시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점차로 설법하시어 보여 가르쳐 이익 되고 기쁘게 하였다. 곧 보시론, 계율론, 생천론 그리고 애욕의 더러운 상루(上漏)는 재앙이 되고 세속을 벗어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맑고 깨끗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 때에 세존은 대중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기뻐하고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능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셨다. 그들을 위하여 <고성제>를 말씀하시고 <고집성제> <고멸성제> <고출요성제>를 널리 펴 해설하셨다. 때에, 八만 四천인은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떠나 곧 법눈의 깨끗해짐을 얻었다. 그것은 마치 흰 바탕은 빛깔을 받기 쉬운 것과 같았다. 그들은 법을 알아 과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였다. 그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여래의 법안에서 깨끗한 행을 닦고자 하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너희들 비구여, 내 법은 청정하여 자재로이 닦으면 모든 괴로움을 아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때에 八만 四천인은 모두 구족계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지 얼마 안되어 세존은 다시 三사(事)로써 교화하셨다. 一은 신족 二는 관타심 三은 교계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떠난 마음의 해탈과 남과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가 앞에 나타났다.
그 때에 八만 四천인은 부처님이 녹야원에서 사문도 바라문도 모든 하늘도 악마도 범천도 능히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의 바퀴를 굴리신다는 말을 듣고 곧 반두성에 계시는 비바시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머리에 붙는 불을 끄고자 하면
빨리 꺼지기를 찾아야 하듯이
그 사람들도 또 그와 같이
부리나케 여래에게 나아가도다.
때에 부처님은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았다. 그 때에 반두성에는 十六만 八천명의 큰 비구들이 있었다. 제사 비구와 건다 비구는 대중들 앞에서 허공에 올라가 몸에서 물과 불을 내며 모든 신변(神變)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다시 대중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했다. 그때 여래는 잠자코 있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성안에는 十六만 八천의 큰 비구들이 있다. 나는 마땅히 저들을 유행(遊行)하게 하리라. 저들은 각각 두 사람씩 짝을 지어 六년 동안 여러 곳으로 돌아다닌 뒤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하리라. 때에 수타회천(首陀會天)은 여래의 이 마음을 알았다.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 같은 빠른 시간에 저 하늘에서 사라져 갑자기 부처님 앞에 나타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조금 있다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두성 안에는 비구들이 많습니다. 저들이 각각 여러 곳으로 노닐면서 六년 동안 포교한 뒤에 다시 이 성에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한다면 저는 마땅히 그들을 보호해 아무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 때에 여래는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있음으로써 허가의 뜻을 보이셨다. 수타회천은 부처님의 침묵의 허가를 알고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그 앞에서 사라져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성안에는 비구들이 많다. 너희들은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포교하다가, 六년이 지나거든 돌아와 계(戒)를 말하리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각각 가사와 바루를 가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보내는 질서 바른 대중은
아무 욕심도 없고 집착도 없었다
그 위엄은 금시조(金翅鳥)와 같고
빈 못을 버리는 학(鶴)처럼 떠나갔다.
一년이 지난 뒤 수타회천은 천상에서 내려와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의 순회 포교는 이제 一년이 지나고 앞으로 五년이 남았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六년을 마친 뒤에는 이 성에 돌아와 계를 연설해야 한다’고. 이렇게 六년이 되었다. 수타회천은 또 비구들에게 말했다. ‘이제 六년이 이미 찼다. 마땅히 돌아와 계를 연설하라.’ 때에 모든 비구들은 이 하늘의 말을 듣고 모두 의발(衣鉢)을 거두어 챙긴 뒤 반두성으로 돌아왔다. 거기서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 부처님께 나아가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잘 길들여진 코끼리가
사람의 가고픈 곳 따르는 것처럼
그와 같이 저 비구 무리도
가르침을 따라 성으로 돌아오다.
그 때에 여래는 대중 앞에서 허공에 올라 가부좌(跏趺座)로 앉으시고 계경(戒經)을 연설하시되 인욕(忍辱)이 제일이요, 열반이 으뜸이라 수염과 머리를 깎는다 해서 남이 중 됨을 방해하지 말라고 하시었다.
수타회천은 부처님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게송으로 찬탄했다.”
여래의 큰 지혜는
미묘하고 홀로 높아
지관(止觀)을 함께 갖추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시고
중생을 가엾이 여김으로써
이 세상에서 도를 이루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로써
성문(聲聞)을 위해 연설하시니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을 멸한 상태의 진리로다
거룩한 저 여덟 가지 바른 길로
안락한 곳에 중생을 인도하네.
이제 저 비바시 부처님은
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모든 대중들 가운데 있어
마치 태양이 빛남과 같아라.
이 게송을 마치자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다. 그 때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생각해 보니 옛날 어느 때, 내가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태어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수타회천에는 태어나지 못했다. 만일 내가 저 하늘에 태어난다면 다시는 이 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 때 또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무조천(無造天)에 가고 싶다고. 그 때에 나는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 같은 빠른 시간에 여기서 사라져 갑자기 저 하늘에 나타났다. 그 때 그 하늘들은 내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머리로 예배하고 한쪽에 섰었다. 그리고 이내 내게 말했다. ‘우리들은 모두 비바시 부처님의 제자로써 그 부처님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다’ 하면서 그 부처님의 인연의 본말(本末)을 설명했다. 그리고 또 그들은 ‘우리는 또 시기 부처, 비사바 부처, 구루손 부처, 구나함 부처, 가섭 부처, 석가모니 부처님들의 제자로서 그분들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부처님들의 인연의 본말을 설명했다. 또 내가 아가니타천에 갔을 때도 또한 그러했다.”
때에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안
나는 신족(神足)으로써
저 무조천(無造天)의
제 七 대선(大仙)에 이르러
두 악마를 항복 받았다.
무열천(無熱天)은
손을 모아서 예배했나니
주도(晝度)나무의 향기처럼
석사(釋師) 이름은 멀리 들렸다
상호(相好)를 갖추어
선견천(善見天)에 이르렀다.
마치 연꽃이
물에 물들지 않는 것처럼
세존은 아무 데도 물들지 않고
대선견천(大善見天)에 이르렀었다.
해가 처음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깨끗하여 티끌의 가리움 없고
또 밝은 가을달처럼
일구경천(一究景天)으로 나아갔었다.
이 다섯 거처는
중생들이 깨끗하게 사는 곳
마음이 깨끗하여 여기에 오고
번뇌 없는 곳으로 나아가도다.
깨끗한 마음으로 와
모두 부처님 제자가 되었네.
더러움과 집착을 버리고 떠나
집착이 없는 것을 즐겨 하면서
법을 알아 깊이 믿어 움직이지 않는다.
비바시 아들은
깨끗한 마음으로
조용히 와
큰 선인(仙人)에게 나아갔다.
시기 부처 아들은
번뇌도 없고 하염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와
이유존(離有尊)에게 나아갔다.
비사바의 아들은
모든 기관을 완전히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마치 해가 하늘을 비추는 것 같았다.
구루손 아들은
모든 욕심을 버리고 떠나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묘한 광명의 불꽃 왕성하였다.
구나함의 아들은
번뇌도 없고 하염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그 광명은 보름달 같았다.
가섭의 제자는
모든 기관을 완전히 갖추어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큰 신선을 어지럽히지 않았다.
신족(神足)이 제일이니라
굳건한 마음으로
부처님 제자 되어
깨끗한 마음으로 나아왔도다.
부처님 제자 되어
여래에게 경례하고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었나니
태어난 곳과 도를 이룸과
이름과 성과 또 그 종족과
그리고 깊은 법을 알고 보아서
위없는 도를 이룬 사실을.
비구들은 고요한 곳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어
부지런히 노력해 게으르지 않아
가지가지 번뇌를 아주 끊는다.
이것은 이 모든 부처의
처음과 끝의 인연의 전부로서
연설한 것이니라.
부처님이 이 큰 인연경(因緣經)을 연설해 마치시자 모든 비구들은 그것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했다.
■ 주 해:
1) 경의 이역본(異譯本)으로는 송(宋)나라 때 법천(法天)이 한역한 『불설칠불경(佛說七佛經)』과 『비바시불경(毗婆尸佛經)』, 그리고 실역(失譯)인 『칠불부모성자경(七佛父母姓字經)』이 있고,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제45권 『십불선품(十不善品)』의 제4경과 내용이 비슷하다.
2) 사라(娑羅)로 되어 있고, 팔리본에는 sla로 되어 있다.
3) 살니(薩尼)로 되어 있다.
4) 송(宋)․원(元)․명(明) 세 본에는 모두 반두마저(槃頭摩底)로 되어 있다.
5) 명본(明本)에는 광상성(光相城)으로 되어 있다.
6) dhammat, 즉 법성(法性)으로 되어 있다.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나 상태를 말한다.
7) 4천왕(天王)이라 한다. 즉 지국천(持國天)ㆍ증장천(增長天)ㆍ광목천(廣目天)ㆍ다문천(多聞天)을 말한다.
8) '천종천(天終天)'으로 되어 있으나 명본(明本)에는 '천중천(天中天)'으로 되어 있다. 의미상 후자가 합당하므로 명본에 의거하여 번역한다.
9) 3본에는 인(因)으로 되어 있다.
10) 발바닥ㆍ두 손바닥ㆍ두 어깨ㆍ정수리 혹은 목덜미를 말한다.
11) 3본에는 니구류(尼拘類)로 되어 있다.
12) 이 다섯 가지 속성을 고루 갖춘 브라흐마의 음성(brahmassara)을 말한다. 팔리본에는 “깔라비까(karavika:가릉빈가)의 소리”로 되어 있다.
13) vipaśyin의 음역이고, 승관(勝觀)ㆍ정관(淨觀)ㆍ승견(勝見)ㆍ종종견(種種見) 등으로 한역한다. 앞에서는 변안(遍眼)이라고 하였다.
14) 3본에는 '대정당(大正堂)'으로 되어 있고, 팔리본에는 'attha karaṇe(재판소)'로 되어 있다.
15) 또는 고취온(苦取蘊)이라고도 한다.
16) 비롯한 한역본에는 이 부분이 모두 '고집음(苦集陰)'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팔리본에는 'dukkha-kkhandhassa samudaya(苦陰이 모여 일어남)'으로 되어 있다. 또 한역본에서도 고(苦)의 멸(滅)을 관찰하는 대목을 '고음멸(苦陰滅)'로 번역한 것으로 보아 의미상 '고음집(苦陰集)'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되어 '괴로움의 발생 과정'이라고 번역하였다.
17) 청련(靑蓮), 발두마화(鉢頭摩華)는 홍련(紅蓮), 구물두화(鳩勿頭華)는 황련(黃蓮), 분타리화(分陀利華)는 백련(白蓮)이다.
18) 아수라(asura)라고도 하며 비천(非天)ㆍ불단정(不端正)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송ㆍ원 2본에는 아수륜(阿須輪)으로 되어 있다.
19) '각이인구(各二人俱)'로 되어 있으나 여기에서 '각(各)'자는 물('勿)'자의 오자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본문의 아래에서 '저들을 각각 흩어…[宜各分布]'라 하였고, 『잡아함경(雜阿含經)』 제39권에서는 '너희들은 인간세계로 떠나 여러 곳을 다니면서 많은 이익을 주고 사람과 하늘을 모두 안락케 하라. 절대로 짝을 이루지 말고 한 사람씩 떠나라[汝等當行人間 多所過度 多所饒益 安樂人天 不須伴行 一一而去]'라고 한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함께 다니지 못하게 하고[勿二人俱]'가 의미상 옳을 듯하다.
20) 5정거천(淨居天)ㆍ5나함천(那含天)ㆍ5불환천(不還天)이라고도 한다.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한 성자가 태어나는 곳이다.
21) 3본에는 모두 결가부좌(結跏趺坐)로 되어 있다.
22) 18천의 하나로 무번천(無煩天)이라고도 한다.
23) 무열무견(無熱無見)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무극천견(無極天見)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내용으로 보아 무열천견[無熱天見]'이 옳을 듯하다. 번역은 고려대장경을 따랐다.
24) pārijāta이다. 파리질다라수(波利質多羅樹)ㆍ향변수(香遍樹)라고도 한다. 도리천(忉利天)에서 자라는 향기로운 나무이다.
25) 3본과 성본(聖本)에는 이 구절 다음에 '여북천념(如北天念)'이란 구절이 있으나 고려대장경에는 없다. 아마도 한 구절이 결락된 듯하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2 권
[제1분] ②
2. 유행경(遊行經)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성(羅悅城: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靈鷲山)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마갈국(摩竭國)의 왕 아사세(阿闍世)가 발지국(跋祇國)을 치려고 했다. 왕은 혼자 마음 속으로 '비록 저 나라 사람이 용맹스럽고 씩씩하며 사람이 많고 강하다 하더라도 내가 저 나라를 취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때 아사세왕은 바라문 대신인 우사(禹舍)2)에게 명령했다.
“너는 기사굴산에 계시는 세존께 나아가 내 이름으로 세존의 발에 예배한 뒤 '기거(起居)는 가볍고 편안하시며 다니시기에도 힘이 넘치십니까?' 하고 문안드려라. 그리고 다시 세존께 여쭈어 보아라.
'발지국 사람들은 스스로 용맹스럽고 씩씩하며 백성들이 많고 부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믿고 제게 순종하지 않으므로 제가 그들을 정벌하려고 합니다. 혹시 세존께서는 무슨 경계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그리하여 만일 훈계하는 말씀이 있으시거든 너는 잘 기억해 두었다가 들은 그대로 빠짐없이 나에게 말하라. 여래의 말씀은 결코 허망하지 않느니라.”
대신 우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보배 수레를 타고 기사굴산으로 갔다. 수레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르러서는 수레에서 내려 걸어갔다. 세존의 처소에 도착해 문안을 드린 뒤 한쪽에 앉아 세존께 여쭈었다.
“마갈국의 왕 아사세는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다시 정중히 여쭈었습니다.
'기거가 가볍고 편하시며 다니시기에도 힘이 넘치십니까?'
또 세존께 여쭈었습니다.
'발지국 사람들은 용맹스럽고 씩씩하며, 백성들이 많고 부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믿고 저에게 순종하지 않으므로 제가 그들을 정벌하려고 합니다. 혹시 세존께서는 무슨 경계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그 때 아난(阿難)은 세존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께 부채를 부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발지국 사람들이 자주 모여 서로 바른 일에 대하여 의논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和順]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의 임금과 신하가 서로 화목하고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공경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이 법을 받들고 금기(禁忌)할 바를 알며 제도(制度)를 어기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여 순종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은 종묘(宗廟)를 공경하고 조상에게 정성을 다해 섬기고 귀신에게 공경을 다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의 가정집 여자들의 행실이 바르고 참되며 깨끗하고 더러움이 없어 비록 웃고 농담하더라도 그 말이 음란한 데 미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은 사문을 높이 섬기고 계(戒)를 지키는 사람을 존경하여 보호하고 공양하기를 게을리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그 때 대신 우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나라 백성들이 비록 그 중에 어느 한 가지 법만 행하더라도 오히려 도모할 수 없을 터인데 더구나 일곱 가지를 다 갖춤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저는 나라 일이 많아 이제 하직하고 돌아가기를 청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임을 아시오.”
그 때 우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공손히 읍(揖)하고 물러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라열기성 부근에 있는 모든 비구들을 강당으로 모이게 하라.”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아난은 곧 라열기성으로 가서 비구들을 모두 강당에 모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구들이 모두 강당에 모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가셨다. 자리에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일곱 가지 불퇴법(不退法)을 연설하리라.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그 때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불퇴법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자주 서로 모여 정의(正義)를 강론(講論)하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화합하여 서로 공경하고 순종해 어기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법을 받들고 금기할 바를 알며 그 제도(制度)를 어기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대중을 보호할 능력이 있고 많은 지식을 가진 비구가 있을 경우, 마땅히 그를 공경하고 받든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바른 생각을 잘 지켜 간직하고 효도와 공경을 으뜸으로 삼는다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음욕을 여의고 깨끗한 행(行)만 닦으며 욕망을 따르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남을 앞세우고 자신은 뒤로 돌리며 명예와 이익을 탐하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는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일이 적은 것을 좋아하고 일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곧 법은 더욱 자라나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요, 두 번째는 침묵하기를 좋아하고 많은 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잠을 적게 자고 혼매(昏昧)한 데에 빠지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패거리를 만들어 쓸데없는 일로 언쟁하지 않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아무 덕(德)도 없으면서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악한 사람과 짝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산이나 숲 속의 한적한 곳에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렇게 하면 법은 더욱 자라나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니, 지진(至眞)ㆍ정각(正覺) 등 10호(號)를 두루 갖춘 여래를 믿는 것이요, 두 번째는 제 자신에 대하여 부끄러움[慚]을 아는 것이니 자기의 과오를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남에 대하여 부끄러워[愧]할 줄을 아는 것이니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해 남에게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자신이 받아 지녀야 하는 의미가 심오하고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범행을 구족한 상선(上善)ㆍ중선(中善)ㆍ하선(下善)에 대해 많이 듣는 것이다. 다섯 번째 부지런히 고행(苦行)에 힘써 악을 없애고 선을 닦으며, 부지런히 익혀 중지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옛날에 공부한 것을 잘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지혜를 닦아 익혀 나고 멸하는 법[生滅法]을 알고 성현(聖賢)의 도(道)에 나아가 모든 괴로움의 근본을 끊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라 하는가? 첫 번째는 부처님을 존경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법을 존경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스님을 존경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계율을 존경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정(定)을 존경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부모를 존경하고 순종하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방일하지 않는 사람을 존경하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곱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몸뚱이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음식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세간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항상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괴로움에는 나[我]라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서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염각의(念覺意)3)를 닦는 것이니,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욕심 없이 해탈하는 법을 닦아 열반으로 나아가는 것이요, 두 번째는 법각의(法覺意)를 닦는 것이며, 세 번째는 정진각의(精進覺意)를 닦는 것이요, 네 번째는 희각의(喜覺意)를 닦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의각의(猗覺意)를 닦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정각의(定覺意)를 닦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호각의(護覺意)를 닦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여섯 가지 불퇴법(不退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여섯 가지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몸으로 항상 자비를 행하여 중생을 해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입으로 인자한 말만 하고 악한 말은 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뜻으로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고 파괴하거나 손해 입히려는 생각을 품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깨끗한 재물을 얻으면 여럿이 함께 나누어 평등하고 차별이 없게 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성현의 계를 받아 빠뜨리거나 더럽히는 일이 없고 굳게 믿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성현의 도(道)를 알아 괴로움을 아주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여섯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여섯 가지 불퇴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念]이요, 두 번째는 법을 생각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스님들을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보시(布施)를 생각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 여섯 가지 생각하는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라열기성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내가 죽원(竹園)4)으로 가려고 한다.”
“예.”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겨 여러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마갈국을 경유하여 죽원에 도착하자 세존께서는 당상(堂上)에 올라 자리에 앉으셔서 모든 비구들에게 계(戒)ㆍ정(定)ㆍ혜(慧)에 대해 말씀하셨다.
“계를 닦아 선정을 얻으면 큰 과보(果報)를 얻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얻으면 큰 과보를 얻는다.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지면 등해탈(等解脫)을 얻어 3루(漏)인 욕루(欲漏)ㆍ유루(有漏)ㆍ무명루(無明漏)가 없어지게 된다. 해탈을 얻고 나면 해탈의 지혜[慧脫智]가 생겨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깨끗한 행[梵行]은 이미 확고하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다시는 다음의 생(生)을 받지 않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죽원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내가 파릉불성(巴陵弗城)5)으로 가려고 한다.”
“예.”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겨 여러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마갈국을 경유하여 파릉불성에 도착하자 세존께서 파릉(巴陵)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그 때 많은 청신사(淸信士)6)들은 부처님께서 대중과 함께 먼 곳에 와서 파릉나무 아래에 계신다는 소문을 듣고는 모두 성을 나섰다. 파릉나무 아래에 앉아 계시는 부처님을 멀리서 바라보았는데, 그 용모가 단정하고 6근(根)은 고요하였으며 잘 조화를 이루어 제일이었다. 마치 큰 용(龍)이 맑고 깨끗한 물에 살기 때문에 먼지나 때가 없는 것처럼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그 몸을 장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는 마음에 기쁨이 넘쳐 천천히 걸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차근차근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그들을 유익하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모든 청신사들은 설법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부처님과 법과 스님께 귀의(歸依)하고자 합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가엾게 여겨 허락하시고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지금부터는 생물을 죽이지 않고[不殺], 도둑질하지 않으며[不盜], 음탕하지 않고[不淫], 속이지 않으며[不欺], 술을 마시지 않고[不飮酒], 계(戒)를 받들어 잊지 않겠습니다. 내일은 저희가 공양을 올리고자 하오니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과 함께 자비를 베풀어 돌보아 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침묵으로써 허락하셨다. 청신사들은 부처님께서 침묵하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들은 곧 여래를 위하여 큰 강당을 지어 계실 곳을 마련하고 물 뿌려 소제하고 향을 사르며 보배로 장식한 자리를 깔았다. 모든 공양의 준비가 끝나자 곧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성자(聖者)께서는 때를 아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과 함께 그 강당으로 나아가셨다. 거기서 손발을 씻으시고 그 복판에 앉으셨다. 그 때 비구들은 왼쪽에 앉고 청신사들은 오른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청신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계를 범하면 다섯 가지 손해가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재물을 구하여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비록 얻은 것이 있더라도 날로 점점 줄어드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추한 이름과 나쁜 소문이 천하에 퍼지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목숨을 마쳐 죽은 뒤에는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또 청신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계를 지키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바라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다 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자기가 가진 재산은 더욱 불어나 손해가 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요, 네 번째는 좋은 이름과 착한 칭송이 천하에 두루 퍼지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목숨을 마쳐 죽은 뒤에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밤이 깊어 자정을 넘기자 부처님께서는 여러 청신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그만 돌아가라.”
모든 신도들은 부처님의 분부에 따라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그 발에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밤이 지나고 동이 틀 무렵에 고요하고 한가한 곳으로 나아가셨다. 거기서 맑고 트인 천안(天眼)으로 모든 큰 하늘신[天神]들이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중간 계층의 신[中神]들과 아래 계층의 신[下神]들도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곧 강당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으셨다. 세존께서는 때를 아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7)
“누가 이 파릉불성을 지었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성은 우사(禹舍) 대신이 쌓은 성입니다. 이것으로써 발지국을 막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성을 쌓은 사람은 바로 하늘 뜻을 얻었다. 내가 밤이 지나 동이 틀 무렵에 한가하고 고요한 곳으로 나가 천안으로 보니 모든 큰 하늘신이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중간 계층의 신과 아래 계층의 신도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난아, 마땅히 알라. 모든 큰 하늘신이 차지한 영토에 사는 사람은 크게 안락하고 불꽃처럼 성하리라. 중간 계층의 신이 차지한 곳은 중간 사람[中人]이 살 곳이요, 아래 계층의 신이 차지한 곳은 아래 사람[下人]이 살 곳이다. 공덕이 많고 적음을 따라 각각 그 사는 곳이 다를 것이다. 아난아, 여기는 현인(賢人)이 사는 곳이니, 상인(商人)이 모여들 것이요 나라의 법이 진실하여 서로 속이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 성은 가장 훌륭하여 모든 곳에서 추앙하므로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랜 뒤에 이 성이 파괴되려 할 때에는 반드시 세 가지 일[事]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홍수요, 두 번째는 큰 불이며, 세 번째는 나라 안의 사람이 나라 밖의 사람과 서로 음모하여 이 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 때에 파릉불성의 모든 청신사는 밤을 새워 공양을 준비했다가 때가 되자 부처님께 아뢰었다.
“음식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
청신사들은 곧 공양을 차리고 손수 시중을 들었다. 공양이 끝나자 물을 돌리고 따로 작은 방석을 깔고 부처님 앞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너희들이 있는 이곳은 현인과 지자(智者)들이 거처하는 곳으로서 계를 지키는 자들이 많고 범행(梵行)을 청정히 닦으므로 모든 착한 신(神)들이 기뻐하며 곧 복을 빌어주고[呪願] 있다.
'존경할 만한 자를 존경할 줄 알고, 섬길 만한 사람을 섬길 줄 알며, 널리 베풀고 서로들 사랑하며 자비로운 마음이 있어 모든 하늘들이 칭찬하는 바라 항상 선(善)과 함께하고, 악과 함께하지 않게 하소서.' ”
세존께서 이렇게 설법해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시자 대중들이 둘러싸 모시고 돌아갔다. 대신 우사는 부처님의 뒤를 따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사문 구담께서 이 성문으로 나가셨으니 이 문을 구담문(瞿曇門)이라 이름하자.'
또 여래께서 강을 건너시는 것을 보고는 그곳을 구담하(瞿曇河)라고 이름지었다. 그 때 세존께서 파릉불성을 나와서 강가에 이르렀다. 그 때 언덕 위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고, 그 중에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는 사람도 있고, 혹은 뗏목을 타고 건너는 사람도 있었으며, 또는 작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도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대중들과 함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셨다. 세존께서는 이런 이치를 관찰해 마치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는 바다의 사공이요
법의 다리 놓아 강을 건너는 나루 되시며
대승도(大乘道)의 큰 수레로
일체의 천상과 인간을 건네주시네.
또한 스스로 번뇌를 끊고
저 언덕으로 건너 신선이 되며
또 그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결박을 풀어 열반을 얻게 하시네.
그 때 세존께서는 발지국을 돌아다니시다가 구리(拘利)8)촌에 이르러 어느 나무 밑에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네 가지 깊은 법이 있다. 첫 번째는 거룩한 계(戒)이고, 두 번째는 거룩한 선정[定]이며, 세 번째는 거룩한 지혜이고, 네 번째는 거룩한 해탈(解脫)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알기 어렵다. 나와 너희들은 이것을 밝게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나고 죽는 가운데 끝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관찰해 마치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계율과 선정과 지혜와 해탈은
오직 부처만이 분별하시어
괴로움을 여의시고 중생을 교화해서
나고 죽음의 습기 끊게 한다네.
그 때 세존께서 구리촌에서 머무실 만큼 머무시고 나서 아난에게 나다(那陀)9)촌으로 함께 가자고 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들어 곧 옷과 발우를 챙겨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고, 발지국을 경유하여 나다촌에 이르러 건추처(揵椎處)10)에서 쉬셨다.
그 때 아난은 혼자 한적한 곳에서 묵묵히 속으로 생각했다.
'이 나다촌에는 열두 명의 거사(居士)가 있었다. 첫 번째는 가가라(伽伽羅), 두 번째는 가릉가(伽陵伽), 세 번째는 비가타(毘伽陀), 네 번째는 가리수(伽利輸), 다섯 번째는 차루(遮樓), 여섯 번째는 바야루(婆耶樓), 일곱 번째는 바두루(婆頭樓), 여덟 번째는 수바두루(藪婆頭樓), 아홉 번째는 다리사누(陀梨舍★), 열 번째는 수달리사누(藪達利舍★), 열한 번째는 야수(耶輸), 열두 번째는 야수다루(耶輸多樓)이다. 이 사람들은 모두 목숨을 마치고 어디에 태어났을까? 또 5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마쳤고, 또 50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마쳤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디에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조용한 곳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갔다. 머리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고요한 곳에서 묵묵히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나다촌에 살던 가가라 등 열두 거사는 목숨을 마쳤고, 또 5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마쳤으며, 또 500명이 있었는데 그들도 지금은 목숨을 마쳤다. 이들은 어디에 태어났을까?'
원컨대 설명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가가라 등 열두 명은 5하분결(下分結)11)을 끊고 목숨을 마친 뒤에 하늘에 태어났다. 그들은 거기서 완전한 반열반(般涅槃)을 얻어 다시는 이 땅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50명은 목숨을 마친 다음 3결(結)12)을 끊고, 음욕과 번성냄과 어리석음이 적어져 사다함(斯陀含)을 얻었다. 그래서 이 세상에 다시 한 번 돌아와 괴로움의 근본을 끊을 것이다. 또 500명은 목숨을 마친 다음 3결을 끊고 수다원(須陀洹)을 얻었다. 그래서 그들은 결정코 나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고 도(道)를 이루어 7생(生) 동안 이 세상에 오가며 태어나고서야 괴로움의 근본을 다할 것이다. 아난아, 태어나면 죽음이 있는 법이니, 이는 세상의 법칙이다. 이것이 뭐가 이상하다는 것이냐? 만일 일일이 사람이 죽을 때마다 내게 와서 묻는다면 그것은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이 아니겠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실로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 너를 위해 법의 거울[法鏡]을 설명하리라. 이것은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어디에 태어날 지를 알게 하고, 세 갈래 나쁜 세계[惡道]를 끊어 수다원을 얻게 하며, 7생을 지나지 않고 반드시 모든 괴로움을 끊게 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와 같은 일들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니라. 아난아, 법의 거울이란 곧 성인의 제자들이 무너지지 않는 믿음[不壞信]을 얻는 것을 말한다. 즉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여래(如來)ㆍ무소착(無所著)ㆍ등정각(等正覺) 등의 10호(號)를 구족(具足)하신 부처님을 믿는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바르고 참되고 미묘한 것이며, 자유자재로 설명하신 것이며, 특정한 시절이 따로 없는 것이며, 열반의 길을 보여주신 것이며, 지혜로운 자들이 행하는 것인 법을 믿는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훌륭히 서로 화합하고, 그 행동이 정직하며 아첨하는 일이 없고 도(道)의 결과를 성취하였으며, 위아래가 화목하고 법신(法身)을 구족한 스님들을 믿는 것이다. 수다원을 향하는 자와 수다원을 얻은 자, 사다함을 향하는 자와 사다함을 얻은 자, 아나함(阿那含)을 향하는 자와 아나함을 얻은 자, 아라한을 향하는 자와 아라한을 얻은 자, 이상 사쌍팔배(四雙八輩)를 여래의 성스럽고 현명한 대중이라 하는데, 이들은 진실로 존경할 만한 세상의 복밭[福田]이다. 그리고 또 맑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이지러지거나 빠짐이 없으며, 명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행할 바이며, 삼매정(三昧定)13)을 얻게 하는 성현의 계(戒)를 믿는 것이다. 아난아, 이것이 바로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어디에 태어날지를 알게 하고, 세 갈래 나쁜 세계를 끊고 수다원을 얻게 하며, 7생도 다 지내지 않아 반드시 괴로움의 근본을 끊게 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와 같은 일들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법의 거울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머무실 만큼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와 함께 비사리국(毘舍利國)14)으로 가자.”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발지국을 경유하여 비사리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 어느 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당시 암바바리(菴婆婆梨)15)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음녀(淫女)가 있었다. 그녀는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들을 데리고 비사리로 와 어떤 나무 아래에 앉아 계신다는 말을 듣고는 보배 수레를 장식하여 타고 가서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하고자 했다. 미처 가까이 가기 전에 멀리서 세존을 바라보았는데, 그 얼굴이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특이하며 상호(相好)를 원만히 갖춘 것이 마치 뭇 별 가운데 빛나는 달과 같았다. 이 모습을 본 그녀는 기뻐하면서 수레에서 내려 걸어갔다. 차츰 부처님 가까이에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차근차근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그녀를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그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늘부터 3존(尊)16)께 귀의합니다. 원컨대 바른 법 가운데 우바이(優婆夷)가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또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제자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그리고 오늘 밤에는 저의 동산에서 쉬도록 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들어 주셨다. 그녀는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부처님의 주위를 돌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과 함께 그녀의 동산으로 가리라.”
“예.”
부처님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발우를 챙기신 뒤 1,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그녀의 동산으로 가셨다.
그 때 비사리에 있던 여러 예차(隸車)17)족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암바바리 동산에 머물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곧 5색(色)으로 보배 수레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어떤 사람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하인들도 다 푸른빛이었다. 다른 수레와 말도 다섯 빛깔로서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모두 같은 빛깔의 옷을 입고 부처님을 뵙고자 나아가고 있었다.
암바바리는 부처님을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에서 예차족 사람들을 만났다. 수레를 빨리 몰아 가는 바람에 저들의 보배 수레와 충돌하여 깃발과 일산을 부러뜨렸다. 그러고도 그녀는 길을 비키지 않았다. 예차족 사람들은 꾸짖어 말했다.
“너는 무슨 세력을 믿고 길을 비키지 않고 우리 수레를 들이받아 깃발과 일산을 다 부러뜨리는가?”
그녀는 말했다.
“여러분, 저는 내일 부처님을 초대하였으므로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빨리 가야 하겠기에 길을 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예차족 사람들은 곧 그녀에게 말했다.
“너의 초대는 다음으로 미루고 먼저 우리에게 초대를 양보하라. 그러면 우리가 너에게 백천 냥의 금을 주겠다.”
그녀는 즉시 대답했다.
“제가 먼저 초대하여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양보할 수 없습니다.”
예차족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너에게 백천 냥 금의 16배를 주겠다. 부디 우리가 먼저 초대할 수 있게 해다오.”
그러나 그녀는 듣지 않았다.
“제 초대는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예차족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너에게 우리 나라 재산의 반을 주겠다. 우리에게 양보하라.”
그녀는 다시 대답했다.
“비록 나라 재산의 전부를 준다 해도 저는 받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는 저의 동산에 머무시면서 저의 초대를 먼저 허락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이미 결정된 것이니 끝내 양보할 수 없습니다.”
모든 예차족 사람들은 손을 휘두르면서 탄식했다.
“이제 저 여자 때문에 우리의 첫 복을 빼앗겼구나.”
그리고 곧 길을 재촉하여 그 동산을 향해 나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이 수만의 수레와 말로 길을 메운 채 찾아 오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리천(忉利天)이 동산에서 유희할 때의 위의(威儀)와 장식을 알고자 하느냐? 저들과 전혀 다르지 않느니라. 너희들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스스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다잡아 모든 위의를 갖추어야 한다. 비구들아, 어떤 것을 '스스로 그 마음을 다잡는다'고 하는가? 비구여, 안의 몸[內身]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또 밖의 몸[外身]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수(受)ㆍ의(意)ㆍ법(法)도 또한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행해야 할 것은 행할 줄 알고 그쳐야 할 것은 그칠 줄 알며, 좌우를 돌아보기와 몸을 펴고 굽히기와 굽어보고 쳐다보기와 옷을 입고 발우를 챙기기와 음식을 먹고 약을 쓰는데 있어서 지켜야 할 법칙을 어기지 않고, 좋은 방편을 써서 번뇌를 덜어 버리며,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깨었거나 잠자거나, 말하거나 묵묵히 있거나 항상 마음을 다잡아 산란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고 하느니라.”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암바바리 동산에 이르러 부처님의 처소로 가려고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여래께서는 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그 빛나는 모습이 유달리 뛰어나 모든 대중을 무색케 하는 것이 마치 가을 달과 같았다. 또 천지가 청명하고 깨끗해 가리움이 없을 때, 해가 허공에 있어 그 광명이 홀로 비추는 것과 같았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부처님을 에워싸고 앉았고, 부처님의 빛나는 모습은 대중 속에서 유달리 밝았다. 그 때 좌중에 있던 병염(幷★)18)이라는 범지(梵志:바라문)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마갈(摩竭)의 앙가(鴦伽)19)왕이
유쾌하게 좋은 이익 얻기 위하여
몸에 보주(寶珠)의 갑옷을 걸치자
세존께서 그 땅에 나타나셨네.
그 위덕(威德)은 3천 세계 뒤흔들고
그 이름은 설산(雪山)처럼 드러났으니
마치 연꽃이 피어난 것과 같아
그 향기 매우 미묘하여라.
이제 부처님의 광명을 보면
마치 처음 떠오르는 아침 해 같고
마치 밝은 달이 허공에 노닐 때
가리우는 구름 한점 없는 것처럼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아서
그 광명 세간을 비추시네.
이제 여래의 지혜를 보면
어둠 속에 등불을 보는 것 같으니
밝은 눈을 중생에게 베풀어 주어
모든 의혹을 풀게 하셨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 다시 병염에게 말했다.
“그대는 그 게송을 다시 읊어 보시오.”
그 때 병염은 부처님 앞에서 두 세 차례 되풀이해 읊었다.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는 각기 보배 옷을 벗어 병염에게 선물했다. 병염은 곧 그 옷을 여래께 바치니, 부처님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어 곧 그 옷을 받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비사리의 모든 예차족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매우 얻기 어려운 다섯 가지 보배가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여래ㆍ지진(至眞)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니, 이것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요, 두 번째는 여래의 바른 법을 연설하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세 번째는 여래가 연설한 법을 믿어 아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요, 네 번째는 여래가 연설한 법을 능히 성취하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다섯 번째는 위험에 빠진 사람을 재앙에서 구원하기를 되풀이할 줄 아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 보배라고 하는데, 이는 매우 얻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기뻐하며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제자들께서는 내일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부처님께서 예차족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이미 나를 초청하였으니 나는 이제 그것으로 공양을 받은 것으로 여기겠다. 암바바리가 이미 나를 먼저 초청하였다.”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암바바리가 이미 먼저 부처님을 초청했다는 말을 듣고 각기 손을 저으며 말했다.
“저희들이 여래께 공양하려 하였는데, 이제 이 여자가 이미 선수를 빼앗아 버렸군요.”
그리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한 뒤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각각 돌아갔다.
그 때 암바바리는 그 날 밤으로 여러 가지 공양을 준비하였다. 이튿날 공양 때가 되자 세존께서는 1,250명의 비구들에게 각각 옷과 발우를 챙기게 한 뒤 비구들에게 둘러싸여 그녀의 집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암바바리는 곧 맛있는 공양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바쳤다. 공양을 마치자 발우를 거두고 상을 치웠다. 그 때 그녀는 몸소 손에 황금 병을 들고 손과 발우를 씻는 물을 돌리고 나서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비야리20)성에 있는 동산 중에는 저의 동산이 가장 훌륭합니다. 저는 이 동산을 여래께 바치겠습니다.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동산을 나와 이 승단(僧團)에 보시하라. 왜냐 하면 여래가 가지는 동산ㆍ숲ㆍ방ㆍ집ㆍ옷ㆍ발우 등 여섯 가지 물건은 진실로 모든 악마ㆍ하늘ㆍ범천(梵天)ㆍ대신력천(大神力天)들은 이런 공양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 그녀는 분부를 받고 곧 그 동산을 부처님과 승단에 보시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를 가엾이 여겨 그것을 받으셨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탑을 세우고 절을 짓고
동산의 과일로 시원함을 보시하며
다리와 배로써 사람을 건네주고
광야에서 물과 풀을 보시하네.
또 집을 지어 보시하면
그 복은 밤낮으로 불어나고
계를 갖추어 맑고 또 깨끗한 자
그는 죽어 반드시 좋은 곳에 나리라.
그 때 암바바리는 낮은 평상을 가져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녀를 위하여 차근차근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즉 시론(施論)ㆍ계론(戒論)ㆍ생천론(生天論)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애욕은 큰 재앙이요,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가장 큰 번뇌[上漏]로서 장애가 될 뿐이니, 이를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 제일이라 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녀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좋아하여 5온(蘊)의 장애가 엷어져서 교화하기 쉽다는 것을 아시고는 모든 부처님의 법대로 그녀를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出要聖諦]에 대해 설명하셨다.
그 때 암바바리는 믿는 마음이 맑고 깨끗해졌으니 마치 깨끗한 흰 천이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안(法眼)이 생겨 법을 보고는 법을 얻었으며 결정코 바르게 머물러 나쁜 세계[惡道]에 떨어지지 않게 되었으며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들에게 귀의합니다.”
이렇게 세 번 되풀이했다.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이가 되도록 허락해 주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그 때 그녀는 부처님에게 다섯 가지 계(戒)를 받고 나서 본래의 습관을 버리고 더러운 때가 없어졌다. 그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비사리국에서 머무실 만큼 마음대로 머무시고 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나는 이제 죽림총(竹林叢)으로 가리라.”
“예.”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기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발지국을 경유하여 저 죽림정사에 이르렀을 때 비사타야(毘沙陀耶)라는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대중들과 함께 죽림정사로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저 사문 구담은 그 명성과 덕망이 사방에 널리 퍼지고 10호(號)를 구족하셨다. 그래서 모든 하늘과 제석ㆍ범천(梵天)ㆍ마(魔)와 마천(魔天)ㆍ사문 바라문 가운데에서 스스로 지혜를 체험하고 남을 위해 설법하신다. 그 상ㆍ중ㆍ하의 모든 말씀은 다 바르고 참되며 그 뜻이 깊고, 또 깨끗한 행(行)을 구족하셨다. 이런 참 사람[眞人]21)은 마땅히 찾아가 뵈어야 하리라.'
그는 죽림정사로 부처님을 찾아가서 문안을 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차근차근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해 주시고 기쁘게 해 주셨다. 바라문은 설법을 듣고 못내 기뻐하면서 곧 세존과 모든 대중들을 초청했다.
“내일은 저희 집에서 공양을 받으소서.”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그 청을 들어 주셨다. 바라문은 이미 허락하신 것임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그 날 밤으로 음식을 준비했고, 이튿날 때가 되자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라고 알려 왔다.
세존께서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그의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바라문은 온갖 맛난 음식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손과 발우를 씻을 물을 돌리고 나서는 낮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음식과
의복과 침구로써
계를 지키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는 곧 큰 과보를 얻으리라.
그것은 참된 동반자 되어
한평생[始終] 함께하리니
그가 이르는 곳마다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 같으리.
그러므로 착한 종자 심으면
뒷세상의 양식이 되며
복은 그 뿌리와 기초가 되어
그 중생 그것으로 안락해지리.
복의 과보로 하늘의 보호 받아
어디로 가나 위험이 없고
한평생 어려움 만나지 않으며
죽으면 곧 천상에 오르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시고 그를 가르쳐 이롭고 기쁘게 하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당시 그 나라에 흉년이 들어 곡식이 귀해져서 구걸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재 이 나라 안에 있는 모든 비구들에게 명령하여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하라.”
“예.”
아난은 곧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사방 모든 대중들에게 모두 강당으로 모이라고 전하였다. 나라 안의 대중들이 모두 모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중이 모두 모였습니다. 성자는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
그 때 세존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라에 흉년이 들어 구걸하기가 매우 어렵다. 너희들은 각각 무리를 나누어 아는 곳을 따라 비사리나 월지국(越祇國)22)으로 가 그곳에서 안거(安居)하도록 하라. 그러면 궁색한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아난과 함께 여기서 안거하리라. 왜냐 하면 그렇게 해야 궁색함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이 분부를 받아 곧 떠나고, 부처님과 아난만 그곳에 머물렀다. 그 뒤 여름 안거 동안에 부처님께서 병이 들어 온몸이 몹시 아프셨다. 부처님께서는 가만히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병이 나서 온몸이 몹시 아프다. 그러나 제자들이 모두 흩어져 없는데 내가 만일 열반에 든다면 그것은 옳지 못하다. 나는 정근(精勤)하고 스스로 노력하여 내 목숨을 이어야 한다.'
그 때 세존께서 고요한 방에서 나와 시원한 곳에 앉으셨다. 아난은 이를 보고는 곧 부처님께 황급히 나아가 아뢰었다.
“이제 존안(尊顔)을 뵈오니 병이 좀 차도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아난이 다시 아뢰었다.
“세존께서 병이 나시니 제 마음은 황송하고 두려우며 걱정스럽고 근심되어 어쩔 줄을 모르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가만히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여래께서는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않으셨고, 세간의 눈은 아직 멸하지 않았으며, 큰 법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왜 지금 모든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내리지 않으실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이라도 있는가? 만일 스스로 '나는 여러 스님들을 거느리고 있다. 나는 여러 스님들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대중에게 내릴 가르침이 있을 것이나, 여래는 '나는 대중을 거느리고 있다. 나는 대중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슨 대중에게 내릴 가르침이 있겠는가? 아난아, 나는 설해야 할 법을 안팎으로 이미 설하였지만 '보아야 할 것을 모두 통달하였다'고 스스로 자랑한 적은 한 번도 없느니라. 나는 이미 늙었고, 나이 또한 80이나 된다. 마치 낡은 수레를 방편으로 수리하면 좀 더 갈 수 있는 것처럼 내 몸도 또한 그렇다. 방편의 힘으로써 잠시 목숨을 연장할 수 있기에 나는 스스로 힘써 정진하면서 이 고통을 참느니라. 일체의 사물을 생각하지 않고 생각이 없는 선정[無想定]에 들어갈 때, 내 몸은 안온하여 아무런 번민도 고통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스스로 맹렬히 정진하되 법(法)에 맹렬히 정진해야지 다른 것에 맹렬히 정진하지 말며, 스스로 귀의하되 법에 귀의해야지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23) 어떤 것을 '스스로 맹렬히 정진하되, 법에 맹렬히 정진해야지 다른 것에 맹렬히 정진하지 말며, 스스로 귀의하되 법에 귀의해야지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라고 하는가? 아난아, 비구는 안의 몸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하고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잘 기억하여 잊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애야 한다. 또 밖의 몸을 관찰하고, 안팎의 몸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하고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잘 기억하여 잊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애야 한다. 수(受)와 의(意)와 법(法)도 또한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하느니라. 이것을 아난아, '스스로 맹렬히 정진하되, 법(法)에 맹렬히 정진해야지 다른 것에 맹렬히 정진하지 말며, 스스로 귀의하되 법에 귀의해야지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에 능히 이 법대로 수행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곧 나의 참 제자요, 또 제일가는 수행자일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차바라탑(遮婆羅塔)24)으로 가자.”
아난은 “예” 하고 대답했다.
여래께서는 곧 일어나 옷과 발우를 들고 어떤 나무 밑으로 가셨다.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리를 깔아라. 나는 등병[背痛]을 앓고 있다. 여기서 좀 쉬고 싶다.”
아난은 “예” 하고 대답하고는 곧 자리를 깔았다. 여래께서는 앉으시자 아난도 작은 자리를 깔고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4신족(神足)25)을 닦아 그것을 많이 익혀 행하고 또 항상 그것을 생각해 잊지 않는 자들은 모두 원하기만 한다면 죽지 않고 1겁(劫)을 넘게 살 수 있느니라. 아난아, 부처님은 4신족을 이미 많이 닦았고 생각을 오로지해 잊지 않으니, 원하기만 한다면 여래는 1겁이 넘도록 살며 세상을 위하여 어둠을 없애고 이롭게 하는 일이 많아 하늘과 사람들이 안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아난은 묵묵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되풀이해 말씀하셨다. 아난은 그래도 잠자코 있었다. 그 때 아난은 악마에게 붙잡혀 정신이 아득하여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기미[相]를 나타내셨으나 아무것도 청할 줄을 몰랐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때가 되었음을 마땅히 알라.”
아난은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부처님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고요히 생각에 잠겼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악마 파순(波旬)26)은 부처님께 와서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에 아무 욕심이 없으시니 반열반에 드십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滅度)하십시오.”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내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여래는 아직 반열반에 들 수 없다. 반드시 나에게 많은 비구들이 모여야만 그렇게 할 수 있느니라. 또 그들이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고, 용맹하고 겁이 없어 안온한 경지에 이르러야 하리라. 자신의 이익을 얻고 다른 사람의 길잡이가 되어서 경(經)의 가르침을 널리 펴고, 글귀의 뜻을 밝힐 수 있어야 하리라. 또 만일 다른 주장이 있으면 바른 법으로써 그들을 항복받을 수 있어야 하리라. 또 신변(神變)을 몸소 증험할 수 있어야 하리라. 제자들이 모두 그러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자들이 모이지 않았다. 또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도 모두 그러해야 하는데 그러한 이들 또한 모이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은 마땅히 깨끗한 행을 넓히고 각의(覺意)를 연설하여 모든 하늘신과 사람들로 하여금 두루 신변을 보게 할 때이니라.”
그 때 악마 파순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옛날 울비라(鬱鞞羅)27)의 니련선(尼連禪) 강가에 있는 아유파니구율(阿遊波尼俱律)나무 밑에서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정각(正覺)을 이루셨을 때 저는 세존께 나아가 반열반에 드실 것을 권해 청했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滅度)하십시오.'
그 때 여래께서는 곧 저에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이여, 내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여래는 아직 반열반에 들 수 없다. 반드시 나에게 많은 제자들이 모이고, 나아가서는 하늘신과 사람들까지 모두 신통과 변화를 보게 하고 나서야 멸도하리라.'
부처님이시여, 이제 제자들은 이미 모이고, 나아가서는 하늘신과 사람들까지도 모두 신통 변화를 보았습니다. 그러니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왜 멸도하지 않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석 달 뒤에 나는 본생처(本生處)28)인 구시나갈(拘尸那竭)의 사라원(娑羅園) 쌍수(雙樹) 사이에서 멸도할 것이다.”
그 때 악마는 곧 생각했다.
'부처님은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다. 이번에는 반드시 멸도하실 것이다.'
악마는 기뻐 날뛰다가 홀연히 사라졌다.
악마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는 곧 차바라탑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삼매에 들어 목숨을 유지해 주던 온갖 인연이 되는 요소[壽行]29)들을 버리셨다.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하니 온 나라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 털이 곤두서지 않은 이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자 두루 비치어 끝이 없었고, 어두운 지옥까지도 모두 그 광명을 받아 서로 볼 수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두 가지 행위 중에
나는 이제 유위(有爲)를 버리고
안으로 삼매(三昧)를 오로지하여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같이 했네.
그 때 현자(賢者) 아난은 놀라서 털이 거꾸로 섰다. 그는 황급히 부처님께 돌아와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괴상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땅이 크게 진동하였는데 이것은 무슨 인연이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땅이 진동하는 것에는 여덟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어떤 것을 여덟 가지라 하는가? 땅[地]은 물 위에 있고 물[水]은 바람에 의지하며, 바람[風]은 공중에 머문다. 허공[空]에 큰 바람이 있어 때로 스스로 일어나면 곧 큰 물이 요동치고, 큰 물이 요동치면 곧 대지가 온통 진동한다. 이것이 그 첫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가끔 도를 얻은 비구나 비구니 혹은 큰 위신력이 있는 천신이 물의 성질이 많다고 관찰하거나 땅의 성질이 적다고 관찰하고는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고자 하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두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만일 처음에 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태에 들어갈 때 생각을 오로지해서 산란하지 않으면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세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보살이 처음으로 어머니 태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 생각을 오로지해 산란하지 않으면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네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보살이 처음으로 위없는 정각(正覺)을 이루면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한다. 이것이 다섯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어 악마[魔]와 악마의 하늘[魔天]ㆍ사문 바라문ㆍ모든 하늘에게 세상 사람으로서는 그 누구도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륜 굴리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그 여섯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부처님의 교화가 장차 끝나려 할 때 생각을 오로지해서 산란하지 않고 생명을 버리고자 하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일곱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여래가 무여열반계(無餘涅槃界)에 반열반(般涅槃)할 때 땅이 크게 진동한다. 이것이 여덟 번째 인연이다. 이 여덟 가지 인연 때문에 땅이 크게 진동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위없이 두 가지를 구족하신 분[足尊]30)
세상을 비춰주는 큰 사문이라 한다.
아난은 천인사께 청하여
땅이 움직이는 인연을 여쭈었네.
여래께서 자비로운 말로 연설하실 때
그 소리 마치 가비릉새31) 같았네.
내가 그대들에게 말해 주리니
땅이 진동하는 까닭을 들어 보라.
땅은 물을 의지해서 있고
물은 바람을 의지하고 있으니
만일 허공에서 바람이 일어나면
곧 땅은 크게 진동한다네.
만일 도를 얻은 비구와 비구니들이
신족(神足)의 힘을 시험하고자 하면
산과 바다와 온갖 초목과
큰 땅덩이가 모두 진동한다네.
제석이나 범천 등 모든 높은 하늘이
땅을 움직이고자 마음먹으면
산과 바다의 모든 귀신과
큰 땅은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두 가지 구족하신 높으신 보살이
백복(百福)의 상(相)을 이미 갖추고
처음으로 모태에 들어갈 때에
땅은 곧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마치 용(龍)이 요 위에 누운 듯
열 달 동안 모태에 들어 있다가
비로소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
땅은 곧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부처님께서 동자로 지내시던 때
번뇌와 인연과 속박 없애고
한량없이 훌륭한 도 이룩하면
땅은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한다네.
승선(昇仙)이 되어 녹야원에서
법륜을 굴리시면서
도의 힘으로 악마 항복받으면
땅은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한다네.
악마가 자주 와서 못 견디게 간청하며
부처님께 반열반을 권하여
부처님께서 생명을 버리게 되면
땅은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사람 중에 높은 이요, 큰 도사(導師)이신
신선이 후세 생명 다시 받지 않고서
움직이기 어렵게 열반을 취할 때
땅은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한다네.
땅이 움직이는 데 여덟 가지 일
깨끗한 눈으로 모든 인연 알아 말했으나
이런 일 있든지 또 다른 인연으로
땅은 크게 진동한다네.
■ 주 해:
1) 서진(西晋) 때 백법조(白法祖)가 한역한 『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과 동진(東晋) 때 법현(法顯)이 번역한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그리고 실역(失譯)인 『반니원경(般泥洹經)』이 있으며, 참고 자료로는 당(唐)나라 의정(義淨)이 한역한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雜事)』와 『중아함경』 제 42권의 142번째 소경인 『우세경(雨勢經)』과 제 1권의 3번째 소경인 『성유경(城喩經)』과 제 14권의 68번째 소경인 『대선견왕경(大善見王經)』과 제 8권의 33번째 소경인 『시자경(侍者經)』과 『잡아함경』 제30권의 866번째 소경 등이 있다.
2) 팔리어로는 Vassakāra라 하고 한역으로는 우사(雨舍)로 쓴 곳도 있다.
3) 각지(覺支)ㆍ각분(覺分)ㆍ보리분(菩提分)이라고도 한다. 광의(廣意)로는 37도품(道品)을 말하고, 협의(狹意)로는 7각지(覺支)를 말한다.
4) 있는 죽림정사(竹林精舍)를 말한다. 또한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이라고도 한다.
5) Pāaliputta이며, 마가다국의 성 이름이다. 혹은 화씨성(華氏城)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6) upāsaka이며, 우바새(優婆塞)로 음역하기도 한다. 3보(寶)를 공경하는 재가의 남자 신도를 말한다.
7) '세존지시고문아난(世尊知時故問阿難)'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시(時)'가 '이(而)'자로 되어 있다. '이(而)'자로 바꾸어 해석할 경우 '세존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아난에게 물으셨다'가 된다.
8) koṭigāma이며, 『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에는 구린취(拘隣聚)로 되어 있다.
9) Nādikā이며, 나려가취락(那黎迦聚落)이라고 하기도 한다. 『불반니원경』에는 희예국(喜豫國)으로 되어 있다.
10) 긴기가정사(緊耆迦精舍, Gijakvasatha)로 되어 있는데, 이는 전와당(磚瓦堂), 즉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쓰기 위해 벽돌로 조성해 놓은 건축물을 의미한다.
11) 욕계(欲界)이고 결(結)은 번뇌(煩惱)를 뜻한다. 욕계에서 중생을 얽어매고 있는 다섯 가지 번뇌(欲貪ㆍ瞋恚ㆍ有身見ㆍ戒禁取見ㆍ疑結)를 말한다.
12) 5하분결(下分結) 중 세 가지인 신견결(身見結)ㆍ의결(疑結)ㆍ계금취결(戒禁取結)을 말한다.
13) samdhi이며, 삼매(三昧) 또는 삼마지(三摩地)라고 음역하기도 하며 정정(正定)ㆍ등지(等地)로 한역한다.
14) Vesli이며, 폐사리(吠舍釐)라고도 하며 광엄(廣嚴)이라 한역한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16대국(大國) 중의 하나로 발지(跋祇, Vajji)국의 수도였다.
15) Ambapli이며, 내녀(奈女) 또는 내녀(女)라고도 한다. 『불설내녀기바경(佛說奈女耆婆經)』에 의거하면 이 여인과 빈바사라(頻婆娑羅)왕 사이에 기바(耆婆, jiva)라는 아들을 두었다고 한다.
16) 3보(寶)와 같은 뜻으로 곧 양족존(兩足尊)ㆍ이욕존(離欲尊)ㆍ중중존(衆中尊)인 불(佛)ㆍ법(法)ㆍ승(僧)을 말한다.
17) Licchavi이며, 리차(利車)ㆍ리사(離奢)ㆍ리차(離車)ㆍ려창(黎昌)ㆍ률차(律車)ㆍ리차비(梨車毘)라고도 하며, 박피(薄皮)ㆍ동피(同皮)라 한역한다. 비사리성(毗舍離城)에 있던 찰제리 종족의 이름이다.
18)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병기(幷曁)로 되어 있다. 혹 기(★)자를 그렇게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9) Aṅga)는 종족의 이름인데, 혹 나라 이름으로 쓰기도 한다.
20) 비야리(毗耶離)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비사리(毗舍離)로 되어 있다.
21) 지극히 진실하신 분[至眞], 즉 공양을 받아 마땅한 분[應供]이라는 뜻인 아라한(阿羅漢)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칭호로 쓰였다.
22) 근교의 발지국(跋祇國, Vajji)을 말한다.
23) 참조하여 “자신을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며 다른 것을 등불로 삼지 말라. 자신을 귀의처로 삼고 법을 귀의처로 삼으며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지 말라”로 번역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한역(漢譯)의 문장[文]에 충실하여 위와 같이 번역하였다.
24) Cpla-cetiya이며, 비사리성(毗舍離城) 인근에 있던 탑이다.
25) 말하는 것으로서 즉 욕정단행구신족(欲定斷行具神足)ㆍ심정단행구신족(心定斷行具神足)ㆍ정진단행구신족(精進斷行具神足)ㆍ관정단행구신족(觀定斷行具神足)을 말한다.
26) ppimant이며, 파비면(波卑面) 또는 파비야(波卑夜)라고도 하고 살자(殺者) 혹은 악자(惡者)로 한역한다.
27) Uruvel이며, 고행림(苦行林)으로 번역한다. 마가다국에 위치한다.
28) 'upavattana Mallnaṃ(末羅族의 出生地)'로 되어 있다.
29) 수명(壽命)을 구성하는 모든 인소(因素)를 가리킨다.
31) karavika이며, 곧 가릉빈가조(迦陵頻伽鳥)이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3 권
2. 유행경(遊行經) ②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여덟 가지 무리[衆]가 있다. 무엇을 여덟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찰리중(刹利衆)이요, 둘째는 바라문중(婆羅門衆)이며, 셋째는 거사중(居士衆)이요, 넷째는 사문중(沙門衆)이며, 다섯째는 사천왕중(四天王衆)이요, 여섯째는 도리천중(忉利天衆)이며, 일곱 번째는 악마중[魔衆]이요, 여덟째는 범천중(梵天衆)이다. 나는 기억하고 있다. 옛날에 내가 찰리중과 왕래하며 함께 앉아 있기도 하고 일어나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눈 일들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나는 정진한 선정[定]의 힘으로 모든 것을 마음대로 잘 나타내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좋은 빛깔이 있으면 내 빛깔은 그들보다 더 훌륭하게 나타냈고, 그들에게 묘한 소리가 있으면 내 소리는 그들보다 더 나았다. 그들은 나를 피해 물러갔지만 나는 그들을 피하지 않았다. 그들이 말할 수 있는 것이면 나도 말할 수 있음은 물론, 그들이 말할 수 없는 것까지도 나는 다 말할 수 있었다. 아난아, 나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였다. 그리고는 내가 거기서 사라지면 그들은 내가 하늘인지 사람인지를 알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범천 무리들에게 수없이 오고 가면서 그들을 위해 널리 설법하였지만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기이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없었던 일을 능히 이처럼 성취하셨군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미묘하고 희한한 법이야말로 아난아, 매우 기이하고 특별하고 일찍이 없었던 일들이다. 오직 여래만이 능히 이 법을 성취하였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능히 수(受)가 일어나고 머물고 멸하는 것과, 상(想)이 일어나고 머물고 멸하는 것과, 관(觀)이 일어나고 머물고 멸하는 것을 안다. 이것은 곧 여래의 매우 기이하고 특별하고 일찍이 없었던 법이다. 너는 마땅히 받아 가져야 한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향탑(香塔)1)으로 가자.”
거기에 이르러서 곧 어느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재 향탑 부근에 있는 비구들에게 두루 알려 강당으로 모이게 하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모두 모이게 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중들이 이미 모였습니다.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곧 강당에 나아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러한 법을 몸소 체험하여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었다. 이른바 4념처(念處)ㆍ4의단(意斷)ㆍ4신족(神足)ㆍ4선(禪)ㆍ5근(根)ㆍ5력(力)ㆍ7각의(覺意)ㆍ성현팔도(聖賢八道)가 그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 가운데서 서로 화합하고 존경하고 순종하며 다투거나 송사를 일으키지 말라. 내 법 가운데서 힘써 공부하면서 함께 맹렬히 정진하고 함께 즐기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나는 이런 법들을 몸소 체험하여 그대들에게 널리 드러내었다. 이른바 관경(貫經)ㆍ기야경(祇夜經)ㆍ수기경(受記經)ㆍ게경(偈經)ㆍ법구경(法句經)ㆍ상응경(相應經) ㆍ본연경(本緣經)ㆍ천본경(天本經)ㆍ광경(廣經)ㆍ미증유경(未曾有經)ㆍ증유경(證喩經)ㆍ대교경(大敎經)이 그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잘 받아 지니고 헤아리고 분별하여 일을 따라 수행해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머지 않아, 지금부터 석 달 뒤에는 반열반에 들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모두 깜짝 놀라 숨이 막히고 정신이 아득하여 제 몸을 땅에 던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왜 이다지도 빨리, 부처님께서 멸도하신단 말인가?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세간의 안목이 사라지다니. 우리들은 이제 망해 버렸구나.”
또 어떤 비구는 슬피 울면서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몸부림치며 울부르짖으면서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그것은 마치 두 동강 난 뱀이 꿈틀거리고 헤매며 갈 곳을 알지 못해 하는 것과 같았다.
이 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그만두라.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하늘이나 땅이나 사람이나 모든 물질은 한 번 나면 끝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有爲]들을 변하여 바뀌지 않게 하려 해도 그것은 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전에도 말했지만 은혜와 사랑은 무상한 것이요, 한 번 모인 것은 흩어지기 마련이다. 이 몸은 내 소유가 아니요, 이 목숨은 오래가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자재로워서
아늑하고 편안한 곳으로 가리라.
대중들을 화합시키기 위해
이 뜻을 말하노라.
나는 이미 늙은 나이라
남은 목숨이 얼마 안 되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쳤으니
이제 마땅히 목숨 버리련다.
생각에 방일(放逸)함이 없게 하고
비구의 계율을 다 갖추며
스스로 마음을 거두어 잡아
그 마음을 지키고 보호하라.
만일 내가 가르친 법에서
방일하지 않는 사람은
능히 괴로움의 근본을 끊으리니
나고 늙고 죽는 고통 사라지리라.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훈계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늘의 악마 파순은 아까 내게 와서 이렇게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욕심이 없으시니 곧 반열반에 드시옵소서.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하십시오.'
나는 대답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반드시 나의 모든 비구들이 모이고 또 나아가서는 모든 하늘들까지도 두루 신통을 보아야만 하리라.'
파순은 다시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옛날 울비라 니련선 강가에 있는 아유파니구율나무 밑에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셨을 때 저는 부처님께 아뢰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에 아무런 욕심이 없으시니 곧 반열반에 드십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하십시오.)
그 때 여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나는 스스로 그 때를 안다. 여래는 아직 멸도하지 않으리라. 반드시 나에게 많은 제자들이 모이고, 나아가서는 하늘신과 사람들까지 다 신통 변화를 보게 하고 나서야 멸도하리라.)
이제 여래의 제자들은 이미 다 모였고 나아가 하늘신과 사람들까지도 신통과 변화를 보았습니다. 그러니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멸도하십시오.'
나는 말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느니라. 나는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석 달 뒤에 나는 분명히 반열반에 들 것이다.'
그 때 악마 파순이 생각했다.
'부처님께서는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다. 이번에는 반드시 멸도하실 것이다.'
악마는 기뻐 뛰다가 홀연히 사라졌다. 악마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나는 차바라탑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삼매(三昧)에 들어 목숨을 유지해 주던 온갖 인연이 되는 요소[壽行]를 버렸다.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하니,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 털이 곤두섰다. 부처가 큰 광명을 놓자 두루 비치어 그 빛은 끝이 없었고, 어두운 지옥까지도 그 광명을 받아 서로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때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유위와 무위 두 가지 행위 중에
나는 이제 유위(有爲)를 버리고
안으로 삼매(三昧)를 오로지하여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 같이 했네.
그 때 현자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여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멸도에 들지 마시고 1겁(劫) 동안만 더 머물러 계시옵소서.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사람들과 하늘을 이익되게 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아무 대답이 없으셨다. 아난이 이렇게 세 번을 간청하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의 정각도(正覺道)를 믿느냐?”
아난이 대답했다.
“예, 저는 진실로 부처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네가 만일 믿는다면, 너는 왜 세 번이나 나를 귀찮게 하느냐? 너는 직접 부처에게서 듣고, 직접 부처에게서 받기를 '능히 4신족(神足)을 닦아 익히되 항상 생각하여 잊지 않는 자들은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죽지 않고 1겁을 더 넘게 살 수 있다. 부처는 4신족을 이미 많이 닦아 익혔고 생각을 오로지해 잊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원하기만 한다면 나는 죽지 않고 1겁이 넘게 여기 머무르며 세상을 위해 어둠을 없애고 이익을 주며 하늘과 사람들이 안락을 얻을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하였느니라.
그런데 그 때는 왜 멸도하지 말라고 몇 번이고 되풀이해 청하지 않았느냐? 내 말을 두 번만 들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세 번이나 듣고도 너는 '1겁이나 혹은 1겁 이상을 이 세상에 머물러 계시면서 세상을 위하여 어둠을 없애주고 많은 이익을 주며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소서' 라고 왜 내게 권해 청하지 않았느냐? 이제야 그런 말을 하니 어찌 어리석다 하지 않으랴? 내가 세 번이나 기미[相]를 나타내 보였는데 너는 세 번이나 잠자코 있었다. 너는 그 때 왜 내게 '여래께서는 1겁이나 혹은 1겁 이상을 더 머물러 계시면서 세상을 위해 어둠을 없애주고 많은 이익을 얻게 해 주십시오' 라고 청하지 않았느냐? 그만두라, 아난아. 나는 이미 목숨을 버렸다. 이미 버렸고, 이미 뱉은 이상 여래가 스스로 한 말을 어기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유하건대 부귀한 장자(長者)가 음식을 땅에 뱉었다면 그것을 기꺼이 도로 집어먹으려 하겠느냐?”
“아닙니다.”
“여래도 또한 그렇다. 이미 버리고 이미 뱉었는데 어떻게 다시 거짓말을 하란 말이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암바라(菴婆羅) 마을로 가자.”
아난이 곧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발지국을 경유하여 암바라 마을에 이르러, 어느 숲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을 위해 계ㆍ정ㆍ혜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계를 닦아 선정을 얻으면 큰 과보(果報)를 얻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얻으면 큰 과보를 얻으며,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지면 등해탈(等解脫)을 얻어 3루(漏)인 욕루(欲漏)ㆍ유루(有漏)ㆍ무명루(無明漏)를 다하게 된다. 해탈을 얻고 나면 해탈지(解脫智)가 생겨 남과 죽음을 이미 다하고, 깨끗한 행이 이미 확고해지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쳐서 다시는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암바라 마을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威儀)를 차려라. 내가 장차 첨바(瞻婆) 마을ㆍ건다(揵茶) 마을ㆍ바리바(婆梨婆) 마을을 거쳐 부미(負彌)성으로 가리라.”
“예.”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기고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가는 길은 발지국을 경유하여 다른 성에 들렸다가, 부미성 북쪽에 있는 시사파(尸舍婆)숲에 도착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너희들에게 네 가지 큰 교법(敎法)을 설명하리라. 자세히 듣고 들어라. 잘 생각하고,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이 말했다.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여러분,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직접 부처님께 들었고 직접 이런 가르침을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 분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한 헐뜯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虛實)을 따져 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本末)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내용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면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사(賢士)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첫 번째 큰 교법이다.
또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현자들이여,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화합한 승단에서 견문이 많은 장로(長老)에게서 이러한 법과 이러한 계율과 이러한 가르침을 직접 들었고 직접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 분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 헐뜯어서도 안 된다.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따져 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내용도 아니고,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그 장로들에게서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두 번째 큰 교법이다.
또 어떤 비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법을 수지(受持)하고 계율을 수지하고 율의(律儀)를 수지한 많은 비구들에게서 이러한 법과 이러한 계율과 이러한 가르침을 직접 들었고 직접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 분들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 헐뜯어서도 안 된다.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따져 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내용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그 많은 비구들에게서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하여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더니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세 번째 교법이다.
또 어떤 비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법을 수지하고 계율을 수지하고 율의를 수지한 어떤 비구에게서 이러한 법과 이러한 계율과 이러한 가르침을 직접 들었고 직접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분에게서 직접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 헐뜯어서도 안 된다.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따져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것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그 어떤 비구에게서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난다. 현사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더니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마땅히 힘써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네 번째 큰 교법이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는 부미성에서 적절하게 계실 만큼 계시다가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파바(波婆)2)성으로 가자.”
“예.”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기고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간 길은 말라(末羅)3)를 경유하여 파바성의 사두원(闍頭園)에 이르렀다. 당시 공사자(工師子)4) 주나(周那)5)는 부처님께서 말라를 거쳐 그 성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곧 옷을 장식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주나를 위하여 설법하고 교화하셨으며, 가르침을 베풀어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해 주셨다. 주나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믿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곧 부처님께 청했다.
“내일은 저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받으소서.”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주나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 알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돌아가서는 그날 밤으로 공양을 준비했다. 이튿날 시간이 되자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십시오' 하고 알려왔다.
그 때 세존께서는 법복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그의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주나는 곧 음식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바치고, 따로 전단 나무 버섯[栴檀樹耳]6)을 지졌다. 그 버섯은 아주 진귀한 것이므로 오직 세존 한 분께만 드렸다. 부처님께서 주나에게 말씀하셨다.
“이 버섯을 다른 비구들에게는 주지 말라.”
주나는 그 분부를 받고 감히 다른 비구들에게는 주지 못하였다. 당시 그 대중 가운데에 늘그막에 출가한 한 장로 비구가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다른 그릇에다 그 음식을 조금 얻어먹었다. 그 때 주나는 대중의 공양이 끝난 것을 보고는 발우와 식기를 모두 거두었다. 손 씻을 물을 돌리고 나서는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감히 여쭈옵니다. 크고 거룩한 지혜를 가지신 분이시고
바르게 깨달은 분, 두 가지를 구족하신 분이시며
마음을 잘 다루어 항복받은 분이시여,
이 세상에는 몇 종류의 사문이 있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그대가 질문한 사문은
보통 네 종류가 있다.
그들의 뜻과 취미 각각 다르니
너는 그것을 분별해 알라.
첫 번째는 도를 행함이 특별히 뛰어난 이
두 번째는 도의 뜻을 잘 설명하는 이
세 번째는 도를 의지해 생활하는 이
네 번째는 도를 행하는 척, 더러움만 짓는 이이다.
어떤 것을 도가 특별히 뛰어나다고 하고
도의 뜻을 잘 설명한다고 하며
도를 의지해 생활한다고 하고
도를 행하는 척, 더러움만 짓는다 하는가.
능히 은혜와 사랑의 가시밭 건너
열반에 들되 의심이 없고
하늘과 사람의 길 훌쩍 벗어나면
이것을 도가 특별히 뛰어나다고 한다.
제일의 진리 그 뜻을 잘 알아
도에는 더러움과 때 없음을 설명하고
어질고 자비스럽게 사람의 의심 풀어주면
이것을 도를 잘 설명한다고 한다.
법의 글귀를 훌륭히 연설하고
도를 의지해 스스로 살아가며
더러움 없는 곳을 멀리 바라보면
이것을 도를 의지해 생활한다고 한다.
속으로는 간사하고 삿된 마음 품고서
겉으로만 청백한 듯 모양 꾸미며
거짓과 속임으로 성실하지 못하면
이것을 도를 행하는 척 더러움만 짓는다고 한다.
어떤 이를 선과 악이 함께 있으며
깨끗함과 더러움이 뒤섞인 자라 하는가.
겉으로 아름다움 드러난 듯하지만
마치 구리쇠에 금 칠한 것 같은 자라네.
속인들은 마침내 그 모습 보고
성지(聖智)의 제자라 부르는구나.
그러나 다른 이도 다 그런 것은 아니니
맑고 깨끗한 믿음 버리지 말라.
어떤 사람은 대중을 거느리되
속은 흐리면서 겉은 깨끗해
간사한 흔적 당장은 가리지만
실제로는 방탕한 생각 품었느니라.
그러므로 얼핏 겉모양 보고
한눈에 곧 존경하고 친하지 말라.
간사한 자취 당장은 가리지만
실제로는 방탕한 생각 품었느니라.
그 때 주나는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차근차근 그를 위해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대중들은 부처님을 에워싸 모시고 돌아갔다. 도중에 어떤 나무 밑에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등병을 앓고 있다. 너는 자리를 깔아라.”
“예.”
아난이 곧 자리를 깔자 부처님께서는 거기서 쉬셨다. 그 때 아난은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까 주나가 후회하고 한탄하지는 않더냐? 만일 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겠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주나가 비록 공양을 바쳤지만 그것은 아무 복도 이익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여래께서 그 집에서 마지막으로 공양을 받으시고 곧 반열반을 취하시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말라. 그런 말 말라. 이제 주나는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수명을 얻고, 좋은 몸을 얻으며, 힘을 얻고, 좋은 명예를 얻으며, 살아서는 많은 재보(財寶)를 얻고, 죽으면 하늘에 태어나 하고자 하는 것이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가 처음 도를 이루었을 때 공양을 베푼 자와 부처가 멸도할 때에 공양을 베푼 자, 이 둘의 공덕은 똑같아서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너는 지금 가서 주나에게 '주나여, 나는 친히 부처님에게서 듣고 나는 친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주나여, 너는 공양을 베풀었기 때문에 이제 큰 이익을 거두고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라고 말해 주어라.”
그 때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그의 집으로 찾아가 주나에게 말하였다.
“나는 직접 부처님에게서 들었고, 직접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주나여, 너는 공양을 베풀었기 때문에 이제 큰 이익을 얻고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께서 처음 도를 얻으셨을 때에 공양을 베푼 자와 멸도하실 때에 공양을 베푼 자, 이 둘의 공덕은 똑같아서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주나는 집에서 공양을 올리고서
비로소 이런 말씀 처음 들었네.
여래의 병환이 더욱 심하여
목숨이 이제 끝나려 한다고.
비록 전단 버섯을 먹고서
그 병세 더욱 심해졌지만
병을 안으신 채 길을 걸어서
천천히 구이성(拘夷城)으로 향해 가셨네.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조금 걸어 가시다가 어떤 나무 밑에서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 등병의 통증이 너무 심하구나. 자리를 깔아 다오.”
“예.”
아난이 곧 자리를 깔자 여래께서는 거기서 쉬셨다. 아난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아라한 제자 복귀(福貴)7)가 구이나갈성(拘夷那竭城)8)에서 파바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 도중에서 나무 밑에 계시는 부처님을 뵈었는데, 그 용모가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하며 마음[意]을 잘 다스려 최상이요 제일가는 적멸(寂滅)을 얻은 모습이었다. 마치 큰 용(龍)과 같고 맑고 깨끗해 더러움이 없는 물과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는 곧 즐겁고 기쁘고 착한 마음이 생겨났다. 그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집을 떠나 수행하는 사람이 맑고 깨끗한 곳에서 한가히 지냄을 즐기는 것은 매우 기특한 일입니다. 500대의 수레가 그 곁을 지나가도 그것을 듣거나 쳐다보지 않습니다. 언젠가 저의 스승께서는 구이나갈성과 파바성 중간쯤 되는 곳의 길 가 나무 밑에서 고요히 앉아 계셨습니다. 그 때 500대의 수레가 그 곁을 지나갔습니다. 수레 소리가 우르르하고 울렸지만 그는 깨어 있으면서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제 스승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조금 전 수레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보지 못했소.'
'소리는 들었습니까?.'
'듣지 못했소.'
'당신은 분명 여기에 있었습니까? 아니면 다른 곳에 있었습니까?'
'여기 있었소.'
'당신 정신이 멀쩡합니까?'
'제정신이오.'
'당신은 깨어 있었습니까, 자고 있었습니까?'
'자지 않았소.'
그 때 그 사람은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이 일은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집을 나와 수행하는 사람이 마음을 한곳에 모아 정진하는 것이 이와 같구나. 저 수레 소리가 우르르하고 울렸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다니.'
그리고는 곧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조금전 500대의 수레가 이 길을 따라 지나갔습니다. 그 수레 소리가 우르르하고 울렸는데도 오히려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다른 소리를 듣겠습니까?'
곧 스승에게 예배하고는 기뻐하면서 떠나갔습니다.”
부처님께서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네 마음대로 대답해보라. 많은 수레가 진동하며 지나갔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과, 우레가 천지를 진동하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되느냐?”
복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만 대의 수레 소리라 한들 어찌 우레소리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수레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그래도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레가 천지를 진동하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듣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언젠가 아월(阿越)촌을 유람하면서 어떤 초막에 있었다. 그 때 검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면서 뇌성과 함께 벼락이 쳐, 황소 네 마리와 농부 형제가 죽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때 나는 초막에서 나와 거닐며 경행(經行)하고 있었다. 그 군중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내게 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한 뒤 나를 따라 경행하였다. 나는 알면서도 일부러 그에게 물었다.
'저 대중들이 저렇게 모여 무엇을 하는가?'
'부처님께서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깨어 계셨습니까, 주무시고 계셨습니까?'
'나는 이곳에 있었고 자지도 않았다.'
그 때에 그 사람은 '부처님처럼 선정[定]을 얻은 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뇌성 벽력 소리가 온 천지에 요란한데 혼자 고요히 선정에 들어 깨어 계시면서도 듣지 못하시다니' 하고 감탄하고는 곧 나에게 말했다.
'아까 검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 뇌성과 벼락이 쳐, 황소 네 마리와 농부 형제가 죽었습니다. 그래서 저 대중들이 모인 것입니다.'
그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곧 법의 기쁨을 얻어 내게 예배하고 떠나갔느니라.”
그 때 복귀는 백천 냥의 가치가 있는 황금빛 나는 두 벌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 옷을 세존께 바칩니다. 원컨대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옷 한 벌은 내게 주고, 한 벌은 아난에게 주어라.”
그 때 복귀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한 벌은 여래에게 바치고 한 벌은 아난에게 주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것을 받아 주셨다. 그 때 복귀는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차근차근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그를 이롭게 해 주시고 기쁘게 해 주셨다. 즉 시론(施論)ㆍ계론(戒論)ㆍ생천론(生天論)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애욕은 큰 재앙이요 더럽고 깨끗하지못한 가장 큰 번뇌로서 장애가 될 뿐이니 이를 벗어나는 요긴한 길을 찾는 것이 제일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복귀의 마음이 기쁨에 차고 부드러워져 모든 개(蓋)와 전(纏)9)이 없어지고 쉽게 교화될 줄을 아셨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대로 곧 복귀를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를 연설해 주셨다. 그러자 복귀는 신심(信心)이 맑고 깨끗해졌는데 마치 흰 천이 쉽게 염색되는 것처럼, 곧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안(法眼)이 생겼다. 그래서 법을 깨닫고 법을 얻어 결정코 바르게 머물러 나쁜 세계[惡道]에 떨어지지 않게 되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스님들에게 귀의하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지금부터 목숨을 마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간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그는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돌아다니시며 교화하시다가 파바성에 오시게 되거든, 원하옵건대 뜻을 굽히시어 저희 촌락에 들러주소서. 왜냐 하면 저희 집에 있는 모든 음식과 의복과 침구류와 탕약을 세존께 바치고 싶어서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받아만 주신다면 우리 집안은 안락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말은 참 훌륭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복귀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그러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기뻐하면서 떠났다. 그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난이 곧 황금빛 옷을 여래에게 올렸다. 여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것을 받아 입으셨다.
그 때 세존의 용모는 조용하였고 위엄의 광명이 불꽃처럼 빛났으며 모든 감관[根]은 청정하였고 얼굴빛도 화열(和悅)하셨다. 아난은 그 모습을 보고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부처님을 모신 지 25년이나 되었지만 기금껏 부처님 얼굴이 저토록 광택이 있고 황금빛을 내는 것은 뵌 적이 없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신 지 25년이나 되었으나 아직까지 부처님 얼굴의 광명이 황금처럼 빛나는 것은 뵌 적이 없습니다.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습니다. 원하옵건대 그 까닭을 들려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인연이 있을 때 여래의 얼굴빛은 보통 때와 다르다. 첫 번째는 부처가 처음으로 도를 얻어 위없는 정진(正眞)의 깨달음을 이룬 때요, 두 번째는 멸도하기 위해 생명을 버리고 반열반에 드는 때이다. 아난아, 이 두 가지 인연이 있을 때 여래의 얼굴빛은 보통 때와 다르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황금빛 옷은 찬란하게 빛나고
부드럽고 곱고 깨끗하구나.
복귀가 그 옷을 나에게 바쳤나니
백호(白毫)의 광명 눈처럼 희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내가 목이 마르구나. 물을 먹고 싶으니 너는 물을 가져오너라.”
아난이 아뢰었다.
“조금 전에 상류(上流)에서 500대의 수레가 물을 건너갔습니다. 그 흐려진 물이 아직 맑아지지 않아 발은 씻을 수 있어도 마실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분부하셨다.
“아난아, 물을 가져오너라.”
아난이 아뢰었다.
“구손(拘孫)강이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그 물은 맑고 시원해 마실 수도 있고 목욕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에 설산(雪山)에 살면서 불도를 독실히 믿는 귀신이 있었다. 그는 곧 발우에다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맑은 물을 떠다 세존께 바쳤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그것을 받으셨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는 여덟 가지 음성10)으로
아난에게 물을 가져오라 하였네.
나는 목이 말라 물이 먹고 싶다.
물을 마시고 구시성(拘尸城)으로 가자.
부드럽고 온화하고 맑은 그 음성
말을 하면 사람 마음 즐겁게 한다네.
곁에서 나를 시봉하는 아난은
이내 부처에게 이렇게 말하네.
조금 전에 500대의 수레가
강을 건너 저 언덕으로 갔습니다.
그것이 이 물을 흐려 놓아
마시면 몸에 이롭지 않나이다.
구손강은 여기서 멀지 않고
그 물은 참으로 맑고 시원하니
거기 가시면 그 물을 마시기도 하고
또 몸소 목욕도 할 수 있나이다.
설산에 사는 어떤 귀신이
여래에게 물을 가져다 바치니
그 물을 마신 뒤에 힘이 솟아나
여러 대중 앞에서 사자 걸음 걸었네.
그 강은 신룡(神龍)이 사는 곳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네.
성인은 설산(雪山)같은 얼굴빛으로
조용하고 편안하게 구손강 건너리.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구손강으로 가시어 물을 마시고 또 목욕도 하신 뒤에 대중들과 함께 거기서 떠나셨다. 가시는 도중에 어떤 나무 밑에서 쉬다가 주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승가리(僧伽梨)11)를 네 겹으로 접어 여기에 깔아라. 나는 등이 아파 잠깐 쉬고 싶구나.”
주나가 분부를 받고 자리를 깔자 부처님께서는 거기 앉으셨다. 주나는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반열반에 들고자 합니다. 저는 반열반에 들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적절한 때인 줄을 알라.”
이에 주나는 곧 부처님 앞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가 구손강에 이르러보니
맑고 시원하며 더러움 없었네.
사람 중에 높은 이 물에 들어가
목욕을 마친 뒤 저 언덕으로 건너갔네.
대중 가운데 우두머리 되는
주나에게 명령하였네.
나는 지금 몹시 피곤하니,
너는 속히 자리를 깔아라.
주나가 이내 분부를 받고
네 겹으로 옷을 접어 자리를 깔자,
여래는 이내 거기서 쉬었고
주나는 앞에 나와 앉아서
곧 세존께 말하였네.
저는 멸도에 들고자 합니다.
사랑도 없고 또 미움도 없는 곳
저는 이제 그곳으로 가렵니다.
바다처럼 한량없는 공덕을 지닌
가장 훌륭한 이 그에게 말하였네.
너는 너의 할 일을 이미 마쳤으니
지금이 바로 적절한 때인 줄 알라.
부처가 이미 허락한 것 보고
주나는 몇 곱으로 정진을 더해
모든 행(行)을 남김 없이 멸했으니
기름이 다한 등불 꺼지듯 하였네.
그 때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장례(葬禮)의 법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우선 잠자코 너의 할 일이나 생각하라. 모든 청신사들이 스스로 원해 처리할 것이다.”
그 때 아난은 다시 세 차례나 거듭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뒤 장례의 법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례의 법을 알고자 하거든 마땅히 전륜성왕(轉輪聖王)과 같이 하라.”
아난이 또 아뢰었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먼저 향탕(香湯)으로 몸을 씻고 새 무명 천으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고, 몸을 황금관에 넣은 뒤에는 깨 기름을 거기에 붓는다. 다음에는 황금관을 들어 두 번째 큰 쇠곽[鐵槨]에 넣고, 전단향나무로 짠 덧관으로 그 겉을 거듭싼다. 그 다음 온갖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텁게 덮고, 그리고 그것을 사유(闍維)12)한다. 화장을 마친 뒤에는 사리(舍利)13)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우고 표찰(表刹)14)에는 비단을 걸어 온 나라 길가는 사람들이 모두 법왕(法王)의 탑을 보게 하여, 바른 교화를 사모해 많은 이익을 얻게 해야 한다. 아난아, 네가 나를 장사지내려 하거든 먼저 향탕으로 목욕시키고, 새 무명 천으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고, 몸을 황금관에 넣은 뒤에는 깨 기름을 거기에 부어라. 다음에는 황금관을 들어 두 번째 큰 쇠곽에 넣고, 전단향나무로 짠 덧관으로 겉을 거듭싼다. 그 다음 온갖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텁게 덮고, 그리고 그것을 사유하여라. 사유를 마친 뒤에는 사리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우고 표찰에는 비단을 걸어 온 나라 길가는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의 탑을 보게 하고, 여래 법왕의 도의 교화를 사모하여 살아서는 행복을 얻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게 하라.”
그 때 세존께서는 거듭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꿇어앉아 세존에게 말했네.
여래께서 이제 멸도하시고 나면
마땅히 어떤 법으로 장사지내야 합니까.
아난아, 너는 우선 잠자코
네가 행할 일이나 잘 생각하라.
이 나라의 모든 청신사들이
스스로 즐거이 처리하리라.
아난이 이렇게 세 번 청하자
부처는 전륜왕의 장례법을 말했네.
여래의 몸을 장사지내려 하거든
천으로 싸서 관곽(棺槨)에 넣고
네거리에는 탑묘(塔廟)를 세워
중생을 이익되게 하라.
그것을 예배하는 모든 사람은
무량한 복을 모두 얻으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천하에는 마땅히 탑을 세워 향과 꽃과 비단 일산과 음악으로 공양할 만한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는 여래(如來)로써 마땅히 그를 위하여 탑을 세울 만하다. 두 번째는 벽지불(辟支佛)이요, 세 번째는 성문(聲聞)들이요, 네 번째는 전륜왕이다. 아난아, 이 네 종류의 사람은 마땅히 탑을 세워 향과 꽃과 비단 일산과 음악을 공양할 만하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탑을 세울 만한 자로는 첫 번째는 부처님
다음은 벽지불과 성문(聲聞)
그리고 전륜성왕
그는 사역(四域)을 다스리는 임금이다.
이 넷은 마땅히 공양받을 만하기에
여래께서 말씀하셨네.
부처님과 벽지불 그리고 성문
그 다음은 전륜왕의 탑이라고.
그 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구시성 말라의 쌍수(雙樹) 사이로 가자.”
“예.”
아난은 곧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에워싸고 길을 걸어갔다. 그 때 구시성에서 파바성으로 가던 한 범지(梵志)가 있었다. 도중에 멀리서 세존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부처님의 용모는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하였다. 이 모습을 본 그는 곧 기쁨이 넘치고 착한 마음이 일어났다.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을 드린 뒤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원하옵건대 구담(瞿曇)이시여, 그 마을에서 쉬시고 이른 아침에 공양을 드신 뒤 성으로 가소서.”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너는 이제 나에게 이미 공양하였다.”
그 때 범지는 세 번이나 간청했지만 부처님의 대답은 처음과 같았다. 다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 내 뒤에 있다. 너는 그에게 네 뜻을 말하라.”
범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아난에게 나아가 인사를 한 뒤 한쪽에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원하옵건대 구담께서는 그곳에서 쉬시고 이른 아침에 공양을 드신 뒤 성으로 가십시오.”
아난이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범지여, 그대는 이미 우리에게 공양하였소.”
범지가 세 번이나 간청하자 아난이 다시 대답하였다.
“지금은 날이 너무 덥고 또 그 마을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세존께서 몹시 피곤해 하시니 수고롭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 사정을 판단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깨끗한 눈[淨眼]인 부처가 길을 걷다
몹시 지쳐 쌍수로 향하는데
범지가 멀리서 부처를 보고는
곧 다가와 머리를 조아렸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가까우니
가엾이 여기시어 하룻밤만 머무소서.
이른 아침에 공양을 올리리니
그것 받으시고 저 성으로 향하소서.
범지여 내 몸이 몹시 피곤한데
길마져 멀어서 들릴 수 없구나.
저 시봉하는 자 내 뒤에 있으니
그에게 너의 뜻을 말하라.
범지는 부처의 가르침을 받고
곧 아난의 처소로 갔다네.
오직 원컨대 저희 마을로 가시어
이른 아침에 공양 받고 떠나소서.
아난은 말했네. 그만두오 그만두오.
지금은 날이 더워 갈 수 없소.
세 번을 청하고도 원을 풀지 못하자
범지의 마음은 안타깝고 답답했네.
아아, 이 세계의 모든 유위법(有爲法)
흘러 변하고 항상 머물지 않나니
이제 나는 저 두 나무 사이에서
번뇌가 없어진 몸 아주 없애리.
부처와 벽지불 그리고 성문들
일체는 모두 반열반에 들어가나니
무상은 가리는 것 없어서
마치 불이 산 숲을 태우듯 하네.
그 때 세존께서는 구시성으로 들어가 말라족의 본생처(本生處)인 쌍수 사이를 향해 가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위하여 쌍수 사이에 누울 자리를 마련하되 머리는 북쪽15)으로 얼굴은 서쪽으로 향하게 하라. 왜냐 하면 내 법16)이 널리 퍼져 장차 북방에서 오래 머물 것이기 때문이다.”
아난은 “예” 하고 대답한 뒤 북쪽으로 머리를 향하도록 자리를 깔았다. 그 때 세존께서 몸소 승가리를 네 겹으로 접어 오른쪽 옆구리를 붙이고 사자처럼 발을 포개고 누우셨다. 그 때 쌍수 사이에 살면서 부처님을 독실히 믿던 귀신은 때아닌 꽃을 땅에 흩뿌렸다. 그 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쌍수의 신들은 때아닌 꽃을 나에게 공양했다. 그러나 이것은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 아니다.”
아난이 아뢰었다.
“그러면 어떤 것을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법을 받아 그 법을 잘 행하면 그것을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가 쌍수 사이에서
옆으로 누우니 마음이 어지럽지 않네.
마음 깨끗한 나무 신(神)이
부처 위에 꽃을 뿌렸네.
아난이 부처님에게 묻기를
어떤 것을 공양이라 합니까.
법을 받음과 법을 행함과
깨달음의 꽃을 공양이라 하느니라.
수레바퀴 만한 자금(紫金)의 꽃을
부처님께 뿌려도 공양 아니요
음(陰)ㆍ계(界)ㆍ입(入)17)에 나[我]라는 것 없다 함이
바로 첫째가는 공양이 되느니라.
그 때 범마나(梵摩那)18)는 부처님 앞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물러가라. 내 앞에 있지 말라.”
그러자 아난은 잠자코 있으면서 가만히 생각했다.
'이 범마나는 항상 부처님의 측근에 있으면서 시중을 들어왔다. 그는 반드시 여래를 존경하여 보고 또 보아도 싫증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제 부처님께서는 최후에 다다르셨다. 마땅히 그가 지켜보도록 해야 할텐데 물러가라 하시니 무슨 까닭일까?'
그래서 아난은 곧 옷을 가지런히 하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범마나는 언제나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시중을 들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부처님을 공경하고 부처님을 뵈옵기 싫증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부처님께서는 최후이십니다. 마땅히 그가 부처님을 지켜보도록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물러가라 명령하시니 무슨 까닭이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구시성 밖 12유순은 모두 대신천(大神天)들이 사는 집으로서 빈틈이 전혀 없다. 이 모든 대신(大神)들이 이 비구가 내 앞에 서 있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왜냐 하면 '지금은 부처님께서 최후를 맞이하여 곧 멸도에 드시려 하고 있으니 우리들 모든 신은 부처님을 한 번 뵈옵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구는 큰 위엄과 덕이 있어 그 광명이 눈부셔 우리들이 부처님을 친근하고 예배하고 공양할 수 없게 하는구나' 라고 말하고들 있기 때문이다. 아난아, 이런 인연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명령하여 물러가라고 한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거룩한 비구는 원래 어떤 덕을 쌓았고 어떤 행을 닦았기에, 지금 그 런 위엄과 덕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오랜 과거 91겁 전에 이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비바시였다. 그 때 이 비구는 환희심으로 손수 풀로 횃불을 만들어서 그 탑을 비추었다. 이 인연으로 지금 그의 위엄 있는 광명이 위로 28천(天)에 사무치고, 모든 하늘 신의 광명이 미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 때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보잘것없이 작은 성, 거칠고 허물어진 땅에서 멸도하지 마소서. 왜냐하면 보다 큰 나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첨파(瞻婆)대국ㆍ비사리국ㆍ왕사성(王舍城)ㆍ바기(婆祇:跋祇)국ㆍ사위(舍衛)국ㆍ가유라위(迦維羅衛)국19)ㆍ바라나국 등이 있습니다. 그 땅에는 백성들도 많고 불법을 즐겨 믿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반드시 그 사리를 잘 공경하고 공양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그런 생각을 가지지 말라. 이 땅을 보잘것없는 곳이라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옛날 이 나라에 대선견(大善見)이라는 왕이 있었다. 이 성은 당시 이름이 구사바제(拘舍婆提)였고 대왕의 도성(都城)으로서 길이는 480리 너비는 280리였다. 그 당시 천하게 여길 정도로 쌀과 곡식이 풍성했고 백성들은 불꽃처럼 왕성하였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고 성을 둘러싼 난간도 또한 일곱 겹이며, 무늬를 아로새기고 조각[刻]하고 사이사이마다 보배 방울을 달았다. 그 성은 기초의 깊이가 세 길에 높이는 열두 길이었다. 성 위의 누각은 높이 열두 길에 기둥 둘레는 세 길이었다. 금성(金城)에는 은문(銀門), 은성에는 금문, 유리성에는 수정문, 수정성에는 유리문을 달았다. 그 성 주위는 네 가지 보배로 장엄했고 사이사이마다 난간도 또한 네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금다락에는 은방울을 은다락에는 금방울을 달았다. 보배 참호[寶★]도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우발라화ㆍ발두마화ㆍ구물두화ㆍ분다리화 등의 연꽃이 피어 있었고, 밑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었으며, 사잇길 양쪽에는 다린(多隣)20)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금나무에는 은잎과 은꽃과 은열매요, 은나무에는 금잎과 금꽃과 금열매며, 수정나무에는 유리꽃과 유리 열매요, 유리나무에는 수정꽃과 수정열매가 열렸다. 다린나무 사이에는 여러 욕지(浴池)가 있었는데 그 물은 맑고 깊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었고, 네 가지 보배 벽돌로써 그 가장자리를 둘러 놓았다. 금사다리에는 은발판, 은사다리에는 금발판, 유리 사다리의 층계는 수정으로 발판을 만들고, 수정 사다리의 층계는 유리로 발판을 만들었다. 에워싼 난간은 빙 둘러 서로 이어져 있었고, 그 성의 곳곳에는 다린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금나무에는 은잎ㆍ은꽃ㆍ은열매요, 은나무에는 금잎ㆍ금꽃ㆍ금열매며, 수정 나무에는 유리꽃ㆍ유리 열매요, 유리 나무에는 수정꽃ㆍ수정열매가 열렸다. 나무 사이에는 또 네 가지 보배 못이 있는데 네 가지 꽃이 피어 있었다. 거리와 골목은 잘 정돈되어 줄이 서로 맞았고, 바람이 불면 온갖 꽃들이 길가에 어지럽게 흩날렸다. 실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보배 나무에 불어 오면 부드러운 소리가 흘러 나왔는데 마치 하늘 음악 같았다. 그 나라 사람들은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서로 더불어 그 나무 사이에서 놀면서 스스로 즐겼다. 그 나라에는 언제나 열 가지 소리가 있었으니 고동소리ㆍ북소리ㆍ소고소리ㆍ노래소리ㆍ춤소리ㆍ악기소리ㆍ코끼리소리ㆍ말소리ㆍ수레소리, 음식을 먹으면서 장난하고 웃는 소리가 그것이었다.
그 때에 대선견왕에게는 7보(寶)가 갖추어져 있었고, 또 왕은 4덕(德)이 있어 4천하(天下)의 주인이었다. 어떤 것을 7보라 하는가? 첫 번째는 금륜보(金輪寶)이고, 두 번째는 백상보(白象寶)이며, 세 번째는 감마보(紺馬寶)이고, 네 번째는 신주보(神珠寶)이며, 다섯 번째는 옥녀보(玉女寶)이고, 여섯 번째는 거사보(居士寶)이며, 일곱 번째는 주병보(主兵寶)이다.
선견대왕은 금륜보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왕은 언제나 보름날 달이 밝을 때면 향탕(香湯)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올라 아름다운 여자들에게 에워싸여 있는데 저절로 윤보(輪寶)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고 광택이 구족했다. 그것은 하늘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 물건이 아니었다. 순금으로 되어 있었고, 바퀴의 직경은 14척이었다. 대선견왕은 가만히 생각했다.
'나는 일찍이 덕이 높은 노장에게서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머리에 물을 부어 새로이 왕이 된 찰리족(刹利族)의 왕이 보름날 달이 밝을 때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오르면 아름다운 여자들이 둘러싸고 금륜(金輪)이 스스로 갑자기 앞에 나타난다.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으며 광택이 난다. 그것은 하늘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 물건이 아니며, 순금으로 되어 있고, 바퀴의 직경은 14척이다. 이와 같으면 곧 그를 전륜성왕이라 한다.)
이제 이 바퀴가 나타난 것도 그런 일이 아닐까? 이제 나는 이 윤보(輪寶)를 시험해 보리라.'
그 때 대선견왕은 곧 4병(兵)21)을 모으고, 금륜보(金輪寶)를 향해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오른손으로 금륜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너는 동방을 향해 법답게 굴러 항상한 법칙을 어기지 말라.'
수레바퀴는 곧 동으로 굴렀다. 그 때 선견왕은 곧 4병을 거느리고 그 뒤를 따랐고, 금륜보 앞에서는 네 신(神)이 인도하였다. 수레바퀴가 멈출 때에는 왕도 곧 수레를 멈추었다. 그 때에 동방의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금발우에는 은곡식을 담고 은발우에는 금곡식을 담아 왕에게 찾아 와서 머리숙여 절하고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방의 토지는 기름지고 풍성하며 백성들도 불꽃같이 왕성합니다. 백성들은 성질이 어질고 온화하며 자애롭고 효성스러우며 충성스럽고 유순합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여기서 나라를 다스려 주십시오. 저희들은 마땅히 좌우에서 모시며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그러자 선견대왕은 그들 작은 나라 왕들에게 말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제현(諸賢)들이여, 그대들은 이미 나를 공양해 마쳤소. 다만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되, 부디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하지 말며, 온 나라 안에 법답지 못한 일이 없게 하시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내가 다스리는 법이라오.'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곧 대왕을 따라 여러 나라를 돌아 다니다가 동쪽 바닷가에 이르렀다.
이렇게 남방ㆍ서방ㆍ북방으로 수레바퀴가 가는 곳마다 모든 국왕들이 각각 그 국토를 바치는 것이 동방의 여러 작은 왕들과 같았다. 이 때에 선견왕은 금륜을 따라 4해(海)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도(道)로써 교화하고 백성들을 안위시킨 뒤 다시 본국 구사파성으로 돌아왔다. 그 때 금륜보는 궁문 위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대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금륜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祥瑞)이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금륜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선견대왕은 백상보(白象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선견대왕이 이른 아침에 정전(正殿)에 올라가 앉아 있을 때 저절로 상보(象寶)가 갑자기 앞에 나타났다. 그 털은 새하얗고, 일곱 군데[두 손바닥ㆍ두 발바닥ㆍ양 어깨ㆍ정수리]가 편편하며, 힘은 능히 날아다닐 만했다. 그 머리는 잡색이고 여섯 어금니는 가늘고 곧았으며 순금으로 사이가 메워져 있었다. 그 때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코끼리는 순하고 영리하다. 만일 잘 길들일 수 있는 자만 있다면 타고 다니기에 좋을 것이다.'
곧 시험해 훈련시켜 보니 모든 능력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 때 선견대왕은 자신이 코끼리를 시험하고자 했다. 그것을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와 4해(海)를 두루 돌았는데 식사시간 쯤에는 벌써 돌아와 있었다.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흰 코끼리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백상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선견대왕은 마보(馬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선견대왕이 맑은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아 있을 때 저절로 마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몸은 검푸른 빛이었고 갈기와 꼬리는 붉었으며, 머리와 목은 코끼리와 같았고,22) 힘은 능히 날아다닐 만하였다. 그 때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말은 온순하고 영리하다. 만일 잘 길들일 수 있는 자만 있다면 타고 다니기에 적당할 것이다.'
곧 시험해 훈련시켜 보니 모든 능력을 구비하고 있었다. 그 때 선견왕은 자신이 마보를 시험하고자 곧 그 위에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가 4해를 두루 돌았는데 식사시간 쯤에는 벌써 돌아와 있었다.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검푸른 말은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감마보(紺馬寶)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선견대왕은 신주보(神珠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선견대왕이 이른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아 있을 때 저절로 신주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바탕과 빛은 맑고 투명하며 흠도 티도 없었다. 그 때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구슬은 묘하고 좋다. 만일 광명을 내뿜으면 이 궁전 안을 비출 것이다.'
그 때 선견왕은 이 구슬을 시험하고자 곧 4병을 불러 이 보배 구슬을 높은 깃대 위에 두었다. 어두운 밤에 깃대를 들고 성을 나서자 그 구슬 광명은 모든 군사들을 마치 대낮처럼 비추었다. 또 군사들 바깥으로도 두루 뻗치어 1유순(由旬)까지 비추었다. 그 때 성중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대낮인 줄 착각하고 일을 시작했다. 그 때 선견왕은 이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제 이 신비한 구슬은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신주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선견대왕은 옥녀보(玉女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옥녀보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안색은 조용하고 얼굴은 단정했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으며, 검지도 희지도 않고, 억세지도 여리지도 않았다. 겨울에는 몸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몸이 차가웠으며, 온몸의 털구멍에서는 전단의 향기가 나고, 입에서는 우발라(優鉢羅)꽃 향기가 났다. 말씨는 부드럽고 연하며, 거동은 편안하고 상냥하였으며, 먼저 일어나고 뒤에 앉는 등 그 예의 범절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선견왕은 맑고 깨끗해 집착이 없어 마음속에 잠시라도 생각하지 않았거늘 하물며 다시 친근하려 했겠는가?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옥녀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옥녀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선견대왕은 거사보(居士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거사 장부가 갑자기 스스로 나타났는데, 그들의 보물 창고에는 저절로 쌓인 재보(財寶)가 한량없이 많았다. 거사가 과거에 지은 복으로 얻은 눈은 능히 땅 속에 묻혀 있는 보물까지도 꿰뚫어 볼 수 있었고, 주인이 있는 것인지 주인이 없는 것인지 다 보아 알았다. 주인이 있는 것은 잘 보호해 주고 주인이 없는 것은 가져다가 왕에게 주어 쓰게 했다. 그 때 거사보가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재물이 필요하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마련하겠습니다.'
그 때 선견왕은 거사보를 시험하고자 곧 명령해 배를 준비하게 하여 배를 타고 나가 놀다가 왕이 거사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황금이 필요하다. 너는 빨리 내게 황금을 가져오라.'
거사가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잠깐만 기다리소서. 곧 언덕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왕은 또 재촉했다.
'나는 여기서 쓸 데가 있다. 지금 당장 가지고 오라.'
그 때 거사보는 왕의 엄한 명령을 받고 곧 배 위에 꿇어앉아 오른손으로 물 속을 더듬었다. 물 속에서 보물이 든 병이 손을 따라 나왔다. 마치 벌레가 나무를 기어오르는 것같이 그 거사보도 역시 그러하여 손을 물 속에 넣으면 보물은 손을 따라 올라왔고 어느새 배에 가득했다. 그래서 왕에게 아뢰었다.
'조금전 쓸 재물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얼마나 필요합니까?'
선견왕이 거사에게 말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나는 필요 없다. 아까는 그저 시험해 보았을 뿐이다. 너는 이제 내게 공양해 마쳤다.'
그 때 그 거사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모든 보물을 물 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거사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거사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선견대왕은 주병보(主兵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주병보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지혜와 꾀가 있고 씩씩하고 용맹스럽고 영특한 지략으로 혼자 서 일을 결단하였다. 그는 곧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토벌(討罰)할 일이 있으시다면 걱정하지 마소서. 제가 스스로 처리하겠습니다.'
선견왕은 주병보를 시험하고자 곧 4병을 모아 놓고 그에게 명령했다.
'너는 지금 이 군사를 부려 보아라. 아직 모이지 않은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놓아주라. 아직 경계를 엄하게 하지 못한 자는 엄숙하게 하고 이미 경계를 엄하게 한 자는 풀어 주라. 아직 가지 않은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멈추게 하라.'
주병보는 왕의 말을 듣고 곧 4병을 부려 아직 모이지 않은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놓아주었다. 아직 경계를 엄하게 하지 않은 자는 경계를 엄하게 하고 이미 경계를 엄하게 한 자는 풀어 주었다. 아직 가지 않은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멈추게 하였다. 그 때 선견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주병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아난아, 이것이 선견전륜성왕이 7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아난아, 어떤 것을 네 가지 신덕(神德)이라 하는가? 첫 번째는 오래 살고 일찍 죽지 않음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요, 두 번째는 몸이 건강하고 병이 없음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요, 세 번째는 얼굴 모양이 단정함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고, 네 번째는 보물 창고가 가득 참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다. 이것을 전륜왕이 성취한 7보와 4공덕이라 한다. 아난아, 그 때에 선견왕은 오랫만에 수레를 타고 뒷동산으로 놀러 나가 곧 마부에게 말했다.
'너는 수레를 잘 몰아 편안하고 조용하게 가라. 왜냐 하면, 나는 국토와 인민이 안락하여 근심이 없는가를 자세히 살펴보고 싶기 때문이다.'
길에 늘어서 왕의 행차를 보던 백성들도 시자에게 말했다.
'그대는 좀 더 천천히 가시오. 우리는 거룩한 왕의 위엄스런 모습을 자세히 뵙고 싶소.'
아난아, 그 때에 선견왕은 백성들을 사랑해 기르기를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듯이 하였고, 국민들이 왕을 사모하기는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우러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보물을 모두 왕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원컨대 받아 주시어 마음대로 써 주소서.'
그 때에 왕은 대답했다.
'그만두어라, 백성들이여. 내게는 보물이 있다. 그대들이나 써라.'
또 어느 때 왕이 '내가 지금 궁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백성들은 왕에게 와서 각각 아뢰었다.
'저희들이 이제 왕을 위하여 궁전을 짓겠습니다.'
왕이 대답했다.
'나는 이제 너희들의 공양을 받은 것으로 하겠다. 내게는 집을 지을 수 있는 충분한 재물이 있다.'
그 때 백성들은 되풀이해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들도 왕과 함께 궁전을 짓겠습니다.'
왕이 백성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뜻에 따르리라.'
그 때 백성들은 왕의 허락을 얻자 곧 8만 4천 대의 수레에 금을 싣고 와서 구사파성에 법전(法殿)을 지었다. 그러자 도리천의 묘장천자(妙匠天子)는 생각했다.
'오직 나만이 능히 선견왕과 같은 정법전(正法殿)을 세울 수 있다.'
아난아, 그래서 묘장천은 정법전을 지었는데 길이는 60리, 너비는 30리이며, 네 가지 보배로 장엄했다. 밑바닥 기초는 평평하고 반듯하였으며 일곱 겹의 보배 벽돌로 그 계단을 쌓았다. 그 법전의 기둥은 8만 4천 개였는데 금기둥에는 은주두(銀株頭), 은기둥에는 금주두, 유리와 수정으로 된 기둥의 주두도 또한 그러했다. 법전의 둘레를 에워싼 사방의 난간은 모두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고, 네 개의 섬돌도 또한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다. 그 법전 위에는 8만 4천개의 보배 누각이 있는데, 금누각에는 은으로 창을 만들고, 은누각에는 금으로 창을 만들었으며, 수정과 유리 누각의 창도 또한 그러했다. 금누각에는 은평상을 두고 은누각에는 금평상이 두어 곱고 부드러운 금실로 짠 자리를 그 위에 깔았다. 수정과 유리 누각의 평상도 또한 그러했다. 그 법전의 광명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했는데 마치 태양이 너무 밝아 똑바로 바라보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았다.
선견왕은 혼자서 생각하였다.
'내 이제 이 법전의 좌우에 다린동산의 연못[多隣園池]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곧 못을 만드는데 길이와 너비는 각각 1유순이나 되었다.
또 생각했다.
'이 법전 앞에는 법못[法池]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곧 그것을 만드는데 길이와 너비는 각각 1유순이었다. 그 물은 맑고 깨끗하고 조촐하여 더러움이 없었다. 네 가지 보배 벽돌로 그 바닥과 벽을 쌓았고, 연못 사방에는 난간을 둘렀는데 모두 황금ㆍ백은ㆍ수정ㆍ유리의 네 가지 보배를 합해 만들었다. 그 못물 가운데에는 우발라꽃ㆍ파두마꽃23)ㆍ구물두꽃ㆍ분다리꽃 등 갖가지 꽃이 피어 미묘한 향기를 내어 사방에 풍겼다. 그 못 4면의 육지에도 꽃이 피어났으니. 아혜물다(阿醯物多)꽃ㆍ첨복(瞻蔔)꽃ㆍ파라라(波羅羅)꽃ㆍ수만타(須曼陀)꽃ㆍ파사가(婆師迦)꽃ㆍ단구마리(檀俱摩梨)꽃들이었다. 사람을 시켜 못을 맡아보게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목욕하며 시원함을 즐기고자 하면 그들의 뜻에 따라주었다. 마실 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마실 것을 주고,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었으며, 의복(衣服)이나 거마(車馬)나 향화(香華)나 재보(財寶)도 사람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았다.
아난아, 그 때 선견왕에게는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가 있었다.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보주(寶珠)로 고삐를 만들었는데 제상왕(齊象王)이 제일이었다. 또 8만 4천 마리의 말이 있었다.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보주로 고삐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 역마왕(力馬王)이 제일이었다. 또 8만 4천 대의 수레가 있었다. 사자 가죽 고삐에 네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는데 금륜보(金輪寶)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명의 구슬이 있었는데 신주보(神珠寶)가 제일이었으며, 8만 4천 명의 옥녀(玉女)가 있었는데 옥녀보(玉女寶)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명의 거사(居士)가 있었는데 거사보(居士寶)가 제일이었으며, 8만 4천 명의 찰리가 있었는데 주병보(主兵寶)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개의 성(城)이 있었는데 구시파제(拘尸婆提)성이 제일이었고, 8만 4천 개의 궁전이 있었는데 정법전(正法殿)이 제일이었다. 8만 4천 개의 다락이 있었는데 대정루(大正樓)가 제일이었고, 8만 4천 개의 평상이 있었는데 모두 황금과 백은 등 온갖 보배로 만들어진 것들이었고, 그 위에는 곱고 부드러운 담요와 털 자리를 깔았다. 8만 4천 억 벌의 옷이 있었는데 초마의(初摩衣)ㆍ가시의(迦尸衣)ㆍ겁파의(劫波衣)가 제일이었고, 8만 4천 가지 음식이 날마다 차려졌는데 그 맛은 각각 달랐다.
아난아, 그 당시 선견왕은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 중에서 제일가는 제상(齊象)을 타고 이른 아침에 구시(拘尸)성을 나서서 천하를 살펴보고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성으로 돌아와 아침밥을 먹었다. 8만 4천 마리 말 중에서 제일가는 역마보(力馬寶)를 타고 이른 아침에 나서서 천하를 살펴보고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성으로 돌아와 아침밥을 먹었다. 8만 4천 대의 수레 중에 제일가는 금륜거(金輪車)에 역마보를 메어 타고 이른 아침에 나서서 천하를 살펴보고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성으로 돌아와 아침밥을 먹었으며, 8만 4천 가지 신주(神珠) 중에 제일가는 신주보로써 궁전 안을 비추어 밤낮으로 언제나 환하게 밝았다. 8만 4천 명의 옥녀(玉女) 중에 제일가는 착하고 현명한 옥녀보가 그 좌우에서 시중들었고, 8만 4천 명의 거사(居士)가 있었으니 재물을 쓸 일이 있으면 거사보에게 맡겼다. 8만 4천 명의 찰제리가 있었으니 토벌할 일이 있으면 주병보에게 맡겼고, 8만 4천 개의 성을 다스리는 도읍은 항상 구시성(拘尸城)으로 하였다. 8만 4천 개의 궁전 중에서 왕이 항상 거처하는 곳은 정법전(正法殿)이었고, 8만 4천 개의 누각 중에서 왕이 항상 거처하는 곳은 대정루(大正樓)였다. 8만 4천 개의 자리 중에서 왕이 항상 앉는 자리는 파리좌(頗梨座)였으니 선정에 들기에 편안했기 때문이었으며, 8만 4천억 벌의 옷은 제일 묘한 보배로 장식했는데 아무렇게나 입는 것은 부끄럽기 때문이다. 8만 4천 가지 음식 중에서 왕이 항상 먹는 것은 자연반(自然飯)이었으니 만족할 줄 알기 때문이다.
언젠가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가 왕의 앞에 나타나 때로는 뛰고 밟아 서로 충돌해 중생을 다치게 한 것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때 왕은 생각했다.
'이 코끼리들이 자주 찾아 오면 손상되는 것이 많겠구나. 지금부터는 100년에 한 마리씩 나타나는 것만 허락하리라.'
그리하여 차례로 100년에 한 마리씩만 나타났고 차례가 다 돌아가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곤 하였다.”
■ 주 해:
1) 중각강당(重閣講堂, kūṭāgāra sāll)으로 되어 있다. 이는 본래 보통 명사이나 여기에서는 특별히 비사리성(毗舍離城) 미후지(獼猴池) 근처 숲에 있던 강당을 지칭한다.
2) Pv이며, 말라족(末羅族)의 도성(都城)이었다.
3) Malla이며, 본래 종족의 이름이었는데, 나중에 국명으로 바뀌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의 16종족 중 하나이다. 이 종족의 탄생지가 곧 구시갈성(拘尸竭城)이다.
4) kammra-putta이며, '건축가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혹은 '대장장이의 아들'이라고 번역한 곳도 있다.
5) Cunda이며, 순다(純陀) 또는 순다(淳陀)로도 쓴다.
6) 기생하는 버섯을 말한다. 북전장경(北傳藏經)에는 모두 부처님께서 전단수이(栴檀樹耳)를 잡수시고 돌아가신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팔리본에는 skara maddava를 잡수시고 돌아가신 것으로 되어 있다. 불음(佛音)의 주(注)에 의하면 여러 학설이 있는데 첫째 늙지 않은 야생 양(羊)의 맛있는 고기, 둘째 부드러운 밥에 우유를 섞어 만든 음식, 셋째 말린 야생 돼지 고기라는 세 가지 설이 있다.
7) 복귀(Pukkus)가 “lrassa klmassa svako” 즉 아라라가라마(阿羅邏迦羅摩)의 제자(弟子)로 되어 있다.
8) kusinra이며, 앞에서는 구이성(拘夷城)이라 하고 뒤의 문장에서는 구시성(拘尸城)이라 하였다.
9) 10전(纏)이 있다. 개(蓋)와 전(纏) 모두 번뇌를 지칭한다.
10) 또는 팔종범음성(八種梵音聲)이라고도 한다. 이는 여래의 청아한 음성이 여덟 가지 수승한 공덕을 갖추고 있음을 말한다. 여덟 가지 공덕은 극호음(極好音)ㆍ유연음(柔軟音)ㆍ화적음(和適音)ㆍ존혜음(尊慧音)ㆍ불녀음(不女音)ㆍ불오음(不誤音)ㆍ심원음(深遠音)ㆍ불갈음(不竭音)이다.
11) 가운데 대의(大衣)이다. 3의는 승가리(僧伽梨)ㆍ안타회(安陀會)ㆍ울다라승(鬱多羅僧)이다.
12) jhpeti의 음역으로 사비야유(闍毘耶維)ㆍ야순(耶旬)ㆍ다비(茶毘)라고도 쓴다. 소연(燒燃)ㆍ소신(燒身)ㆍ분소(焚燒)라고 한역하며 화장(火葬)한다는 뜻이다.
13) sarira이며, 설리라(設利羅) 또는 실리라(室利羅)라고도 쓰고, 신골(身骨) 혹은 유골(遺骨)로 한역한다.
14) 탑(塔) 꼭대기에 세우는 당간(幢竿)을 말한다. 찰(刹)은 찰다라(刹多羅, kṣetra)의 준말이다.
15) 고려대장경에는 '북(北)'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남(南)'으로 되어 있다.
16) 고려대장경에는 '북(北)'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남(南)'으로 되어 있다.
17) 말한다.
18) Upavna이며, 비구의 이름이다. 부처님을 가까이에서 시봉했던 사람 중 하나이다.
19) 탄생하신 곳으로 가비라위(迦毘羅衛)ㆍ가비라바소도(迦毘羅婆蘇都)ㆍ가비라(迦毘羅)라고도 하고, 황두거처(黃頭居處)ㆍ묘덕(妙德)ㆍ창색(蒼色)이라고 한역한다.
20) tla이며, 고송수(高竦樹)라고 한역하는데 즉 패엽(貝葉:貝多羅葉)을 말한다.
21) 거느리는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을 말한다.
22) '두경여상(頭頸如象)'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두경여마(頭頸如馬)'로 되어 있다.
23) '파두마화(波頭摩華)'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발두마화(鉢頭摩華)'로 되어 있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4 권
2. 유행경(遊行經) ③
그 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선견왕은 생각하였다.
'나는 원래 어떤 공덕을 쌓고 어떤 착한 근본[善本]을 닦았기에, 지금 이렇게 높고 큰 과보(果報)를 얻게 되었을까?'
또 스스로 생각했다.
'세 가지 인연이 이러한 복의 과보를 가지고 왔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 번째는 보시(布施)요, 두 번째는 지계(持戒)며, 세 번째는 선사(禪思)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금 이렇게 큰 과보를 얻었다.'
왕은 또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이제 이미 인간 세계의 복된 과보를 받았으니, 더 나아가 하늘의 복을 받을 업(業)을 닦아야 하겠다. 스스로 자기를 억누르고, 시끄럽고 번잡한 것을 떠나 조용한 곳에서 한가히 지내며 도술(道術)을 숭상하자.'
그리하여 왕은 곧 선현보녀(善賢寶女)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나는 이제 이미 인간의 복된 과보를 누렸다. 더 나아가 앞으로는 하늘의 복을 받을 업을 닦아야겠다. 그러자면 마땅히 스스로 자기를 억제하고 시끄럽고 번잡한 것을 떠나 조용한 곳에서 한가히 지내며 도술을 숭상해야 할 것이다.'
'예, 대왕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녀는 안팎에 명령하여 가까이 모시거나 문안 인사 드리는 것을 금했다.
그 때 왕은 곧 법전(法殿)에 올라 금루관(金樓觀)으로 들어가 은평상에 앉았다. 거기서 탐욕과 음욕은 악(惡)하고 불선(不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어 이생희락(離生喜樂:欲界惡을 여읨으로 해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의 제1 선(禪)을 얻었다. 각과 관을 버려 없애고 마음 속으로 믿음으로써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마음을 오로지 거두어 잡아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정생희락(定生喜樂: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의 제2 선을 얻었다. 기쁨을 버리고 마음을 지켜 오로지 하여 산란하지 않게 하며, 스스로 몸의 즐거움을 알아 성현(聖賢)들이 구하는 바인 호념락행(護念樂行:생각을 보호해 맑고 깨끗함)의 제3선을 얻었다. 괴로움과 즐거움을 버려 없애고 먼저 걱정과 기쁨을 없애어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호념청정(護念淸淨:생각을 보호해 맑고 깨끗함)의 제4선을 얻었다.
그 때 선견왕은 은평상에서 일어나 금루관을 나왔다. 다시 대정루(大正樓)로 나아가 유리평상에 앉아 자심(慈心)을 닦았는데, 한 세계에 두루 차고 나머지 다른 세계도 또한 그러하여 두루 가득 차게 하고 널리 미치게 하여 차별함이 없고 한량도 없었다. 모든 원한을 없애어 마음에 미워함이 없고, 고요하고 잠잠하고 사랑하고 부드러움으로써 스스로 즐거워했다. 비심(悲心)ㆍ희심(喜心)ㆍ사심(捨心)도 또한 그러했다.
그 때 옥녀보는 묵묵히 혼자서 생각했다.
'오랫동안 왕의 얼굴을 뵙지 못했으니 한번 뵙고 싶구나. 지금 곧 대왕에게 가보자.'
그래서 선현보녀는 8만 4천의 채녀(婇女)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향탕(香湯)에 목욕하고 의복을 갖추어라. 왜냐 하면, 우리는 오랫동안 왕의 얼굴을 뵙지 못했으니, 마땅히 한 번 뵈어야 하리라.'
모든 여인들은 이 말을 듣고 의복을 갖추고, 목욕해 몸을 깨끗이 하였다.
선현보녀는 또 주병보(主兵寶)에게 명하였다.
'그대는 네 가지 군대[兵]를 모으시오. 우리가 오랫동안 왕을 뵙지 못했으니 마땅히 한 번 뵈어야 하겠소.'
신하인 주병보는 곧 네 가지 군대를 모으고 보녀에게 말했다.
'네 가지 군대는 이미 다 모였습니다. 마땅히 때가 되었음을 아십시오.'
이에 보녀는 8만 4천 명의 채녀를 거느리고 네 가지 군대의 호위를 받아 황금의 다린(多鄰)동산으로 나아갔다. 대중들의 진동하는 소리가 왕에게 들리자, 왕은 그 소리를 듣고 창문으로 내다 보니 보녀가 문 가까이에 와 서 있었다.
그 때 왕은 그녀를 보고 곧 말했다.
'너는 멈추어라. 앞으로 오지 말라. 내가 누각에서 나가겠다.'
그 때 선견왕은 곧 파리(頗梨)로 만든 자리에서 일어나 대정루를 나와 정법전(正法殿)으로 내려갔다. 거기서 옥녀보와 함께 다린동산으로 나가 자리에 앉았다. 그 때 선견왕의 얼굴에는 광택이 나서 보통 때와 달랐다. 선현보녀는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대왕의 얼굴빛이 보통 때보다 뛰어나다. 이것은 무슨 기이한 상서일까?'
그 때 그녀는 곧 대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대왕의 얼굴빛이 보통 때와 다릅니다. 혹시 목숨을 버리려 할 때 나타나는 기이한 상서는 아닙니까? 지금 이 8만 4천 마리 코끼리 중에서 백상보(白象寶)가 제일입니다. 금은으로 장식하고 목에 보주(寶珠)를 걸었는데 진실로 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잠깐 생각을 돌리어 함께 즐기소서. 부디 목숨을 버리어 만백성을 외롭게 하지 마소서. 또 8만 4천 마리 말 중에는 역마왕(力馬王)이 제일이며, 8만 4천 대의 수레 중에는 윤보(輪寶)가 제일입니다. 8만 4천 개의 구슬 중에는 신주보(神珠寶)가 제일이며, 8만 4천 명의 여자 중에는 옥녀보(玉女寶)가 제일입니다. 8만 4천 명의 거사 중에는 거사보(居士寶)가 제일이며, 8만 4천 명의 찰리 중에는 주병보(主兵寶)가 제일입니다. 8만 4천 개의 성(城) 중에는 구시성(拘尸城)이 제일이며, 8만 4천 개의 궁전 중에는 정법전(正法殿)이 제일입니다. 8만 4천 개의 누각 중에는 대정루(大正樓)가 제일이며, 8만 4천 개의 자리 중에는 보식좌(寶飾座)가 제일입니다. 8만 4천 벌의 옷 중에는 유연의(柔軟衣)가 제일이며, 8만 4천 가지 음식은 갖가지가 진귀한 맛이 있습니다. 이런 온갖 보배가 다 왕의 소유입니다. 원컨대 잠깐 생각을 돌려 이들과 함께 즐기시고, 부디 목숨을 버리어 만백성을 외롭게 하시지 마소서.'
그러자 선견왕은 보녀에게 대답했다.
'너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나를 받들어 섬겨오면서 사랑스럽고 부드러우며 공경하고 순종하여 하는 말에 실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런 말을 하느냐?'
그녀가 왕에게 아뢰었다.
제가 드린 말씀에 무슨 불순한 점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왕은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아까 말한 코끼리ㆍ말ㆍ보배 수레ㆍ금바퀴ㆍ궁전ㆍ기이한 옷ㆍ맛난 음식 이런 것들은 다 항상하지 못한 것이라서 오래도록 보존할 수 없다. 그런데도 나에게 더 머물라고 권하니 어찌 순종하는 것이라고 하겠느냐?'
그녀가 왕에게 아뢰었다.
'공경하고 순종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왕이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만일〈코끼리ㆍ말ㆍ보배 수레ㆍ금바퀴ㆍ궁전ㆍ기이한 의복ㆍ맛난 음식 이런 것들은 다 항상하지 못한 것이라서 오래도록 보존할 수 없습니다. 원컨대 그것에 애착하여 높으신 정신을 괴롭게 마소서. 왜냐 하면 왕의 목숨은 오래지 않아 반드시 뒷세상으로 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태어나면 죽게 되고 만나면 헤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 세상에 나서 오래도록 사는 자가 있겠습니까? 마땅히 은혜와 사랑을 끊고 도를 구하는 마음을 가지소서〉라고 한다면 이것을 공경하고 순종하는 말이라 할 것이다.'
아난아, 그 때 옥녀보는 왕의 이 말을 듣고 슬피 울고 부르짖다가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코끼리ㆍ말ㆍ보배 수레ㆍ금바퀴ㆍ궁전ㆍ기이한 옷ㆍ맛난 음식 이러한 것들은 다 항상하지 못한 것이라서 오래도록 보전할 수 없습니다. 원컨대 그것에 애착하여 높으신 생각을 괴롭게 마소서. 왜냐 하면 왕의 수명은 오래지 않아 반드시 뒷세상으로 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태어나면 죽음이 있고 만나면 헤어지기 마련입니다. 어떻게 이 세상에 나서 오래도록 사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마땅히 은혜와 사랑을 끊고 도를 구하는 마음을 가지소서.'
아난아, 저 옥녀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선견왕은 갑자기 목숨을 마쳤는데 마치 힘센 장수가 맛있는 밥을 단번에 먹어 치우듯 아무 괴로움도 번민도 없었다. 그 영혼은 올라가 제7범천(梵天)1)에 태어났다. 선견왕이 죽은 지 7일 만에 윤보(輪寶)와 주보(珠寶)는 저절로 사라지고, 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옥녀보(玉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주병보(主兵寶)도 같은 날에 죽었다. 성ㆍ못ㆍ법전ㆍ누각ㆍ보배 장식ㆍ황금 다린동산도 모두 흙과 나무로 변했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인연이 모여 이루어진 법[有爲法]은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변하고 바뀌어 반드시 부서져 없어지느니라. 탐욕으로 만족할 줄 모르면 사람의 목숨이 흩어질 때에 은혜와 사랑을 그리워하고 집착해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오직 성인의 지혜를 얻어 밝게 도를 본 자만이 비로소 만족할 줄 알 것이다. 아난아, 나는 기억하고 있느니라. 나는 일찍이 이곳에 여섯 번 태어나 전륜성왕이 되었고 마침내 뼈를 이 땅에 묻었었다. 이제 나는 위없는 정각(正覺)을 이루고 다시 생명을 버려 몸을 이곳에 두고 간다. 지금부터 이후로는 나고 죽음이 영원히 끊어지리라. 그래서 내 몸을 둘 곳은 어디에도 없으리라. 이것이 최후이며 다시는 목숨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본생처인 구시나갈성의 사라원(娑羅園)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려 하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구시나갈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알려라.
'여러분, 마땅히 아십시오. 여래께서는 오늘 밤에 사라원 쌍수 사이에서 반열반에 드십니다. 여러분은 가서 의심되는 것을 묻고 가르침과 유계(遺誡)를 직접 받으시오. 이 때를 놓쳐 뒷날에 후회를 남기지 마시오.'”
이 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어느 비구와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구시성으로 들어갔는데, 그 때 500명의 말라족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이 늦은 저녁에 존자(尊者)께서는 성에 무슨 일로 들어오셨습니까?”
아난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나는 그대들에게 큰 이익을 주고자 이렇게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아십시오. 여래께서는 오늘 밤에 반열반에 드십니다. 여러분은 가서 의심되는 것을 묻고 가르침과 유계를 직접 받으십시오. 이 때를 놓쳐 뒷날에 후회를 남기지 마십시오.”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땅에 쓰러져 기절했다가 다시 깨어났는데, 마치 큰 나무가 뿌리가 뽑히면 가지들이 부러지는 것과 같았다. 그들은 다같이 큰 소리로 말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부처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들은 오래도록 쇠할 것이니 세상의 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에 아난은 모든 말라족 사람들을 위로하며 말했다.
“그만하오, 그만하오, 슬퍼하지 마시오. 천지 만물은 생겨나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인연으로 모인 것을 언제까지나 있게 하고자 해도, 그렇게 될 수는 없는 것이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고 삶에는 반드시 다함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각각 서로 말했다.
“우리 집으로 돌아가 온 가족과 흰 천 500장을 가지고 다같이 쌍수로 갑시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각기 집으로 돌아가 그 가족을 데리고 흰 천을 가지고 구시성을 나와 쌍수 사이로 가서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아난은 그들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스스로 생각했다.
'저 사람들은 너무 많구나. 만일 저 많은 사람이 한 사람씩 부처님을 만나 뵈려면 다 뵙기 전에 부처님께서 먼저 멸도하실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초저녁에 그들로 하여금 동시에 부처님을 뵙게 하리라.'
곧 500명의 말라족 사람과 그 가족을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아난이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무개 아무개 등 말라족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세존의 기거가 어떠하신가 문안드리나이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들은 오느라고 수고했다. 나는 너희들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고 또 병도 고통도 없게 하리라.”
아난은 곧 모든 말라족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데리고 가서 부처님을 뵙게 하였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무상(無常)에 대하여 설법하고 가르치시어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곧 500장의 흰 천을 세존께 바쳤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받으시자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그 때에 구시성 안에 한 범지가 있었다. 이름은 수발(須跋)2)이고 나이 120이나 되는 늙은 이로서 지혜가 많았다. 사문 구담께서 오늘밤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법에 대해서 의심되는 것이 있다. 오직 구담만이 내 뜻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때를 만났으니 진실로 힘써 나아가리라.'
그는 곧 그 밤으로 구시성을 나와 쌍수 사이를 향해 가서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오늘밤에 구담 사문께서 멸도하신다는 말을 저는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뵙고자 여기 왔습니다. 저는 법에 대해서 의심이 많이 있습니다. 원컨대 구담을 뵙고 제 의심을 단번에 풀고 싶습니다. 어떻게 뵈올 틈이 없겠습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수발이여, 부처님께서 병을 앓고 계시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오.'
수발은 거듭 세 차례나 간청을 했다.
'제가 들으니, 여래께서 이 세상에 한 번 나타나시는 것은 마치 우담발꽃이 가끔 한 번씩 피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이렇게 찾아와 뵙고 품고 있던 의심을 풀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잠깐만이라도 뵐 틈이 없겠습니까?'
아난은 먼저와 같이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병을 앓고 계시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오.'
그 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를 막지 말라. 들어오도록 하라. 의심을 풀려 하는 것이니 조금도 귀찮을 것 없다. 만일 내 법을 들으면 그는 반드시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아난이 곧 수발에게 말했다.
'그대가 부처님을 뵙고 싶거든 마땅히 지금이 그 때인 줄 아시오.'
수발은 곧 들어가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법에 대해서 의심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 의심을 풀어주실 틈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마음대로 물어라.”
수발이 곧 아뢰었다.
“어떻습니까? 구담(瞿曇)이시여, 여러 다른 무리들이 있는데 자칭 스승이라 말합니다. 불란가섭(不蘭迦葉)ㆍ말가리교사리(末伽利憍舍梨)ㆍ아부타시사금파라(阿浮陀翅舍金披羅)ㆍ파부가전(波浮迦旃)ㆍ살야비야리불(薩若毘耶梨弗)ㆍ니건자(尼揵子) 등이 그들입니다. 이 모든 스승들은 각각 다른 법을 지니고 있습니다. 구담 사문께서는 다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그들이 논(論)하는 것을 나는 다 알고 있다. 이제 나는 그대를 위하여 깊고 묘한 법을 설명하리라. 자세히 들어라, 자세히 들어라. 잘 생각해 보고 기억하라.”
수발은 분부를 받들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법 가운데서 8성도(聖道)가 없으면 곧 제 1의 사문과(沙門果)와 제 2ㆍ제 3ㆍ제 4의 사문과가 없으리라. 수발이여, 모든 법 중에서 8성도가 있으면 따라서 곧 제 1의 사문과와 제 2ㆍ제 3ㆍ제 4의 사문과가 있으리라. 수발이여, 이제 나의 법 중에는 8성도가 있기 때문에 제 1의 사문과와 제 2ㆍ제 3ㆍ제 4의 사문과가 있다. 그러나 외도(外道)의 무리들은 사문과가 없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수발을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나이 스물아홉에
집을 떠나 훌륭한 도(道)를 구했네.
수발아, 나는 부처가 된 지
지금 벌써 50년이 다 되었다.
계(戒)와 정(定)과 지혜(智慧)를 실천하고
혼자 있으며 깊이 생각하여
이제 법의 요지 말하노니
이 밖에 사문은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수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비구들이 다 자신을 잘 거두어 잡는다면,3) 곧 이 세간에 나한(羅漢)이 없는 곳이 없을 것이다.”
이 때 수발은 아난에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을 따라 과거에도 범행(梵行)을 행했고 지금도 행하며 미래에도 행할 모든 사람들은 큰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아난이여, 당신은 여래를 모시고 범행을 닦아 또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저도 여래를 직접 뵙고 의심되는 것을 여쭈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또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여래께서 곧 제자가 되리라는 기별(記莂)을 저에게 수기(授記)해 주셨습니다.”
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여래의 법 가운데서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을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이학(異學) 범지가 나의 법 가운데서 범행을 닦으려 한다면 넉 달 동안 시험삼아 그 사람의 행과 그 뜻과 성질을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위의(威儀)를 갖추어 빠지거나 실수가 없는 자라야 나의 법에서 구족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발아, 마땅히 알라. 오직 그 사람의 행동에 달렸을 뿐이다.”
수발이 다시 아뢰었다.
“외도이학(外道異學)은 부처님 법 가운데서 넉 달 동안 시험삼아 그 사람의 행과 그 뜻과 성질을 살펴보아서 모든 위의를 갖추어 빠지거나 실수가 없는 자라야 구족계를 받을 수 있다면, 이제 저는 부처님의 바른 법 가운데서 4년 동안 사역(使役)4)하고 모든 위의를 갖추어 빠지거나 실수하는 일이 없은 연후에 구족계를 받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수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까 오직 사람의 행에 달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발은 곧 그 밤으로 출가하여 계를 받고 범행을 깨끗이 닦아 현재 세계에서 자기 자신이 지혜를 체득하여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확고해지며, 해야 할 일을 이미 해 마치고, 실(實)다운 지혜를 얻어 다시는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밤이 아직 오래지도 않았는데 아라한이 되었다. 그는 여래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는데 그가 먼저 멸도하고 부처님께서 나중에 열반에 드시게 되었다.
이 때에 아난은 부처님 뒤에 서서 평상을 만지면서 슬피 울다가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하고 흐느끼면서 말하였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져 어두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이 사라지는구나. 무슨 까닭인가? 나는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이미 학지(學地)5)에는 있지만 아직 공부가 다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부처님께서 그만 멸도하시는구나.”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일부러 물으셨다.
“아난 비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여러 비구들이 여래께 아뢰었다..
“아난 비구는 지금 부처님 뒤에서 평상을 어루만지면서 슬피 울다가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하고 흐느끼면서 말했습니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져 어두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이 사라지는구나. 무슨 까닭인가? 나는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이미 학지(學地)에는 있지만 아직 공부가 다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부처님께서 그만 멸도하시는구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그쳐라, 그만 그쳐라. 걱정하지 말라, 슬피 울지 말라. 네가 나를 섬긴 뒤로부터 지금까지 몸으로 행(行)함이 자상했고[慈] 두 마음을 품은 적도 없고 한량없이 나를 잘 모셔왔다. 말을 함에도 자상했고 두 마음을 품은 적도 없고 한량없이 나를 잘 모셔왔다. 뜻으로 행함도 자상했고 두 마음을 품은 적도 없고 한량없이 나를 잘 모셔왔다. 아난아, 네가 나에게 공양한 그 공덕은 매우 크니라. 비록 모든 하늘이나 악마나 범천이나 사문 바라문들도 공양한 일이 있지만 아무도 너에게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너는 그저 정진(精進)하라. 머지않아 도를 이루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또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을 시봉했던 제자들도 다 아난과 같았고, 미래의 모든 부처님을 시봉할 제자들도 또한 아난과 같을 것이다. 그런데 과거의 부처님들을 시봉했던 제자들은 말을 한 뒤에야 비로소 알았지만, 지금 나의 아난은 눈짓만 해도 '여래께서는 이것을 원하시는구나, 세존께서는 이것을 원하시는구나' 하고 곧 알아차리니, 이것은 오직 아난만이 가진 일찍이 없었던 법이다. 너희들도 이런 것을 가져야 한다.
전륜성왕에게는 네 가지 일찍이 없었던 기이하고 뛰어난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성왕이 행차할 때에는 온 나라 백성들이 모두 와서 맞이한다. 그의 얼굴을 보고도 기뻐하고, 가르침을 듣고도 기뻐하며, 그 위엄스런 얼굴을 하염없이 우러러본다. 전륜성왕이 혹 머무르거나 혹은 앉거나 혹은 누울 때 나라 안의 백성들은 모두 왕의 처소로 찾아와서 왕의 얼굴을 보고 기뻐하고, 가르침을 듣고 또 기뻐하며, 위엄스러운 얼굴을 하염없이 우러러본다. 이것이 전륜성왕의 네 가지 기이하고 뛰어난 법이다.
지금 나의 아난에게도 또한 네 가지 일찍이 없었던 기이하고 뛰어난 법이 있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아난이 잠자코 비구 대중 속으로 들어가면 그들은 모두 기뻐하고,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명해 주면 그것을 듣고 또 기뻐한다. 그리고 그 거동과 얼굴을 보거나 그의 설법을 듣고는 싫증을 내지 않는다. 또 아난이 잠자코 비구니 대중ㆍ우바새 대중ㆍ우바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면 그 모습을 보고 모두 다 기뻐하고, 혹은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명해주면 그들은 그것을 듣고 또 기뻐한다. 그리고 그 거동과 얼굴을 보거나 그 설법을 듣고는 싫증을 내는 일이 없다. 이것이 아난의 네 가지 일찍이 없었던 기이하고 뛰어난 법이니라.”
그 때 아난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제까지는 사방에 있는 사문으로서 나이가 많고 지혜도 많아 경(經)과 율(律)을 밝게 알고 덕이 맑고 행이 높은 자들이 세존을 찾아와 뵈었으므로 저도 직접 만나 예경하고 또 안부를 물을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그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 마주할 길이 없을 것이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걱정하지 말라. 모든 족성(族姓)의 자제들에게는 항상 4념(念)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곳을 생각하여 기쁜 마음으로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도를 이룩한 곳을 생각하여 기쁜 마음으로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부처님께서 법륜(法輪)을 굴리신 곳을 생각하여 기쁜 마음으로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네 번째는 부처님께서 반니원(般泥洹)하신 곳을 생각하여 기쁜 마음으로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아난아, 내가 반니원에 든 뒤에 모든 족성의 남녀들이 부처님께서 태어났을 때의 공덕은 이러했고, 부처님께서 도를 이룩하셨을 때의 신력(神力)은 이러했으며, 부처님께서 법륜을 굴렸을 때 구제한 사람은 이러했고, 멸도에 다다랐을 때 남긴 법은 이러했다는 것을 생각하여 각각 그곳으로 나아가 돌아다니면서 모든 탑사(塔寺)를 예경하면 그들은 죽어 모두 하늘에 태어날 것이다. 단 도를 얻은 자는 제외된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반열반한 뒤에 찾아와, 수도하는 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모든 석종(釋種)들에게는 마땅히 출가를 허락해 구족계(具足戒)를 주고, 지체하거나 거절하지 말라. 찾아와 수도하는 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모든 이학(異學) 범지에게도 또한 출가를 허락하여 구족계를 주되, 넉 달 동안 시험하는 일을 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그들은 다른 주장을 가졌으므로 조금만 지체하면 곧 본래의 주장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아난이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천노(闡怒)6) 비구는 노예 무리로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뒤에 만일 저 천노가 위의(威儀)를 따르지 않고 교계(敎誡)를 받지 않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함께 범단벌(梵檀罰)7)을 행하라. 모든 비구들에게 명령하여 더불어 말하지 말고, 서로 오고 가거나 가르치거나 일을 시키지도 말라.”
이 때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여자들이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8)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서로 만나지 말라.”
아난은 또 여쭈었다.
“만일 서로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
아난은 또 여쭈었다.
“만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스스로 마음을 거두어 잡아라. 아난아, 너는 여래가 멸도한 뒤에는 다시 보호해 줄 이가 없어서 닦아 오던 것을 잃으리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라. 내가 부처가 된 뒤로 지금까지 말한 경(經)과 계(戒)가 곧 너를 보호하리니, 이것이 네가 지켜야 할 일이다. 아난아, 오늘부터는 모든 비구들에게 소소(小小)한 계는 버려도 좋다고 허락하노라.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를 부를 때에는 마땅히 예도(禮度)를 따를 것이니 이것이 출가자의 공경하고 순종하는 법이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부처와 법과 승가 대중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나, 도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든 마땅히 빨리 물어 보라. 이 때를 놓치고 뒷날 후회하지 말라. 내가 현재 살아 있는 동안에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해 주리라.”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부처와 법과 승가 대중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나, 도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든 마땅히 빨리 물어 보라. 이 때를 놓치고 뒷날 후회하지 말라. 내가 현재 살아 있는 동안에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해 주리라.”
모든 비구들은 또 잠자코 있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스스로 부끄러워하여 감히 묻지 못하겠으면 마땅히 친한 벗이라 여기고 빨리 와서 물으라. 이 때를 놓치고 뒷날 후회하지 말라.”
그 때 모든 비구는 또 잠자코 있었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믿습니다. 이 대중들은 모두 깨끗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비구도 부처와 법과 승가 대중을 의심하거나 도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그런 줄 안다. 이 대중들 중에 가장 어린 비구도 모두 도적(道迹)을 증득하여 악한 세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일곱 번을 오가고 나서 반드시 괴로움의 끝을 다할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곧 1,200명의 제자들에게 그들이 얻게 될 도과(道果)에 대하여 기별(記莂)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울다라승(鬱多羅僧)을 헤치고 금빛 팔을 내밀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생각하라. 여래가 가끔씩 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은 마치 우담발꽃이 가끔 한 번씩 나타나는 것과 같다.”
그 때 세존께서는 거듭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오른 팔은 자금(紫金)의 빛깔
부처의 나타남은 영서화(靈瑞華)와 같아라.
오고 가는 행(行)은 항상함 없나니
멸(滅)을 나타냄에 방일(放逸)함이 없어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방일하지 말라. 나는 방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정각(正覺)을 이루었다. 한량없는 온갖 착함도 방일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얻는 것이다. 온갖 물질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없다. 이것이 여래 최후의 말씀이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곧 초선정(初禪定)에 들어가셨다. 초선정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어가시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어가시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어가셨다. 제4선에서 일어나 공처정(空處定)에 들어가시고, 공처정에서 일어나 식처정(識處定)에 들어가시고, 식처정에서 일어나 불용정(不用定)9)에 들어가셨다. 불용정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정(有想無想定)에 들어가시고, 유상무상정에서 일어나 멸상정(滅想定)에 들어가셨다.
이 때에 아난이 아나율(阿那律)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이미 반열반에 드셨습니까?”
아나율이 말했다.
“아직 들지 않으셨습니다. 아난이여, 세존은 지금 멸상정(滅想定)에 계십니다. 저는 지난 날 부처님께 직접 들었습니다, 제4선에서 일어나 곧 반열반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멸상정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정에 들어가시고, 유상무상정에서 일어나 불용정에 들어가시고, 불용정에서 일어나 식처정에 들어가시고, 식처정에서 일어나 공처정에 들어가시고, 공처정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어가셨다. 제4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어가시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어가시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1선에 들어가셨다. 제1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어가시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어가시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어가시고, 제4선에서 일어나 반열반하셨다.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하니 모든 하늘신과 세상 사람들이 다 놀라고 두려워하였다. 해와 달의 광명이 비치지 못하던 모든 유명계(幽冥界)까지도 큰 광명을 입어 각각 서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저 사람이 여기에 태어났구나. 저 사람이 여기에 태어났구나'라고 말했다. 그 광명은 두루 비치어 모든 하늘의 광명보다 더 밝았다.
그 때 도리천에서는 허공에서 문다라(文陀羅)10)꽃ㆍ우발라꽃ㆍ파두마꽃ㆍ구마두(拘摩頭)꽃ㆍ분다리꽃을 여래 위에 흩뿌리고, 여러 대중들에게도 흩뿌렸다. 또 하늘의 전단향 가루를 부처님 위에 흩뿌리고 여러 대중들에게도 흩뿌렸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셨을 때 범천왕이 허공에서 게송으로 말했다.
일체 중생의 무리들은
마땅히 모든 음(陰)을 버려라.
부처님께서는 위없는 높은 어른이시니
이 세간에는 그와 짝할 이 없네.
여래는 큰 성웅(聖雄)이시라
두려움 없는 신통력 있네.
세존께선 오래 사셔야 좋으련만
그런데 이제 반열반하셨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11)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음행(陰行)은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다만 흥하고 쇠하는 법일 뿐
한 번 태어나면 죽지 않는 자 없나니
부처님께서는 멸도를 즐겁게 여기셨네.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복나무의 큰 수풀
위없는 복의 사라(娑羅)나무
공양을 받는 좋은 밭이시여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네.
그 때 아나율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께서 무위(無爲)에 머물러
나고 드는 숨길을 쓰지 않으니
본래 적멸(寂滅)에서 오시어
신비로운 광채[靈曜]12) 여기에서 사라지네.
범마나(梵摩那) 비구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게으르고 교만한 마음이 없고
자신을 단속하여 높은 지혜 닦았네.
집착도 없고 오염도 없는
애욕을 떠난 위없이 높은 이여.
아난 비구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하늘과 사람들, 두렵고 무서워
온몸의 털이 곤두섰네.
일체를 모두 성취하신
정각(正覺)께서 멸도하셨다.
금비라신(金毘羅神)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세간은 모두 보호자 잃고
중생은 영원히 눈이 멀었네.
정각(正覺)으로서 사람 중의 영웅[雄]이신
석사자(釋師子)를 다시는 뵐 수 없구나.
밀적역사(密迹力士)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 세상이나 또 저 세상에서도
범천(梵天)세계의 모든 하늘 사람도
사람 중의 영웅, 석가의 사자(師子)를
다시는 뵐 수 없게 되었네,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摩耶)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 루비(樓毗)13)동산에서 태어나
그 도를 두루 유포하시더니
다시 본생처(本生處)로 돌아와
무상한 몸 영원히 버리셨네.
쌍수의 나무신[雙樹神]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어느 때라야 또 다시
때 아닌 꽃을 부처님께 흩뿌릴까.
10력(力)의 공덕을 두루 갖추신
여래께서 멸도하시고 말았으니.
사라동산의 수풀신[林神]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여기는 가장 묘하고 즐거운 땅
부처님께서 여기서 생장하셨고
곧 여기서 법륜을 굴리셨고
또 여기서 멸도하셨네.
4천왕(天王)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여래께서는 위없는 지혜로써
언제나 무상을 말씀하셨네.
중생들의 괴로움의 결박을 풀어주셨고
필경에는 적멸(寂滅)에 드셨네.
도리천(忉利天)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여러 억천만 겁(劫) 동안을
위없는 도를 구해 이루셨나니
중생들의 괴로움의 결박을 풀어주셨고
필경에는 적멸에 드셨네.
염천왕(焰天王)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것이 부처님 최후의 옷이런가
지금까지 여래의 몸 싸고 있었네.
부처님께서 이미 멸도했으니
이 옷을 장차 누구에게 줄까.
도솔타천왕(兜率陀天王)14)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것이 바로 최후의 몸
음(陰)과 계(界)는 여기서 멸하였나니
걱정도 없고 기쁨도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의 근심도 없느니라.
화자재천왕(化自在天王)15)도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께서 오늘 밤중을 지나
오른 쪽 옆구리를 깔고 누우셨네.
이곳 사라 동산에서
석사자(釋獅子)께서 멸도하셨네.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16)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세간은 영영 쇠하고 어두우리
큰 별과 달이 갑자기 떨어졌네.
무상이 덮치자
큰 지혜의 태양 영영 가려졌네.
모든 비구들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 몸은 마치 물거품 같아
위태롭게 약하니 누가 좋아하랴.
부처님은 금강(金剛)의 몸 얻으셨건만
그래도 무상(無常)하여 무너지셨네.
모든 부처님의 금강 같은 몸도
오히려 무상(無常)하여 돌아가셨네.
엷게 깔린 눈 빨리 녹듯 하니
그 나머지야 또 무엇을 기대하리.17)
부처님께서 멸도하시고 나자 모든 비구들은 구슬피 통곡하고 기운을 잃어 몸을 땅에 던져 뒹굴고 부르짖으면서 스스로 억제하지 못했다. 그리고 흐느끼면서 말했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지고 가리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들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이 없어졌구나.”
마치 큰 나무의 뿌리가 뽑혀 가지들이 꺾인 것 같았고, 또 허리 잘린 뱀이 뒹굴고 헤매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것 같았다. 그 때 모든 비구들 역시 이와 같이 슬피 울고 기운이 막혀 몸을 땅에 던져 뒹굴고 부르짖으면서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고 흐느끼며 말했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지고 가리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들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이 없어졌구나.”
그 때 아나율 장로가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쳐라, 그쳐라, 슬퍼하지 말라. 위에 있는 모든 하늘이 괴이하게 여겨 꾸짖으리라.”
모든 비구들이 아나율에게 물었다.
“위에는 하늘이 몇이나 있습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허공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어떻게 다 계산하여 말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모두 공중에서 소란스럽게 배회하며 슬피 부르짖고 가슴을 치고 뛰며 눈물을 흘리면서 말한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지고 가리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들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이 없어졌구나.'
마치 큰 나무의 뿌리가 뽑혀 가지들이 꺾이는 것 같고, 또 허리 잘린 뱀이 뒹굴고 헤매며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것 같다. 지금 모든 하늘들도 이와 같아서 공중에서 소란스럽게 배회하며 슬피 부르짖고 가슴을 치고 뛰며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지고 가리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들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이 없어졌구나.'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밤을 새우고 새벽까지 법어(法語)를 강(講)하였다. 아나율이 아난에게 말했다.
“그대는 성(城)에 들어가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 이미 멸도하셨다. 보시하고 공양하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이 때를 놓치지 말라.'”
아난이 곧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비구를 데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성으로 들어갔다. 멀리서 500명의 말라족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말라족들도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며 그 발에 예배하고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오셨습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나는 이제 그대들에게 큰 이익을 주고자 이 새벽에 여기 온 것이오. 그대들은 마땅히 아시오. 여래께서 어젯밤에 이미 멸도하셨습니다. 그대들이 보시하고 공양하고자 하거든 이 때를 놓치지 마시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비통해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어찌 이리도 빠른가? 부처님의 반열반이여,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간의 안목이 멸함이여.”
아난이 대답했다.
“그만 그치시오, 그만 그치시오, 슬피 울지 마시오. 유위(有爲)를 변역(變易)하지 않게 하고자 하나 그리 될 수 없는 것이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고, 만나면 헤어진다. 일체의 은혜와 사랑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소.”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제각기 말하였다.
“우리는 각각 돌아가서 모든 향과 꽃과 또 악기를 마련해 빨리 쌍수로 가 사리(舍利)에 공양하자. 그리고 하루가 지나거든 부처님의 몸을 평상 위에 안치하고 말라족의 동자(童子)들로 하여금 평상의 네 귀를 들게 하고 깃발과 일산을 받쳐 들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음악을 공양하며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자. 모든 마을을 두루 들러 백성들이 공양할 수 있게 하자. 그런 후에 서쪽 성문으로 나와, 높고 탁 트인 장소로 가서 사유(闍維)18)하자.”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이렇게 의논하고 나서 각각 자기 집으로 돌아가 향과 꽃과 악기를 마련해 쌍수로 나아가 사리에 공양했다.
하루가 지난 뒤 부처님 몸을 평상 위에 안치하고 모든 말라족 사람들이 와서 평상을 함께 들었지만 들려지지 않았다. 그 때 아나율은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일단 멈추시오. 부질없이 애쓰지 마시오. 지금 모든 하늘이 찾아와 그 평상을 들고자 합니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이 말했다.
“하늘은 이 평상을 어떻게 옮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아나율이 말했다.
“그대들은 향과 꽃과 음악으로써 사리에 공양하고 하루를 지낸 뒤 부처님의 몸을 평상 위에 안치하고 말라족 동자들을 시켜 평상의 네 귀를 들게 하고, 깃발과 일산을 받쳐 들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음악을 공양하며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모든 마을을 두루 들러 백성들이 모두 공양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그 다음에는 서쪽 성문으로 나가 높고 탁 트인 곳에서 사유에 붙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하늘의 생각에는 7일 동안 사리를 모셔 두고 향과 꽃과 음악으로써 예경하고 공양하려 합니다. 그 다음에 부처님 몸을 평상 위에 안치하고 말라족의 동자들이 평상의 네 귀를 들게 하고, 깃발과 일산을 받쳐 들고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고 여러 가지 음악을 공양하며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모든 마을을 두루 들러 백성들이 모두 공양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그 다음에는 서쪽 성문으로 나가 희련선하(熙蓮禪河)를 건너 천관사(天冠寺)에 가서 사유에 붙이고자 합니다. 위의 하늘들은 이런 생각으로 평상을 움직이지 않게 한 것입니다.”
말라족 사람들이 말하였다.
“알겠습니다. 그 말이 마음에 듭니다. 하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서로 말했다.
“우리들은 먼저 성으로 들어가 거리와 골목길을 평평하게 고르고 물을 뿌려 쓸고 향을 피우자. 그리고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7일 동안 사리에 공양하자.”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곧 함께 성으로 들어가 거리와 골목길을 평평하게 고르고 물을 뿌려 쓸고 향을 피웠다. 그리고 성을 나와 쌍수 사이에서 향과 꽃과 음악으로써 사리를 공양했다. 7일이 지나 해가 저물 무렵에 부처님 몸을 평상 위에 안치하고 말라족 동자들이 네 귀를 받들어 들었다. 깃발과 일산을 받쳐들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고 여러 가지 음악을 연주하며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라 편안하고 조용하게 행진했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문다라꽃ㆍ우발라꽃ㆍ파두마꽃ㆍ구물두꽃ㆍ분다리꽃과 하늘의 전단향 가루를 사리 위에 흩뿌려 온 거리에 가득 차게 하였다. 모든 하늘은 음악을 연주하고 귀신들은 노래를 불렀다. 그 때 말라족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했다.
“사람의 음악은 일단 두고 하늘의 음악을 청해 사리에 공양하자.”
그 때 말라족 사람들이 평상을 받들고 차츰 나아갔다.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여러 거리와 골목에 멈추어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음악을 공양했다.
그 때 말라족의 대신 로이(路夷)의 딸이 있었다. 불도(佛道)를 독실히 믿었던 그녀는 손에 수레바퀴 만한 황금 꽃을 받들어 사리에 공양했다. 어떤 노파가 소리 높여 칭찬했다.
“이 모든 말라족들은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여래께서 최후로 이곳에서 멸도하시자 온 나라 백성들이 흔쾌히 공양하게 되었구나.”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공양을 베풀어 마치고 다시 북문으로 나가 희련선하를 건너 천관사에 이르렀다. 평상을 땅에 내려 놓고 아난에게 물었다.
“저희들은 이제 다시 무엇으로써 공양해야 합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저는 직접 부처님께 들었고 직접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사리를 장례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전륜성왕의 장례법과 같이 하라고 하더이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또 아난에게 물었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우선 향탕(香湯)으로 그 몸을 씻고, 새 겁패(劫貝:무명천)19)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싼다. 몸을 황금관에 넣고 깨 기름을 부어 채운 뒤, 황금관을 들어 두 번째 쇠곽에 넣고, 전단향나무로 짠 덧관으로 그 겉을 거듭 싼다. 온갖 기이한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텁게 덮고 사유(闍維)한다. 그 뒤에 다시 사리를 거두어 네 거리에 탑을 세우고 표찰(表刹)20)에는 비단을 걸어 온 나라의 길가는 사람들이 모두 왕의 탑을 보게 하여, 그 바른 교화를 사모해 많은 이익을 얻게 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네가 나를 장사지내려 하거든 먼저 향탕으로써 목욕시키고 새 겁패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라. 몸을 황금관 안에 넣고 깨 기름을 부어 채운 뒤, 황금관을 들어 두 번째 쇠곽에 넣고, 전단향나무로 짠 덧관으로 겉을 거듭 싸라. 온갖 기이한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텁게 덮고 그리고 그것을 사유하라. 다시 사리를 거두어 네 거리에 탑을 세우고 표찰에는 비단을 걸어 온 나라 길가는 사람들이 모두 그 불탑을 보게 하여, 여래 법왕의 도의 교화를 사모해 살아서는 행복을 얻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게 하라. 단 도를 얻은 자는 제외한다.'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서로 말했다.
“우리는 성으로 돌아가 장구(葬具)ㆍ향화(香花)ㆍ겁패(劫貝)ㆍ관(棺)ㆍ곽(槨)ㆍ향유(香油)와 흰 천을 마련하자.”
말라족 사람들은 곧 함께 성으로 들어가 장구들을 마련했다. 천관사로 돌아와 깨끗한 향탕으로 부처님 몸을 목욕시키고, 새 겁패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고 몸을 황금관에 넣고 깨 기름을 부어 채웠다. 다시 금관을 들어 두 번째 큰 쇠곽에 넣고, 전단향나무로 짠 덧관으로 겉을 거듭 싸고, 온갖 기이한 향을 그 위에 쌓았다.
그 때 말라족의 대신(大臣) 로이는 큰 횃불을 들고 부처님의 시신을 안치한 장작더미[佛積]에 불을 붙이려 하였다. 그러나 불이 붙지 않았다. 다른 말라족 대신이 잇달아 장작더미에 불을 붙였지만 역시 불은 붙지 않았다.
그 때 아나율이 여러 말라족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여러분, 당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불이 자꾸 꺼지고 붙지 않는 것은 모든 하늘의 뜻입니다.”
말라족 사람들은 또 물었다.
“모든 하늘은 무슨 까닭에 불이 붙지 못하게 합니까?”
아나율이 말했다.
“대가섭(大迦葉)이 그 제자 500명을 거느리고 지금 파바국(波婆國)에서 오는 중인데, 사유(闍維)하기 전에 도착하여 부처님 몸을 뵙고자 합니다. 그래서 하늘이 그 뜻을 알고 불이 붙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말라족 사람들이 또 말했다.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 때 대가섭은 500명 제자를 데리고 파바국에서 오는 도중에 길에서 한 니건자(尼乾子)를 만났다. 그는 손에 문다라(文陀羅)꽃을 쥐고 있었다. 대가섭은 멀리서 니건자를 보고 가까이 가서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오십니까?”
그가 대답했다.
“저는 구시성에서 옵니다.”
가섭이 또 물었다.
“그대는 우리 스승님을 아십니까?”
그는 답했다.
“압니다.”
또 물었다.
“우리 스승님은 살아 계십니까?”
그는 대답했다.
“멸도하신 지 벌써 7일이 지났습니다. 저는 거기서 오다가 이 하늘 꽃을 얻었습니다.”
가섭은 이 말을 듣고 슬퍼했다. 그 때 500명의 비구들도 부처님께서 멸도 하셨다는 말을 듣고 모두 슬피 울면서 뒹굴고 부르짖으며 스스로 억제하지 못해 했다. 그들은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지고 가리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은 없어졌구나.”
마치 큰 나무가 뿌리째 뽑혀 가지들이 꺾인 것 같았고, 또 허리 잘린 뱀이 뒹굴고 헤매며 나아갈 길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때 그 대중 가운데 발난타(跋難陀)21)라는 석가족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비구들을 만류하면서 말했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라. 세존이 멸도하였으니 우리는 이제 자유를 얻었다. 그 자는22) 항상 말하기를. '이것은 꼭 행하라. 이것은 마땅히 행하지 말라'고 하였었는데 지금부터 나는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리라.”
가섭은 이 말을 듣고 섭섭해 하고 언짢아 하면서 곧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빨리 옷과 발우를 단속하라. 어서 쌍수가 있는 곳으로 가자. 사유하기 전에 도착하면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대가섭의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섭을 모시고 따라갔다. 구시성으로 들어가 니련선하를 건너 천관사에 도착했다. 아난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아 아난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한 번만이라도 사리를 직접 뵙기 위해 사유하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어떻게 뵐 수 없겠습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아직 사유하지 않았지만 다시 뵙기는 어렵습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 몸은 벌써 향탕으로 목욕시켰고, 겁패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고, 금관에 넣어 쇠곽에 안치하고, 전단향나무로 만든 덧관으로 그 겉을 거듭 싸서 덮었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 몸을 다시 뵙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가섭이 세 번이나 청했지만 아난은 처음과 같이 부처님 몸을 다시 뵙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그 때 대가섭은 향더미로 향해 걸어갔다. 바로 그 때 부처님께서 겹곽[重槨] 속에서 두 발을 나란히 내미셨는데, 발에 이상한 빛이 있었다. 가섭은 그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아난에게 물었다.
“부처님의 몸은 금빛인데 지금 발은 왜 이상합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아까 어떤 노파가 못내 슬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손으로 부처님 발을 어루만졌습니다. 그 때 눈물이 그 위에 떨어졌기 때문에 그 빛이 이상한 것입니다.”
가섭은 그 말을 듣고 매우 불쾌했다. 곧 향더미를 향해 부처님의 사리에 예배했다. 그 때 4부중(部衆)과 위의 모든 하늘도 동시에 예배했다. 이에 부처님의 발이 갑자기 사라졌다. 대가섭은 향더미를 세 번 돌고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은 짝할 데 없으신 분
거룩한 그 지혜 이루 헤아릴 수 없나니
짝할 데 없는 거룩한 지혜에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옵니다.
짝할 데 없는 높은 사문은
가장 높고 더러움 없네.
모니(牟尼)는 애욕의 가지를 끊은
큰 신선이며 천인(天人) 가운데 높은 이
사람 중에서 제일의 영웅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옵니다.
고행(苦行)에는 짝할 이 없고
집착을 떠나 사람을 가르치시던
물듦도 없고 티끌도 때[垢]도 없는
위없는 어른[無上尊]께 머리 조아립니다.
세 가지 때는 이미 다하고
공(空)하고 고요한 행을 즐기며
둘도 없고 또 견줄 데 없는
10력의 어른[十力尊]께 머리 조아립니다.
선서(善逝)는 가장 높은 어른
이족존(二足尊)23) 중에서도 높으니
4제(諦)와 지식(止息:禪定)을 깨달은 사람
안온한 지혜 갖춘 이에게 머리 조아립니다.
모든 사문 중에서 가장 높으시며
삿됨[邪]을 돌이켜 바름[正]에 들게 하셨던
세존께서 적멸(寂滅)을 보여주시니
고요한 그 자취에 머리 조아립니다.
번뇌도 없고 티도 틈도 없으사
그 마음은 항상 적정(寂定)하여라.
모든 티끌과 더러움을 없애신
때 없는 어른[無垢尊]께 머리 조아립니다.
지혜의 눈은 한량이 없고
감로같은 위엄 있는 말씀
과거에는 없었고 사의(思議)하기 어려워라.
짝할 이 없는 이께 머리 조아립니다.
외치는 소리는 사자가
숲속에서 두려워함이 없음 같고
악마를 항복받고 4성(姓)을 뛰어넘으시니
그러므로 머리 조아려 경례합니다.”
큰 위엄과 덕이 있고 네 가지 변재를 갖춘 대가섭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자 그 때 그 화장 더미는 불을 붙이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탔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이 각각 서로 말했다.
“지금 불이 맹렬하게 타올라 불꽃이 너무 거세어 제어할 수 없다. 사유한 사리가 혹시 녹아버리지나 않았을까? 어디에서 물을 구해 이 불을 꺼야 할까?”
그 때 화장 더미 곁에 불도를 독실히 믿던 사라수신(娑羅樹神)이 있었다. 그는 곧 신력(神力)으로써 화장 더미의 불을 껐다.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또 서로 말했다.
“이 구시성 부근 12유순에 있는 향과 꽃을 모두 채취(採取)해 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하자.”
그래서 곧 성 외곽으로 나가 모든 향과 꽃을 채취하여 공양하였다.
그 때 파바국에 있던 말라족 백성들이 부처님께서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우리들은 가서 사리를 분배해 달라고 요구하자. 그래서 우리 본토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자.'
파바국의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나라에 명령을 내려 네 종류의 군사[兵], 즉 코끼리 군사[象兵]ㆍ말 군사[馬兵]ㆍ수레 군사[車兵]ㆍ걷는 군사[步兵]를 정비하고 구시성에 도착하여 사자(使者)를 보내어 말했다.
“중우(衆祐)24)께서 이곳에 이르러 멸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또한 우리의 스승이십니다. 우리는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 때문에 이렇게 찾아와 그 사리를 분배해 주실 것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우리 본국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고자 합니다.”
구시왕이 대답했다.
“그렇다, 그렇다. 진실로 그 말이 옳다. 하지만 세존께서는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이곳에서 멸도하셨다. 그러므로 이 나라 백성들이 마땅히 스스로 공양해야 할 것이다. 그대들이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만 사리의 분배는 있을 수 없다.”
그 때 차라파(遮羅頗)국의 모든 발리(跋離)족의 백성들과 라마가(羅摩伽)국의 구리(拘利)족 백성들, 그리고 비류제(毘留提)국의 바라문들, 가유라위국의 석가족 백성들, 비사리국의 리차(離車)족 백성들과 마갈국의 왕 아사세(阿闍世)는 여래께서 구시성의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우리도 꼭 가서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자.'
그 때 아사세 등 여러 국왕들은 곧 나라에 명령을 내려 4종의 군사 즉 상병ㆍ마병ㆍ차병ㆍ보병을 정비해 가지고 진격하여 항하를 건넜고, 곧 바라문 향성(香姓)25)에게 명령했다.
“너는 우리의 이름으로 구시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문안하라.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遊步]는 건강한가? 우리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이웃에 있으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며 아직껏 다툰 적이 없다. 우리는 여래께서 그대들의 나라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위없이 높은 어른은 진실로 우리가 하늘처럼 받들던 분이시다. 그러므로 멀리서 찾아와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본토에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한다. 만일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온 나라의 귀중한 보배를 그대와 나누리라.'”
향성 바라문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그 성으로 가서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말했다.
“마갈대왕은 한량없는 성의로 문안하셨습니다.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는 건강한가? 우리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이웃에 살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며 아직껏 다툰 적이 없다. 우리는 여래께서 그대들의 나라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위없이 높은 어른은 진실로 우리가 하늘처럼 받들던 분이시다. 그러므로 멀리서 찾아와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본토에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한다. 만일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온 나라의 귀중한 보배를 그대와 나누리라.'
이렇게 전하라 하였습니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향성에게 대답했다.
“그렇다, 그렇다. 진실로 그대의 말이 옳다. 하지만 세존께서는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이곳에서 멸도하셨다. 그러므로 이 나라의 선비와 백성들이 스스로 공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대들이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만 사리의 분배는 있을 수 없다.”
그 때 국왕은 곧 여러 신하들을 모아 함께 의논하고 게송을 지어 포고했다.
우리들은 화의(和議)로써
멀리서 찾아와 머리 숙여 절하면서
겸손한 말로 분배를 청하였소.
그런데도 주지 않는다면
4병(兵)이 여기 있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리라.
정의로써 얻지 못한다면
마땅히 힘으로 빼앗으리라.
구시국에서도 곧 모든 신하를 모아 의논하고 게송으로 대답했다.
그대들 수고로이 멀리서 찾아와
욕되게도 머리 숙여 절하지만
여래께서 남기신 이 사리는
감히 허여(許與)할 수 없노라.
그대들이 만일 군사를 일으키려 한다면
우리도 여기 군사가 있다.
목숨을 바쳐 항거하리니
두려울 것 없노라.
그 때 향성 바라문은 여러 사람들을 타이르며 말했다.
“여러분, 여러분은 오랫동안 부처님의 교계(敎誡)를 받았습니다. 입으로는 진리의 말씀을 외우고 마음으로는 자비의 교화에 감복하며 모든 중생을 항상 안락하게 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부처님의 사리를 다투어 서로 죽이려 해서야 되겠습니까? 여래께서 사리를 남기신 것은 널리 이익되게 하고자 함이니 지금 이 사리를 마땅히 나누어 가져야 합니다.”
모두들 좋다고 칭찬하고는 곧 다시 의논했다.
“누가 이것을 잘 나눌 수 있겠는가?”
모두들 말했다.
“향성 바라문은 인자하고 지혜로우며 공평하니 그가 분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든 국왕은 곧 향성에게 명령했다.
“그대는 우리를 위하여 부처님의 사리를 여덟 몫으로 똑같이 나누어라.”
향성은 모든 왕의 말을 듣고 곧 사리가 있는 곳으로 갔다. 머리 조아려 절하고 나서 천천히 나아가 부처님의 윗어금니를 집어 따로 한쪽에 두었다. 그리고 심부름하는 자를 시켜 부처님의 윗어금니를 가지고 아사세왕에게 가져가게 했다.
심부름하는 자에게 말했다.
“너는 내 이름으로 대왕께 아뢰어라.
'대왕이여,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렸습니까? 이제 심부름하는 자에게 여래의 윗어금니를 보내오니 그것을 공양하시어 소원을 푸소서. 샛별이 나타날 때쯤에는 사리의 분배를 다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
그 때에 그 심부름하는 자는 향성의 분부를 받고 곧 아사세왕의 처소로 가서 아뢰었다.
“향성 바라문은 한량없는 정성으로 문안올렸습니다.
'지내시는 것은 가볍고 편하시며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리셨습니까? 이제 심부름하는 자에게 여래의 윗어금니를 보내오니 그것을 공양하시어 소원을 푸소서. 샛별이 나타날 때쯤에는 사리의 분배를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
그 때 향성은 한 섬쯤 들어가는 병에 사리를 받아 가지고 곧 고르게 여덟 부분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원컨대 이 병을 여러분이 의논해서 저에게 주신다면 집에 탑을 세워 공양 하겠습니다.”
여러 사람들은 말했다.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적당한 때인 줄 아십시오.”
곧 모두 주는 것을 승낙했다.
어떤 필발(畢鉢)촌 사람들이 여러 사람에게 말했다.
“땅에 널린 잿더미라도 주신다면 탑을 세워 공양하겠습니다.”
모두들 그것을 주자고 말했다.
구시성 사람들은 분배된 사리를 얻어 곧 그 땅에 탑을 세우고 공양했다. 파바국 사람과 차라국ㆍ라마가국ㆍ비류제국ㆍ가유라위국ㆍ비사리국ㆍ마갈국의 아사세왕도 사리의 일부를 얻어 각각 그 나라로 돌아가 탑을 세우고 공양했다. 향성 바라문은 사리병을 가지고 돌아가 탑묘(塔廟)를 세웠고, 필발촌 사람들은 잿더미를 가지고 돌아가 탑묘를 세웠다. 그래서 여래의 사리로 여덟 개의 탑을 세우고, 아홉 번째의 병탑, 열 번째의 잿탑, 열한 번째 생시의 머리칼 탑을 세웠다.
부처님께서 어느 때 태어나시고, 어느 때 도를 이루시고, 어느 때 멸도하셨는가? 비성(沸星)이 나타날 때 태어나셨고, 비성이 나타날 때 집을 나오셨으며, 비성이 나타날 때 도를 이루셨고, 비성이 나타날 때 멸도하셨다.
어느 때 양족존(兩足尊) 태어나셨고
어느 때 총림(叢林)에서 고행 벗어나셨으며
어느 때 최상의 도 얻으셨고
어느 때 열반성(涅槃城)에 들어가셨나.
비성(沸星)이 나타날 때 양족존 태어나셨고
비성이 나타날 때 총림에서 고행 벗어났으며
비성이 나타날 때 최상의 도 얻으셨고
비성이 나타날 때 열반성에 드셨느니라.
8일에 여래 태어나셨고
8일에 부처님 출가하셨으며
8일에 보리를 이루셨고
8일에 멸도하셨다네.
8일에 양족존 태어나셨고
8일에 총림에서 고행 벗어나셨으며
8일에 최상의 도 이루셨고
8일에 니원성(泥洹城)에 드셨느니라.
2월에 여래 태어나셨고
2월에 부처님 출가하셨으며
2월에 보리 이루셨고
2월26)에 열반 취하셨느니라.
2월에 양족존 태어나셨고
2월에 총림에서 고행 벗어나셨으며
2월에 최상의 도 얻으셨고
2월27)에 열반성에 드셨느니라.
사라꽃 불꽃처럼 피어나
온갖 광명이 서로 비칠 때
그 본래 태어나신 곳에서
여래는 멸도를 취하셨다네.
크게 자비로운 이 열반을 취하시자
많은 사람들 칭찬해 경배했네.
온갖 두려움 모두 벗어나
결정코 멸도를 취하셨다네.
■ 주 해:
1) 21계(界)가 있는데, 그 중 제7계를 제7범천이라고 한다.
2) Subhadda이며, 수발다(須跋陀) 또는 수발다라(須跋陀羅)라고도 한다.
3) 잘 거두어 잡는다면'은 한역 '능자섭자(能自攝者)'의 번역이다. 팔리본에는 이에 해당하는 구절이 'sammā viharat'로 되어 있는데 '정주(正住)'라는 의미이다. 즉 8정도(正道)에 따라 올바르게 생활하는 자를 가리킨다.
4) '사역(使役)'이 팔리본에는 'parivasissāmi(我當別住)'로 되어 있다. 별주(別住)는 일정한 장소에 거처하며 계율을 엄격히 지키고 범행(梵行)을 청정히 닦는 것을 말한다.
5) 곧 유학(有學, sekha)을 말한다. 누진(漏盡)의 아라한[無學]에 이르지 못한 학인을 말한다.
6) channa이며, 또한 차닉(車匿)이라고도 하며, 욕작(欲作) 또는 낙작(樂作)으로 한역한다. 본래 석가족의 노예 출신으로 부처님의 출가 이전의 마부였다. 부처님께서 성도 후 카필라성으로 가셨을 때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다.
7) brahma-daṇḍa이며, 승단에 계를 범한 자가 있으면 혼자 거처하게 하고 나머지 다른 승려들이 말을 걸지 않는 벌이다. 따라서 묵빈(墨擯)이라고도 한다.
8) '미수회자(未受誨者 : 아직 가르침을 받지 못한 자)'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내수회자(來受誨者)'로 되어 있다.
9) 말한다.
10) 3본에는 만다라(曼陀羅)로 되어 있다.
11) 주인인 제석천(帝釋天)을 말한다.
12) 태양 혹은 하늘ㆍ천지(天地)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부처님을 가리킨다.
13) Lumbinī이며, 루비니(樓毗尼)ㆍ람비니(藍毗尼)라고도 한다. 가비라위성(迦毗羅衛城)의 동쪽에 있고 부처님의 탄생지이다.
14) Tusita이며, 6욕천(欲天)의 제4천이다.
15) Nimmānarati devā이며, 또한 화락천(化樂天)이라고도 하는데 6욕천의 제5천이다.
16) Paranimmita-vasavattin devā이며, 6욕천의 제6천이다.
17) 3본에는 이 부분이 '기여부하이(其餘復何異)'로 되어 있다.
18) 이를 화장하는 일. 다비(茶毘)ㆍ사비야유(闍毘耶維)ㆍ야순(耶旬)이라고도 쓴다.
19) karpāsa의 음역이다. 솜[綿]의 일종으로 나무의 이름이며 혹은 이것으로 짠 부드러운 무명천을 말한다.
20) 꼭대기에 세우는 당간(幢竿)이다. 찰(刹)은 찰다라(刹多羅, kṣetra)의 준말이다.
21) 수발타(須拔陀, Subhadda)로 나와 있다.
22) 피자(彼者)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피로(彼老)로 되어 있다.
23) 일컫는 존칭이다. 2족(足)은 복덕[福]과 지혜[慧]를 뜻한다. 부처님은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셨으므로 2족존(足尊)이라 한다.
24) Bhagavat의 번역어이다. 바가바(婆伽婆)ㆍ박가범(薄迦梵)이라고 음역하며 현장(玄奘) 이후의 신역(新譯)에서는 세존(世尊)이라 한역했다.
25) Doṇa이며, 일찍이 구류(拘留)와 반타파인(班陀波人)의 전술 지도를 맡았던 바라문의 이름이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셨을 때 사리(舍利)를 분배하는 담당자로 선출되었다.
26) '8일(日)'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과 성본에 의거하여 '2(月)'로 고쳤다.
27) 고려대장경에는 '8일(日)'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과 성본에 의거하여 '2월(月)'로 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