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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6 권
[제3분] ④
24. 견고경(堅固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난타(那難陀)1)성의 파바리엄차(波婆利掩次)숲 속에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견고라는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그 발에 대어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장자의 아들 견고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이제 모든 비구들에게 '만일 바라문이나 장자의 아들이나 거사가 오거든 마땅히 그를 위해 신통변화[神足]를 나타내어 상인(上人)의 법2)을 보이라'고 명령하소서.”
1) Nland이고, 또한 나란다(那爛陀)로도 쓴다.
2) 보통 사람을 초월한 법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결코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들을 위해 신통변화와 상인의 법을 나타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나는 다만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고요히 도를 생각하되,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숨기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그러자 장자의 아들 견고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에게 명령하여 만일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가 오거든 마땅히 그들을 위하여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상인의 법을 보이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다시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결코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들을 위해 신통변화와 상인의 법을 나타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나는 다만 모든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숨기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그 때 장자의 아들 견고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상인의 법에 대해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나난타성은 국토가 풍요롭고 백성들이 치성(熾盛)합니다. 만일 이곳에서 신통변화를 나타낸다면 이익이 많을 것이며 부처님과 대중들이 훌륭하게 도화(道化)를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결코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를 위하여 신통변화와 상인의 법을 나타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나는 다만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숨기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무슨 까닭인가? 세 가지 신통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세 가지라 하는가? 첫 번째는 신족(神足)이요, 두 번째는 남의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교계(敎誡)이다.
어떤 것을 신통변화라 하는가? 장자의 아들아, 비구는 한량없는 신통변화를 익혀 능히 한 몸에서 무수한 몸을 변화로 만들어 내고 무수한 몸을 두루 합해 하나로 만든다. 멀건 가깝건 산과 물과 석벽을 자재하게 다니되 걸림이 없어, 마치 허공을 다니는 것과 같다. 허공에서 결가부좌(結加趺坐) 하는 것이 마치 나는 새와 같고, 땅을 드나드는 것은 마치 물 속을 드나드는 것과 같으며, 혹은 물 위를 걸어가는 것은 마치 땅을 밟고 다니는 것과 같다. 몸에서 연기와 불을 뿜어 내니 마치 큰 불더미 같고, 손으로 해와 달을 어루만지며, 선 채로 범천에까지 이른다.
만일 믿음을 얻은 장자나 거사가 있어 이 비구가 한량없는 신통변화를 나타내고 선 채로 범천에까지 이르는 것을 본다면, 그는 다시 믿음을 얻지 못한 다른 장자나 거사에게 가서 '나는 비구가 한량없는 신통변화를 나타내고 선 채로 범천에까지 이르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리라. 저 믿음을 얻지 못한 장자나 거사는 믿음을 얻은 자에게 '나는 구라주(瞿羅呪) 주문이 능히 이렇게 한량없는 신통변화를 나타내고 나아가 선 채로 범천에까지 이른다 들었다'고 말하리라.”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 견고에게 말씀하셨다.
“저 믿지 않는 자가 이런 말을 한다면 어찌 훼방하는 말이 아니겠는가?”
견고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실로 훼방하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비구에게 신통 변화를 나타내라고 명령하지 않는다. 다만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숨기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이와 같이 장자의 아들아, 이것이 곧 나의 비구들이 나타내는 신통변화이다.
어떤 것을 남의 마음을 관찰하는 신통변화[觀察他心神足]라 하는가? 이는 비구가 관찰하는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모든 중생들이 생각하는 법을 관찰하며 숨어서 한 행동도 다 능히 분별해 아는 것이다.
만일 능히 믿음을 얻은 장자나 거사가 있어, 비구가 한량없이 관찰하는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다른 중생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법을 관찰하고 숨어서 한 행동도 다 능히 분별해 아는 것을 본다면, 그는 믿음을 얻지 못한 다른 장자나 거사에게 가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비구가 한량없이 관찰하는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다른 중생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법을 관찰하고 숨어서 한 행동도 다 능히 아는 것을 보았다.'
저 믿지 않는 장자나 거사는 이 말을 듣고 곧 훼방하는 말을 할 것이다.
'구라주 주문이 있어 능히 남의 마음을 관찰하고 숨어서 한 행동도 다 능히 안다.'
어떤가? 장자의 아들아, 이것이 어찌 훼방하는 말이 아니겠는가?”
견고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것은 실로 훼방하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비구에게 신통 변화를 나타내라고 명령하지 않는다. 다만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감추고 만일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드러내라고 가르칠 뿐이다. 이와 같이 장자의 아들아, 이것이 곧 나의 비구들이 나타내는 관찰하는 신통변화이다.
또 어떤 것을 교계(敎誡)의 신통변화라 하는가? 장자의 아들아, 만일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세상에 나타나면 10호를 구족하고 모든 하늘ㆍ세상 사람ㆍ악마ㆍ혹은 악마의 하늘과 사문 바라문들 가운데에서 스스로 증득하고 남을 위해 설법하는데, 그 말은 처음과 중간과 끝이 다 진실하고 올바르며 의미가 청정하고 범행이 구족하다.
그 때 장자나 거사는 가르침을 듣고 거기서 믿음을 얻으며 믿음을 얻은 뒤에는 거기서 관찰하여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집에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 만일 집에 있으면 갈고리와 쇠사슬 같은 구속이 계속 이어져 청정하게 범행을 닦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리라.'
그는 모든 공덕을 구족하고 나아가 3명(明)을 성취하여 모든 어둠을 없애고 큰 지혜의 밝음을 일으킨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근하며 홀로 한적한 곳에서 지내기를 좋아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장자의 아들아, 이것이 나의 비구들이 나타내는 교계의 신통변화이다.”
그 때 장자의 아들 견고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세 가지 신통변화를 성취한 비구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세 가지 신통변화를 성취한 비구가 많이 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장자의 아들아, 나에게 이런 비구가 있었다. 그는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생각했다.
'이 몸을 이루고 있는 네 가지 요소[大]인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게 될까?'
그 비구는 갑자기 하늘 세계로 나아가 4천왕이 사는 곳으로 가서 4천왕에게 물었다.
'이 몸을 이루고 있는 네 가지 요소인 지ㆍ수ㆍ화ㆍ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집니까?'
장자의 아들아, 저 4천왕이 비구에게 대답했다.
'나는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 모릅니다. 내 위에 도리천(忉利天)이라는 하늘이 있습니다. 그는 제일 미묘하고 큰 지혜가 있습니다. 그 하늘이라면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를 알 것입니다.'
그 비구는 그 말을 듣고 곧 하늘 세계로 나아가 도리천에 가서 그 하늘신에게 물었다.
'이 몸을 이루고 있는 네 가지 요소인 지ㆍ수ㆍ화ㆍ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집니까?'
그 도리천은 비구에게 대답했다.
'나는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없어지는지 모릅니다. 이 위에 다시 하늘이 있는데 이름을 염마천(焰摩天)이라 합니다. 그는 제일 미묘하고 큰 지혜가 있습니다. 그 하늘이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비구는 곧 거기로 가서 물었으나 염마천도 또한 모른다고 했다.
이와 같이 차례로 도솔천(兜率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까지 갔는데 그들도 모두 말했다.
'나는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없어지는지 모릅니다. 이 위에 다시 하늘이 있는데 제일 미묘하고 큰 지혜가 있습니다. 그는 범가이(梵迦夷)3)라고 이름합니다. 그 하늘이라면 능히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 알 것입니다.'
3) 초선천(初禪天)인 범중천(梵衆天)을 말한다.
그 비구는 곧 범도(梵道)로 나아가 범천(梵天)에게 가서 물었다.
'이 몸을 이루고 있는 네 가지 요소인 지ㆍ수ㆍ화ㆍ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집니까?'
그 범천이 비구에게 대답했다.
'나는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 모릅니다. 이제 대범천왕(大梵天王)이 있는데 그보다 나은 자는 없습니다. 그는 1천 세계를 거느리고 부귀와 권세가 있으며 최고로 자유자재합니다. 능히 만물을 만들어내니 이 분은 중생의 부모입니다. 그분이라면 능히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지를 알 것입니다.'
장자의 아들아, 저 비구는 곧바로 물었다.
'그 대범천왕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그 하늘은 대답했다.
'대범이 지금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오래지 않아 나타날 것입니다.'
오래지 않아 범왕이 갑자기 나타났다. 장자의 아들아, 저 비구는 범왕에게 가서 물었다.
'이 몸을 이루고 있는 네 가지 요소인 지ㆍ수ㆍ화ㆍ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집니까?'
저 대범천왕이 비구에게 말했다.
'나 대범천왕을 이길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1천 세계를 거느리고 부귀와 권세가 있으며 최고로 자유자재합니다. 능히 만물을 만들어내는 중생의 부모입니다.'
그 때 그 비구가 범왕에게 말했다.
'나는 그것을 묻지 않았습니다. 나는 네 가지 요소인 지ㆍ수ㆍ화ㆍ풍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를 물었습니다.'
장자의 아들아, 저 범왕은 여전히 비구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바로 대범천왕이고 나를 이길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아가 만물을 만들어 내는 중생의 부모입니다.'
비구가 또 말했다.
'나는 그것을 묻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를 물었습니다.'
장자의 아들아, 저 범천왕은 이렇게 세 차례나 저 비구에게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를 대답하지 못했다. 그 때 대범왕은 곧 비구의 오른손을 잡고 으슥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말했다.
'비구여, 지금 모든 범왕들은 나를 두고 (지혜가 제일이고 보지 못하는 것이 없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대에게 (이 네 가지 요소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주 없어지는가를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한다)고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또 비구에게 말했다.
'당신은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여래를 두고 이 하늘에 와서 그것을 묻다니요. 그대는 마땅히 세존께 나아가 그것을 묻고 부처님의 말씀을 잘 받아 간직하십시오.'
그는 또 비구에게 말했다.
'지금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급고독원에 계십니다. 그대는 가서 여쭈어보십시오.'
장자의 아들아, 그 때 그 비구는 범천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가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가 펴는 듯한 짧은 순간에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이르러 내게 와서 머리를 발에 대어 절하고 한쪽에 앉아 내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이 네 가지 요소인 지ㆍ수ㆍ화ㆍ풍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없어집니까?'
그 때 나는 말했다.
'비구여, 마치 상인(商人)이 매[鷹]를 가지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과 같구나. 바다 가운데서 그 매를 놓아 주면 그 매는 공중을 날아 동ㆍ서ㆍ남ㆍ북으로 다니다가 만일 육지를 발견하면 곧 그 곳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만일 육지가 없으면 다시 배로 돌아올 것이다. 비구여, 너도 또한 그와 같아서 범천에까지 가서 그 뜻을 물었으나 끝내 성취하지 못하자 도로 내게 돌아왔구나. 이제 마땅히 너로 하여금 그 이치를 성취하게 하리라.'”
그리고 곧 게송을 말했다.
무엇으로 말미암아 네 가지 요소인
지ㆍ수ㆍ화ㆍ풍이 멸하여 없어지는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굵고 가늠과
길고 짧음과 곱고 추함이 없어지는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名色)이
남김 없이 아주 멸하여 없어지는가?
이에 답하나니 식(識)은 형상이 없고
한량없으나 스스로 광명이 있네.
이것이 멸하면 네 가지 요소가 멸하고
굵고 가늠과 곱고 추함 멸하며
결국엔 명색도 또한 멸하나니
식이 멸하면 나머지도 멸한다.
그 때 장자의 아들 견고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어떻게 받들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비구의 이름은 아실이(阿室已)이다. 마땅히 그를 받들어야 한다.”
그 때 장자의 아들 견고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6 권
25. 나형범지경(倮形梵志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위야국(委若國) 금반(金槃)에 있는 녹야림(鹿野林)에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가섭(迦葉)이라는 성을 가진 나형범지(倮形梵志)가 있었는데, 그가 세존께 나아가 인사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나형 가섭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사문 구담께서 모든 제사법을 꾸짖고, 고행하는 모든 사람들을 더러운 자라고 욕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구담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사문 구담은 모든 제사법을 꾸짖고 고행하는 사람을 더러운 자라고 욕한다'고 하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법다운 말을 하고 법 중의 법을 성취하였으며 사문 구담을 비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그가 만일 '사문 구담은 모든 제사법을 꾸짖고 고행하는 사람을 더러운 자라고 욕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법다운 말도 아니요, 법의 법을 성취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나를 비방하기 위한 것으로서 성실한 말이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가섭아, 나는 저들 고행하는 사람 중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지옥에 떨어지는 자가 있는 것을 보았고, 또 고행하던 사람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하늘의 좋은 곳에 나는 것도 보았다. 혹은 고행하는 사람이 즐겁게 고행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지옥에 나는 것도 보았고, 혹은 고행하는 사람이 즐겁게 고행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하늘의 좋은 곳에 나는 것도 보았다.
가섭아, 나는 이 두 세계에서 받는 과보를 다 알고 다 보았다. 그런데 내 어찌 모든 고행자를 꾸짖어 더러운 자라고 하겠는가? 내가 옳다고 바르게 말하면 그들은 곧 그르다고 말하고, 내가 그르다고 바르게 말하면 그들은 곧 옳다고 말할 것이다. 가섭아, 나에게는 사문 바라문과 같은 법도 있고, 사문 바라문과 같지 않은 법도 있다. 가섭아, 같지 않은 법이면 나는 곧 그것을 내버려둔다. 왜냐 하면 이 법은 사문 바라문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4)
4) 바라문들의 논점이 여래의 논점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여래는 그 문제를 일단 제쳐두고 함께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사람은 이렇게 관찰할 것이다.
'사문 구담도 착하지 않은 법에 대하여 탁하고 어두워 성현의 법이 아닌 것을 대하고 있으며 저 외도들의 스승도 혼탁하고 어두워 현성의 법이 아닌착하지 못한 법을 대하고 있다. 어느 편이 능히 이 법을 멸할 수 있을까?'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는 이렇게 관찰할 때 이렇게 알고 볼 것이다.
'오직 사문 구담만이 능히 이 법을 멸할 수 있다.'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가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추구(追求)하고 이렇게 의논할 때 나는 그 가운데서 곧 명예를 얻게 될 것이다. 또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는 이렇게 관찰할 것이다.
'사문 구담의 제자도, 착하지 못한 법에 대하여 탁하고 어두워 성현의 법이 아닌 것을 대하고 있으며, 저 외도 스승의 제자도 착하지 못한 법에 대하여 혼탁하고 어두워 성현의 법이 아닌 것을 대하고 있다. 어느 편이 능히 이 법을 멸할 수 있을까?'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는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알고 볼 것이다.
'오직 사문 구담의 제자만이 능히 이 법을 멸할 수 있다.'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가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추구하고 이렇게 의논할 때에 나의 제자는 곧 명예를 얻을 것이다.
다시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는 이렇게 관찰할 것이다.
'사문 구담도 청백하고 미묘하여 현성의 법인 모든 착한 법을 대하고 있으며, 저 외도들 스승의 제자도 청백하고 미묘하여 성현의 법인 착한 법을 대하고 있다. 어느 편이 능히 늘리고 넓히며 수행할 수 있을까?'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는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알고 볼 것이다.
'오직 사문 구담만이 이 법을 늘리고 넓히며 수행할 수 있다.'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가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추구하고 이렇게 의논할 때에 나는 거기서 곧 명예를 얻을 것이다.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사람은 이렇게 관찰할 것이다.
'사문 구담의 제자도 청백하고 미묘하여, 성현의 법인 착한 법을 대하고 있다. 어느 편이 능히 증장하고 수행할 수 있을까?'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사람은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알고 볼 것이다.
'사문 구담의 제자만이 능히 이 법을 증장하고 수행할 수 있다.'
가섭아, 저 지혜 있는 자가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추구하고 이렇게 의논할 때에 나의 제자는 거기서 곧 명예를 얻을 것이다.
가섭아, 이것이 도(道)이고, 이것이 자취이다. 비구가 그 가운데서 수행하면 곧 '사문 구담은 때를 알아 말하는 사람, 진실을 말하고 이치를 말하고 법을 말하고 율(律)을 말하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게 될 것이다.
가섭아, 어떤 것이 도이고 어떤 것이 자취이며, 비구가 그 가운데서 수행하면 '사문 구담은 때를 알아 말하고 진실을 말하고 이치를 말하고 법을 말하고 율을 말하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섭아, 이에 비구는 염각의(念覺意)를 닦을 때 지식(止息)을 의지하고 무욕(無欲)을 의지하며 출요(出要)를 의지한다. 법(法)ㆍ정진(精進)ㆍ희(喜)ㆍ의(猗)ㆍ정(定)ㆍ사(捨)의 각의(覺意)를 닦을 때에도 지식을 의지하고 무욕을 의지하며 출요를 의지한다.
가섭아, 이것을 도(道)라 하고 이것을 자취[迹]라 한다. 비구는 이 가운데서 수행하며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게 된다. '사문 구담은 때를 알아 말하는 사람이며, 진실을 말하고 이치를 말하고 법을 말하고 율을 말하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게 된다.”
가섭이 말했다.
“구담이시여, 비구가 이에 따라 수행하여 '사문 구담은 때를 알고 말하는 사람이며, 진실을 말하고 이치를 말하고 법을 말하고 계율을 말하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게 하는 것으로는 오직 이 도와 자취만이 있습니다. 다만 더러운 고행만 하고도 바라문의 이름을 얻은 자도 있고 사문의 이름을 얻은 자도 있습니다. 더러운 고행이기에 바라문의 이름을 얻은 자도 있고 사문의 이름을 얻은 자도 있습니까?
구담이시여, 옷을 벗은 나형은 손으로써 제 몸을 가리고, 밤에 주는 음식은 받지 않으며5) 상한 밥6)을 받지 않으며, 두 벽 사이에 있는 음식을 받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음식을 받지 않으며, 두 칼 중간의 음식은 받지 않고 두 말뚝 사이의 음식을 받지 않으며, 함께 음식을 먹고 있는 집의 음식은 받지 않고 아이 밴 집의 음식을 받지 않으며, 개가 문 앞에 있는 집의 음식은 받지 않고 파리가 날리는 집의 음식을 받지 않으며, 초청하여 주는 음식[請食]은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이 '먼저 아는 척하면 그 집의 음식은 받지 않으며, 생선을 먹지 않고 고기를 먹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고 두 그릇으로 먹지 않으며, 음식을 한 번 받아서 한 번에 먹되 일곱 번이 되면 그칩니다.
5) '불수야식(不受夜食)'으로 되어 있으나 원ㆍ명 두 본에는 '불수강식(不受瓨食:항아리에 담긴 음식을 받지 않고)'으로 되어 있다.
6) '후식(朽食:썩은 음식)'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그 '우식(杅食 : 물그릇에 담긴 음식)'으로 되어 있다.
남이 보태 주는 음식을 받되 일곱 번을 넘기지 않고, 혹은 하루에 한 끼만 먹고 혹은 2일ㆍ3일ㆍ4일ㆍ5일ㆍ6일ㆍ7일에 한 끼만 먹으며, 혹은 과일을 먹거나 가라지를 먹으며, 혹은 밥물을 먹거나 참깨를 먹으며, 혹은 쭉정이를 먹거나 쇠똥을 먹으며, 혹은 사슴똥을 먹거나 나무 뿌리ㆍ나뭇가지ㆍ나뭇잎ㆍ꽃ㆍ열매를 먹으며 혹은 저절로 떨어진 과일을 먹습니다. 옷을 입되 혹은 잔디옷을 입거나 나무껍질을 입으며, 혹은 풀을 몸에 두르거나 사슴 가죽옷을 입습니다. 혹은 머리를 기르기도 하고 털로 짠 것을 몸에 두르기도 하며 혹은 무덤에 버려진 옷을 입기도 합니다.
혹은 항상 손을 들고 있는 자도 있고 혹은 항상 자리에 앉지 않는 이도 있으며 혹은 항상 쭈그리고 앉는 자도 있습니다. 혹은 머리는 깎고 수염은 기르는 자도 있고 혹은 가시덤불 위에 눕는 자도 있으며 혹은 열매나 씨앗 위에 눕는 자도 있으며 혹은 알몸으로 쇠똥 위에 눕는 자도 있습니다. 혹은 하루에 세 번 목욕하기도 하고 혹은 하룻밤에 세 번 목욕하기도 하면서 무수한 고통으로 그 몸을 괴롭힙니다. 구담이시여, 이것을 더러운 고행이라 하는데 이로 인하여 혹은 사문의 이름을 얻기도 하고 혹은 바라문의 이름을 얻기도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옷을 벗은 나형들은 무수한 방편으로써 그 몸을 괴롭힌다. 그러나 그들은 계(戒)를 구족하지 못했고 견해[見]를 구족하지 못했다. 그러니 부지런히 수행하지 못하고 또한 널리 펴지도 못하는 것이다.”
가섭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계(戒)의 구족이라 하며, 어떤 것을 견해[見]의 구족이라 합니까? 모든 고행을 뛰어넘어 제일 미묘한 것이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명해 주리라.”
가섭이 대답했다.
“예. 구담이시여, 듣기를 원하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여래ㆍ지진이 세상에 나오면 나아가 네 가지 선법[禪]을 닦아도 현세에서 쾌락을 얻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생각을 한곳에 모으며 한적한 곳을 즐기고 방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섭아, 이것을 계율을 구족하고 견해를 구족한 것이라 하는데 모든 고행보다 월등하고 제일 미묘한 것이다.”
가섭이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비록 계율을 구족하고 견해를 구족하는 것이 모든 고행보다 월등하고 제일 미묘한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사문의 법은 어렵고 바라문의 법도 어렵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이것이 바로 세간과는 같지 않은 법[世間不共法]이기에 이른바 '사문의 법과 바라문의 법은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가섭아, 심지어 우바이도 또한 능히 이 법을 안다. 다만 옷을 벗은 나형의 고행자들은 결국 무수한 방편으로 그 몸을 괴롭히지만 그 마음이 성냄이 있는 마음인가, 성냄이 없는 마음인가, 원한이 있는 마음인가, 원한이 없는 마음인가, 해롭게 함이 있는 마음인가, 해롭게 함이 없는 마음인가를 모른다. 만일 이 마음을 안다면 '사문 바라문이 되기가 어렵다'고 말하지 않을 것인데,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문 바라문이 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때 가섭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사람이 사문이고 어떤 사람이 바라문입니까? 계율을 구족하고 견해를 구족하여 훌륭하고 뛰어나며 제일 미묘한 사람은 어떤 자들입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고 기억하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해주리라.”
가섭이 대답했다.
“예. 구담이시여, 듣기를 원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저 비구는 삼매(三昧)의 마음으로써 결국에는 3명(明)을 얻는다.
그리하여 모든 어리석음과 어둠을 멸하고 밝은 지혜가 생기는데 말하자면 누진지(漏盡智)를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생각을 한 곳에 모아 잊지 않으며 혼자 한적한 곳에 있기를 즐기고 방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섭아, 이들을 사문 바라문이라고 이름하니 계율을 구족하고 견해를 구족하여 가장 훌륭하고 뛰어나며 제일 미묘한 자들이다.”
가섭이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비록 '이들이 사문 바라문으로서 계율을 구족하고 견해를 구족하여 가장 훌륭하고 뛰어나며 제일 미묘하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사문 바라문의 법은 매우 어렵고 매우 어렵습니다. 사문도 또한 알기 어렵고 바라문도 또한 알기 어렵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도 또한 능히 이 법을 닦을 줄 안다. 그래서 어떤 자들은 말한다.
'나는 오늘부터 옷을 벗고 나아가 무수한 방편으로써 이 몸을 괴롭히리라.'
그러나 이런 행위를 한다고 해서 사문 바라문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만일 마땅히 이런 수행을 하기 때문에 사문 바라문이라 이름한다면 '사문 되기가 매우 어렵고, 바라문 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수행을 하는 것을 사문 바라문이라고 하지 않기 때문에 '사문이 매우 어렵고 바라문이 매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난 날 언젠가 라열기(羅閱祇)7) 높은 산 속에 있는 칠엽굴(七葉窟)에서 지내며 니구다(尼俱陀) 범지에게 청정한 고행을 설명하였다. 그 때 범지는 기쁜 마음을 내고 청정한 믿음을 얻어 내게 공양하고 나를 찬양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최고의 공양을 올리면서 찬양하였다.”
7) 수도로 왕사성(王舍城)이라고도 한다.
가섭이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누구인들 구담에게 제일가는 기쁨과 깨끗한 믿음과 공양과 찬양을 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지금 구담에게 제일가는 기쁨을 내고 깨끗한 믿음을 내어 공양하고 찬양하며 구담께 귀의합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세간에 있는 모든 계율 중에 이 증상계(增上戒)와 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물며 그보다 뛰어난 것이겠는가? 세간에 있는 모든 삼매ㆍ지혜ㆍ해탈에 대한 견해ㆍ해탈에 대한 지혜 중에 이 증상의 삼매ㆍ지혜ㆍ해탈에 대한 견해ㆍ해탈에 대한 지혜와 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물며 그보다 뛰어난 것이겠는가?
가섭아, 이른바 사자(獅子)는 바로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다. 여래는 대중 가운데서 널리 법을 설명할 때에 자재하여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사자라고 불린다.
어떤가?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사자처럼 외칠 때 용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말라. 여래의 사자후(獅子吼)는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다.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용맹하게 사자후할 때는 대중 가운데 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여래는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게 사자후를 한다.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사자처럼 외치지만 설법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고 두려움 없이 사자처럼 외쳐 능히 잘 설법하기 때문이다.
어떠한가?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게 두려움 없이 사자처럼 외쳐 능히 잘 설법할 때에 모인 대중들이 한마음으로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고 두려움 없이 사자처럼 외쳐 능히 잘 설법하고, 모인 대중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듣기 때문이다.
어떠한가?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고 두려움 없이 사자처럼 외쳐 능히 잘 설법할 때 모인 모든 대중들이 한마음으로 듣기는 하나 기뻐하며 믿고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고 힘이 많아 사자처럼 외쳐 능히 잘 설법하고, 그 자리에 모인 모든 대중들도 한마음으로 듣고 기뻐하며 믿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고 두려움 없이 사자처럼 외쳐 능히 잘 설법하고 그 자리에 모인 모든 대중들로 한마음으로 듣고 기뻐하며 믿고 받아들이지만 공양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여래가 대중 가운데에서 용맹하게 사자처럼 외쳐 능히 잘 설법할 때, 그 자리에 모인 모든 대중들로 한마음으로 듣고 기뻐하며 믿고 받아들이며 공양을 베푸느니라.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대중 가운데서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이 사자처럼 외치고 나아가 그 때 대중들은 믿고 공경하며 공양하지만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대중 가운데에서 용맹하고 두려움 없으며 나아가 대중들도 믿고 공경하며 공양하고 또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기 때문이다.
가섭아, 그대는 여래가 대중 가운데에서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나아가 대중들이 집을 나가 도를 닦지만 구경(究竟)의 범행으로 안온한 곳인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지는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대중 가운데에서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나아가 대중들은 집을 나가 도를 닦고 구경의 범행으로 안온한 곳인 무여열반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때 가섭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제가 이 법 가운데 출가하여 구족계[具戒]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이학(異學)8)이 우리 법 가운데 들어와서 집을 떠나 도를 닦고자 한다면 마땅히 넉 달 동안 머무르면서 관찰하여 대중의 마음에 든 이 후에야 출가하여 계를 받을 수 있다. 가섭아, 비록 이런 법이 있기는 하지만 또한 그 사람을 보아서 결정할 뿐이다.”
8) 이외의 학파나 종파의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외도(外道)라고도 한다.
가섭이 아뢰었다.
“만일 이학이 불법 가운데 들어와서 범행을 닦으려고 한다면 마땅히 넉 달 동안 머무르면서 관찰하여 대중의 마음에 든 뒤에야 집을 나와 계를 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불법 가운데서 4년 동안 관찰하여 대중의 마음에 든 뒤에야 집을 나와 계를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미 다만 그 사람을 볼 뿐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 때 가섭은 곧 불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구족계를 받았다. 그리고 가섭은 계를 받은 지 오래지 않아 깨끗한 믿음의 마음으로 위없는 범행을 닦고 현세에서 몸소 깨달음을 얻었다. 즉 생사를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다해 마쳐 후생에서 목숨을 받지 않는 아라한을 이루었다.
그 때 가섭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6 권
26. 삼명경(三明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俱薩羅國)에서 세계를 유행하시면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인간 세계를 유행시키다가 이차능가라(伊車能伽羅)9)라는 구살라에 있는 바라문의 마을에 이르러 이차(伊車)숲에 머무셨다.
그 때 비가라바라(沸伽羅婆羅)10)라는 바라문과 다리차(多利車)라는 바라문이 볼 일이 좀 있어 이차능가라 마을에 왔다. 이 비가라바라 바라문은 7대를 내려오면서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고, 이학(異)의 3부 경전을 외워 통달하였으며 온갖 경서를 능히 다 분별했다. 또 능히 대인의 관상법과 길흉을 점치는 것과 제사 의례까지도 능하였다. 또 5백 제자가 있어 가르치기를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제일가는 제자는 바실타(婆悉咤)라는 자였다. 그도 7대를 내려오면서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고, 이학의 3부 경전을 외워 통달하였으며 온갖 경서를 능히 다 분별했다. 또 대인의 관상법과 길흉을 점치는 것과 제사 의례까지도 능하였고, 그 또한 5백 제자가 있어 가르치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9) Icchnakala이고 구살라국의 바라문 마을의 이름이다.
10) 이름 적사장경(磧砂藏經)에는 비가라사라(沸伽羅娑羅)로 되어 있다. 팔리어로 Pokkharasti이다.
다리차(多梨車) 바라문도 또한 7대를 내려오면서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고, 이학의 3부 경전을 외워 통달하였으며 갖가지 경서를 능히 다 분별했다. 또 대인의 관상법과 길흉을 점치는 것과 제사 의례에도 능하였다. 또한 5백 제자가 있어 가르치기를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제일가는 제자는 파라타(頗羅墮)라는 자였다. 그도 7대를 내려오면서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고, 이학의 3부 경전을 외워 통달하였으며 갖가지 경서를 능히 다 분별했다. 또 대인의 관상법과 길흉을 점치는 것과 제사 의례에도 능하였고, 또한 5백 제자가 있어 가르치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이 때 바실타와 파라타 두 사람은 이른 아침에 동산에 들어가 함께 이치를 의논하다가 서로 시비하게 되었다. 이 때 바실타는 파라타에게 말했다.
“내 도는 참되고 올발라서 능히 세간을 벗어나는 법[出要]을 얻어 범천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대사(大師) 비가라바라 바라문께서 하신 말씀이다.”
파라타도 말했다.
“내 도는 참되고 올발라서 능히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얻어 범천에 이른다. 이것은 우리 대사 다리차 바라문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와 같이 바실타는 재삼 자기의 도가 바르고 참된 것이라고 자랑하였고, 파라타도 역시 재삼 자기의 도가 참되고 바른 것이라고 자랑하였다. 두 사람은 함께 논쟁하였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 때 바실타는 파라타에게 말했다.
“내가 듣기로는 사문 구담 석가 종족의 아드님[釋種子]이 집을 나와 도를 이루신 뒤에 구살라국에서 인간 세계를 유행하시다가 지금은 이차능가라숲에 계신다고 한다. 그의 큰 명성은 천하에 두루 펴졌고 여래ㆍ지진ㆍ등정각 등의 10호를 구족했으며, 모든 하늘ㆍ세상 사람ㆍ악마 혹은 악마의 하늘ㆍ사문 바라문들 가운데서 스스로 증득하였고 남을 위해 설법하시는데 그의 말씀은 처음과 중간과 끝이 다 참되고 올바르며 의미가 구족하고 범행도 청정하다고 한다. 이러한 진인(眞人)은 마땅히 찾아가 뵈어야 한다. 또 나는 저 구담이 범천의 도를 알아 능히 남을 위해 설명하고 항상 범천들과 오가면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들었다. 우리 함께 저 구담을 찾아가 이 이치를 결판내자. 만일 사문 구담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있거든 우리 함께 받들어 지니자.”
그 때 바실타와 파라타 두 사람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이차숲에 이르러 세존께 나아가 인사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아시고 곧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두 사람은 이른 아침에 동산에 들어가 이러한 이야기로 서로 시비했구나.
너희들 중 한 사람은 말했다.
'내 법은 참되고 올발라서 능히 세간을 얻어 범천에 이른다. 이것은 우리 대사 비가라바라께서 하신 말씀이다.'
또 다른 한 사람도 말했다.
'내 법은 참되고 올발라서 능히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얻어 범천에 이른다. 이것은 우리 대사 다리차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렇게 재삼 서로 시비했다. 이런 일이 있었는가?”
그 때 바실타와 파라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놀라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들은 가만히 생각했다.
'사문 구담께서는 큰 신덕(神德)이 있어 사람의 마음을 미리 아신다. 우리들이 이야기하려던 것을 사문 구담께서 이미 먼저 말씀하셨다.'
이 때 바실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도와 저 도가 다 참되고 올바르다고 하고 다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얻어 범천에 이른다고 일컫습니다. 비가라바라 바라문의 말이 옳습니까, 다리차 바라문의 말이 옳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실타야, 이 도나 저 도나 다 참되고 올바른 것이고 세간을 벗어나는 법으로서 범천에 이를 수 있다면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이른 아침에 동산에 들어가 서로 재삼 시비하였느냐?”
바실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3명(明) 바라문11)은 갖가지의 도를 말하니 곧 자재욕도(自在欲道)ㆍ자작도(自作道)ㆍ범천도(梵天道)입니다. 이 3도는 다 범천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담이시여, 비유하면 시골의 모든 길은 다 성(城)으로 향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바라문들이 비록 갖가지 도를 말하지만 그것은 다 범천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11) tevijja-brhmaa이고 6신통 중 숙명통ㆍ천안통ㆍ누진통을 얻은 바라문 혹은 리그ㆍ사마ㆍ야주르 베다에 통달한 바라문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저 모든 도는 다 범천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그는 대답했다.
“다 나아갑니다.”
부처님께서 재삼 물으셨다.
“저 모든 도는 다 범천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그는 대답했다.
“다 나아갑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말을 다짐받고 나서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어떠냐? 3명 바라문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범천을 본 자가 있는가?”
그는 대답했다.
“본 사람이 없습니다.”
“어떠냐? 바실타야, 3명 바라문의 선사(先師) 중에는 범천을 본 사람이 있는가?”
그는 대답했다.
“본 사람이 없습니다.”
“어떠냐? 바실타야, 옛날의 바라문으로서 성전(聖典)을 외워 통달하여 남을 위해 옛날의 모든 찬송을 설명하고 시서(詩書)를 읊은 과거의 3명 선인(仙人)들이 있었다. 그 이름은 아타마(阿咤摩) 바라문ㆍ바마제바(婆摩提婆) 바라문ㆍ비바심타(毘婆審咤) 바라문ㆍ이니라사(伊尼羅斯) 바라문ㆍ사바제가(蛇婆提迦) 바라문ㆍ바바실(婆婆悉) 바라문ㆍ가섭(迦葉) 바라문ㆍ아루나(阿樓那) 바라문ㆍ구담마(瞿曇摩) 바라문ㆍ수지(首脂) 바라문ㆍ바라손타(婆羅損陀) 바라문인데, 그들도 또한 범천을 보았는가?”
그는 대답했다.
“본 사람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저 3명 바라문 중에 범천을 본 자가 한 사람도 없고 3명 바라문의 선사들도 범천을 보지 못했으며, 또 옛날의 큰 선인들로서 3명 바라문인 아타마 바라문 등도 또한 범천을 보지 못했다면 마땅히 3명 바라문의 말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처님께서 또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음탕한 사람이 '나는 저 단정한 여인과 교통하였다'고 말하며 음탕한 행위를 자랑한다고 하자. 그 때 다른 사람이 물었다.
'너는 그 여자가 어느 곳에 사는지 아는가? 동쪽인가, 서쪽인가, 남쪽인가, 북쪽인가?'
그는 대답했다.
'모른다.'
'너는 그 여자가 사는 토지ㆍ성읍ㆍ촌락을 아는가?'
'모른다.'
'너는 그 여자의 부모와 성명을 아는가?'
'모른다.'
'너는 그 여자가 찰리(刹利) 여자인지 아니면 바라문ㆍ거사ㆍ수다라(首陀羅) 여자인지 아는가?'
'모른다.'
'너는 그 여자가 키가 큰지 작은지, 몸집이 뚱뚱한지 약한지, 피부가 검은지 흰지, 얼굴이 고운지 미운지 아는가?'
'모른다.'
어떠냐? 바실타여, 그 사람이 자랑한 것이 사실이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사실이 아닙니다.”
“이와 같다. 바실타야, 3명 바라문의 말도 또한 그러하여 진실이 아니다.
어떠냐? 바실타야, 너의 3명 바라문은 해와 달이 유행하다가 뜨고 사라지는 곳을 바라보며 손을 모우고 공양하는데 '이 도는 참되고 올발라서 마땅히 세간을 벗어 나는 법을 얻어 해와 달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3명 바라문은 해와 달이 유행하다가 뜨고 사라지는 곳을 바라보며 손을 모으고 공양하나 '이 도는 참되고 올발라서 마땅히 번뇌를 벗어나는 법을 얻어 해와 달이 있는 곳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 바실타야, 3명 바라문은 해와 달이 유행하다가 뜨고 사라지는 곳을 바라보며 손을 모으고 공양하나 '이 도는 진실하다. 마땅히 출요를 얻어 해와 달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항상 손을 모으고 공양하고 공경하는 것이 어찌 허망이 아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그것은 실로 허망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빈 땅에 사다리를 세우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이 물었다.
'사다리로 무엇을 하려 하는가?'
대답하였다.
'나는 높은 당(堂)에 올라가려고 한다.'
또 물었다.
'그 집은 어디 있느냐? 동ㆍ서ㆍ남ㆍ북 어디에 있느냐?'
대답하였다.
'나는 모른다.'
어떠냐? 바실타야, 이 사람이 사다리를 세워 집으로 올라가려는 것이 어찌 허망한 짓이 아니겠느냐?”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실로 허망한 짓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명 바라문도 또한 그와 같아 허망하여 진실이 없다. 바실타야, 다섯 가지 욕망은 깨끗하여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눈으로 빛깔을 보면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귀로는 소리를, 코로는 냄새를, 혀로는 맛을, 몸으로는 촉감을, 그것은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그러나 우리 현성의 법 가운데에서는 그것을 집착이라 하고 결박이라 하며 갈고리와 쇠사슬이라고 한다. 저 3명 바라문들은 다섯 가지 욕망에 물들고 애착이 굳어져서 그 허물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벗어나는 방법을 모른다. 그는 다섯 가지 욕망에 묶여 있다. 그들은 해와 달과 물과 불을 섬기며 '저를 인도하여 범천에 태어나게 하소서'라고 외치지만 그것은 될 수 없는 것이다.
비유하면 아이라하(阿夷羅河)의 물이 기슭까지 가득차 까마귀나 새들도 그 물을 먹을 수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이쪽 기슭에 몸이 단단히 묶여 있으면서 부질없이 저쪽 기슭을 향해 '와서 나를 그쪽 기슭으로 건네주시오'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다. 저 기슭이 와서 이 사람을 건네 줄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안 됩니다.”
“바실타야, 다섯 가지 욕망은 깨끗하여 사랑하고 즐길 만하지만 현성의 법에 있어서는 마치 갈고리나 쇠사슬과 같다. 저 3명 바라문들은 다섯 가지 욕망에 물들고 애착이 굳어져서 그 허물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벗어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는 다섯 가지 욕망에 묶여 있다.
그가 해와 달과 물과 불을 받들어 섬기면서 '나를 인도하여 범천에 태어나게 하소서'라고 외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아서 마침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다.
바실타야, 아이라하의 강물이 기슭까지 가득차 까마귀나 새들도 그 물을 마실 수 있을 때, 어떤 사람이 그 강을 건너가고자 한다면 손발이나 몸의 힘을 쓰지 않고 배나 뗏목을 의지하지 않고도 능히 건널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바실타야, 3명 바라문도 또한 그와 같아서 사문의 청정한 범행을 닦지 않은 채 다른 도의 청정하지 못한 행을 닦으면서 범천에 나기를 바란다면 그리 될 수 없는 것이다.
바실타야, 비유하면 이와 같다. 계곡물이 갑가기 불어나 많은 사람을 휩쓸고 지나가고 지나가고 또 배나 뗏목도 없고 또 다리도 없을 때, 어떤 행인이 와서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고자 했다. 그는 계곡물이 갑자기 불어나 많은 사람을 휩쓸고 또 배나 뗏목도 없고 또 다리도 없음을 보고는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차라리 많은 초목을 모아 단단한 뗏목을 만들어 내 자신의 힘으로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야 하겠다.'
그는 곧 뗏목을 만들어 자신의 힘으로 편안하게 건널 수 있었다. 바실타야, 이것도 또한 그와 같다. 만일 비구가 사문의 행이 아닌 청정하지 않은 행을 버리고 사문의 청정한 범행을 실천해 범천에 태어나고자 한다면 그것은 곧 그리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은 성내는 마음이 있느냐, 성내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성내는 마음이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3명 바라문은 성내는 마음이 있느냐, 성내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성내는 마음이 있습니다.”
“바실타야, 범천은 성내는 마음이 없고 3명 바라문에게는 성내는 마음이 있다. 성내는 마음이 있는 것과 성내는 마음이 없는 것은 함께하지 못한다. 해탈이 같지 않고 가는 곳이 같지 않다. 그러므로 범천과 바라문은 함께하지 못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에게는 미워하는 마음이 있느냐, 미워하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미워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3명 바라문에게는 미워하는 마음이 있느냐, 미워하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미워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에게는 미워하는 마음이 없고 3명 바라문에게는 미워하는 마음이 있다. 미워하는 마음이 있는 것과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가는 곳이 같지 않고 해탈이 같지 않다. 그러므로 범천과 바라문은 함께하지 못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에게 원한(怨恨)의 마음이 있느냐, 원한의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원한의 마음이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3명 바라문에게는 원한의 마음이 있느냐, 원한의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원한의 마음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에게는 원한의 마음이 없고 3명 바라문에게는 원한의 마음이 있다. 원한의 마음이 있는 것과 원한의 마음이 없는 것은 가는 곳이 같지 않고 해탈이 같지 않다. 그러므로 범천과 바라문은 함께하지 못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에게 가족과 산업이 있느냐?”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3명 바라문에게는 가족과 산업이 있느냐?”
그는 대답했다.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에게는 가족과 산업이 없고 3명 바라문에게는 가족과 산업이 있다. 가족과 산업이 있는 것과 가족과 산업이 없는 것은 가는 곳이 같지 않고 해탈이 같지 않다. 그러므로 범천과 바라문은 함께하지 못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은 자재(自在)할 수 있는가, 자재할 수 없는가?”
그는 대답했다.
“자재할 수 있습니다.”
또 물으셨다.
“3명 바라문은 자재할 수 있는가, 자재할 수 있는가?”
그는 대답했다.
“자재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은 자재할 수 있고 3명 바라문은 자재할 수 없다. 자재할 수 없는 것과 자재할 수 있는 것은 가는 곳이 같지 않고 해탈이 같지 않다. 그러므로 범천과 바라문은 함께하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3명 바라문은 어떤 사람이 찾아와 심오한 뜻을 묻더라도 갖추어 대답하지 못한다는데 사실인가?”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 때 바실타와 파라타 두 사람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다른 이야기는 잠깐 접어두십시오. 저희는 사문 구담께서 범천의 도를 밝게 알아 능히 남을 위해 설명하시고 또 범천과 서로 보고 오가면서 얘기를 나누신다고 들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사문 구담께서는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으로 범천의 길을 설명하시어 열어 보이어 널리 펴소서.”
부처님께서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에게 묻겠다. 네 생각대로 대답하라. 어떠냐? 바실타야, 저 신념국(信念國)12)은 여기서 가까운가, 먼가?”
12) Manaskata로 되어 있다. 마을 이름이다.
그는 대답했다.
“가깝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 나라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하자. 다른 사람이 그 나라의 길을 그에게 물었을 때, 어떤가? 바실타야, 그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그 사람이 그 길을 대답하는데 무슨 의심이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의심이 없습니다. 왜냐 하면 그 나라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설사 그 사람이 그 나라에서 성장했다 하더라도 혹 의심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범천의 길을 묻는다면 나는 의심이 없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항상 자주 저 범천의 길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 때 바실타와 파라타는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이야기는 잠깐 접어 두십시오. 저희는 사문 구담께서 범천의 길을 밝게 알아 남을 위해 설명하시고 또 범천과 서로 보고 오가면서 얘기를 나누신다고 들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사문 구담께서는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시는 마음으로 범천의 길을 설명하시어 열어 보이시고 널리 펴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그는 대답했다.
“예, 듣기를 원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세상에 나타나면 10호를 구족하고 나아가 4선(禪)에 이르며 현재의 세계에서 스스로 즐거운 경지에 들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으며 홀로 한적한 곳에 있기를 즐기고 방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심(慈心)으로 한쪽 방위를 두루 채우고 다른 방위도 역시 그렇게 한다. 그 마음은 널리 퍼져 끝이 없으며 차별도 없으며 한량없고 원망도 없으며 해치려는 마음도 없다. 그는 이러한 마음으로 유희하면서 스스로 즐거워한다. 또 비심(悲心)ㆍ희심(喜心)ㆍ사심(捨心)으로 한쪽 방위를 두루 채우고 다른 방위도 또한 그렇게 한다.
그래서 그 마음은 널리 퍼져 끝이 없고 차별도 없으며 한량없고 원한을 맺는 일도 없으며 괴롭히고 해치려는 마음도 없다. 이러한 마음으로 유희하면서 스스로 즐거워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에게는 성내는 마음이 있느냐, 성내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성내는 마음이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는 성내는 마음이 있느냐, 성내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성내는 마음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에게도 성내는 마음이 없고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도 성내는 마음이 없다. 성내는 마음이 없는 것과 성내는 마음이 없는 것은 가는 곳이 같고 해탈이 같다. 그러므로 범천과 비구는 함께 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에게 미워하는 마음이 있느냐, 미워하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는 미워하는 마음이 있느냐, 미워하는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에게도 미워하는 마음이 없고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도 미워하는 마음이 없다.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과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가는 곳이 같고 해탈이 같다. 그러므로 범천과 비구는 함께 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에게는 원한의 마음이 있느냐, 원한의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는 원한의 마음이 있느냐, 원한의 마음이 없느냐?”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에게도 원한의 마음이 없고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도 원한의 마음이 없다. 원한의 마음이 없는 것과 원한의 마음이 없는 것은 가는 곳이 같고 해탈이 같다. 그러므로 비구와 범천은 함께 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에게는 가족과 살림살이가 있느냐?”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는 가족과 살림살이가 있느냐?”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에게도 가족과 살림살이가 없고 자비를 행하는 비구에게도 가족과 살림살이가 없다. 가족과 살림살이가 없는 것과 가족과 살림살이가 없는 것은 가는 곳이 같고 해탈이 같다. 그러므로 범천과 비구는 함께 한다. 어떠냐? 바실타야, 범천은 자재를 얻었는가?”
그는 대답했다.
“자재를 얻었습니다.”
또 물으셨다.
“자비를 행하는 비구는 자재를 얻었는가?”
그는 대답했다.
“자재를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천도 자재를 얻었고 자비를 행하는 비구도 자재를 얻었다. 자재를 얻은 것과 자재를 얻은 것은 가는 곳이 같고 해탈이 같다. 그러므로 범천과 비구는 함께 한다.”
부처님께서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자비를 행하는 비구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화살이 날아가는 것과 같은 짧은 순간에 범천에 태어난다.”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 바실타와 파라타는 곧 그 자리에서 번뇌의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모든 법 가운데서 법안(法眼)을 얻었다. 그 때 바실타와 파라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7 권
[제3분] ⑤
27. 사문과경(沙門果經)1)
1) 경의 이역본으로는 동진 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불설적지과경(佛說寂志果經)』이 있고, 참고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제 39권 『마혈천자품(馬血天子品)』 7번째 소경과 『잡아함경』 제 7권 156~165번째 소경이 있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라열기성에 있는 기구(耆舊) 동자(童子)2)의 암바(菴婆) 동산에 계셨다.
그 때 위제희(韋提希) 부인의 아들인 아사세왕은 보름날 달이 찼을 때 첫째 부인에게 말했다.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무엇을 해야 할까?”
부인이 왕에게 아뢰었다.
“오늘은 보름날 밤, 달이 밝아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머리 감고 목욕 한 뒤 모든 시녀들과 더불어 5욕(欲)을 스스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이 때 왕은 또 첫째 태자인 우야바다(優耶婆陀)3)에게 명령해 말했다.
“오늘 밤은 보름날 달 밝은 때로서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할까?”
2) Jvaka-komrabhacca)는 수명동자(壽命童子)ㆍ기바(耆婆)라고도 하고 또 동자의왕(童子醫王) 기역(耆域)이라고도 한다.
3) 팔리어로는 Udaya-bhadra이다. 또 우바야(優婆耶)라고도 하며 백현(帛賢)으로 한역한다.
태자가 왕에게 아뢰었다.
“오늘 밤은 보름날 달 밝은 때로서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4병(兵)을 소집하여 서로 의논하고 국경의 반란군을 친 뒤에 이곳으로 돌아와 서로 오락하면 좋겠습니다.”
왕은 또 용맹하고 씩씩한 대장에게 명령했다.
“오늘은 보름날 달 밝은 때, 이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무엇을 하면 좋을까?”
대장이 아뢰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4병을 소집하여 천하를 순찰하여 거역하는 자와 순종하는 자들은 알아내면 좋겠습니다.”
이 때 왕은 또 우사(雨舍) 바라문에게 명령했다.
“오늘은 보름날 달 밝은 때, 이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 수 있을까?”
이 때 우사는 왕에게 아뢰었다.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부란가섭(不蘭迦葉)4)은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導首]으로서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많은 것을 받아들이듯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어 보소서. 왕께서 그를 만나 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왕은 또 우사의 아우인 수니타(須尼陀)5)에게 명령했다.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수니타는 아뢰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말가리구사리(末伽梨瞿舍利)6)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4) Prana-kassapa이고, 6사(師) 외도 중 한 사람이다.
5) 팔리어로는 Sunidha이며, 또한 니제(尼提)라고도 쓴다.
6) Makkhali-Gosl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왕은 또 전작(典作) 대신에게 명령했다.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전작 대신이 아뢰었다.
“아기다시사흠바라(阿耆多翅舍欽婆羅)7)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왕은 또 가라(伽羅) 수문장(守門將)에게 명령했다.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가라 수문장이 아뢰었다.
“파부타가전나(婆浮陀伽旃那)8)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왕은 또 우타이만제자(優陀夷漫提子)에게 명령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우타이가 아뢰었다.
“산야이비라리불(散若夷毘羅梨沸)9)은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지식이 많아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7) Ajita-kesa-Kambal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8) Pakudhakaccyan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9) Sajaya Belahi-putt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이 경의 뒷 부분에서는 산야비라리자(散若毗羅梨子)라고 하였다.
왕은 또 그 아우 무외(無畏)에게 명령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무외가 아뢰었다.
“니건자(尼乾子)10)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지식이 많아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나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10) Nigaha-Nta-putt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왕은 또 수명동자(壽命童子)에게 명령했다.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수명 동자가 아뢰었다.
“불 세존(佛世尊)이 계십니다. 그 분은 지금 저의 암바(菴婆)동산에 계십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반드시 열리실 것입니다.”
왕은 곧 수명에게 명령했다.
“내가 탈 보배 코끼리와 그 밖의 5백 마리 흰 코끼리를 준비하라.”
기구(耆舊)는 명령을 받아 곧 왕의 코끼리와 5백 마리 코끼리를 준비하고는 곧 왕에게 아뢰었다.
“이미 채비가 끝났습니다. 때를 아소서.”
아사세왕은 자기는 보배 코끼리를 타고 5백 명의 부인은 5백 마리의 암코끼리에 태웠다. 손에는 각각 횃불을 들고 왕의 위엄을 보이면서 라열기성을 나갔다.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얼마쯤 가다가 수명에게 말했다.
“너는 지금 나를 속이고 있다. 나를 함정에 빠뜨려 우리 대중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겨주려 하는구나.”
수명이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제가 어찌 감히 왕을 속이고, 감히 왕을 함정에 빠뜨려 왕의 대중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겨 주려고 하겠습니까? 왕이시여,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소서. 반드시 행복과 경사를 얻을 것입니다.”
왕은 조금 더 나아가다가 다시 수명에게 말했다.
“너는 나를 속였다. 나를 함정에 빠뜨려 우리 대중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기려고 하는구나.”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했다. 무슨 까닭인가? 그에게는 1,250명이나 되는 대중이 있다는데 이렇게 고요하고 아무 소리가 없는 것을 보니 장차 무슨 음모가 있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수명은 다시 두 번 세 번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제가 어찌 감히 속이고 함정에 빠뜨려 왕의 대중들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겨 주려고 하겠습니까? 왕이시여,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소서. 반드시 행복과 경사를 얻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저 사문의 법은 항상 한가하고 고요한 것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리가 없는 것입니다. 왕이시여,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소서. 동산 숲이 이미 나타났습니다.”
아사세왕이 동산의 문에 이르러 코끼리에서 내려 칼을 풀고 일산을 치우고 다섯 가지 위의11)를 버리고 걸어서 동산 문으로 들어갔다. 그는 수명에게 말했다.
“지금 불 세존은 어디 계시는가?”
11) 왕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를 표시하는 다섯 가지 장식품을 말한다. 즉 칼[劍]ㆍ일산[蓋]ㆍ꽃다발[天冠 혹은 華鬘]ㆍ손잡이가 보석으로 장식된 불자[珠柄之拂]ㆍ아름답게 장식된 신발[嚴飾屣]이 다섯 가지이다.
수명이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지금 부처님께서는 앞에 밝은 등불이 있는 높은 당(堂)에 계십니다. 세존께서는 사자좌(獅子座)에서 남쪽을 향해 앉아 계십니다. 왕께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시면 스스로 세존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아사세왕은 강당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밖에서 발을 씻은 뒤 강당으로 올라갔다. 잠자코 사방을 둘러보다가 기쁜 마음이 생겨 입에서 저절로 말이 나왔다.
'지금 모든 사문은 아주 고요하고 고요해 지관(止觀)을 구족했다. 나의 태자 우바야(優婆耶)도 이들과 다름없는 지관을 성취하게 하리라.'
그 때 세존께서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아들 생각 때문에 입에서 저절로 '태자 우바야도 또한 이들과 다름없는 지관을 성취하게 하리라'는 말이 터져나온 것입니다. 왕께서는 앞으로 나와 앉으시오.”
이 때 아사세왕은 앞으로 나아가 머리 숙여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여쭈어 볼 것이 있습니다. 만일 한가하시다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뭐든 물으시오.”
아사세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사람들은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타고 칼ㆍ창ㆍ검ㆍ활ㆍ화살 등의 병장기로, 전투하는 법을 익힙니다. 또 왕자ㆍ역사(力士)ㆍ대역사ㆍ하인[僮使]ㆍ가죽 다루는 이[皮師]ㆍ이발사[剃髮師]ㆍ꽃장식 만드는 이[織鬘師]ㆍ수레 만드는 이[車師]ㆍ기와공[瓦師]ㆍ대그릇 짜는 이[竹師]ㆍ갈대 엮는 이[葦師]들도 다 갖가지 기술로서 스스로 생활하면서 스스로 마음껏 오락하고 있습니다. 또 그들의 부모ㆍ처자ㆍ종[奴僕]ㆍ하인[僮使]들도 함께 오락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생업을 경영하면 현세에 과보(果報)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 모든 사문이 현재 닦고 있는 것도 현세에서 그 과보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이전에 여러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 이러한 뜻을 물은 적이 있습니까?”
왕이 부처님께 말했다.
“저는 이전에 사문 바라문들을 찾아가 이런 뜻을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기억합니다. 언젠가 부란가섭에게 가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생업을 경영하면 현재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저 부란가섭이 내게 대답했습니다.
'왕께서 직접 하거나 혹은 남을 시켜서 찍고 해치고 지지고 베고 하여 중생을 괴롭히고 걱정하고 울게 하며 살생ㆍ도둑질ㆍ간음ㆍ거짓말ㆍ담을 넘어 겁탈하기ㆍ불놓아 태우기 따위로 도(道)를 끊고 악한 짓을 한다 합시다. 대왕이여, 이와 같은 일을 행하더라도 그것은 악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왕이여, 설사 날카로운 칼로 모든 중생을 난도질하고 고기 더미로 만들어 세간을 가득 채운다 하더라도 이것도 악이 아니며 또한 그 죄의 과보도 없습니다. 항하(恒河)의 남쪽 언덕에서 중생을 칼로 베어 죽여도 또한 그 악의 과보는 없고, 항하의 북쪽 언덕에서 큰 보시의 집회를 열어 일체의 무리들에게 베풀어 사람을 골고루 이익되게 하더라도 또한 복의 과보도 없습니다.'”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는 마치 어떤 사람이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李]이라 대답하고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죄와 복의 과보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또 언젠가 말가리구사리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지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들 현재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베풂도 없고 주는 것도 없으며 제사의 법도 없는 것입니다. 또 선악도 없고 선악의 과보도 없으며, 금생도 없고 또 후생도 없는 것입니다.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으며 하늘도 없고 조화도 없으며 중생도 없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사문 바라문도 평등한 행자(行者)도 없고 또한 금세나 후세에 몸소 증명하고 남에게 두루 나타내는 자도 없습니다. 있다고 하는 모든 것은 다 허망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 대답하고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없다'는 논리로만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또 언젠가 아이다시사흠바라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대덕(大德)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네 가지 요소[大]로 이루어진 사람이 목숨을 마치면 흙의 요소[地大]는 땅으로 돌아가고 물의 요소[水大]는 물로 돌아가며, 불의 요소[火大]는 불로 돌아가고 바람의 요소[風大]는 바람으로 돌아갑니다. 모두 무너지고 부서져 모든 감관은 공(空)으로 돌아갑니다. 만일 사람이 죽었을 때 상여(牀輿)에 몸을 실어 화장장에 갖다 두고 불을 지피면 그 뼈는 비둘기 빛처럼 되기도 하고 혹은 변해 재와 흙이 됩니다. 어리석은 자도 지혜로운 자도 목숨을 마치면 모두 무너지고 부서져 단멸(斷滅)하 되고 마는 법입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내게 '단멸법'으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생각했습니다.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도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또 저는 옛날 어느 때 파부타가전연을 찾아 가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12)
'대왕이여, 힘도 없고 정진(精進)함도 없는 사람은 힘도 없고 방편도 없습니다.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는 중생은 염착(染著)하게 되고 인도 없고 연도 없는 중생은 청정해집니다. 목숨이 있는 일체 중생들은 모두 힘이 없고 자재(自在)하지 못하며 원수도 있을 수 없습니다. 수(數) 가운데 정해져 있는 대로 이 6생(生) 중에서 온갖 고락을 받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내가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무력(無力)'으로써 내게 대답했습니다.
12) 있는 피부타가전연의 주장이 팔리본에서는 Makkhali-Gosla의 주장에 해당한다.
나는 곧 생각했습니다.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또 저는 옛날 언젠가 산야비라리자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 과보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 과보가 없느냐)하고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는 과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가) 하고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는 과보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는가) 하고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세존이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는가' 하고 물었는데 그는 '이론(異論)'으로 나에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또 저는 옛날 언젠가 니건자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나아가 갖가지 생업을 경영하여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 과보를 얻습니까?'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일체지(一切智)와 일체견(一切見)을 가진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남김 없이 압니다.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언제나 남김 없이 깨달아 지혜가 항상 앞에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는가' 하고 물었는데 그는 내게 '모든 것을 아는 지혜[一切智]'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여기 와서 이런 뜻을 묻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나아가 갖가지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사문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왕에게 도리어 묻겠습니다. 마음대로 대답하시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왕의 집 종이나 안팎의 하인들도 모두 보름날 달이 찼을 때 왕이 머리 감고 목욕하고 높은 전각에 올라가 여러 채녀(婇女)들과 서로 오락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고,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 행(行)의 과보가 저렇게까지 되는 것인가? 이 아사세왕은 보름날 달이 찼을 때 머리 감고 목욕한 뒤 높은 전각에 올라 여러 채녀와 더불어 5욕(欲)을 즐기는구나. 이것이 바로 행의 과보임을 누가 능히 알겠는가?'
그는 뒷날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고 평등법을 실천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대왕께서 멀리서 그 사람이 오는 것을 본다면 그 때도 '저 사람은 내 종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가 오는 것을 본다면 저는 마땅히 일어나 맞이하고 앉기를 청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어찌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가 아니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입니다.”
“다시 대왕이여, 만일 왕의 경계 안에 살면서 왕의 창고에서 주는 것을 먹고 사는 나그네가 왕이 보름날 달이 찼을 때 머리 감고 목욕한 뒤 높은 전각에 올라가 모든 채녀와 더불어 5욕을 즐기는 것을 보았다면 그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아, 저 분 행위의 과보가 이와 같은 것인가? 이것이 바로 행의 과보라는 것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는 뒷날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고 평등법을 실천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대왕께서 만일 멀리서 그 사람이 오는 것을 본다면 그 때도 '저 사람은 나의 녹을 먹던 나그네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아닙니다. 만일 그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본다면 저는 마땅히 일어나 맞이하여 예경하고 인사한 뒤 앉기를 청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이것이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가 아니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현세에서 얻는 사문의 과보입니다.”
“다시 대왕이여,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이 세상에 나타나면 내 법에 들어오는 자는 결국에는 3명(明)으로써 모든 어둠을 멸하고 큰 지혜의 광명을 낼 것이니, 이른바 누진지증(漏盡智證)이 그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으며 조용히 혼자 지내기를 즐기고 방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이것이 사문이 현세에서 얻는 과보가 아니겠습니까?”
왕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실로 그것은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입니다.”
그 때 아사세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숙여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의 뉘우침을 받아 주소서. 저는 미치광이이고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합니다. 저의 아버지 병사왕은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5욕에 미혹하여 사실은 부왕(父王)을 해쳤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참회를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한 짓을 했지만 이제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대는 5욕에 미혹하여 끝내 부왕을 해쳤습니다. 그러나 이제 현성의 법 가운데서 능히 허물을 뉘우친다면 곧 스스로 이익되고 편안할 것입니다. 나는 그대를 불쌍히 여겨 그대의 참회를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때 아사세왕은 세존의 발에 예배한 뒤 돌아와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승가에 귀의합니다.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과 모든 대중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청을 받아 주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것을 허락하셨다. 왕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아사세왕은 죄가 줄어들어 무거운 재앙에서 빠져 나왔다. 만일 아사세왕이 그 아버지를 죽이지만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서 곧바로 법안(法眼)의 깨끗함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사세왕이 오늘 스스로 참회하여 죄가 줄어들고 무거운 재앙에서 빠져나왔다.”
그 때 아사세왕은 돌아오는 길에 수명 동자에게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는 이제 내게 많은 이익을 주었다. 너는 먼저 '여래께서는 가르쳐 주고 깨우쳐 주신다'고 찬탄하였고, 그런 뒤에 나를 이끌고 세존께 가서 지혜가 열려 깨달음을 얻게 해 주었다. 나는 너의 은혜를 깊이 새겨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왕은 궁중으로 돌아와 온갖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였고 이튿날 때가 되자 '성인이시여, 때를 아소서' 하고 알려드렸다. 그 때 세존께서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모든 제자 1,250명과 함께 왕궁에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 러자 왕은 손수 음식을 권하면서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했다.
공양을 마치자 발우를 거둔 뒤 손 씻을 물을 돌린 다음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저는 이제 몇 번이고 잘못을 뉘우칩니다. 저는 미치고 어리석고 어두우며 무식했습니다. 저의 아버지 마갈(摩竭)의 병사왕은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치우침이 없었고 억울하게 한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5욕에 미혹하여 사실 부왕을 해쳤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시어 저의 참회를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하여 5욕에 미혹되어 부왕을 해쳤습니다. 그러나 이제 현성의 법 가운데서 능히 참회하니 곧 스스로 이익될 것입니다. 나는 이제 그대를 가엾게 여겨 그대의 참회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때 왕은 부처님의 발에 예배한 뒤 작은 자리 하나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은 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몇 번이고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승가에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아사세왕을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 때 아사세왕과 수명 동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7 권
29. 노차경(露遮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에서 인간 세계를 유행하시다가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사라바제(娑羅婆提)17) 바라문 마을의 북쪽에 있는 시사바(尸舍婆)숲으로 가셔서 거기서 머무르셨다.
그 때 노차(露遮)라는 바라문이 사라숲18) 속에 살고 있었다. 그 마을은 풍요로워 살기가 좋고 백성들이 번성하였다. 파사닉왕은 그 마을을 그 바라문에게 봉(封)해 주어 범분(梵分)으로 삼았다. 이 바라문은 7대를 내려오면서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眞正]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다. 그는 이부(異部)의 3부(部) 경전을 외워 통달했고 온갖 경서를 다 잘 분별하였다. 또 대인(大人)의 관상법과 길흉을 점치고 제사 지내는 의식에도 능하였다.
사문 구담은 석가 종족의 아들[釋種子]로서 집을 나와 도를 이룬 뒤 구살라국의 인간 세상을 유행하다가 시사바숲 속에 머물고 있는데 큰 명성이 천하에 두루 퍼졌고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는 10호를 구족하였으며 모든 하늘ㆍ세상 사람ㆍ악마 혹은 악마의 하늘ㆍ사문 바라문의 무리들 가운데 스스로 증득하고 또 남을 위해 설법하는데, 그 말은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다 훌륭하고 의미를 구족하였으며 범행도 청정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와 같은 진인(眞人)은 마땅히 찾아가 뵈어야 한다. 나도 이제 찾아가 뵙는 것이 좋겠다.'
17) 바라바제(婆羅婆提)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송ㆍ명 2본에 의거하여 사라바제(娑羅婆提, Slavatik)로 고쳤다. 뒤에 나오는 사라(娑羅)도 마찬가지이다. 마을 이름이다.
18) '사라바제 마을'로 되어 있다.
이 때에 바라문은 곧 마을에서 나와 시사바숲으로 갔다. 세존께 나아가 인사를 드린 뒤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바라문은 그 설법을 들은 뒤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대중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 초대를 허락해 주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의 청을 받아 주셨다. 그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계시는 것을 보고 이미 허락하신 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거기서 떠나갔다. 그러나 부처님을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곧 나쁜 생각을 내었다.
'모든 사문 바라문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자신만 알고 남을 위해 말하지 말아야 한다. 비유하면 그것은 어떤 사람이 낡은 감옥을 부순 뒤에 다시 새 감옥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못한 법일 뿐이다.'
이 때 바라문은 바라숲으로 돌아와 그 밤으로 온갖 요리와 음식을 준비하였다. 때가 되자 이발사에게 말했다.
“너는 시사바 숲 속에 가서 사문 구담께 '때가 되었으니, 마땅히 아소서' 하고 내 말을 전하여라.”
이발사는 명령을 받고 곧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마땅히 아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모든 제자 1,250명과 함께 바라숲으로 가셨다. 이발사는 세존을 모시고 가다가 오른팔을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쁜 소견을 내어 말했습니다.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 해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제 자신만 알고 남을 위하여 말하지 않아야 한다. 비유하면 그것은 어떤 사람이 오래되어 낡은 감옥을 부순 뒤에 다시 새 감옥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못한 법일 뿐이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그의 나쁜 소견을 없애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이발사에게 말씀하셨다.
“그것은 사소한 일이다. 깨우쳐 주기 쉬운 일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바라문의 집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셨다. 이 때 바라문은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손수 권하면서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렸다. 그리고는 작은 평상을 가져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젯밤 나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쁜 소견을 내어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 해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심지어는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않은 법이라고까지 말했다는데 진실로 그런 말을 했습니까?”
노차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다시는 그런 나쁜 소견을 내지 마시오. 왜냐 하면 세상에는 스스로 경계해야 할 세 가지 스승[師]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세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아서 현재 세계에서 번뇌를 없앨 수 있고 또 더욱더 수행하여 상인(上人)의 법을 얻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상인의 법도 얻지 못하며 자기의 업을 이루지도 못하고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한다 합시다. 그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지는 않고 그저 그를 의지하여 함께 거처할 것입니다.
노차여, 저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뭇 번뇌를 없애고 또 상인의 훌륭한 법을 깨달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상인의 훌륭한 법도 얻지 못하고 자기의 업도 이루지 못하고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니, 모든 제자들은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않고 다만 함께 의지하여 같이 거처할 뿐입니다.'”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래되어 낡은 감옥을 부수고 다시 새 감옥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첫 번째 스승이며, 이것을 현성계(賢聖戒)ㆍ율계(律戒)ㆍ의계(儀戒)ㆍ시계(時戒)라고 합니다.”
또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두 번째 스승이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더욱더 수행하여 상인의 법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훌륭한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업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해 설법한다고 합시다. 그 모든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지 않고 그저 서로 의지해 함께 거처할 것입니다.
노차여, 저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상인의 법을 얻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십니다. 그래서 모든 제자로 하여금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않고, 그저 서로 의지하여 함께 거처할 뿐입니다.'
노차여,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남의 뒤를 따라 가면서 손으로 남의 등을 어루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두 번째 스승입니다. 이것을 현성계ㆍ율계ㆍ의계ㆍ시계라고 합니다.”
또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세 번째 스승이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더 나아가 상인의 법을 얻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해 설법하였고, 또 그 모든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그를 의지해 함께 산다고 합시다.
노차여, 그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상인의 법을 다소라도 얻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은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였고, 또 모든 제자들은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함께 머물러 같이 살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기 밭의 곡식은 내버리고 남의 밭에서 김을 매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세 번째 스승입니다. 이것을 현성계ㆍ율계ㆍ의계ㆍ시계라고 합니다.
노차여, 오직 세존 한 분이 세상에 없었다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 그 한 분인가? 만일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세상에 나타난다면 마침내 3명(明)을 얻어 무명을 없애고 지혜의 밝음이 생겨 모든 어둠을 없애며 큰 법의 광명을 내게 되리니, 이것이 이른바 누진지증(漏盡智證)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근(精勤)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으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한적한 곳에 거처하면서 얻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노차여, 이것을 제일가는 세존께서 세상에 없었다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노차여,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가 그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노차여, 어떤 사람이 법을 들으면 마땅히 이 네 가지 사문과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느 누가 가로막고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말대로 한다면 그 사람은 법을 들어 그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얻을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그러고도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태어날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남의 설법을 막아 과위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을 착한 마음이라 하겠습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이라 하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이는 좋은 세계[善趣]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파사닉왕(波斯匿王)에게 '왕의 소유인 국토와 그 안에 있는 재물을 왕이 모두 쓰고 남에게는 주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노차여, 만일 왕이 그 사람의 말대로 따른다면 다른 사람에게 공급해 주는 일을 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끊는 것입니다.”
또 물으셨다.
“다른 사람에게 공급해 주는 일을 끊는 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저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법을 들으면 마땅히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느 누가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사람의 말대로 따른다면 그는 법을 들어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얻을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태어날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남의 설법을 막아 도과(道果)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나게 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게 되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만일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말하기를 '노차여, 봉토로 받은 저 사라바제 마을19)에 있는 재물을 당신 혼자서만 쓰고 남에게는 주지 말라. 마땅히 제 자신만 쓸 것이지 남에게 주어 무엇 하려는가?'라고 하였다고 합시다. 노차여, 만일 그대가 그 말을 따른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공급하는 물질을 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당연히 끊는 것입니다.”
19) '파라바제(波羅婆提)'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송ㆍ원ㆍ명 3본에 의거하여 '사라바제(娑羅婆提)'로 바꾸었다.
또 물으셨다.
“사람을 시켜 남에게 공급하는 물질을 끊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않은 마음을 가진 자가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저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법을 들으면 마땅히 네 가지 사문과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사람의 말을 따른다면 그는 법을 들어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얻을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태어날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남의 설법을 막아 과위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않은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 때 노차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들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설법을 마치시자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8 권
[제4분] ①
30. 세기경(世紀經)1)
1) 세기경은 『염부제주품』에서 『세본연품』까지 모두 12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역본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법립(法立)과 법거(法炬)가 공역한 『대루탄경(大樓炭經)』, 수(隋) 시대 사나굴다(闍那屈多) 등이 한역한 『기세경(起世經)』, 수 시대 달마급다(達摩笈多)가 한역한 『기세인본경(起世因本經)』이 있다.
1) 염부제주품(閻浮提洲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의 구리굴(俱利窟)2)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2) 한 건축물의 이름. 화림굴(花林窟)이라고도 함. 팔리어로는 kareri- kutika라 하고 사향장미나무굴이라고도 함.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식사를 마친 뒤 강당에 모여 서로 이야기했다.
“여러분, 이 일은 지금까지 없었던 일입니다. 지금 이 하늘과 땅[天地:世界]이 무슨 이유로 무너지고 무슨 이유로 이루어지며, 중생이 사는 국토는 어떤 것일까요?”
그 때 세존께서 한적한 곳에서 여러 비구들이 식사를 마친 뒤에 강당에 모여 이야기하는 것을 하늘 귀[天耳]로 또렷이 들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 고요한 굴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아가 앉으시더니, 아시면서도 일부러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그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가?”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식사 후에 강당에 모여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분, 이 일은 지금까지 없었던 일입니다. 지금 이 하늘과 땅은 무슨 이유로 무너지고 무슨 이유로 이루어지며, 중생이 사는 국토는 어떤 것일까요?'
저희들은 강당에 모여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무릇 집을 나온 사람은 두 가지 법(法)을 행해야 한다. 첫째는 현성(賢聖)들처럼 침묵하는 것이요, 둘째는 법을 강론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강당에 모여 있으면서 또한 이와 같이 현성들처럼 침묵을 지키던가 법을 강론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여래가 천지(天地:世界)의 이루어짐과 무너짐, 그리고 중생들이 사는 국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듣고자 하느냐?”
그 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듣기를 원하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해 주시면 마땅히 받들어 지니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기억하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나의 해와 달이 4천하(天下)를 두루 돌면서 광명을 비추고 있는 것과 같은 그런 세계가 천(千) 개나 있다. 이 천 개의 세계는 천 개의 해와 달이 있고 천 개의 수미산왕(須彌山王:수미산이 가장 높은 산이라는 의미에서 王자를 붙였음)과 4천 개의 천하(天下)와 4천 개의 대천하(大天下)가 있고, 4천 개의 바닷물과 4천 개의 큰 바다가 있으며, 4천 마리의 용과 4천 마리의 큰 용이 있으며, 4천 마리의 금시조(金翅鳥)와 4천 마리의 큰 금시조가 있고, 4천 개의 악도(惡道)와 4천 개의 큰 악도가 있으며, 4천의 왕과 4천의 대왕이 있고, 7천 그루의 큰 나무, 8천 개의 큰 지옥, 1만 개의 큰 산, 천 명의 염라왕(閻羅王), 천 명의 사천왕(四天王), 천 개의 도리천, 천 개의 염마천(焰摩天), 천 개의 도솔천, 천 개의 화자재천(化自在天), 천 개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천 개의 범천(梵天)이 있다. 이것을 소천 세계(小千世界)라고 한다.
하나의 소천세계와 같은 그러한 세계가 천 개 있으면 이것을 중천세계(中千世界)라 하고, 하나의 중천세계와 같은 그러한 세계가 천 개 있으면 이것을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라고 한다. 이와 같은 세계가 겹겹으로 둘러 있는데 생겼다 무너졌다 한다. 중생들이 사는 곳을 1불찰(佛刹)3)이라고 이름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이 대지의 깊이는 16만 8천 유순(由旬)4)이고,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으며, 땅은 물에 머물러 있다. 물의 깊이는 3천 3십 유순이요, 그 변두리는 끝이 없으며, 물은 바람에 의지해 있다. 바람의 깊이는 6천 4십 유순이요,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다.
비구들아, 그 큰 바닷물의 깊이는 8만 4천 유순이고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다. 수미산왕은 바닷물 속에 들어간 부분이 8만 4천 유순이고, 바닷물 위에 나온 부분도 그 높이가 8만 4천 유순이며, 밑부분은 땅에 닿아 있는데 대부분 단단한 지분(地分)으로 되어 있다. 그 산은 곧게 솟아올라 굽은 곳이 없다. 그곳엔 온갖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나무에서는 갖가지 향기를 내어 그 향기가 온 산에 가득하다. 거기에는 성현(聖賢)들이 많으며 매우 신령스럽고 묘한 하늘들도 머물러 살고 있다. 그 산의 밑부분에는 순수한 금모래가 있고, 그 산의 네 면에는 네 개의 봉우리[埵]5)가 솟아 있는데 높이는 7백 유순으로 일곱 가지 보배[寶]로 이루어졌으며, 네 개의 봉우리는 비스듬히 굽어져 바다에 닿아 있다.
3) 범어로 buddha-ketra이고 불토(佛土) 또는 불국(佛國)이라고 한다. 한 부처님이 교화하는 세계의 범위를 1불찰이라고 한다.
4) 인도의 거리 단위. 1유순은 우리 나라의 30~40리에 해당함.
5) 모양의 단단한 흙. 여기서는 보배로 이루어져 수미산 꼭대기에서 바다에 이르는 길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또 수미산왕에는 7보로 만들어진 층계로 된 길이 있는데 아래 부분의 층계로 된 길의 너비는 60유순이다. 그 길의 양쪽에는 일곱 겹의 보배담장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과 일곱 겹의 보배그물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다. 금담장에는 은문, 은담장에는 금문, 수정담장에는 유리문, 유리담장에는 수정문, 붉은 구슬[赤珠] 담장에는 마노(馬瑙)문, 마노담장에는 붉은 구슬문, 자거(車거)담장에는 여러 가지 보배가 섞인 문이 있다. 그리고 난간을 살펴보면 금난간에는 은나무, 은난간에는 금나무, 수정난간에는 유리나무, 유리난간에는 수정나무, 붉은 구슬난간에는 마노나무, 마노난간에는 붉은 구슬나무, 자거난간에는 여러 가지 보배가 섞인 나무가 있다.
그 난간 위에는 보배 그물이 있는데, 금그물 밑에는 은방울을 달아 놓았고, 은그물 밑에는 금방울을 달아 놓았으며,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을 달아 놓았고,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을 달아 놓았으며, 붉은 구슬 그물에는 마노방울을 달아 놓았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구슬방울을 달아 놓았으며, 자거그물에는 여러 가지 보배 방울을 달아 놓았다.
그 금나무에는 금뿌리에 금가지와 은잎ㆍ은꽃ㆍ은열매가 있고 은나무에는 은뿌리에 은가지와 금잎ㆍ금꽃ㆍ금열매가 있으며, 수정나무에는 수정뿌리와 수정가지에 유리꽃과 유리잎이고, 유리나무에는 유리뿌리와 유리가지에 수정꽃과 수정잎이다. 붉은 구슬나무에는 붉은 구슬뿌리와 붉은 구슬가지에 마노꽃과 마노잎이고 마노나무에는 마노뿌리와 마노가지에 붉은 구슬꽃과 잎이며, 자거나무에는 자거뿌리와 자거가지에 온갖 보배 꽃과 온갖 보배 잎이 있다.
그 일곱 겹 담장을 살펴보면 담장마다 네 개의 문이 있고 문에는 난간이 있다. 일곱 겹의 담장 위에는 모두 누각이 둘러있고 그 주위에는 동산숲과 목욕하는 연못이 있는데 온갖 보배 꽃이 피어 있고 잎이 돋아난 보배나무는 줄지어 서 있고 꽃과 열매가 무성하며, 향기로운 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오리ㆍ기러기ㆍ원앙새 따위의 색다르고 기이한 수천 종의 새들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또 수미산왕의 중턱에 있는 층계로 된 길의 너비는 40유순이고, 길 양 옆에는 일곱 겹의 보배담장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고, 나아가 무수한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데 까지의 모든 일들이 아래 층계로 된 길을 설명한 내용과 같다.
위에 있는 층계로 된 길은 그 너비가 20유순이고, 길 양 옆에는 일곱 겹의 보배담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고, 나아가 무수한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데까지의 일들은 가운데에 있는 층계로 된 길을 설명한 내용과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아래 층계의 길에는 가루라(伽樓羅)라는 귀신이 살고 있고, 가운데 층계 길에는 지만(持鬘)이라는 귀신이 살고 있으며, 위 층계 길에는 희락(喜樂)이라는 귀신이 살고 있다. 그곳에는 네 개의 봉우리[埵]가 솟아나 있는데 높이는 4만 2천 유순이다.
사천대왕(四天大王)이 살고 있는 궁전에는 일곱 겹의 보배성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와 온갖 보배방울이 있고 나아가 무수한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데까지의 일들은 역시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수미산 꼭대기에는 삼심삼천(三十三天)의 궁전이 있다. 이 궁전에는 일곱 겹의 보배성,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고 나아가 무수한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데까지의 일들은 역시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삼심삼천을 지나 또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염마천(焰摩天)의 궁전이 있고, 염마천의 궁전을 지나 또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도솔천의 궁전이 있으며, 도솔천의 궁전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화자재천(化自在天)의 궁전이 있고, 화자재천의 궁전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궁전이 있으며, 타화자재천의 궁전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범가이천(梵加夷天:梵天)의 궁전6)이 있다.
6) Brahma kāyika-bhavana이고 정신(淨身)으로 한역한다. 색계 초선천(初禪天)의 통칭이다.
타화자재천과 범가이천의 중간에 마천(魔天)의 궁전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이고, 보배난간, 보배그물, 보배가로수도 역시 일곱 겹이고, 나아가 무수한 새들이 화답하여 지저귀는 데까지의 일들도 또한 그와 같다.
범가이천의 궁전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광음천(光音天)의 궁전이 있고, 광음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변정천(遍淨天)의 궁전이 있고, 변정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과실천(果實天)의 궁전이 있고, 과실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무상천(無想天)의 궁전이 있고, 무상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무조천(無造天)의 궁전이 있고, 무조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무열천(無熱天)의 궁전이 있고, 무열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선견천(善見天)의 궁전이 있고, 선견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대선견천(大善見天)의 궁전이 있고, 대선견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색구경천(色究竟天)의 궁전이 있다.
색구경천을 지나 그만한 거리의 곱절을 가면 공처지천(空處智天:空無邊處天)ㆍ식처지천(識處智天:識無邊處天)ㆍ무소유처지천(無所有處智天:無所有處天)ㆍ유상무상처지천(有想無想處智天:非想非非想處天)이 있다. 이와 같은 것들을 통틀어 중생이 사는 경계[衆生邊際]요, 중생이 사는 세계라고 이름한다. 일체 중생의 나고ㆍ병들고ㆍ늙고ㆍ죽고, 음(陰)을 받고 유(有)를 받는 것이 모두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 북쪽에 천하가 있으니 울단왈(鬱單曰)7)이라고 하는 세계이다. 그 땅은 네모 반듯하고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만 유순이며, 사람의 얼굴도 또한 그 땅의 형상을 닮아 네모나다.
수미산 동쪽에 천하가 있으니 불우체(弗于逮)8)라고 하는 세계이다. 그 땅은 둥글고 가로와 세로가 각각 9천 유순이며, 사람의 얼굴도 그 땅의 형상을 닮아 둥글다.
수미산 서쪽에 천하가 있으니 구야니(俱耶尼)9)라고 하는 세계이다. 그 땅의 모양은 반달과 같고 가로와 세로가 각각 8천 유순이며, 사람의 얼굴도 그 땅의 형상을 닮아 반달과 같다.
수미산 남쪽에 천하가 있으니 염부제(閻浮提)10)라고 하는 세계이다. 그 땅은 남쪽은 좁고 북쪽은 넓으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7천 유순이다. 그곳 사람의 얼굴도 이 땅의 형상을 닮아 그러하다.
7) uttarakuru라고 함. 승처(勝處)라고 한역하며, 북쪽에 있으므로 북구로주(北俱盧洲)라고도 한다.
8) pubbavideha. 동쪽에 있으므로 동신승주(東身勝洲)라고 한다.
9) goyaniya이며 서쪽에 있으므로 서우화주(西牛貨洲)라고 한다.
10) 남쪽에 있으므로 남섬부주(南贍部洲)라고 한다.
수미산 북쪽 하늘에는 금으로 된 빛이 북쪽을 비추고, 수미산 동쪽 하늘에는 은으로 된 빛이 동쪽을 비추며, 수미산 서쪽 하늘에는 수정으로 된 빛이 서쪽을 비추고 수미산 남쪽 하늘에는 유리로 된 빛이 남쪽을 비춘다.
울단왈에는 암바라(菴婆羅)라고 하는 큰 나무왕이 있는데, 그 나무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불우체에도 가람부(加藍浮)라 하는 큰 나무왕이 있는데,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구야니에도 근제(斤提)라 하는 큰 나무왕이 있는데,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또 그 나무 밑에는 석우당(石牛幢)이 있는데, 그 높이는 1유순이나 된다. 염부제에도 염부제라고 하는 큰 나무왕이 있는데, 그 나무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금시조왕과 용왕에게는 구리섬바라(俱利睒婆羅)라고 하는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아수라왕에게도 선화(善畵)라고 하는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도리천에도 화도(畵度)라고 하는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수미산 변두리에 가타라(伽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4만 2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4만 2천 유순이며, 그 산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산은 수미산에서 8만 4천 유순쯤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우발라꽃[優鉢羅花:utpala. 靑蓮花]ㆍ발두마꽃[鉢頭摩花:padma. 紅蓮花]ㆍ구물두꽃[俱物頭花:kumuda. 黃蓮花]ㆍ분타리꽃[分陀利花:pundarika. 白蓮花]만이 피어 있으며,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가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가타라(伽陀羅)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사타라(伊沙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2만 1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2만 1천 유순이다. 그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가타라산과의 거리는 4만 2천 유순이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우발라꽃ㆍ발두마꽃ㆍ구물두꽃ㆍ분타리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이사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거타라(樹巨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1만 2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만 2천 유순이다. 그 산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이사타라산과의 거리는 2만 1천 유순이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네 종류의 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수거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견(善見)이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6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6천 유순이다. 그 산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수거타라산과의 거리는 1만 2천 유순이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네 종류의 꽃만이 피어 있으며,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선견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식산(馬食山)이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3천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3천 유순이다. 그 산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선견산과의 거리는 6천 유순이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네 종류의 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마식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니민타라(尼民陀羅)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1천 2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1천 2백 유순이다. 그 산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마식산과의 거리는 3천 유순이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네 종류의 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니민타라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복(調伏)이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는 6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6백 유순이다. 그 산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니민타라산과의 거리는 1천 2백 유순이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네 종류의 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조복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금강위(金剛圍)라는 산이 있다. 높이는 3백 유순이고 가로와 세로도 각각 3백 유순이다. 그 산 변두리는 넓고 멀며,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조복산과의 거리는 6백 유순이고 그 사이에는 순수한 네 종류의 꽃만이 피어 있고, 갈대와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무더기로 우거져 있다. 꽃들은 온갖 향기를 뿜어 그 향기가 두루 가득하다.
금강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바닷물이 있다. 그 바닷물의 북쪽 언덕에 큰 나무왕이 있는데, 염부(閻浮)라 이름한다. 그 나무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그 주변 빈 땅에 또 큰 숲[叢林]들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암바라(菴婆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염바(閻婆)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바라(婆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다라(多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나다라(那多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위남(爲男)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위녀(爲女)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남녀(男女)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산나(散那)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전단(栴檀)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거수라(佉詶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파내바라(波婆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따라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비라(毘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향내(香)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위리(爲梨)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안석류(安石留)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위감(爲甘)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하리륵(呵梨勒)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비혜륵(毘醯勒)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아마륵(阿摩勒)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아마리(阿摩犁)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내()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감자(甘蔗)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위(葦)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죽(竹)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사라(舍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사라업(舍羅業)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모과[木瓜]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대모과[大木瓜]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해탈화(解脫華)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첨바(瞻婆)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바라라(婆羅羅)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수마나(修摩那)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바사(婆師)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다라리(多羅梨)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가야(伽耶)이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나 된다. 다시 또 큰 숲이 있으니, 이 숲의 이름은 포도(葡萄)라고 하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다.
이곳을 지나면 빈 땅이 나오고 그 빈 땅 가운데 다시 꽃못[花池]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다. 다시 발두마못ㆍ구물두못ㆍ분타리못이 있는데, 그 속에는 독사가 우글거리며 가로와 세로는 각각 50유순이다.
이곳을 지나면 빈 땅이 나오고 또 그 빈 땅 가운데에는 울선나(鬱禪那)라고 하는 큰 바닷물이 있다. 이 물 밑에는 전륜성왕의 길이 있는데 그 너비는 12유순이다. 길 양쪽에는 일곱 겹의 담장,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는데, 모두 일곱 가지 보배로 장식되어 있다. 염부제 땅에 전륜성왕이 나올 때에는 물이 저절로 없어지고 평탄한 길이 나타난다.
바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울선(鬱禪)이라는 산이 있다. 그 산은 단엄(端嚴)하고 나무가 무성하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온갖 향기를 두루 풍기며, 그곳에는 또 온갖 신기한 동물과 새들이 있다.
울선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금벽(金壁)이라는 산이 있는데 거기에는 8만 개의 바위굴이 있고, 8만 마리의 코끼리왕이 이 굴 속에 살고 있다. 그 몸은 하얗고 머리는 잡색이며 입에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고 이빨 사이에는 금으로 메워져 있다.
금벽산을 지나면 설산(雪山)이라는 산이 있는데, 이 산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5백 유순이고 깊이도 5백 유순이며, 동쪽과 서쪽은 바다로 들어가 있다. 설산 중간에는 보배산이 있는데, 그 산의 높이는 20유순이다. 설산의 봉우리[埵]는 그 높이가 100유순이며, 그 산 꼭대기에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인 아뇩달(阿耨達)못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며, 그 물은 맑고 시원하고 더러움이란 찾아볼 수 없이 깨끗하다. 그 주위에는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든 섬돌과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그물, 일곱 겹의 보배가로수가 있는데 이것들은 온갖 빛깔의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금난간에는 은나무, 은난간에는 금나무, 유리난간에는 수정나무, 수정난간에는 유리나무, 붉은 구슬난간에는 마노나무, 마노난간에는 붉은 구슬나무, 자거(車渠)난간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나무가 있다. 금그물에는 은방울, 은그물에는 금방울,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 자거그물에는 칠보방울이 달려 있다. 금다라(金多羅)나무는 금뿌리와 금가지에 은잎, 은열매요, 은다라나무는 은뿌리와 은가지에 금잎, 금열매이다. 수정나무는 수정뿌리와 수정가지에 유리꽃, 유리열매이고, 붉은 구슬나무는 붉은 구슬뿌리와 붉은 구슬가지에 마노잎, 마노꽃, 마노열매이다. 자거나무는 자거뿌리와 자거가지에 온갖 보배의 꽃과 열매가 달려 있다.
아뇩달못 가에는 동산숲과 목욕하는 연못이 있고, 온갖 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으며 갖가지 나무의 잎과 꽃과 열매가 무성하다. 갖가지 향기가 바람에 날려 사방으로 퍼지고, 갖가지 이상한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구슬프게 지저귄다.
아뇩달못 밑에는 금모래가 가득하다. 그 못 사방에는 모두 계단이 있는데 금가름대가 있는 곳에는 은계단, 은가름대가 있는 곳에는 금계단, 유리가름대가 있는 곳에는 수정계단, 수정가름대가 있는 곳에는 유리계단, 붉은 구슬가름대가 있는 곳에는 마노계단, 마노가름대가 있는 곳에는 붉은 구슬계단, 자거가름대가 있는 곳에는 온갖 보배로 이루어진 계단이 있다. 못 둘레는 보배난간이 에워싸고, 파란색ㆍ노란색ㆍ붉은색ㆍ흰색의 꽃이 피어 있으며, 여러 가지 색의 꽃이 사이사이에 섞여 있다. 꽃은 수레 바퀴만 하고 뿌리는 수레 바퀴통만 하며, 꽃뿌리에서 나오는 즙은 젖과 같이 희고 꿀과 같이 달다.
아뇩달못 동쪽에는 항가강[恒伽河:항하]이 있는데, 소의 모습을 한 어구[牛口]에서 나와 오백 개의 강물[河水]을 합쳐서 동해로 들어간다. 아뇩달못 남쪽에는 신두강[新頭河]이 있는데, 사자 모습을 한 어구[師子口]에서 나와 오백 강물을 합쳐서 남해로 들어간다. 아뇩달못 서쪽에는 바차강[婆叉河]이 있는데, 말의 모습을 한 어구[馬口]에서 나와 오백 강물을 합쳐서 서해로 들어간다. 아뇩달못 북쪽에는 사타강[斯陀河]이 있는데, 코끼리 모습을 한 어구[象口]에서 나와 오백 강물을 합쳐서 북해로 들어간다. 아뇩달 궁중에는 다섯 개의 기둥으로 된 집이 있는데 아뇩달용왕은 항상 그 속에서 산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아뇩달이라 이름하며 아뇩달이란 무슨 뜻인가? 이 염부제에 있는 용왕은 모두 세 가지 근심[患]이 있지만 오직 아뇩달 용왕만은 세 가지 근심이 없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염부제에 있는 모든 용은 다 뜨거운 바람과 뜨거운 모래가 몸에 닿아 가죽과 살을 태우고, 또 골수를 태우므로 괴로워하고 번민한다. 그러나 오직 아뇩달용왕만은 이런 근심이 없다. 둘째는 염부제에 있는 모든 용궁은 모진 바람이 사납게 일어나 그 궁 안으로 불어오면 보배로 만든 옷이 벗겨져 용의 몸이 드러남으로써 괴로워하고 번민한다. 그러나 오직 아뇩달용왕만은 이런 근심이 없다. 셋째는 염부제에 있는 모든 용왕이 각각 궁중에서 서로 놀고 있을 때 큰 금시조(金翅鳥)가 궁중에 들어와 용왕들을 덮치기도 하고, 혹은 처음 태어날 때 방편으로 용을 잡아 먹으려 하기 때문에 모든 용은 겁내고 두려워하여 항상 심한 괴로움[熱惱]을 겪는다. 그러나 오직 아뇩달용왕만은 이런 근심이 없다. 만일 금시조가 거기에 머물려는 생각을 내면 곧 목숨이 끊어진다. 그러므로 아뇩달[아뇩달은 진(秦)나라 말로는 무열뇌(無熱惱)이다.]이라 이름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설산의 오른쪽에 비사리(毘舍離)라는 성이 있고, 그 성 북쪽에는 일곱 개의 흑산(黑山)이 있으며, 일곱 흑산 북쪽에는 향산(香山)이 있다. 그 산에는 항상 춤과 노래와 음악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그 산에는 두 개의 굴이 있는데 하나는 주(晝)라 하고, 다른 하나는 선주(善晝)라 한다. 하늘의 일곱 가지 보배로 되어 있고 부드럽고 촉촉하고 향기롭고 깨끗하여 마치 하늘옷과 같다. 묘한 음성을 가진 건달바왕이 5백 건달바를 데리고 그 속에 살고 있다.
주굴(晝窟)과 선주굴(善晝窟) 북쪽에는 사라나무왕[娑羅樹王]이 있는데 그 나무의 이름을 선주(善住)라 하며, 8천 나무왕들이 네 면을 둘러싸고 있다.
선주나무왕 밑에는 코끼리왕이 있는데 역시 선주(善住)라 이름한다. 그 코끼리는 이 나무 밑에서 살고 있는데 그 머리는 붉은 빛깔이고 여러 가지 색깔의 털이 섞여 있으며, 여섯 개의 어금니는 가늘고 가지런하며 그 이빨 사이는 금으로 채워져 있다. 8천 마리의 코끼리가 항상 그를 둘러싸고 따라 다닌다. 그 8천 마리의 나무왕 밑에도 8천 마리의 코끼리가 있는데 또한 그와 같다.
선주나무왕의 북쪽에는 마타연(摩陀延)이라는 목욕하는 큰 연못이 있다. 그 연못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50유순이고, 8천 개의 목욕 못에 둘러쌓여 있다. 그 물은 맑고 시원하며 티끌과 더러운 것이 전혀 없다. 일곱 가지 보배로 된 해자가 그 성을 둘러 싸고 있다. 못 둘레에는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는데 모두 일곱 가지 보배로 되어 있다. 금난간에는 은가름대, 은난간에는 금가름대, 수정난간에는 유리가름대, 유리난간에는 수정가름대, 붉은 구슬난간에는 마노가름대, 마노난간에는 붉은 구슬가름대, 자거난간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가름대를 대었다. 또한 금그물 밑에는 은방울이 달렸고, 은그물 밑에는 금방울이 달렸으며,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이 달렸고,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이 달렸다. 붉은 구슬그물에는 마노방울이 달렸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구슬방울이 달렸으며, 자거그물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방울이 달렸다.
금나무는 금뿌리ㆍ금가지에 은잎ㆍ은꽃ㆍ은열매이고, 은나무는 은뿌리ㆍ은가지에 금잎ㆍ금꽃ㆍ금열매이다. 수정나무는 수정뿌리ㆍ수정가지에 유리꽃ㆍ유리열매이고, 유리나무는 유리뿌리ㆍ유리가지에 수정꽃ㆍ수정열매이다. 붉은 구슬나무는 붉은 구슬뿌리ㆍ붉은 진주가지에 마노꽃ㆍ마노열매이고, 마노나무는 마노뿌리ㆍ마노가지에 붉은 구슬꽃ㆍ붉은 진주열매이다. 자거나무는 자거뿌리ㆍ자거가지에 여러 보배로 된 꽃과 열매이다.
또 그 못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고 못 둘레에는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진 계단 길이 있다. 금계단은 은디딤돌[蹬]이고, 은계단은 금디딤돌이며, 수정계단은 유리디딤돌, 유리계단은 수정디딤돌이다. 붉은 구슬계단은 마노디딤돌, 마노계단은 붉은 구슬디딤돌이요, 자거계단은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디딤돌이다. 계단 양쪽에는 보배난간이 있다. 또 그 못 가운데에는 파란색ㆍ노란색ㆍ붉은색ㆍ흰색 꽃이 있으며, 여러 색깔의 꽃이 사이에 섞였는데, 꽃은 수레바퀴만 하고 뿌리는 바퀴통만 하다. 꽃뿌리에서 나오는 즙은 빛이 젖과 같이 희고, 맛은 꿀과 같이 달다. 연못 사방 둘레에는 갖가지 동산숲과 큰 숲[叢林]과 목욕하는 연못[浴池]이 있고, 온갖 꽃들이 피어 있으며 나무는 시원하고 꽃과 열매가 풍성하다. 무수한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지저귀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선주 코끼리왕이 연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며 놀려는 생각을 낼 때에는 곧 8천 마리의 코끼리왕을 생각한다. 그러면 그 때 8천 마리의 코끼리왕도 스스로 생각한다.
'선주 코끼리왕은 지금 우리를 생각하고 있으니, 우리들도 마땅히 코끼리왕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코끼리 무리들은 곧 그 앞에 나아가 선다. 그 때 선주 코끼리왕은 8천 마리의 코끼리를 데리고 마타연(摩陀延) 연못으로 간다. 그 모든 코끼리 중에는 그 왕을 위해 일산을 든 자도 있고 보배부채를 잡고 코끼리왕을 부쳐주는 자도 있으며, 그 중에는 춤을 추고 노래하며 악기를 연주하면서 앞에서 인도하는 자도 있다.
그 때 선주 코끼리왕은 연못에 들어가 목욕하고 노래하며 춤을 추고 서로 함께 즐거워한다. 혹은 코끼리왕을 위해 코를 씻어주는 자도 있고, 혹은 입ㆍ머리ㆍ이ㆍ귀ㆍ배ㆍ등ㆍ꼬리ㆍ발을 씻어주는 자도 있다. 그 중에는 꽃뿌리를 뽑아 깨끗이 씻어 왕에게 먹여 주는 자도 있고, 네 가지 꽃을 따서 왕의 위에 뿌리는 자도 있다. 그러면 선주 코끼리왕은 목욕하고 음식을 먹고 서로 즐기기를 마친 뒤 곧 언덕 위로 나와 선주나무를 향해 선다. 그 때 8천 마리의 코끼리는 각각 연못에 들어가 목욕하고 먹고 마시고 서로 즐기기를 마치고 도로 나와 코끼리왕에게로 간다.
그 때 코끼리왕은 앞에서 인도하고 뒤에서 따르는 8천 마리의 코끼리 무리를 데리고 선주나무왕 밑으로 간다. 그 중에는 일산을 가지고 코끼리왕을 가려 주는 자도 있고, 보배부채를 잡고 코끼리왕을 부쳐 주는 자도 있으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앞에서 인도하는 자도 있다. 그 때 선주 코끼리왕은 나무왕 밑에 나아가 앉고 눕고 걷기를 마음대로 한다. 또 나머지 8천 마리의 코끼리도 각기 나무 아래에서 앉거나 눕거나 걸으며 제멋대로 노닌다. 그 숲속에는 둘레가 8심(尋)11)이나 되는 것도 있고, 둘레가 9심에서 10심, 15심까지 되는 것도 있다. 오직 선주 코끼리왕의 바라(婆羅)나무왕만은 둘레가 16심이다. 그 8천 그루 바라나무의 가지와 잎이 떨어지면 시원한 바람이 멀리서 불어와 그 가지와 잎들을 수풀 밖으로 옮겨 놓는다. 또 8천 마리의 코끼리들이 대소변을 보면 모든 야차(夜叉)귀신들이 그것을 숲 밖으로 치운다.”
11) 단위로 두 팔을 벌린 길이에 해당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선주 코끼리왕에겐 이와 같은 큰 신통력과 공덕이 있으니 비록 축생이긴 하지만 누리는 복은 이와 같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8 권
[제4분] ①
30. 세기경(世紀經)
2) 울단왈품(鬱單曰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울단왈(鬱單曰)이라는 천하에는 많은 산이 있다. 그 산 기슭에는 여러 동산[園觀]과 목욕하는 연못이 있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나무가 자라 시원하며 꽃과 열매도 풍성하다. 무수히 많은 온갖 새들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귄다. 또 그 산 속에는 여러 갈래의 물이 흐르는데 그 물은 넘실넘실 흐르지만 잔잔하고 사납지 않으며 온갖 꽃은 물 위를 덮어 떠다니며 천천히 흐른다. 언덕 양쪽에 자라는 온갖 나무는 가지와 줄기가 보드랍고 꽃과 열매도 무성하다. 땅에는 연한 풀들이 오른쪽으로 감아 돌며 자라는데 빛깔은 공작이나 비취새[孔翠]와 같고 향기는 바사(婆師)향과 같으며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부드러워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이 네 마디[寸]나 들어갔다가 발을 떼면 도로 올라온다.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여 높고 낮은 데가 없다.
비구야, 그 울단왈의 땅 네 면에는 네 개의 아뇩달못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0유순이다. 그 물은 맑고 깨끗해 더러움이 없다. 일곱 가지 보배로 된 해자[塹]로써 그 가를 둘러치고 나아가서는 무수히 많은 온갖 새들이 서로 소리 맞추어 구슬프게 지저귀는 모습도 마타연못의 장식과 다름이 없다. 그 네 개의 큰 연못에서 각각 네 개의 큰 강이 흘러나오는데 그 너비는 10유순이다. 그 물은 넘실넘실 흐르지만 잔잔하고 사납지 않으며 온갖 꽃은 물 위를 덮어 떠다니며 천천히 흐른다. 양쪽 언덕에 자라는 온갖 나무는 가지와 줄기가 부드럽고 꽃과 열매도 풍성하다. 땅에는 연한 풀이 자라고 있는데 오른쪽으로 감아 돌았으며 색깔은 공작이나 비취 같고 향기는 바사(婆師)향과 같으며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 땅을 밟으면 네 마디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올라온다. 땅은 손바닥과 같이 평평하여 높고 낮은 곳이 없다.
또 그 땅에는 도랑과 구덩이와 가시와 나무 그루터기도 없고 또 모기ㆍ등에ㆍ도마뱀ㆍ뱀ㆍ벌ㆍ전갈ㆍ호랑이ㆍ표범 따위의 사나운 짐승도 없다. 땅은 온갖 보배만 많이 있고 돌이나 모래가 없다. 음양은 고르고 부드러우며 네 절기는 온화하고 순하여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 어떤 고뇌와 걱정[惱患]도 없다. 그 땅은 윤택하여 먼지가 일어나지 않는데, 마치 기름을 땅에 바른 것 같아서 먼지가 날리지 않는다. 온갖 풀은 늘 돋아나고 겨울과 여름이 없으며 수목이 우거지고 꽃과 열매도 풍성하다. 땅에는 부드러운 풀이 오른쪽으로 감아돌며 자라는데 그 빛은 공작이나 비취와 같고 향기는 바사향과 같으며,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은 네 마디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올라온다. 땅은 손바닥과 같이 평평하여 높고 낮은 곳이 없다.
그 땅에는 항상 자연의 멥쌀이 있어 심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는데 왕겨나 속겨가 없어 흰 꽃무더기 같고 도리천의 음식처럼 온갖 맛을 다 갖추고 있다. 그 땅에는 항상 저절로 생겨난 가마솥이 있고 염광(焰光)이라는 마니(摩尼)구슬도 있는데 이 구슬을 가마 밑에 두면 밥이 되고 밥이 익으면 불이 꺼져 땔나무 불을 빌리지 않아도 되고 사람이 수고하지 않아도 된다. 그 땅에는 곡궁(曲躬)이라는 나무가 있는데, 잎과 잎이 서로 잇대어 나서 비가 와도 새지 않으므로 저 모든 남녀들은 그 밑에서 쉬고 잠을 잔다. 또 향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70리나 되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다. 그 열매가 익으면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짙은 향기가 풍긴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60리, 혹은 50리, 혹은 40리이고 아주 작은 것도 그 높이가 5리나 된다. 모두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저절로 향기가 나온다. 또 옷나무[衣樹]가 있어 높이는 70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옷이 나온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60리, 혹은 50리, 40리이며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5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온갖 옷이 나온다.
또 장엄나무[莊嚴樹]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이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몸을 꾸미는 도구가 나온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60리, 50리, 40리이며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5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모두 무성하고 온갖 몸을 꾸미는 도구가 나온다. 또 화만나무[花鬘樹]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이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화만이 나온다. 나무의 높이는 혹은 60리, 50리, 40리이며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5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모두 무성하고 온갖 화만이 나온다. 또 그릇나무[器樹]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이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그릇이 나온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60리, 50리, 40리이며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5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다 무성하고 온갖 그릇이 나온다. 또 과실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이다.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과실이 나온다. 나무의 높이는 혹은 60리, 50리, 40리이며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5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다 무성하고 온갖 과실이 나온다. 또 악기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70리이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악기가 나온다. 그 나무의 높이는 혹은 60리, 50리, 40리이며 아주 작은 것도 높이가 5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모두 무성하고 온갖 악기가 나온다.
그 땅에는 선견(善見)이라는 못이 있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0유순이나 되고 그 물은 맑고 깨끗해 더러운 것이 없으며, 일곱 가지 보배로 된 해자가 그 주위를 빙 두르고 있다. 못의 네 면에는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둘러져 있고 나아가서는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우는 것이 또한 그와 같다. 그 선견못의 북쪽에 암바라(菴婆羅)라는 나무가 있는데, 둘레는 7리이고, 높이는 100리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리나 두루 퍼져 있다. 그 선견못의 동쪽에는 선도하(善道河)가 흐르는데 너비는 1유순이고 흐름이 느려 소용돌이치는 곳이 없고 온갖 꽃들이 물 위를 덮고 있다. 양쪽 언덕에 무성한 수목은 가지와 줄기가 휘늘어졌고 꽃과 열매가 풍성하다. 땅에는 연한 풀이 오른쪽으로 감아 돌며 자라는데 빛은 공작이나 비취 같고 향기는 바사향과 같으며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이 네 마디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솟아 오른다. 이 땅은 손바닥과 같이 편편하여 높고 낮은 곳이 없다.
또 그 강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만든 배가 있다. 그 지역 백성들이 그 강에 들어가 목욕하고 유희하고자 할 때는 언덕 위에 옷을 벗어 두고 배를 타고 강 가운데로 들어간다. 즐겁게 놀고 난 뒤에는 물을 건너 닥치는 대로 아무 옷이든 입는다. 먼저 나오면 먼저 입고 뒤에 나오면 뒤에 입으며 굳이 본래 입었던 옷을 찾지 않는다. 그런 다음 향나무로 가면 나무는 그를 위해 몸을 굽힌다. 그러면 사람들은 손으로 온갖 향을 취해 자기 몸에 바른다. 다음에는 옷나무가 있는 데로 간다. 옷나무가 몸을 굽히면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옷을 취해 마음대로 입는다. 다음에는 장엄나무가 있는 데로 간다. 그 나무가 몸을 굽히면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장엄을 취해 스스로 몸을 장식한다. 다음에는 만(鬘)나무가 있는 데로 간다. 그 나무가 몸을 굽히면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화만을 취해 자기 머리 위에 붙인다. 다음에는 그릇나무가 있는 데로 간다. 나무가 몸을 굽히면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보배 그릇을 취해 가진다. 다음에는 과실나무가 있는 데로 간다. 그 나무가 몸을 굽히면 그 사람은 손으로 과실을 따서 혹은 씹어 먹기도 하고 혹은 입에 머금기도 하고, 혹은 즙을 내어 마시기도 한다. 다음에는 악기나무가 있는 곳으로 간다. 그 나무가 몸을 굽히면 그 사람은 손으로 온갖 악기를 취해 줄을 고르고 연주한다. 또 연주에 맞추어 다함께 묘한 목소리로 노래하며 동산 숲으로 가 하루나 이틀 나아가 이레까지 마음껏 즐긴다. 그리고는 다시 정처없이 떠난다. 선견못 남쪽에는 묘체하(妙體河)가 흐르고 선견못 서쪽에는 묘미하(妙味河)가 흐르며 선견못 북쪽에는 광영하(光影河)가 흐르는데, 그 또한 그와 같다.
선견못 동쪽에 선견이라는 동산 숲이 있는데 그 숲의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0유순이다. 동산의 네 면에는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둘러 있는데 갖가지 빛깔이 뒤섞인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졌다. 그 동산 네 면에 있는 네 개의 대문과 둘러 있는 난간들도 다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졌다. 동산 안은 청정하고 가시나무가 없으며 그 땅은 평정(平正)하여 도랑이나 구덩이나 언덕이 없다. 또 모기ㆍ등에ㆍ파리ㆍ벼룩ㆍ이ㆍ도마뱀ㆍ뱀ㆍ벌ㆍ전갈ㆍ호랑이ㆍ승냥이 따위의 사나운 짐승도 없다. 땅에는 순수한 여러 가지 보배만 있고 돌이나 모래는 없다. 음양은 고르고 부드러우며 네 절기는 온화하고 순하여 춥지도 덥지도 않아 모든 번뇌와 걱정[惱患]이 없다. 그 땅은 윤택하여 티끌과 더러운 것이 없는 것이 마치 기름을 땅에 바른 것 같아서 먼지가 일어나지 않는다. 온갖 풀은 항상 돋아나 겨울과 여름이 없으며 수목은 무성하고 꽃과 열매도 풍성하다. 땅에는 부드러운 풀이 오른쪽으로 감아돌며 자라는데 빛은 공작이나 비취와 같고 향기는 바사향과 같으며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다. 그 땅은 유연하여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은 네 마디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올라온다.
그 동산에는 항상 자연생 멥쌀이 나는데 겉 등겨나 속겨가 없으며 마치 흰 꽃무더기 같고 도리천의 음식처럼 온갖 맛을 다 갖추었다. 그 동산에는 저절로 생겨난 가마솥이 있고 염광(焰光)이라는 마니구슬이 있는데, 그 구슬을 가마솥 밑에 두면 저절로 밥이 되고 밥이 익으면 구슬 광명이 사라지니, 땔나무 걱정이 없어 사람을 수고롭게 하지도 않는다. 그 동산에는 곡궁(曲躬)이라는 나무가 있는데, 잎과 잎이 서로 잇대어 있어 비가 와도 새지 않으므로 모든 남녀들로 하여금 그 밑에서 쉬고 잠을 자게 한다. 또 향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70리나 된다.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짙은 향기를 풍긴다. 나무의 높이는 60리, 혹은 50리, 혹은 40리에서 높이가 5리까지 되는 것이 있는데 모두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갖가지 향기를 풍긴다. 나아가 악기나무[樂器樹]까지의 일들은 모두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그 땅의 백성들은 그 동산으로 가 하루나 이틀 나아가 이레까지 유희하고 오락하는데 그 선견 동산에는 지키는 자가 없어 마음껏 논 뒤에 다시 떠나간다. 선견못의 남쪽에도 동산 숲이 있는데, 이름을 대선견(大善見)이라고 한다. 선견못의 서쪽에도 동산 숲이 있는데, 이름을 오락(娛樂)이라 한다. 선견못의 북쪽에도 동산 숲이 있는데, 이름을 등화(等花)라 한다. 이 숲들도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다.
그 땅에는 밤중과 새벽에 아뇩달용왕이 자주 때를 따라 청정한 구름을 일으켜 온 세상에 두루 단비를 내린다. 소를 끄는 정도의 짧은 시간에 여덟 가지 맛이 있는 물로써 촉촉하게 두루 적시므로 물이 고이지 않고 땅에는 진흙이 생기지 않는다. 그것이 마치 화만(華鬘)을 만드는 사람이 꽃에 물을 뿌려 시들지 않게 하고 윤택하고 선명하게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땅에는 밤중이 지나 구름이 끼는 일이 없어 하늘이 청명하며, 바다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은 청정하고 부드러워 사람의 몸에 살랑살랑 불면 온몸이 상쾌해진다. 그 땅은 풍요(豊饒)로워 백성들이 번성한다. 만일 음식이 필요할 때에는 자연생 멥쌀을 가마솥 안에 넣고 염광 구슬을 가마솥 밑에 두면 저절로 밥이 되고 밥이 익으면 구슬 광명은 저절로 사라진다. 여기에 오는 자는 누구나 다 마음대로 실컷 먹을 수 있다. 그 주인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밥은 끝내 없어지지 않으며 만일 그 주인이 일어나기만 하면 밥은 곧 없어진다. 그 밥은 신선하고 깨끗하여 흰 꽃무더기 같고 그 맛은 다 갖추어져 있어 마치 도리천의 음식과 같다. 그들이 이 밥을 먹으면 모든 병이 없어지고 기력도 왕성해지며 얼굴빛은 화열하여 쇠하거나 축나는 일이 없다.
또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은 신체가 서로 비슷하고 얼굴이 서로 같아 분별할 수가 없다. 그 얼굴은 염부제의 스무살 쯤 되는 사람처럼 젊다. 그 사람들의 이는 가지런하며 희고 깨끗하고 빽빽하여 틈이 없다. 머리털은 짙푸른 빛으로서 먼지나 때가 없고, 머리털은 8지(指) 쯤 드리워 눈썹과 가지런하며 길이가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다. 만일 그 땅의 백성들이 음욕이 일어날 때에는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버려두고 그 자리를 떠나면 그 여자는 그의 뒤를 따라 동산 숲으로 간다. 만일 그 여인이 그 남자의 부친이나 모친과 골육(骨肉) 관계라서 음행을 행할 수 없는 사이면 나무는 절대로 가리워주지 않고 그들도 각각 흩어져 간다. 만일 부친이나 모친과 골육의 관계가 아니어서 음욕을 행할 수 있는 사이면 나무는 곧 몸을 굽혀 그들의 몸을 덮어 준다. 그들은 하루나 이틀 나아가 이레까지 마음껏 즐기고 나서 흩어져 떠나간다. 그 여자가 아기를 밴지 이레나 여드레가 되면 아이를 낳는데, 아들이든 딸이든 간에 네 거리 큰 길가에 놓아두고 떠난다. 그러면 오가는 행인들이 그 곁을 지나다가 손가락을 내밀어 빨게 하는데 손가락에서 단 젖이 나와 그 아이의 몸을 충분히 채우고 그렇게 이레가 지나면 그 아이는 성장하여 어른들과 같아진다. 그러면 남자는 남자의 무리를 향해 가고 여자는 여자의 무리를 향해 간다. 그 사람들은 목숨을 마쳐도 서로 울지 않는다. 시체를 장엄하여 네 거리에 버려 두고 떠나면 우위선가(憂慰禪伽)라는 새가 그 시체를 물고 곧 다른 곳으로 가져가 버린다.
또 그 땅 사람들이 대소변을 볼 때에는 땅이 즉시 갈라지고 변을 마치면 땅은 저절로 닫혀진다. 그 땅 사람들은 미련을 가지는 일도 없고 또한 쌓아 두는 일도 없다. 수명은 항상 정해져 있어 죽으면 모두 하늘에 태어난다. 그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수명이 항상 정해져 있는가? 그 사람들은 전생에 열 가지 선행(善行)을 닦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울단왈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 수명은 천 세이고, 여기에서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의 수명은 똑같다.
그리고 살생한 자는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살생하지 않은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난다. 이와 같이 도둑질ㆍ음행ㆍ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탐욕ㆍ질투ㆍ삿된 소견을 가진 자는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 도둑질하지 않고 음행하지 않으며 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을 하지 않고 탐욕과 질투와 삿된 소견이 없는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난다. 만일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을 하지 않고 탐욕과 질투와 삿된 견해를 가지지 않은 자가 있으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울단왈에 태어난다. 그 수명은 천 살로서 그보다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의 수명은 꼭 같다.
다시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보시를 하지 않으면 죽어서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 마음을 열어 아끼지 않고 보시를 잘한 사람은 좋은 세계에 난다. 어떤 사람은 사문 바라문에게 보시하고 또 빈궁한 사람ㆍ거지 아이ㆍ병든 사람ㆍ곤고한 사람에게는 의복ㆍ음식ㆍ수레ㆍ화만ㆍ바르는 향ㆍ평상ㆍ방을 주고, 또 탑묘(塔廟)를 만들어 세우거나 등불을 공양하면 그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울단왈에 태어난다. 수명은 천 살로서 그보다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의 수명은 똑같다. 무슨 까닭으로 울단왈 사람을 승(勝)이라고 부르는가? 그 땅의 백성들은 열 가지 선행을 받지 않지만 그 거동이 저절로 열 가지 선행과 맞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하늘의 좋은 곳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을 승(勝), 즉 울단왈이라 부른다. 울단왈이란 무슨 뜻인가? 3천하 가운데서 그 땅이 최상이요, 최승이기 때문에 울단왈이라 하는 것이다.[울단왈은 진(秦)나라 말로 최상(最上)이라는 뜻이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8 권
30. 세기경(世紀經)
3) 전륜성왕품(轉輪聖王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에 전륜성왕이 있는데, 그는 일곱 가지 보배[七寶]를 성취하고 네 가지 신덕(神德)이 있다. 어떤 것이 전륜성왕이 성취한 일곱 가지 보배인가? 첫째는 금륜보(金輪寶), 둘째는 백상보(白象寶), 셋째는 감마보(紺馬寶), 넷째는 신주보(神珠寶),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 여섯째는 거사보(居士寶), 일곱째는 주병보(主兵寶)이다.
어떻게 전륜성왕은 금륜보를 성취하였는가? 만일 찰리(刹利) 족성의 전륜성왕이 염부제의 땅에 나오면 물을 붓는 의식을 하고 보름날 달이 찼을 때에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올라 채녀(婇女)들과 함께 서로 즐기고 논다. 그 때 하늘 금수레 바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난다.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 살이 있어 광색(光色)이 구족하였는데 하늘의 금으로 된 것이고 하늘의 장인(匠人)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바퀴의 지름은 14척이다.
전륜성왕은 이것을 보고 묵묵히 혼자 생각한다.
'나는 나이 많은 여러 어른들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만일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마친 찰리왕이 보름날 달이 찼을 때 향탕에 목욕하고 법전(法殿)에 올라가 채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자연히 금바퀴가 갑자기 나타나는데 천 개의 바퀴 살이 있고 광색을 갖추었으며 하늘 장인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바퀴의 지름은 14척이나 된다. 그를 곧 전륜성왕이라 이름한다.)
이제 이 바퀴가 나타났으니 이것이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이제 이 윤보(輪寶)를 시험해 보리라.'
그리하여 전륜성왕은 곧 네 가지 군대[兵]를 부르고 금륜보를 향해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오른손으로써 금바퀴를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너는 동방을 향하여 법대로 굴러가되 영원한 법칙에 어긋나게 하지 말라.'
바퀴는 동쪽으로 굴렀다. 그 때 전륜성왕은 곧 네 가지 군대를 거느리고 그 뒤를 따라갔다. 금륜보의 앞에는 네 신(神)이 인도했다. 바퀴가 머무는 곳에서 왕도 곧 수레를 멈추었다. 그 때 동쪽의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금발우에는 은좁쌀을 담고 은발우에는 금좁쌀을 담아 가지고 이 왕에게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아뢰었다.
'훌륭합니다. 대왕이시여, 이제 이 동방은 토지가 풍부하여 즐거우며 여러 가지 보배가 많고 백성들도 번성합니다. 성질은 어질고 온화하며 자애롭고 효성스러우며 충직하고 온순합니다. 오직 원컨대 성왕께서 이곳을 다스려 주소서. 저희들은 마땅히 좌우에서 시중들며 필요한 것을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그 때 전륜왕은 모든 작은 나라 왕들에게 말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여러분, 그대들은 곧 내게 공양해 마쳤소. 다만 마땅히 바른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치우치거나 억울함이 없게 하며 나라 안에 법에 어긋나는 일이 없게 하시오. 스스로 살생하지 말고 남을 시켜 살생하지 않게 하며, 도둑질ㆍ음행ㆍ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탐욕ㆍ질투ㆍ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이 없게 하시오. 이것이 곧 나의 다스림이라 합니다.'
그 때 모든 작은 왕들은 이 가르침을 듣고 나서 곧 대왕을 따라 모든 나라를 두루 다니다가 동해가에 이르렀다. 다음에는 남방ㆍ서방ㆍ북방으로 바퀴가 가는 곳을 따라갔다. 그 모든 나라의 왕들이 각각 국토를 바치는 것도 또한 동방의 작은 왕이 한 것과 같았다.
이 염부제에서 토지가 비옥하고 많은 보배가 나며 수풀과 물은 청정하고 편편하고 넓다고 이름난 곳은 바퀴가 두루 돌아다니면서 봉해 주었다. 동서 12유순 남북 10유순이나 되는 구역을 재어 주면 하늘 신은 한밤중에 성곽(城郭)을 쌓았다. 일곱 겹으로 된 성곽은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그물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진 것이다. 나아가서는 무수한 온갖 새들도 소리를 맞추어 울었다. 이 성을 짓고 나자 금륜보는 또 그 성 안에서 땅을 그어 동서는 4유순, 남북은 2유순으로 구역을 정하면 하늘 신은 또 밤중에 궁전을 지었다. 궁전의 담은 일곱 겹으로서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졌고 나아가서는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것이 또한 그와 같았다. 궁전을 짓고 나자 금륜보는 궁전 위의 허공에서 머물면서 완전히 갖추어 움직이지 않았다.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금륜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로운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을 금륜보의 성취라고 한다.
어떻게 백상보(白象寶)를 성취하였는가? 전륜성왕은 이른 아침에 정전(正殿) 위에 앉아 있는데, 저절로 상보(象寶)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그 털은 순백색이고 일곱 군데가 평탄하며 힘은 능히 날아다닐 수가 있었다. 그 머리는 여러 가지 색깔이 섞여 있고 여섯 개의 어금니는 가늘고 곧으며 진금(眞金)으로 그 사이를 메웠다.
그 때 왕은 이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코끼리는 어질고 선량하다. 만일 잘 길들이면 내가 타기에 알맞을 것이다.'
곧 시험삼아 훈련시키자 모든 능력을 다 갖추게 되었다. 그 때 전륜성왕은 몸소 코끼리를 시험하고자 하여 그 위에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갔다. 4해(海)를 두루 돌아다녔는데도 밥 때가 되어서는 어느새 돌아와 있었다.
그러자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백상보는 정말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참으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상보를 성취한 경위이다.
어떻게 전륜성왕이 감마보(紺馬寶)를 성취하였는가? 어느 때 전륜성왕이 이른 아침에 정전(正殿) 위에 앉아 있었는데 저절로 마보(馬寶)가 갑자기 나타나 있었다. 그 말은 감청색(紺靑色)이었는데 갈기와 꼬리는 붉고 머리와 목은 코끼리와 같으며 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 때 왕은 이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말은 어질고 선량하다. 만일 잘 길들이면 내가 타기에 적합할 것이다.'
곧 시험삼아 훈련시키자 모든 능력을 다 갖추게 되었다. 그 때 전륜성왕은 몸소 마보를 시험해 보고자 하여 곧 그것을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갔다. 4해를 두루 다녔는데도 밥 때가 되어서는 어느새 돌아와 있었다.
그러자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며 말했다.
'이 감마보는 참으로 나의 상서로운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감마보를 성취한 경위이다.
어떻게 신주보(神珠寶)를 성취하였는가? 어느 때 전륜성왕이 이른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아 있었는데 저절로 신주(神珠)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바탕색은 맑고 투명하며 조그마한 흠집도 없었다.
그 때 왕은 이것을 보고 말했다.
'이 구슬은 묘하고 좋다. 만일 광명이 있으면 궁전 안을 비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전륜성왕은 이 구슬을 시험해 보고자 하여 곧 네 군대를 불러 이 신비한 구슬을 높은 깃대 위에 달고 캄캄한 밤에 깃대를 들고 성을 나갔더니 그 구슬의 광명이 1유순이나 비추었고 성 안 사람들은 낮인 줄 착각하고 다 일어나 일을 하였다.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이제 이 신주는 참으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신주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어떻게 옥녀보(玉女寶)를 성취하였는가? 어느 때 옥녀보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얼굴빛은 잔잔하고 얼굴은 단정했다. 키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았으며 뚱뚱하지도 않고 여위지도 않았으며 살결은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았으며 성질이 억세지도 않고 연약하지도 않았다. 겨울에는 몸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몸이 서늘하였으며 온몸의 털구멍에는 전단 향내가 나고 입에서는 우발라(優鉢羅)꽃 향기가 났다. 말씨는 부드럽고 거동은 얌전하였으며 먼저 일어나고 뒤에 앉는 등 예절을 잃지 않았다. 그 때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도 애착이 없었고 잠시도 마음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가까이 하였겠는가?
그 때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옥녀보는 참으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옥녀보를 성취한 경위이다.
어떻게 거사보(居士寶)를 성취하였는가? 어느 때 거사 장부(丈夫)가 갑자기 저절로 나타났다. 그들의 보배 창고에는 저절로 생긴 재물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거사는 전생에 닦은 복으로 인해 얻은 눈으로 능히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을 환히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또한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도 다 알았다. 주인이 있는 것은 잘 지켜 주고 주인이 없는 것은 가져다 왕이 쓰도록 공급했다.
이 때 거사보는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베풀어야 할 곳이 있다면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 전륜성왕은 거사보를 시험해 보고자 하여 곧 배를 준비하라 분부를 내리고 물에서 놀다가 거사에게 말했다.
'나는 금보(金寶)가 필요하다. 그대는 당장 나에게 금보를 가져다 다오.'
거사가 대답했다.
'대왕이여, 언덕 위에 이를 때까지 잠시만 기다리소서.'
왕은 곧 재촉해 말했다.
'내가 지금 곧 써야 하겠으니 지금 당장 가져 오라.'
이 때 거사보는 왕의 엄한 명령을 받고 곧 배 위에서 길게 꿇어앉아 오른 손을 물 속에 넣었다. 그러자 물 속의 보물 병이 그 손을 따라 나오는데, 마치 벌레가 나무 가지에 기어오르는 것과 같았다. 저 거사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손을 물 속에 넣자 보배는 손을 따라 올라와 배 위에 가득 찼다.
그리고는 왕에게 아뢰었다.
'아까 보배를 쓰시겠다 하셨는데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그 때 전륜성왕이 거사보에게 말했다.
'그만두라, 그만 두라. 나는 필요한 것이 없다. 아까는 시험해 보았을 뿐이다. 이만하면 너는 이제 내게 공양해 마친 것이다.'
그 때 거사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보물을 물 속에 도로 넣었다.
그러자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거사보는 참으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거사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어떻게 주병보(主兵寶)를 성취하였는가? 어느 때에 주병보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들은 지혜로운 계책이 있고 용맹하며 뛰어난 지략[英略]과 결단성[獨決]이 있었다.
그가 곧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토벌하실 일이 있으시면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처리하겠습니다.'
이 때 전륜성왕이 주병보를 시험하고자 하여 곧 네 군대를 모으고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지금 이 군사들을 통솔하되 모이지 않은 자는 모이게 하고 이미 모인 자는 흩어지게 하며 차비하지 않은 자는 차비하게 하고 이미 차비한 자는 차비를 풀게 하며 가지 아니한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머물게 하라.'
그러자 주병보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네 군대로 하여금 모이지 않은 자는 모이게 하고 이미 모인 자는 흩어지게 하며 차비하지 않은 자는 차비하게 하고 이미 차비한 자는 차비를 풀게 하며 가지 않은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머물게 했다.
그 때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주병보는 참으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전륜성왕이 일곱 가지 보배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어떤 것을 네 가지 신덕(神德)이라 하는가? 첫째는 오래 살고 일찍 죽지 않는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요, 둘째는 몸이 튼튼하고 병이 없는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며, 셋째는 얼굴 모양이 단정한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요, 넷째는 보배 창고가 가득 차 넘치는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전륜성왕이 성취한 일곱 가지 보배와 네 가지 공덕이다.
어느 때 전륜성왕이 오랜만에 수레를 준비시켜 뒷동산으로 노닐러 나가면서 마부[御者]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잘 몰고 가야 한다. 왜냐 하면, 내가 나라 안의 백성들이 안락하게 살고 있으며 재앙이 없는가를 자세히 살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 때 길가의 늪에 서서 바라보던 그 나라의 백성들은 다시 시자(侍者)에게 말했다.
'너는 좀 더 천천히 가라. 우리는 전륜성왕의 위엄 있는 얼굴[威顔]을 자세히 뵙고 싶다.'
이 때 전륜성왕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백성들을 자애롭게 보살폈고 백성들은 자식이 아버지를 우러르듯이 왕을 사모하였다. 그래서 모든 진기한 것은 다 왕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원컨대 이것을 받아 마음대로 쓰소서.
그 때 왕이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여러분, 나에게도 보배가 있으니 그대들이나 쓰도록 하라.'
전륜성왕이 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에는 그 땅은 고르고 반듯하여 가시덤불ㆍ구덩이ㆍ언덕들이 없었고, 또 모기ㆍ등에ㆍ벌ㆍ전갈ㆍ파리ㆍ벼룩ㆍ뱀ㆍ도마뱀 따위의 나쁜 벌레도 없었다. 돌ㆍ모래ㆍ기와 조각들은 저절로 땅 속으로 사라지고 금ㆍ은ㆍ보옥은 땅 위로 나타났다. 네 절기는 고르고 온화해서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다. 그 땅은 유연하여 더러운 티끌이 없었는데, 마치 기름을 땅에 바르면 깨끗하고 윤택하여 더러운 먼지가 묻지 않는 것처럼 전륜성왕이 이 세계를 다스릴 때의 땅도 또한 그와 같았다. 땅에서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 나와 마르지 않았고 연한 풀이 나서 겨울이나 여름이나 언제나 푸르렀다. 수목이 무성하고 꽃과 열매도 풍성하였다. 땅에 자라는 부드러운 풀은 공작과 비취색 같은 빛깔을 띠었고 향기는 바사향과 같으며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았다.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은 네 마디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올라와 패인 자리가 없었다. 자연생 멥쌀은 등겨가 없고 온갖 맛을 갖추고 있었다.
그 때 향나무가 있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저절로 향기를 내어 향기가 풍긴다. 또 옷나무[衣樹]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옷이 나온다. 다시 장엄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다.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장엄의 도구를 낸다. 다시 만(鬘)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만이 나온다. 다시 그릇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그릇이 나온다. 다시 과실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과실이 나온다. 다시 악기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악기가 나온다.
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릴 때에는 밤중이 지나면 아뇩달용왕이 매우 짙은 구름을 일으켜 세상을 뒤덮게 하고 큰 비를 내린다. 소를 끌어당길 만한 정도의 시간동안 8미(味)의 비를 뿌려 윤택하게 널리 적신다. 땅에는 물이 고이지도 않고 또 진흙탕도 없으며 촉촉하게 적셔 초목을 성장시킨다. 마치 그것은 만사(鬘師)가 화만(花鬘)에 물을 뿌려 꽃을 촉촉히 적셔 시들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 때 맞추어 내리는 비가 촉촉히 적셔 주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또 그 때 밤중이 지나면 하늘이 맑게 개어 구름 한 점 없고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닿으면 즐거운 느낌을 준다. 성왕이 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에는 오곡이 풍성하였으며 백성은 치성하고 재보(財寶)도 풍부해 모자라는 것이 없었다. 그 때 전륜성왕은 바른 도리로써 나라를 다스려 아첨하는 이나 억울함을 당하는 이가 없게 하였고 열 가지 선행을 닦았다. 그 때에 모든 백성들도 또한 바른 소견을 닦고 열 가지 선행을 갖추었다. 그 왕은 오래 살다가 몸에 중병이 생겨 목숨을 마쳤다. 그 때 그는 마치 풍악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음식이 조금 지나쳐서 몸이 조금 불편한 것처럼 하다가 곧 목숨을 마치고 범천에 태어났다.
그 때 옥녀보ㆍ거사보ㆍ주병보와 국토의 백성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전륜성왕의 장례를 치렀다. 그 왕의 옥녀보ㆍ거사보ㆍ주병보와 나라의 백성들은 향탕(香湯)으로써 왕의 몸을 씻고 5백 장의 겁패(劫貝:무명천)로 싸고 차례로 묶었다. 왕의 몸을 들어 금관 안에 넣고 향유를 뿌린 뒤 무쇠 덧관 속에 넣었다. 다시 나뭇덧관으로 그 밖을 덧씌우고 온갖 향나무를 쌓아 그 위를 거듭 덮은 다음 화장했다. 네 거리 길머리에 칠보탑(七寶塔)을 세우니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유순이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장식하였다. 그 탑의 4면에는 각각 문이 하나씩 있고 7보로 만든 난간을 둘렀다. 그 탑의 4면엔 가로와 세로가 각각 5유순이나 되는 빈 터가 있었는데,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었다.
금담장에는 은문, 은담장에는 금문, 유리담장에는 수정문, 수정담장에는 유리문, 붉은 구슬 담장에는 마노문, 마노담장에는 구슬문, 자거담장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문이 있었다. 그 난간을 보면 금난간에는 은가름대[銀桄], 은난간에는 금가름대, 수정난간에는 유리가름대, 유리난간에는 수정가름대, 붉은 구슬 난간에는 마노가름대, 마노난간에는 구슬가름대, 자거난간에는 온갖 보배로 만든 가름대가 있었다. 그 금그물에는 은방울을 달고, 은그물에는 금방울을 달고, 유리그물에는 수정 방울을 달고,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을 달며, 붉은 구슬 그물에는 마노방울을 달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구슬 방울을 달고, 자거그물에는 여러 보배로 된 방울을 달았다. 그 금나무에는 은잎ㆍ은꽃ㆍ은열매가 있고, 그 은나무에는 금잎ㆍ금꽃ㆍ금열매가 있었다. 그 유리나무에는 수정꽃ㆍ수정잎이요 수정나무에는 유리꽃ㆍ유리잎이 있었다. 붉은 구슬 나무에는 마노꽃ㆍ마노잎이요, 마노나무에는 붉은 구슬꽃ㆍ붉은 구슬 잎이 있었다. 자거나무는 여러 가지 보배 꽃과 여러 가지 보배 잎이 있었다.
그 네 면의 담장에는 다시 네 개의 문이 있고 난간으로 빙 둘러싸여 있었는데, 또 그 담장 위에는 모두 누각과 보대(寶臺)가 있었다. 그 담장의 네 면에는 수목과 동산 숲과 흐르는 샘물과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거기에는 온갖 꽃이 피고 수목이 무성하고 꽃과 열매가 풍성하며 온갖 향기가 풍기고 신기한 새들이 구슬프게 울었다.
그 탑이 다 완성되자 옥녀보ㆍ거사보ㆍ주병보와 온 나라의 백성들이 모두 와서 이 탑에 공양했다. 모든 궁핍한 자에게 보시할 때에 밥을 필요로 하는 이에겐 밥을 주고 옷을 필요로 하는 이에겐 옷을 주었다. 코끼리와 말과 보배 수레도 모두 그 필요에 따라 주고 저들이 요구하는 대로 모두 주었다. 전륜성왕의 위신과 공덕은 그 일이 이와 같다.”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9 권
[제4분] ②
30. 세기경 ②
4) 지옥품(地獄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4천하는 다시 8천 개의 천하가 그 밖을 둘러싸고 있고, 또 큰 바닷물이 이 8천 개의 천하를 두루 둘러싸고 있으며, 또 큰 금강산이 큰 바닷물을 둘러 싸고 있다. 금강산 밖에는 다시 두 번째 큰 금강산이 있고, 두 산의 사이는 어둡고 캄캄하다. 해ㆍ달과 하늘 신들의 큰 위력으로도 그곳까지 광명을 비추지는 못한다. 거기에는 여덟 개의 큰 지옥이 있다. 그 첫 번째 지옥에는 16개의 작은 지옥이 있다. 첫 번째 큰 지옥을 상(想)이라 하고 두 번째를 흑승(黑繩)이라 하며, 세 번째를 퇴압(堆壓)이라 하고 네 번째를 규환(叫喚)이라 하며, 다섯 번째를 대규환이라 하고 여섯 번째를 소자(燒炙)라 하며, 일곱 번째를 대소자라 하고 여덟 번째를 무간(無間)이라 한다.
상(想)지옥에는 16개의 작은 지옥이 있다. 작은 지옥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5백 유순이다. 첫 번째 작은 지옥의 이름을 흑사(黑沙)라 하고, 두 번째를 비시(沸屎)라 하며, 세 번째를 오백정(五百釘)이라 하고, 네 번째를 기(飢)라 하며, 다섯 번째를 갈(渴)이라 하고, 여섯 번째를 일동부(一銅釜)라 하며, 일곱 번째를 다동부(多銅釜)라 하고, 여덟 번째를 석마(石磨)라 하며, 아홉 번째를 농혈(膿血)이라 하고, 열 번째를 양화(量火)라 하며, 열 한 번째를 회하(灰河)라 하고, 열두 번째를 철환(鐵丸)이라 하며, 열세 번째를 근부(釿斧)라 하고, 열네 번째를 시랑(狼)이라 하며, 열다섯 번째를 검수(劒樹)라 하고, 열여섯 번째를 한빙(寒氷)이라 한다.
왜 상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곳에 사는 중생들은 손에 쇠손톱이 나는데 그 손톱은 길고 날카롭다. 서로 성내어 해칠 생각을 품고 손톱으로 서로 할퀴면 손을 따라 살점이 떨어진다. 이미 죽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찬바람이 불어와 피부와 살이 다시 살아난다. 살아나면 곧 일어서서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이제 살아났다.'
다른 중생들도 말한다.
'나도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상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또 상지옥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해칠 생각을 가지고 서로 부딪치면 손에는 저절로 도검(刀劍)이 잡힌다. 그 칼날은 날카로워 서로 찌르고 베면 피부는 벗겨지고 살은 찢어져 몸이 조각나 땅에 떨어진다. 이젠 죽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어느새 찬바람이 불어와 피부와 살이 다시 살아난다. 살아나면 곧 일어서서 그는 스스로 생각하며 말한다.
'나는 이제 살아났다.'
다른 중생들도 말한다.
'나도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연 때문에 상지옥이라고 한다.
또 상(想)지옥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해칠 생각을 품고 서로 부딪쳐 싸우면 손에 도검을 잡는다. 도검의 칼날은 날카로워 서로 찌르거나 할퀴면 피부는 벗겨지고 살점은 찢어진다. 이젠 죽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어느새 찬바람이 불어와 피부와 살이 다시 살아난다. 살아나면 곧 일어서서 스스로 말한다.
'나는 살아났다.'
다른 중생들도 말한다.
'나도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연 때문에 상지옥이라고 한다.
또 상지옥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해칠 생각을 품고 서로 부딪치면 손에 유영도(油影刀)를 잡는다. 그 칼은 날이 예리하여 서로 찌르고 베면 피부가 벗겨지고 살점이 찢어진다. 이젠 죽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어느새 찬바람이 불어와 피부와 살이 다시 살아난다. 살아나면 곧 일어서서 스스로 말한다.
'나는 살아났다.'
다른 중생도 말한다.
'나도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연 때문에 상지옥이라고 한다.
또 상지옥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서로 해칠 생각을 품고 서로 부딪치면 손에 작은칼을 잡는다. 그 칼은 날이 예리하여 서로 찌르고 베면 피부가 벗겨지고 살림이 찢어진다. 이젠 죽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어느새 찬바람이 불어와 피부와 살이 다시 살아난다. 살아나면 곧 일어서서 스스로 말한다.
'나는 살아났다.'
다른 중생도 말한다.
'나도 네가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연 때문에 상지옥이라고 한다.
그 곳의 중생들은 오랫동안 죄를 받고 나서 상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호(救護)를 요구한다. 그러나 전생에 지은 죄업[宿罪]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흑사(黑砂)지옥에 이른다. 그 때 뜨거운 바람이 사납게 일어나 뜨겁고 검은 모래가 날려 그 몸에 와서 붙으면 온몸은 마치 검은 구름처럼 새까맣게 된다. 뜨거운 모래는 피부를 태우고 살을 모조리 태우며 뼈 속까지 파고 든다. 죄인의 몸에서 검은 불길이 일어나 몸을 싸고 돌다가 도로 몸 속으로 들어간다. 온갖 고뇌를 받으면서 타고 굽히고 그슬려 살점이 다 문드러진다. 죄의 인연으로 이런 고통스런 과보를 받지만 그 죄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는 여기서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흑사지옥을 벗어나게 되는데,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원을 요청한다. 그러나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비시(沸屎)지옥에 들어간다. 그 지옥에는 이글거리는 똥과 철환(鐵丸)이 저절로 생겨나서 그의 앞에 가득하다. 옥졸들이 죄인을 윽박질러 철환을 껴안게 하면 철환이 그의 몸과 손을 태우고 머리와 얼굴 할 것 없이 모두 다 덴다. 다시 그것을 집어서 입 안에 넣으면 입술과 혀를 태우고 목구멍에서 뱃속까지 이르며 통해서 아래로 내려가면 타서 문드러지지 않는 곳이 없다. 또 철취충(鐵嘴虫)이 있어 가죽과 살을 쪼아먹고 뼈를 뚫고 골수에까지 들어간다. 근심ㆍ고통ㆍ슬픔ㆍ괴로움이 한량없지만, 그 죄가 아직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죽지는 않는다.
비시지옥에서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는 비시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원을 요청하다가 철정(鐵釘)지옥에 이른다. 거기 도착하자마자 옥졸들이 그를 때려 쓰러뜨리고는 뜨거운 철판 위에 눕힌다. 그 몸을 벌려서 못을 가져다가 손에 박고 발에 박고 가슴에 박고 온몸에 골고루 5백 개의 못을 박는다. 그 극심한 고통과 괴로움에 울부짖고 신음하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여전히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철정지옥에서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다가 기아(飢餓)지옥에 이르게 되면 옥졸들이 와서 묻는다.
'너희들은 여기 와서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가?'
'저는 배가 고픕니다.'
옥졸은 곧 그를 붙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넘어뜨리고 그 몸을 펴며 쇠갈고리를 입에 걸어 벌리고 뜨거운 철환을 그의 입 안에 넣는다. 그것은 입술과 혀를 태우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른다. 다시 아래로 내려가면 타서 문드러지지 않는 곳이 없다. 그는 모질게 아프고 쓰려 슬피 울부짖으며 통곡하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여전히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다음 기아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청하다가 갈(渴)지옥에 이르게 되면 옥졸들이 묻는다.
'너희들은 여기 와서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가?'
그는 대답한다.
'저는 목이 마릅니다.'
옥졸들은 곧 그를 붙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반듯이 눕히고는 뜨거운 쇠갈고리를 입에 걸어 벌리고 녹인 구리쇠를 입에 붓는다. 그것은 입술과 혀를 태우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르며 아래로 뚫고 내려가 타서 문드러지지 않는 곳이 없다. 그는 고통스럽고 쓰라려 슬피 부르짖고 통곡하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여전히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갈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다가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일동부(一銅鍑)지옥에 이른다. 그 지옥에 이르면 옥졸들이 눈을 부릅뜨고 죄인의 발을 붙잡아 가마솥 속에 거꾸로 던진다. 끓는 물을 따라 위 아래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솥 바닥에서 솥 아가리로 솥 아가리에서 솥 바닥에 이르고 혹은 가마솥의 복판에 있으면서 몸이 익어 문드러진다. 이는 마치 콩을 삶을 때 물이 끓어 용솟음치는 대로 위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안팎이 다 익어 문드러지는 것처럼 죄인이 가마솥에서 끓는 물을 따라 오르내림도 또한 이와 같다. 슬피 통곡하고 울부짖으며 온갖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일동부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다가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다동부(多銅鍑)지옥에 이른다. 다동부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옥귀(獄鬼)는 눈을 부릅뜨고 죄인의 발을 잡아 가마솥 가운데 거꾸로 던진다. 물이 들끓어 오르고 내림을 따라 위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바닥에서 솥 아가리에 이르고 솥 아가리에서 바닥에 이르며 혹은 가마솥 복판에 있으면서 온몸이 익어 문드러진다. 마치 콩을 삶으면 물의 들끓음을 따라 위 아래로 오르내리다가 안팎이 다 익는 것처럼 죄인이 가마솥에 있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끓는 물을 따라 오르내려 아가리에서 바닥에 이르고 바닥에서 아가리에 이르면서 혹은 손발이 나타나고 혹은 허리와 배가 나타나기도 하며 혹은 머리와 얼굴이 나타나기도 한다. 옥졸은 쇠갈고리로 찍어 올려 다른 가마솥 안에 넣는다.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쓰라려 하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아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다동부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석마(石磨)지옥에 이른다. 석마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옥졸이 크게 화를 내며 그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쇠 위에 넘어뜨린다. 손발을 펴게 하고 커다란 뜨거운 돌로써 그 몸을 누르고 빙빙 돌리면서 갈면 뼈와 살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심한 고통에 슬피 울면서 괴로워 하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석마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갑자기 농혈(膿血)지옥에 이른다. 농혈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그 지옥 안에는 저절로 생겨난 농혈이 펄펄 끓어 솟아오른다. 죄인은 그 가운데서 동서로 치달린다. 농혈이 뜨겁게 끓어올라 그 몸과 손발과 머리와 얼굴은 다 데어 문드러진다. 또 농혈을 가져다가 스스로 그것을 먹으면 그 입술과 혀는 데이고 목구멍에서부터 배에까지 이르며, 아래에까지 통해 내려가 익어 문드러지지 않는 곳이 없다. 고통과 신산과 온갖 아픔은 참기 어렵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농혈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갑자기 양화(量火)지옥에 이른다. 양화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그 지옥에는 저절로 생긴 큰 불 더미가 앞에 있는데 그 불꽃이 치열하다. 옥졸이 성을 내며 죄인을 윽박질러 손에 쇠말[鐵斗]을 잡게 하고 불더미를 말질하게 한다. 그가 불을 말질할 때 그 손발과 온몸이 다 탄다. 뜨거운 고통 때문에 신음하고 통곡해 보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양화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회하(灰河)지옥에 이른다. 회하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나 되고 깊이도 5백 유순이나 된다. 잿물이 끓어올라 용솟음치고 악한 냄새가 코를 찌르며 휘도는 물결의 부딪치는 소리는 듣기만 해도 무섭다. 밑에서부터 위에까지 쇠가시가 있는데 그 쇠끝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8촌이나 된다. 강기슭에는 긴 도검(刀劍)이 꽂혀 있고 그 가에는 어디나 할 것 없이 옥졸과 승냥이가 있다. 또 그 언덕 위에는 칼나무 숲이 있는데 가지나 잎이나 꽃이나 열매가 다 칼로 되어 있고 그 칼날 끝은 8촌이나 된다. 죄인이 강에 들어가면 물결을 따라 오르내리고 돌아 엎치다가 가라앉는다. 쇠가시에 몸이 찔려 안팎이 다 뚫어지고 가죽과 살이 문드러져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온갖 고통과 쓰라림에 울부짖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회하지옥을 벗어나 언덕 위에 오르면 언덕 위에 있는 날카로운 칼이 온몸을 찔러 손발이 상하고 무너진다. 그 때 옥졸이 죄인에게 묻는다.
'너희들이 여기 온 것은 무엇을 구하고자 함인가?'
죄인이 대답한다.
'저는 배가 고픕니다.'
옥졸은 곧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넘어뜨려 몸을 반듯이 편 다음 쇠갈고리로 입을 벌려 끓는 구릿물을 거기에 쏟는다. 그의 입술과 혀가 타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르며 아래까지 통해 내려가면 데어 터지지 않는 곳이 없다. 게다가 길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승냥이가 와서 죄인을 물어뜯어 그 고기를 날로 먹어치운다. 그 때 죄인은 잿물에 데이고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고 구릿물을 마시고 승냥이에게 먹힌 뒤에는 곧 빨리 달려 칼나무로 올라간다. 칼나무로 올라갈 때에는 칼날이 밑으로 향하고 칼나무에서 내려올 때에는 칼날이 위를 향하므로 손으로 잡으면 손이 끊어지고 발로 밟으면 발이 끊어진다. 칼날은 몸을 찔러 안팎을 꿰뚫어 가죽과 살이 떨어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와 마침내는 백골과 힘줄만 남아 서로 이어져 있게 된다. 그 때 칼나무 위에 있던 철취새가 그의 두골을 쪼아 깨뜨려 그 골수를 뽑아 먹는다. 고통과 쓰라림에 울부짖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는 다시 회하지옥으로 돌아와 물결을 따라 오르내리고 엎치락뒤치락 돌다가 가라앉는다. 쇠가시에 몸이 찔리면 안팎으로 마주 뚫리고 가죽과 살은 만신창이가 되어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결국 백골만 남아 밖으로 떠내려간다. 그 때 찬바람이 불어오면 피부와 살은 다시 본래대로 돌아간다. 그는 곧 일어서서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철환(鐵丸)지옥으로 간다.
철환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뜨거운 철환이 저절로 앞에 나타난다. 옥귀가 달려나와 붙잡으면 수족은 데어 문드러지고 온몸이 불타 고통으로 울부짖는다. 수많은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철환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갑자기 근부(釿斧)지옥에 간다. 근부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그가 그 지옥에 들어가면 옥졸은 성을 내어 이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넘어뜨리고 뜨거운 쇠도끼로 그의 손과 발, 귀와 코, 온몸을 찍는다. 고통과 쓰라림에 울부짖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여전히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죄를 받은 다음에 근부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시랑(豺狼)지옥으로 간다. 시랑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승냥이떼가 앞다투어 달려와 잡아당기고 물어 씹고 끌어당기면 살은 떨어지고 뼈는 상하며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온갖 고통에 시달려 슬피 부르짖으며 쓰라려 하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시랑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검수(劍樹)지옥으로 간다. 검수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죄인이 그 칼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큰 폭풍이 일어나 칼나무의 잎이 그 몸에 떨어진다. 손을 대면 손이 끊어지고 발을 대면 발이 끊어지며 몸과 머리와 얼굴이 상하지 않는 곳이 없다. 철취(鐵嘴)새는 그 머리 위에 앉아 그 눈을 쪼아댄다. 온갖 고통에 시달려 슬피 부르짖으며 쓰라려 하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검수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한빙(寒氷)지옥으로 간다. 한빙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찬바람이 크게 일어나 그 몸에 불어닥치고 온몸이 얼어 터져 가죽과 살이 떨어져 나간다. 고통과 쓰라림에 울부짖다가 그 뒤에 목숨을 마치게 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흑승(黑繩) 큰 지옥은 16개의 작은 지옥이 두루 둘러싸고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흑승지옥에서 한방지옥에 이른다. 무슨 까닭으로 흑승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곳의 모든 옥졸들은 저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넘어뜨리고 그의 몸을 반듯이 펴게 한 다음 뜨거운 쇠줄로 먹줄을 튀겨 곧게 줄을 치고 뜨거운 쇠도끼로 먹줄을 따라 쪼개어 그 죄인을 백천(百千) 조각으로 만든다. 마치 목수가 먹줄을 나무에 튀기고 날카로운 도끼로 먹줄을 따라 백천 조각을 만드는 것처럼 그 죄인을 다스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이 한다. 그 고통과 쓰라림이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이런 까닭으로 흑승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흑승지옥의 옥졸은 그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쓰러뜨리고 그 몸을 반듯이 펴게 한 다음 쇠줄로 먹줄을 튀겨 톱으로 먹줄을 따라 켜나간다. 마치 목수가 먹줄을 나무에 튀기고 톱으로써 그 먹줄을 따라 켜나가는 것처럼 저 죄인을 다스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이 한다. 그 고통과 쓰라림이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흑승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흑승지옥은 그 죄인을 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쓰러뜨리고 그 몸을 반듯이 펴게 한 다음 뜨거운 쇠줄을 그 몸 위에 놓는다. 그 쇠줄은 가죽을 태우고 살을 뚫고 들어가 뼈를 태우고 골수를 지진다. 고통과 쓰라림이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흑승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흑승지옥의 옥졸은 뜨거운 쇠줄을 달구어 무수히 얽어 놓고 죄인을 다그쳐 줄 사이로 빠져나가게 한다. 그러나 사나운 바람이 일어나 불어닥치면 모든 쇠줄은 그 몸을 얽어 가죽을 태우고 살을 뚫고 들어가 뼈를 태우고 골수까지 끓인다.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흑승이라 이름한다.
다시 흑승의 옥졸들은 죄인을 다그쳐 뜨거운 쇠줄 옷을 입게 한다. 그 옷은 가죽을 태워 살을 뚫고 들어가며 뼈를 태우고 골수를 끓인다.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흑승이라 이름한다.
그 죄인은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다음 흑승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려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갑자기 흑사(黑沙)지옥으로 가고 마침내는 한빙(寒氷)지옥까지 이르게 된다. 그 뒤에 목숨을 마치는 것도 또한 앞에서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퇴압(堆壓) 큰 지옥에도 16개의 작은 지옥이 빙 둘러 에워싸고 있는데 각각 그 가로와 세로가 5백 유순이나 된다. 무슨 까닭으로 퇴압지옥이라 하는가? 그 지옥에는 큰 돌산이 둘씩 마주하고 있다. 죄인이 그 사이에 들어가면 산이 저절로 합해지면서 그 몸을 짓눌러 뼈와 살을 모두 부숴 버리고 산은 다시 본래대로 돌아간다. 마치 나무로써 나무를 치면 나무가 퉁겨 도로 떨어지는 것처럼 그 죄인을 다스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이 한다.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퇴압지옥에는 큰 쇠코끼리가 있다. 온몸이 불타는 몸으로서 큰 소리로 외치면서 달려와 죄인을 짓밟고 그 위에 뒹군다. 그러면 몸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고통과 쓰라림에 슬피 울고 부르짖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다시 퇴압지옥에서는 그 곳의 옥졸들이 모든 죄인을 붙잡아 맷돌 가운데 두고 맷돌로써 죄인을 간다. 그러면 뼈와 살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그 모진 고통과 쓰라림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그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다시 퇴압지옥의 옥졸들은 그 죄인을 붙잡아 큰 돌 위에 눕히고 큰 돌로 짓누른다. 가죽과 살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수많은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다시 퇴압의 옥졸은 그 죄인을 잡아다 쇠절구 속에 눕히고 발에서 머리까지 쇠공이로 찧는다. 가죽과 살은 다 부서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온다. 수많은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퇴압이라 이름한다.
그 죄인은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퇴압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갑자기 흑사지옥으로 가며, 결국에는 한빙지옥까지 간다. 그 뒤에 목숨을 마치는 것까지의 내용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규환(叫喚) 큰 지옥에도 16개의 작은 지옥이 빙 둘러 싸고 있는데, 그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나 된다. 무슨 까닭으로 규환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저 모든 옥졸들이 그 죄인을 붙잡아 큰 가마 속에 던지면 뜨거운 물이 끓어오르면서 그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는다. 수많은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그 죄인을 잡아다가 큰 쇠독 안에 던지면 물이 끓어오르면서 그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는다. 고통스러워하고 쓰라려 하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이라 이름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큰 쇠가마솥에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면서 그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는다.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이라 이름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그 죄인을 잡아다가 작은 가마솥 속에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면서 그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는다. 고통스러워하고 쓰라려 하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지옥이라 한다.
다시 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그 죄인을 잡아다가 큰 번철 위에 던져 넣고 뒤적이면서 볶으면 울부짖는다. 고통스러워하고 쓰라려 하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규환이라 이름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규환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면서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흑사지옥으로 가고 결국에는 한빙지옥까지 가서 거기에서 목숨을 마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규환지옥에는 16개의 작은 지옥이 빙 둘러 에워싸고 있다. 무슨 까닭으로 대규환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큰 가마에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면서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으며 크게 통곡한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큰 쇠독 안에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면서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으며 크게 통곡한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쇠가마에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면서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는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그 죄인을 잡아다가 작은 가마 속에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면서 죄인을 삶으면 울부짖는다. 크게 통곡하면서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닥친다. 그러므로 대규환이라 이름한다.
다시 대규환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큰 번철 위에 던지고 뒤적이면서 볶으면 울부짖고 크게 통곡한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규환이라 이름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대규환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흑사지옥으로 가고 결국에는 한빙지옥까지 가게 되며 그곳에서 목숨을 마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소자(燒炙) 큰 지옥에는 16개의 작은 지옥이 빙 둘러 에워싸고 있다. 무슨 까닭으로 소자 큰 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때에 옥졸들은 모든 죄인을 끌어다 쇠성 안에 둔다. 그 성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온통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소자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모든 옥졸들은 죄인을 끌어다가 쇠방 안에 넣는다. 그 방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모두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소자지옥이라고 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죄인을 데려다가 쇠다락 위에 둔다. 그 다락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모두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소자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큰 쇠그릇 속에 넣어둔다. 그 그릇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모두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소자지옥이라 이름한다.
다시 소자지옥의 모든 옥졸들은 그 죄인을 잡아다가 큰 번철 위에 던진다. 그 번철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어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모두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소자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흑사지옥으로 가며 결국엔 한빙지옥까지 가서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는데 그 또한 앞에서의 내용과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소자지옥에는 16개의 작은 지옥이 빙 둘러 에워싸고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무슨 까닭으로 대소자지옥이라 하는가? 그곳 옥졸들은 모든 죄인을 끌어다가 쇠성 안에 둔다. 그 성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다시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소자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다시 대소자지옥의 옥졸들은 모든 죄인을 끌어다가 쇠방 안에 넣는다. 그 방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다시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부서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소자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다시 대소자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쇠다락 위에 둔다. 그 다락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다시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소자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다시 대소자지옥의 모든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다가 쇠그릇 속에 넣어둔다. 그 그릇에 불이 붙으면 안팎이 모두 시뻘겋게 되면서 죄인을 태우고 굽고 거듭 태우고 구워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대소자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다시 대소자지옥에는 저절로 큰 불구덩이가 있어 불꽃이 치성하다. 그 구덩이 양쪽 언덕에는 큰 화산이 있다. 그 모든 옥졸들은 죄인을 잡아다가 쇠꼬챙이에 꿰어 불 속에 세운 채로 그 몸을 태우고 굽고 거듭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닥쳐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게 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다음 대소자지옥을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원을 요청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갑자기 흑사지옥으로 가고 결국에는 한빙지옥까지 가서,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는데 이 또한 앞에서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간(無間) 큰 지옥에는 16개의 작은 지옥이 빙 둘러 에워싸고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무슨 까닭으로 무간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곳 옥졸은 죄인을 잡아다가 발에서 정수리까지 가죽을 벗긴다. 그리하여 그 가죽으로 죄인의 몸을 싸서 불 수레바퀴에 매달고 빠르게 불 수레를 몰아 뜨거운 무쇠 바닥을 돌아다닌다. 몸은 터져 부서지고 가죽과 살은 떨어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닥쳐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무간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다시 무간 큰 지옥에는 큰 쇠성이 있고 그 성의 4면에는 큰불이 일어나 동쪽 불꽃은 서쪽에 이르고 서쪽 불꽃은 동쪽에 이르며, 남쪽 불꽃은 북쪽에 이르고 북쪽 불꽃은 남쪽에 이른다. 위의 불꽃은 밑에 이르고 밑의 불꽃은 위에 이르며 불꽃이 성하게 몰아쳐 그 사이에는 빈틈이 없다. 죄인은 그 가운데서 동서로 달리면서 그 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닥쳐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무간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다시 무간 큰 지옥에는 쇠성이 있어 불이 일어 빈틈이 없다. 죄인은 그 속에서 불꽃에 몸이 타서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닥쳐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무간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다시 무간 큰 지옥은 죄인이 그 가운데 있다가 오래 되어야 문이 열린다. 그 죄인들은 문을 향하여 달려가는데, 그들이 달릴 때 그 몸의 모든 마디마다 불꽃이 일어난다. 그것은 마치 역사(力士)가 큰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달리면 그 불꽃이 매우 왕성해지는 것처럼 죄인이 달릴 때에도 또한 그와 같다. 달려서 문에 이르고자 하면 문은 저절로 닫히고 죄인들이 미끄러져 뜨거운 쇠땅에 엎어지면 그 몸이 타고 구워져서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진다. 무한한 고통과 쓰라림이 한꺼번에 닥쳐오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무간지옥이라고 이름한다.
또 무간지옥에 있는 죄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다만 나쁜 빛깔뿐이고 귀에 들리는 것은 다만 악한 소리뿐이며, 코로 맡는 것은 다만 나쁜 냄새뿐이고 몸에 닿는 것은 다만 고통뿐이며 마음에 생각하는 것은 다만 나쁜 법뿐이다. 또 그 죄인들은 손가락을 튀기는 짧은 순간조차도 괴롭지 않은 때가 없다. 그러므로 무간지옥이라고 이름한다.
그 가운데 있는 중생은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 무간지옥에서 벗어나 허겁지겁 달리며 스스로 구원을 구하지만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흑사지옥으로 가며 결국 한빙지옥에 이르러서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는데 그 또한 앞에서와 같다.”
그 때에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몸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행하고
입이나 뜻으로 또한 착하지 못한 업 지으면
그는 저 상(想)지옥에 떨어져서
두려움에 그 털이 거꾸로 서리.
악한 마음으로 부모를 대하고
부처님과 모든 성문(聲聞)을 대한다면
그는 곧 흑승지옥에 떨어지나니
그 고통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다만 세 가지 악업만 짓고
세 가지 착한 행 닦지 않으면
그는 퇴압지옥에 떨어지나니
그 고통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분노하고 잔인하게 해칠 마음을 품고
살생한 피로써 손을 더럽히며
온갖 악한 행을 저지른다면
그는 규환지옥에 떨어진다네.
항상 여러 가지 삿된 견해 익히고
이욕(利欲)의 그물에 덮혀
비루한 행실을 하는 사람은
대규환지옥에 떨어진다네.
항상 태우고 굽는 행을 통하여
모든 중생을 태우고 구우면
소자지옥에 떨어지나니
영원히 굽고 지짐 받을 것이다.
선과(善果) 받을 업을 버리고
선과의 청정한 도를 버리고
더럽고 못된 짓[弊惡]만 행하면
대소자지옥에 떨어진다네.
아주 중한 죄를 저지르면
악취(惡趣)의 업을 지었으므로
반드시 저 무간지옥에 떨어지나니
받는 죄업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상지옥과 흑승지옥과
퇴압지옥과 두 규환지옥
소자지옥과 대소자지옥이며
무간지옥은 여덟 번째 지옥이다.
이 여덟 개의 큰 지옥은
통연(洞然)한 큰불의 광색(光色)으로
이것은 전생의 악업에서 온 재앙이며
그 안엔 작은 지옥도 16개나 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두 대금강산(大金剛山) 사이에 큰바람이 일어나는데 그 이름을 증가(增佉) 바람이라 한다. 만일 이 바람이 이 4천하와 8만 천하에 불어온다면 이 대지와 모든 명산(名山)과 수미산왕을 땅에서 10리 혹은 100리쯤 공중으로 날려 모두 부숴 버릴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장사가 손에 가벼운 겨를 쥐고 공중에 흩어 버리는 것과 같다. 만일 저 큰바람이 불어온다면 이 천하를 날려 버리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을 것이나 두 개의 큰 금강산이 그 바람을 막고 있기 때문에 오지 못하는 것이다. 비구야, 마땅히 알라. 이 금강산은 유익함이 많고 또 이것은 중생들이 지은 과보[行報]가 가지고 온 것이다.
또 저 두 산 사이의 바람은 불꽃이 성해서 몹시 뜨겁다. 만일 그 바람이 이 4천하까지 불어오기만 하면 그 가운데 있는 중생과 산ㆍ하수ㆍ강ㆍ바다ㆍ초목ㆍ총림들은 다 타고 말라죽을 것이다. 마치 한여름에 연한 풀을 꺾어 햇볕에 놓아두면 금방 시들어 말라 버리는 것과 같다. 그 바람도 이와 같아서 만일 이 세계에 불어오게 되면 그 더운 기운으로 태우고 굽는 것이 또한 이와 같을 것이다. 이 두 개의 커다란 금강산이 그 바람을 막고 있기 때문에 불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비구야, 마땅히 알라. 이 금강산은 유익함이 많고 또 이것은 중생들이 지은 과보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 저 두 산 사이의 바람은 냄새나고 깨끗하지 못하며 비린내와 더러움이 지독하다. 만일 이 천하까지 불어오기만 하면 중생들은 그 냄새를 쏘이게 되어 모두 눈이 멀게 될 것이나, 이 두 개의 커다란 금강산이 그 바람을 막고 있기 때문에 불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이 금강산도 유익함이 많고 또 중생들이 지은 과보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 그 두 산 사이에는 열 개의 지옥이 있다. 첫 번째 지옥은 후운(厚雲)이라 하고, 두 번째 지옥은 무운(無雲)1)이라 하며, 세 번째 지옥은 아아(呵呵)라 하고, 네 번째 지옥은 내하(奈何)라 하며, 다섯 번째 지옥은 양명(羊鳴)이라 하고, 여섯 번째 지옥은 수건제(須乾提)라 하며, 일곱 번째 지옥은 우발라(優鉢羅)라 하고, 여덟 번째 지옥은 구물두(拘物頭)라 하며, 아홉 번째 지옥은 분타리(分陀利)라 하고, 열 번째 지옥은 발두마(鉢頭摩)라 한다.
1) 『대루탄경(大樓炭經)』에서는 니라부타(泥羅浮陀) 즉 육포지옥(肉胞地獄)이라 하였다.
왜 후운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의 죄인은 저절로 몸이 생겨나는데 마치 두터운 구름과 같기 때문에 후운이라 이름한다. 왜 무운이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에서 죄를 받고 있는 중생은 저절로 몸이 생겨나는데 마치 고깃덩어리처럼 생겼기 때문에 무운(無雲)이라 한다. 왜 아아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에서 죄를 받는 중생은 고통이 몸에 닥칠 때마다 모두 '아아' 소리를 치기 때문에 아아라고 이름한다. 왜 내하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에서 죄를 받는 중생은 고통이 매우 심하지만 의지할 곳이 없어 모두 '어찌할꼬[奈何]' 하고 말하기 때문에 내하라고 이름한다. 왜 양명(羊鳴)이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에서 죄를 받는 중생은 고통이 몸에 닥칠 때마다 큰 소리로 말하고 싶어도 혀가 돌아가지 않아 꼭 염소가 우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기 때문에 양명이라 이름한다. 왜 수건제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온 지옥이 수건제꽃처럼 온통 새까맣기 때문에 수건제라 이름한다. 왜 우발라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우발라꽃처럼 온 지옥이 온통 시퍼렇기 때문에 우발라라 이름한다. 왜 구물두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구물두꽃처럼 온 지옥이 온통 새빨갛기[紅] 때문에 구물두라 이름한다. 왜 분타리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분타리꽃처럼 온 지옥이 온통 하얗기 때문에 분타리라 이름한다. 왜 발두마라 이름하는가? 그 지옥은 발두마꽃처럼 지옥이 온통 빨갛기[赤] 때문에 발두마라 이름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64곡(斛)쯤 들어가는 둥구미에 가득 차 있는 참깨를 어떤 사람이 100년에 한 알씩 가져간다고 하자. 이렇게 하여 그것이 모두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후운지옥에서 받는 죄는 끝나지 않는다. 20생의 후운지옥 수명은 한 생의 무운지옥 수명과 같고, 20생의 무운지옥 수명은 한 생의 아아지옥 수명과 같으며, 20생의 아아지옥 수명은 한 생의 내하지옥 수명과 같고 20생의 내하지옥 수명은 한 생의 양명지옥 수명과 같으며, 20생의 양명지옥 수명은 한 생의 수건제지옥 수명과 같고, 20생의 수건제지옥 수명은 한 생의 우발라지옥 수명과 같다. 20생의 우발라지옥 수명은 한 생의 구물두지옥 수명과 같으며, 20생의 구물두지옥 수명은 한 생의 분타리지옥 수명과 같고 20생의 분타리지옥 수명은 한 생의 발두마지옥 수명과 같고 20생의 발두마지옥 수명은 1중겁(中劫)이라 하고, 20중겁을 1대겁(大劫)이라고 한다.
발두마지옥의 불꽃 길은 매우 뜨겁고 세차서 죄인이 그 불에서 100유순 쯤 떨어져 있어도 불에 태워진다. 60유순 떨어져 있으면 벌써 두 귀가 멀어 아무것도 들을 수 없고 50유순 떨어져 있으면 벌써 두 눈이 멀어서 보이는 것이 없다. 구파리(瞿波梨)2)비구는 이미 악한 마음을 품고 사리불과 목건련을 비방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자 이 발두마지옥에 떨어졌다.”
2) 구가리(俱伽離)ㆍ악시자(惡時者)ㆍ우수(牛守)라고도 한다. 제바달다의 제자이고 일반적으로 무신비구(無信比丘)라고 한다.
이 때 범왕은 이 게송을 말했다.
대개 사람은 세상에 날 때부터
그 입안에 도끼가 있다.
몸이 베이는 그 까닭은
바로 악한 말 때문이라네.
마땅히 비방할 자를 도리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할 자는 도리어 비방하며
입으로 악한 업을 지었기에
몸으로 그 죄를 반드시 받는 것이네.
기술로 재물을 모았다면3)
그 허물은 엷고 적지만
만일 현성을 헐뜯고 비방했다면
그 허물은 아주 무거우리라.
무운(無雲)지옥에서의 백천 수명과
후운지옥에서의 41생 수명을 지내나니
성인을 비방하여 받는 이 재앙
마음과 입으로 지은 악 때문이라네.
3) “노름으로 재물을 얻더라도”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저 범천이 말한 이 게송은 진실한 말이고 부처님께서도 인가(印可)하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오늘 나 여래ㆍ지진ㆍ등정각도 또한 이런 뜻을 말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대개 사람은 세상에 날 때부터
그 입안에 도끼가 있다.
몸이 베이는 그 까닭은
그 악한 말 때문이니라.
마땅히 비방할 자는 도리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할 자는 도리어 비방하며
입으로 악한 업을 지은 그 사람
몸으로 그 죄를 반드시 받느니라.
기술로 재물을 모았다면
그 허물은 엷고도 적지만
만일 현성을 헐뜯고 비방했다면
그 허물은 아주 무거우리라.
무운지옥에서의 수명과
후운지옥에서의 수명을 지내나니
성인을 비방하여 받는 이 재앙
마음과 입으로 지은 악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염부제 남쪽, 큰 금강산 안에 염라왕궁이 있다. 왕이 다스리는 곳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0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는데 일곱 겹의 난간이 있고 일곱 겹의 그물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소리를 맞추어 우는 경우까지도 또한 앞에서와 같다. 그러나 저 염라왕에게는 낮과 밤 사이에 세 차례씩 큰 구리쇠로 된 가마솥이 저절로 앞에 나타난다. 만일 그 가마솥이 궁 안에 나타나면 왕이 보고 두려워하여 그것을 버리고 궁전 밖으로 나간다. 만일 가마솥이 궁 밖에 나타나면 왕은 보고 두려워하여 그것을 버리고 궁 안으로 들어간다. 큰 옥졸이 염라왕을 잡아다가 뜨거운 쇠 위에 눕히고 쇠갈고리를 입에 걸어 입을 벌리고 구리 물을 거기에 쏟는다. 구리 물은 그의 입술과 혀를 태우고 목구멍에서 배에까지 이르고 밑으로 내려가며 태우고 굽지 않는 것이 없다. 그 죄를 받고 나면 다시 모든 채녀(婇女)들과 함께 서로 즐겁게 지낸다. 저 모든 대신들이 받는 복도 또한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 사자[使]가 있다. 어떤 것을 세 가지라 하는가? 첫 번째는 늙음이요, 두 번째는 병이며, 세 번째는 죽음이다. 어떤 중생이 몸으로 나쁜 짓을 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며 마음으로 나쁜 생각을 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진다. 그러면 옥졸은 그 죄인을 끌고 염라왕에게로 간다. 거기 가서 아뢴다.
'이 사람이 바로 사자[天使]가 불러온 사람입니다. 오직 원컨대 대왕이시여, 그를 잘 문초하시기 바랍니다.'
왕은 그 죄인에게 묻는다.
'너는 첫 번째 사자를 보지 못했느냐?'
죄인이 답한다.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왕이 또 말했다.
'네가 인간 세상에 있었을 때 머리는 희고 이는 빠졌으며 눈은 어둡고 가죽은 늘어지며 살은 주름이 패이고 등굽은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신음하면서 걸어다니는데 온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기력이 쇠잔한 그런 사람을 보았을 텐데, 정녕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
죄인이 말했다.
'보았습니다.'
왕이 또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나도 또 저와 같아질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느냐?'
그 죄인이 대답했다.
'저는 그 때에 방탕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왕이 다시 말했다.
'너는 스스로 방탕했기 때문에 몸과 입과 뜻을 닦아 나쁜 것을 고치고 선한 것을 따를 수가 없었다. 이제 마땅히 너로 하여금 방탕의 괴로움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하리라.'
왕이 또 말했다.
'이제 네가 받는 죄는 부모의 탓도 아니고 형제의 탓도 아니며, 또 천제(天帝)의 탓도 아니요, 또한 조상의 탓도 아니다. 또 스승이나 종이나 하인들 때문도 아니요, 또 사문 바라문의 탓도 아니다. 네 자신이 잘못을 했기 때문에 네가 지금 스스로 받는 것이다.'
그 때 염라왕은 첫 번째 사자를 가지고 죄인을 문초하여 마친 다음 다시 두 번째 사자를 가지고 죄인을 문초하였다.
'어떠냐? 너는 두 번째 천사를 보지 못했느냐?'
답하였다.
'보지 못했습니다.'
왕이 또 물었다.
'네가 본래 인간 세상에 있었을 때 사람들이 병이 위중하여 오줌과 똥이 묻은 더러운 담요 위에 누운 채 거기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남의 신세를 져야 하며 온 뼈마디가 쑤시고 아파 눈물을 흘리면서 신음하고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을 텐데, 너는 정녕 그런 것을 보지 못했느냐?'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왕이 또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나도 저러한 질병의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해보지 않았느냐?'
죄인이 대답했다.
'저는 그 때에 방일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왕이 또 말했다.
'너는 스스로 방일하여 몸과 입과 뜻을 닦아 나쁜 것을 고치고 선한 것을 따를 수 없었다. 지금 마땅히 너로 하여금 방일의 괴로움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하리라.'
왕이 또 말했다.
'이제 네가 받는 죄는 부모의 탓도 아니고 형제의 탓도 아니며, 또 천제의 탓도 아니고, 또한 조상의 탓도 아니다. 또 스승이나 종이나 하인들 때문도 아니요, 또 사문 바라문의 탓도 아니다. 네 자신이 잘못을 했기 때문에 네가 지금 스스로 받는 것이다.'
그 때 염라왕은 두 번째 사자를 가지고 죄인을 문초하여 마치고 나서 다시 세 번째 사자를 가지고 죄인을 문초하였다.
'어떠냐? 너는 세 번째 천사를 보지 못했는가?'
대답하였다.
'보지 못했습니다.'
왕이 또 물었다.
'네가 본래 인간 세상에 있었을 때 사람들이 죽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모든 감관[根]이 아주 없어지고 몸이 뻣뻣하게 굳어져 마치 마른 나무처럼 되며 묘지에 버려진 뒤에는 새나 짐승의 밥이 되거나 혹은 널을 덮거나 혹은 불로 사르는 것을 보았을 터인데, 너는 정녕 그런 것을 보지 못했느냐?'
죄인이 대답했다.
'사실은 보았습니다.'
왕이 또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나도 반드시 죽을 것이며 저와 다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느냐?'
죄인이 대답했다.
'저는 그 때에 방일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왕이 다시 말했다.
'너는 스스로 방일하여 몸과 입과 뜻을 닦아 나쁜 것을 고치고 선한 것을 따를 수 없었다. 지금 마땅히 너로 하여금 방일의 괴로움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하리라.'
왕이 또 말했다.
'지금 네가 받는 죄는 부모의 탓도 아니요 형제의 탓도 아니며, 또 천제의 탓도 아니고, 또 조상의 탓도 아니다. 또 스승이나 종이나 하인들 때문도 아니요, 또 사문 바라문의 탓도 아니다. 네 자신이 악을 지었기 때문에 네가 지금 스스로 받는 것이다.'
그 때 염라왕은 세 사자를 가지고 빠짐없이 꾸짖고 나서 옥졸에게 맡겼다. 그러자 그 옥졸은 곧 죄인을 데리고 큰 지옥으로 갔다. 그 큰 지옥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0순이요 깊이도 100유순이었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방에는 네 개의 문이 있고
거리도 그에 맞게 뻗어 있는데
쇠로써 지옥의 담장 둘러 치고
위에는 쇠그물을 덮었다.
무쇠로 만든 밑바닥에서는
저절로 불꽃이 솟아오르나
가로와 세로는 모두 백 유순으로서
굳게 닫혀 끄떡하지 않는다.
검은 불꽃이 뭉게뭉게 일어나
시뻘겋고 세찬 불길 차마 볼 수 없구나.
또 작은 지옥도 16개나 있으니
불이 세찬 것 악을 지은 탓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염라왕은 혼자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간의 중생들은 미혹하고 무식하여 몸으로 나쁜 짓을 하고 입과 마음으로 나쁜 짓을 한 까닭에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이런 고통을 받지 않는 자가 드물다. 세간의 중생들이 만일 능히 나쁜 행동을 고치고 몸과 입과 마음을 닦아 착한 행동을 한다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 하늘 신과 같은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내가 장차 목숨을 마친 뒤 인간 세상 태어나 만일 거기서 여래를 만난다면 마땅히 정법 가운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되 청정한 믿음으로써 범행을 깨끗이 닦아 할 일을 다해 마치고 생사를 끊고 현재 세계에서 직접 깨달아서 다시는 뒷생명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록 사자를 보았더라도
여전히 방일하고 게으르면
그는 언제나 걱정을 품고
또 비천한 곳에 태어나리라.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저 천사를 본다면
현성의 법을 친근히 하고
또한 방일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을 받는 것을 두렵다고 보나니
나고 늙고 병들고 죽기 때문이니라.
생(生)을 받지 않으면 곧 해탈하여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 없어지리라.
그는 이에 안온한 곳 얻어
현재 세상에서 무위(無爲)를 얻고
모든 걱정과 두려움 건너
결정코 반열반에 들어가리라.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9 권
30. 세기경(世紀經)
5) 용조품(龍鳥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용(龍)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난생(卵生)이요, 두 번째는 태생(胎生)이며, 세 번째는 습생(濕生)이요, 네 번째는 화생(化生)이다. 이것을 네 가지라 한다. 네 가지 금시조(金翅鳥)가 있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 하는가? 첫 번째는 난생이요, 두 번째는 태생이며, 세 번째는 습생이요, 네 번째는 화생이다. 이것을 네 가지라 한다. 큰 바다 밑에 사갈(娑竭)용왕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8만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엄하게 장식하고[嚴飾] 있는데 모두 7보(寶)로 되어 있으며,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내용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수미산왕과 가타라산 사이에 난다(難陀)4)와 바난다(婆難陀)5) 두 용왕의 궁전이 있다. 두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로 되어 있으며,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내용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4) 팔리어로 Nanda-ngarjan이다.
5) Upananda-ngarjan인데 송ㆍ원ㆍ명 3본에는 발난다용왕(跋難陀龍王)으로 되어 있다. 또 고려대장경에서도 뒤에서는 발난다용왕(跋難陀龍王)이라고 하였다.
대해(大海)의 북쪽 언덕에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있는데, 그 이름은 구라섬마라(究羅睒摩羅)이고 용왕과 금시조도 이 나무에 함께 살고 있다. 그 나무 밑둥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이 큰 나무 동쪽에 난생 용왕의 궁전과 난생 금시조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들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로 되어 있으며,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내용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이 구라섬마라나무의 남쪽에 태생 용왕의 궁전과 태생 금시조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들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로 되어 있으며,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내용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구라섬마라나무의 서쪽에는 습생 용왕의 궁전과 습생 금시조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로 되어 있으며,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내용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구라섬마라나무의 북쪽에는 화생 용왕의 궁전과 화생 금시조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내용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난생의 금시조가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구라섬마라나무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2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난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그러나 태생ㆍ습생ㆍ화생의 용들은 잡아먹을 수 없다.
태생의 금시조가 난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2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난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태생의 금시조가 태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남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4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태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그러나 습생과 화생의 용들은 잡아먹지 못한다.
습생의 금시조가 난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2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난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습생의 금시조가 태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남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4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습생의 금시조가 습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서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8백 유순이나 갈라지진다. 그러면 습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그러나 화생의 용은 잡아먹지 못한다.
화생의 금시조가 난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동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2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난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화생의 금시조가 태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남쪽 가지에서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4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태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화생의 금시조가 습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서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8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습생의 용을 마음대로 잡아먹는다.
화생의 금시조가 화생의 용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에는 나무의 북쪽 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날개로 바닷물을 치면 바닷물은 양쪽으로 1천 6백 유순이나 갈라진다. 그러면 화생의 용을 잡아먹는다. 이상은 금시조가 용을 잡아먹는 경위를 말한 것이다.
또 금시조도 잡아먹지 못하는 큰 용이 있다. 어떤 용이 그런 것들인가? 그들은사갈(娑竭)용왕ㆍ난다(難陀)용왕ㆍ발난다(跋難陀)용왕ㆍ이나바라(伊那婆羅)용왕ㆍ제두뢰타(提頭賴吒)용왕ㆍ선견(善見)용왕ㆍ아로(阿盧)용왕ㆍ가구라(伽拘羅)용왕ㆍ가비라(伽毘羅)용왕ㆍ아파라(阿波羅)용왕ㆍ가누(伽★)용왕ㆍ구가누(瞿伽★)용왕ㆍ아뇩달(阿耨達)용왕ㆍ선주(善住)용왕ㆍ우섬가파두(優睒伽波頭)용왕ㆍ득차가(得叉伽)용왕 등이다. 이 모든 큰 용왕들은 다 금시조에게 잡아먹히지 않는다. 그 근처에 있는 다른 모든 용들도 또한 금시조에게 잡아먹히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용의 계(戒)를 받들어 가지고 마음이 용을 향하고 용의 법을 갖추면 곧 용으로 태어난다. 만일 어떤 중생이 금시조의 계를 받들어 가지고 마음이 금시조를 향하고 그 법을 갖추면 곧 금시조로 태어나리라. 어떤 중생이 토효(免梟)의 계를 가지고 마음이 토효를 향하고 그 법을 갖추면 토효 가운데 떨어지리라.
만일 어떤 중생이 개의 계를 받들어 가지거나 혹은 소의 계를 가지며, 혹은 사슴의 계를 가지거나 혹은 벙어리의 계를 가지며, 혹은 마니바다(摩尼婆陀)6)의 계를 가지거나 혹은 불의 계를 가지며, 혹은 달의 계를 가지거나 혹은 해의 계를 가지며, 혹은 물의 계를 가지거나 혹은 불을 공양하는 법을 가지며, 혹은 고행의 더러운 법을 가지고서 이렇게 생각한다고 하자.
'나는 이 벙어리의 법ㆍ마니바다의 법ㆍ불의 법ㆍ해와 달의 법ㆍ물의 법ㆍ불을 공양하는 법과 모든 고행의 법을 지녔다. 나는 이 공덕을 가짐으로써 하늘에 나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곧 삿된 소견이다.”
6) Maibhadda라고 함. 한역하여 보현(普賢)이라고도 하며 야차(夜叉)의 여덟 대장 중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런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두 곳에 태어난다고 말하리니, 혹은 지옥에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축생에 떨어지기도 한다. 혹 어떤 사문 바라문은 이러한 주장과 이러한 소견을 가지고 있다.
'나와 세간은 유상(有常)한 것이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세간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이것은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세간은 유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세간은 유상도 아니요 무상도 아니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세간은 유변(有邊)이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세간은 무변(無邊)이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세간은 유변이면서 무변이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나와 세간은 유변도 아니요 무변도 아니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이 명(命)이 곧 이 몸이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명은 있는 것도 아니고 명은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명도 없고 몸도 없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어떤 사람은 말한다.
'그는 죽어도 여전한 것이 있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7)
어떤 사람은 말한다.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없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혹은 말한다.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또 말한다.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7) 이 부분이 여래가 사후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에 대한 논란으로 나와 있다.
저 사문 바라문이 만일 이러한 주장과 이러한 소견을 가지고 '세상은 항상한 것이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라고 말한다면 그의 마음에는 아견(我見)ㆍ명견(命見)ㆍ신견(身見)ㆍ세간견(世間見)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나와 세간은 유상한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저 무상한 것이라고 말하는 자의 마음에도 아견ㆍ명견ㆍ신견ㆍ세간견이 있다. 그러므로 그는 '나와 세간은 무상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저 '유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고 말하는 자의 마음에도 아견ㆍ명견ㆍ신견ㆍ세간견이 있다. 그러므로 그는 '세간은 유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 '유상도 아니요 무상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자의 마음에도 아견ㆍ명견ㆍ신견ㆍ세간견이 있다. 그러므로 '나와 세간은 유상도 아니요 무상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저 '나와 세간은 유변하다'고 말하는 자의 마음에도 아견ㆍ명견ㆍ신견ㆍ세간견이 있다. 그러므로 '명은 유변이요 몸도 유변이며 세간도 유변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처음 수태(受胎)된 때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4대[大]로 이루어진 몸뚱이는 이와 같이 전전(展轉)하여 마지막으로 7생(生)에 이르러서야 신명(身命)의 행이 다하여 나는 청정취(淸淨聚)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는 '나는 유변이다'라고 말한다.
저 '나와 세간은 무변이다'라고 말하는 자의 마음에도 아견ㆍ명견ㆍ신견ㆍ세간견이 있다. 그러므로 '명은 무변이요 몸도 무변이며 세간도 무변이다'라고 말한다. 처음 태를 받은 때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몸뚱이는 이와 같이 전전하여 마지막으로 7생에 이르러서야 신명의 행이 다하여 나는 청정취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와 세간은 무변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이 세간은 유변이기도 하고 무변이기도 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의 마음에 아견ㆍ명견ㆍ신견ㆍ세간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명(命)은 유변이면서 무변이다'라고 말한다. 처음 태를 받은 때로부터 무덤에 이르기까지 네 요소로 이루어진 몸뚱이는 이와 같이 전전하여 마지막으로 7생에 이르러서야 신명의 행이 다하여 나는 청정취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는 유변도 아니요 무변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이 명은 바로 몸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도 명견(命見)이 있다고 보고 다른 몸에 대해서도 명견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몸은 곧 명이다'라고 말한다.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라고 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는 명견이 실재한다는 소견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몸에 대해서만 명견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다.
그가 '몸과 목숨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는 명이 있다는 견해를 가지지 않고 다른 몸에 대해서는 명이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가 '신명(身命)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 몸에 대해서도 명이 있다는 견해가 없고 다른 몸에 대해서도 명이 있다는 견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명도 없고 몸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가 '그는 죽어도 여전한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이 현세에도 신명이 있고 후세에도 또한 신명이 있어 돌아다닌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죽어도 여전한 것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은 그가 금생에는 명이 있고 후세에는 명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하는 것은 그가 금생에서는 명을 단멸(斷滅)했지만 후생에는 명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그가 금생에도 신명이 단멸하였고 후생에도 신명이 단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죽으면 여전한 것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경면(鏡面)이라는 왕이 있었다. 한번은 선천적인 장님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선천적 장님들이여, 코끼리를 아는가?'
그들은 대답했다.
'대왕이여, 저희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알지 못합니다.'
왕이 또 말했다.
'너희들은 그 형상이 어떤지 알고 싶은가?'
그들이 대답했다.
'알고 싶습니다.'
그러자 왕은 곧 시자에게 명하여 코끼리를 끌고 오게 하고 여러 장님들에게 손으로 어루만져 보게 했다. 그 중에는 코끼리를 더듬다가 코를 만진 자가 있었다. 왕이 말했다.
'이것이 코끼리다.'
혹은 코끼리의 어금니를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머리를 만진 자도 있으며, 혹은 코끼리의 등을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배를 만진 자도 있으며, 혹은 코끼리의 넓적다리를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장딴지를 만진 자도 있으며, 혹은 코끼리의 발자국을 만진 자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꼬리를 만진 자도 있었다. 왕이 모두에게 말했다.
'이것이 코끼리이다.'
그 때 경면왕은 그 코끼리를 물리치고 장님들에게 물었다.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던가?'
모든 장님들 중 코끼리의 코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굽은 멍에와 같다'고 하였고, 코끼리의 어금니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절구공이와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귀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키와 같다'고 하였고, 코끼리의 머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솥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등을 만진 자는 '코끼리는 언덕과 같다'고 하였고, 코끼리의 배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벽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넓적다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나무와 같다'고 하였고, 코끼리의 장딴지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기둥과 같다'고 했다. 코끼리의 발자국을 만진 자는 '코끼리는 절구와 같다'고 하였고, 코끼리의 꼬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는 밧줄과 같다'고 했다.
각각 서로 다투고 서로 시비하면서 '내 말이 옳다. 네 말은 그르다'고 하였다. 시비가 그치지 않자 드디어 다투기에 이르렀다. 그 때 왕은 이것을 보고 기뻐하며 크게 웃었다.”
그 때에 경면왕이 곧 게송으로 말했다.
모든 장님의 무리들 모여
이곳에서 서로 다투고 싸움하네.
코끼리의 몸뚱이 원래 하나인데
다른 모습 더듬어 보곤 시비를 내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다른 학문을 배우는 외도(外道)들도 또한 이와 같다. 괴로움에 대한 진리[苦諦]를 모르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集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滅諦]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진리[道諦]를 알지 못하여 제각기 다른 소견을 내어 서로 다투어 시비하고 자기가 옳다 하면서 싸움을 일으킨다.
만일 사문 바라문으로서 진실하게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안다면 그들은 스스로 생각해 보고 잘 화합하여 동일하게 받아들이고 동일한 스승을 받들 것이며, 물에 젖이 섞이듯 하나 같이 서로 화합하면, 불법은 불꽃처럼 일어날 것이요 편안히 오래 머물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이 괴로움을 모르고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을 모르며
또한 다시 그 괴로움은
멸하여 없앨 수 있다는 것 모르고
또한 다시 그 괴로움의 원인을
멸하여 없애는 길을 모르면
마음의 해탈을 잃을 것이요
지혜의 해탈도 잃어 버려서
괴로움의 근본인 생ㆍ노ㆍ병ㆍ사의
그 근원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괴로움을 분명히 알고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며
또한 능히 그 괴로움은
멸하여 없앨 수 있는 것임을 알고
또 능히 괴로움의 원인을
멸하는 성도(聖道)를 분별한다면
곧 마음의 해탈을 얻고
지혜의 해탈도 얻을 것이다.
이 사람은 능히 고음(苦陰)의 근본을
마지막 끝간데까지 환히 깨달아
생ㆍ노ㆍ병ㆍ사와
존재의 근원까지 다해 없애리.
“모든 비구들아,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세워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苦聖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생각해 보아라.”
장아함경(長阿含經) 제 20 권
[제4분] ③
30. 세기경 ③
6) 아수륜품(阿須倫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須彌山) 북쪽의 큰 바다 밑에 라하(羅呵) 아수륜성이 있는데, 그 성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8만 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으며,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모두 7보(寶)로 되어 있다. 성의 높이는 3천 유순이고, 너비는 2천 유순이다. 그 성문의 높이는 1천 유순이고, 너비도 1천 유순이다. 금성(金城)에는 은문(銀門)이요 은성에는 금문이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에 이르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아수륜왕이 다스리는 작은 성은 윤수마발타(輪輸摩跋?)라는 큰 성 가운데에 있는데, 이 작은 성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6만 유순이다. 그 성도 일곱 겹으로 되어 있으며,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그것들은 다 7보로 되어 있다. 성의 높이는 3천 유순이고 너비는 2천 유순이다. 그 성문의 높이는 2천 유순이고 너비는 1천 유순이다. 금성에는 은문이요 은성에는 금문이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성 안에는 따로 의당(議堂)을 세웠는데 이 강당의 이름은 칠시리사(七尸利沙)라고 하며 강당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의당의 기초는 순수한 자거(車��)로 만들었고 그 기둥은 순수한 7보로 되어 있다. 그 당의 가운데 기둥의 둘레는 1천 유순이고 높이는 1만 유순이다. 그 기둥 아래 정법좌(正法座)가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7백 유순이며 문채와 조각은 7보로 되어 있다. 당에는 네 개의 문이 있고 둘레에는 난간이 있다. 계정(階亭)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의당의 북쪽에 아수륜의 궁전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는 각각 1만 유순이다. 궁전의 담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의당의 동쪽에 한 원림(園林)이 있는데 이름은 사라(娑羅)라고 한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만 유순이고 동산의 담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당의 남쪽에 한 원림이 있는데 이름을 극묘(極妙)라고 한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만 유순으로서 사라 원림과 같다. 그 의당의 서쪽에 한 원림이 있는데 이름을 섬마(睒摩)라고 한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만 유순으로서 또한 사라 원림과 같다. 사라와 극묘 두 동산 중간에 주도(晝度)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 밑둥의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00유순이다. 가지와 잎이 4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나무를 에워싸고 있는 담장은 일곱 겹이고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또 섬마(睒摩)와 낙림(樂林) 두 동산 중간에는 발난다못이 있는데 물이 맑고 시원하며 더러운 것이 없다. 보배 해자는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두루 돌린 섬돌 가에는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그 못에는 네 종류의 꽃이 있다. 꽃잎의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유순이고 향기 또한 1유순까지 멀리 퍼진다. 뿌리는 수레바퀴통과 같고, 흘러나오는 그 즙(汁)은 빛이 젖과 같이 희며 맛은 꿀처럼 달다.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또 그 못 가에는 일곱 겹의 계정(階亭)이 있고 문과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아수륜왕(阿須倫王) 신하의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만 유순이나 되는 것도 있고, 9천 또는 8천 유순이 되는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궁전도 천 유순이나 된다. 궁전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으며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작은 아수륜의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천 유순이고, 9백 또는 8백 유순쯤 되는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궁전은 1백 유순쯤 된다. 궁궐 담장은 모두 일곱 겹으로 되어 있으며,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 장식하였는데 이는 다 7보로 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의당 북쪽에는 7보로 된 층계길이 궁전 안으로 뻗어 있고, 또 사라(娑羅)동산으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으며, 극묘(極妙)동산으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고 섬마(睒摩)동산으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으며, 낙림(樂林)동산으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고 주도(晝度)나무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으며, 발난다못으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고 대신의 궁전으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으며, 작은 아수륜 궁전으로 통하는 층계길도 있다.
만일 아수륜왕이 사라동산에 나가 유람하며 구경하려고 할 때에는 곧 비마질다(毘摩質多) 아수륜왕을 생각한다. 그러면 비마질다 아수륜왕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라하 아수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곧 장엄하게 꾸민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라하 아수륜왕의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 때 아수륜왕은 다시 파라하(波羅呵) 아수륜왕을 생각하고 파라가 아수륜왕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곧 직접 장엄하게 꾸민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라하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러자 왕은 또 섬마라(睒摩羅) 아수륜왕을 생각하고 섬마라 아수륜왕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곧 직접 장엄하게 꾸민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라하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러자 왕은 또 대신 아수륜을 생각하고 대신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곧 직접 장엄하게 꾸민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라하왕 앞으로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 때 왕은 또 작은 아수륜을 생각하고 작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곧 직접 장엄하게 꾸민 수레를 타고 모든 대중들과 함께 라하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러자 라하왕은 몸에 보배 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사라(沙羅)숲 속으로 나아간다. 저절로 바람이 불어와서 문이 열리고 저절로 바람이 불어와서 땅을 깨끗하게 하며 저절로 바람이 불어와서 꽃을 땅에 흩으니 꽃이 무릎에까지 쌓인다. 그 때 라하왕은 이 동산에 들어가 서로 오락하기를 하루나 이틀 나아가 이레에 이르기까지 오락하기를 마치고 나서 본궁으로 돌아온다. 그 뒤에 극묘원림ㆍ섬마원림ㆍ낙림원림에 유람하며 구경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그 때 라하왕에게는 항상 좌우에서 호위하고 다니는 다섯 큰 아수륜이 있다. 첫째는 제지(提持)라 하고, 둘째는 웅력(雄力)이라 하며, 셋째는 무이(武夷)라 하고, 넷째는 두수(頭首)라 하며, 다섯째는 최복(摧伏)이라 한다. 이 다섯 대아수륜이 항상 좌우에서 호위하고 있다. 그 라하왕의 궁전은 큰 바다 밑에 있고 바닷물은 그 위에 있지만 네 종류의 바람이 그것들을 지탱하고 있다. 첫째는 주풍(住風)이라 하고, 둘째는 지풍(持風)이라 하며, 셋째는 부동(不動)이라 하고, 넷째는 견고(堅固)라 한다. 그것들이 큰 바닷물을 지탱하고 있는데 마치 뜬구름처럼 아수륜의 궁전에서 1만 유순이나 떨어진 허공에 매달려 있다. 그러나 끝내 떨어지지 않는다. 아수륜왕이 지닌 복의 과보[福報]와 공덕과 위신은 이와 같다.”
30. 세기경(世紀經)
7) 사천왕품(四天王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왕의 동쪽 1천 유순쯤에 현상(賢上)이라고 하는 제두뢰타천왕(提頭賴吒天王)의 성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역시 앞에서와 같다.
수미산 남쪽 1천 유순쯤에 선견(善見)이라는 비루륵천왕(毘樓勒天王)의 성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수미산 서쪽 1천 유순쯤에 주라선견(周羅善見)이라는 비루바차천왕(毘樓婆叉天王)의 성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수미산 북쪽 1천 유순쯤에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있다. 왕은 세 개의 성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가외(可畏)라 하고, 둘째는 경천(敬天)이라 하며, 셋째는 중귀(衆歸)라 한다. 이 성들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6천 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중귀성 북쪽에 가비연두(伽毘延頭)라 하는 동산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4천 유순이다. 그 동산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동산과 성 사이에 나린니(那隣尼)라 이름하는 못[池]이 있는데 이 못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40유순이다. 그 물은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7보로 된 해자와 섬돌이 연못을 빙 두르고 있다.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그 가운데 파란색ㆍ노란색ㆍ붉은색ㆍ흰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의 연꽃이 있는데 빛은 반 유순이나 비추고 그 향기도 매우 짙어 반 유순까지 풍긴다. 또 그 꽃뿌리의 크기는 수레 바퀴통만 하고,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즙액의 빛깔은 젖과 같이 희고, 맛은 꿀처럼 달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일월의 궁전을 제외한 모든 사천왕의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40유순이다. 궁전의 담장은 일곱 겹이고, 또한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그 모든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40유순인 것도 있고 20유순인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것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유순이다.
중귀성에서부터 현상성(賢上城)에 이르는 보배 층계길이 있다. 또 선견성(善見城)에 이르는 층계길도 있고, 또 주라선견성(周羅善見城)에 이르는 층계길도 있으며, 가외성(可畏城)과 경천성(敬天城)에 이르는 층계길도 있다. 또 가비연두(伽毘延頭) 동산에 이르는 층계길도 있고, 또 나린니(那隣尼) 연못에 이르는 층계길도 있으며, 또 사천왕의 대신들이 살고 있는 궁전에 이르는 층계길도 있다.
만일 비사문천왕이 가비연두동산에 나가 유람하려고 할 때에는 곧 제두뢰천왕(提頭賴天王)을 생각한다. 그러면 제두뢰천왕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비사문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리고는 직접 장엄하게 꾸민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건답화신(乾沓和神:건달바신)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문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 때 비사문천왕은 다시 비루륵천왕(毘樓勒天王)을 생각하고 비루륵천왕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비사문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리고는 직접 장엄하게 꾸민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용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문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러자 비사문천왕은 또 사천왕의 대신들을 생각하고 사천왕의 대신들도 또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비사문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곧 직접 장엄하게 꾸민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하늘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문천왕의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선다.
그 때 비사문천왕은 곧 직접 장엄하게 꾸민 보배로 장식한 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하늘 신들과 함께 가비연두동산으로 나아간다. 저절로 바람이 불어 와서 문이 저절로 열리고 저절로 바람이 불어 와서 땅을 깨끗하게 하며 저절로 바람이 불어 와서 꽃을 땅에 흩으니 꽃이 무릎에까지 쌓인다. 이 때 왕은 동산에서 하루나 이틀 나아가 이레에 이르기까지 함께 즐겁게 놀면서 유람을 마치고 나서 본궁으로 돌아온다. 비사문천왕에게는 항상 좌우에서 호위하고 다니는 다섯 큰 귀신이 있다. 첫째는 반사루(般闍樓)라 하고, 둘째는 단타라(檀陀羅)라 하며, 셋째는 혜마발타(醯摩跋陀)라 하고, 넷째는 제게라(提偈羅)라 하며, 다섯째는 수일로마(修逸路摩)라 한다. 비사문천왕의 복의 과보[福報]와 공덕, 위엄과 신통은 이와 같다.”
8) 도리천품(忉利天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미산왕 꼭대기에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성이 있는데, 그 성의 가로와 세로는 각각 8만 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둘레는 7보로 장식되어 있다. 성의 높이는 100유순이고, 위쪽의 너비는 60유순이며, 성문의 높이는 60유순이고, 너비는 30유순이다. 성문끼리의 간격은 5백 유순이다. 그 성문마다 5백 귀신이 있어 삼십삼천을 모시며 호위하고 있다. 금성(金城)에는 은문이 달려 있고, 은성에는 금문이 달려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역시 앞에서와 같다.
그 큰 성 안에는 다시 작은 성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6만 유순이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성의 높이는 1백 유순이고 너비는 60유순이다. 성문끼리의 간격은 5백 유순이고, 높이는 60유순, 너비는 30유순이다. 성문마다 5백 귀신이 있어 문 곁에서 삼십삼천을 모시며 호위하고 있다.
금성에는 은문이 달려 있고, 은성에는 금문이 달려 있으며, 수정성에는 유리문이 달려 있고, 유리성에는 수정문이 달려 있으며, 붉은 구슬성에는 마노문이 달려 있고, 마노성에는 붉은 구슬문이 달려 있으며, 자거성에는 여러 가지 보배 문이 달려 있다. 금난간에는 은가름대, 은난간에는 금가름대, 수정난간에는 유리가름대, 유리난간에는 수정가름대, 붉은 구슬난간에는 마노가름대, 마노난간에는 붉은 구슬가름대, 자거난간에는 여러 가지 보배 가름대가 있다. 그 난간 위에는 보배 그물이 있다. 금그물 밑에는 은방울을 달았고, 은그물 밑에는 금방울을 달았으며, 유리그물에는 수정방울을 달았고,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을 달았으며, 붉은 구슬그물에는 마노방울을 달았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구슬방울을 달았으며, 자거그물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방울을 달았다. 그 금나무는 금뿌리와 금가지에 은잎ㆍ은꽃ㆍ은열매이고, 은나무는 은뿌리와 은가지에 금잎ㆍ금꽃ㆍ금열매이며, 수정나무는 수정뿌리와 수정가지에 유리꽃ㆍ유리잎이고, 유리나무는 유리뿌리와 유리가지에 수정꽃ㆍ수정잎이며, 붉은 구슬나무에는 붉은 구슬뿌리와 붉은 구슬가지에 마노꽃ㆍ마노잎이고, 마노나무는 마노뿌리와 마노가지에 붉은 구슬꽃ㆍ붉은 구슬잎이며, 자거나무는 자거뿌리와 자거가지에 여러 가지 보배 꽃과 잎이 달려 있다.
그 일곱 겹의 성에는 네 개의 문이 있고 문마다 난간이 있다. 일곱 겹의 성 위에는 모두 누각과 정자들이 빙 둘러 있다. 동산숲과 목욕하는 연못이 있는데, 온갖 보배 꽃이 갖가지 색으로 어우러져 피어 있다. 보배나무는 줄지어 서 있고 꽃과 열매도 무성하고 풍성하다. 향기로운 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오리와 기러기, 원앙 따위의 이상하고 기이한 온갖 새들도 갖가지 소리를 내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귄다.
그 작은 성 밖의 중간에는 이라발용(伊羅鉢龍)의 궁전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6천 유순이다.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역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선견성(善見城) 안에는 선법당(善法堂)1)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백 유순이다. 일곱 겹의 보배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그 법당의 바닥은 다 황금으로 되어 있고 위는 유리로 덮여 있다. 법당 가운데 있는 기둥은 둘레가 10유순이고 높이는 1백 유순이다. 그 기둥 아래에 제석(帝釋)의 자리가 깔려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유순이며, 7보가 얼기설기 엮어져 있다. 그 자리는 하늘 옷처럼 부드럽고 연하다. 그 자리의 양쪽에는 좌우로 16개의 자리가 있다. 법당에는 네 개의 문이 있고 7보로 만든 난간이 둘러져 있다. 그 선법당의 층계길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백 유순이다. 문의 담장은 일곱 겹을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1) 제석천의 강당으로 선견당(善見堂)이라고도 한다.
선견당(善見堂) 북쪽에는 제석천의 궁전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천 유순이다. 궁전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선견당의 동쪽에는 추삽(麤澀)이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천 유순이다. 동산숲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역시 위에서와 같다. 추삽 동산 가운데에는 하늘금[天金]으로 장식된 두 개의 석타(石垜:돌벽)가 있는데, 첫째는 현(賢)이라 하고 둘째는 선현(善賢)이라 하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다. 그 석타는 하늘옷처럼 부드럽다.
선견당의 남쪽에는 화락(畵樂)이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천 유순이다. 동산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역시 앞에서와 같다. 그 동산 안에는 7보로 된 두 개의 석타(石垜)가 있는데 첫째는 주(晝)라 하고, 둘째는 선주(善晝)라 하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다. 그 석타는 하늘옷처럼 부드럽다.
선견당 서쪽에는 잡(雜)이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천 유순이다. 동산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역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동산 안에는 하늘금과 7보로 된 두 개의 석타가 있는데 첫째는 선견(善見)이라 하고, 둘째는 순선견(順善見)이라 하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유순이다. 그 석타는 하늘 옷처럼 부드럽다.
선견당 북쪽에 대희(大喜)라는 동산숲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천 유순이다. 동산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동산 안에는 자거로 장식된 두 개의 석타가 있는데 첫째는 희(喜)라 하고, 둘째는 대희(大喜)라 하며 가로와 세로는 각각 50유순이다. 그 석타는 하늘 옷처럼 부드럽다.
그 추삽동산과 화락동산 중간에 난다(難陀) 연못이 있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백 유순이다. 그 물은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일곱 겹의 보배 해자와 섬돌이 연못을 두르고 있다.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고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그 못의 네 면(面)에는 네 개의 사다리가 있고, 일곱 가지 보배를 섞어 만든 난간이 빙 둘러져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또 그 못 속에는 파란색ㆍ노란색ㆍ붉은색ㆍ흰색의 꽃이 피어 있으며, 옥빛ㆍ분홍빛 등 여러 가지 색깔의 꽃이 사이사이 섞여 있다. 꽃잎 한 개는 1유순까지 그늘을 드리울 수 있고 향기도 짙어서 1유순 밖에까지 풍긴다. 뿌리는 수레 바퀴통과 같으며 흘러나는 즙액은 빛깔이 젖과 같이 희고 맛은 꿀처럼 달다. 그 못의 네 면에도 또 동산숲이 있고, 그 잡동산숲[雜園林]과 대희동산숲[大喜園林] 사이에 주도(晝度)라고 하는 나무가 있다. 둘레는 7유순이고, 높이는 1백 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50유순이나 퍼져 있다. 나무 밖에 있는 빈 정자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백 유순이고,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다.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고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그 밖의 도리천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천 유순이다. 궁전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그 모든 궁전은 가로와 세로가 9백 유순인 것도 있고, 8백 유순인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것도, 1백 유순이나 된다. 궁전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와 같다. 모든 작은 궁전들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1백 유순이고, 90유순인 것과 80유순인 것도 있으며, 아주 작은 것도 12유순에 이른다. 궁전의 담장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고 일곱 겹의 보배 난간, 일곱 겹의 보배 그물, 일곱 겹의 보배 가로수가 빙 둘러져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식되어 있다. 나아가 무수한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것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은 역시 앞에서와 같다.
선견당 북쪽에는 제석의 궁전으로 이르는 두 개의 층계길이 있고, 선견당 동쪽에도 추삽동산으로 가는 두 개의 층계길이 있다. 또 화락(畵樂)동산에 이르는 층계길이 있고, 또 잡(雜)동산에 이르는 층계길이 있으며, 대희(大喜)동산에 이르는 층계길이 있고, 또 대희연못에 이르는 층계길이 있으며, 주도나무에 이르는 층계길이 있고, 삼십삼천의 궁전에 이르는 층계길이 있으며, 또 모든 천궁에 통하는 층계길도 있고, 이라발용왕의 궁전에 이르는 층계길도 있다.
만일 제석천왕이 추삽동산에 나가 노닐고자 할 때에는 삼십삼천의 신하들을 생각하고, 삼십삼천의 신하들도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제석천왕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곧 스스로 장엄하고 보배수레를 타고 무수히 많은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천 앞에 이르러 한쪽에 선다. 제석천왕은 다시 다른 모든 하늘들을 생각한다. 모든 하늘들도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제석천왕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곧 스스로 장엄하고 모든 하늘 무리들을 데리고 제석천왕 앞에 이르러 한쪽에 선다. 제석천왕은 다시 이라발용왕을 생각한다. 이라발용왕도 스스로 생각한다.
'지금 제석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용왕은 곧 스스로 몸을 변해 서른세 개의 머리[頭]가 나오게 한다. 낱낱의 머리마다 여섯 개의 큰 어금니[牙]가 있고 어금니마다 일곱 개의 목욕 하는 못이 있으며, 목욕 못마다 일곱 송이의 연꽃이 있고, 연꽃마다 1백 개의 잎이 있으며, 연꽃 잎마다 일곱 명의 옥녀가 있어 음악에 맞추어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그 때 저 용왕은 이 조화를 마친 뒤 제석 앞에 이르러 한쪽에 선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온갖 보배로 장식하고 영락(瓔珞)을 그 몸에 걸고 이라발용왕의 정수리 위에 앉는다. 그 다음에는 양쪽에 각각 16명의 천왕이 용왕의 정수리 위에 차례로 앉는다. 이 때 제석천왕은 무수히 많은 모든 하늘 권속들에 둘러싸여 추삽동산으로 간다. 그러면 저절로 바람이 불어와서 문이 저절로 열리고 저절로 바람이 불어와서 땅을 깨끗하게 하며 저절로 바람이 불어와서 꽃을 땅에 흩으니 온갖 꽃이 무릎까지 쌓인다. 그 때 제석천왕은 현과 선현 두 개의 석타(石垜) 위에 마음대로 앉고 삼십삼천왕도 각각 차례로 앉는다.
그러나 제석천을 모시고 저 동산을 볼 수도 없고 동산에 들어가 5욕으로써 즐기지도 못하는 여러 하늘신들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각각 본래 지은 업[本行]의 공덕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또 동산숲[園林]은 볼 수 있지만 들어갈 수가 없고 5욕으로써 서로 즐길 수도 없는 여러 하늘신들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각각 본래 지은 업의 공덕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또 볼 수도 있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5욕으로써 서로 즐길 수는 없는 여러 하늘신들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본래 지은 업의 공덕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또 볼 수도 있고 들어갈 수도 있으며 5욕으로써 즐길 수도 있는 여러 하늘신들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본래 지은 업의 공덕이 같기 때문이다. 동산에서 놀면서 5욕으로써 스스로 즐기기를 하루나 이틀 나아가 이레에까지 이르고 서로 즐기기를 마친 뒤 각각 자기 궁전으로 돌아간다. 저 제석천이 화락동산[畵樂園]ㆍ잡동산[雜園]ㆍ대희동산[大喜園]을 노닐 때에도 또한 이와 같다.
무슨 까닭으로 추삽동산이라 이름하는가? 이 동산에 들어가면 몸이 거칠어지고 깔깔해지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화락동산이라 하는가? 이 동산에 들어가면 몸에 저절로 온갖 그림이 나타나서 그것으로 즐기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잡동산[雜園]이라 하는가? 항상 매월 8일ㆍ14일ㆍ15일에는 아수륜(阿修倫)의 여자를 제외한 모든 채녀들과 모든 천자들이 한데 어울려 놀기 때문이니, 이 때문에 잡동산이라고 한다. 무슨 까닭으로 대희동산이라고 하는가? 이 동산에 들어가면 매우 즐겁게 놀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대희동산이라 한다. 무슨 까닭으로 선법당(善法堂)이라고 하는가? 이 집 안에서 묘한 법을 생각하면 청정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선법당이라고 한다. 무슨 까닭으로 주도나무[晝度樹]라고 하는가?
이 나무에는 만타(漫陀)라는 신이 항상 춤추고 노래하며 스스로 즐겨 놀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주도라 한다. 또 저 나무의 가지는 사방으로 퍼져 꽃과 잎이 무성하기가 큰 보배구름과 같기 때문에 주도라고 한다.
석제환인의 좌우에는 항상 열 명의 대천자(大天子)가 따라 다니면서 호위한다. 어떤 것이 열인가? 첫째는 인다라(因陀羅), 둘째는 구이(瞿夷), 셋째는 비루(毗樓), 넷째는 비루바제(毗樓婆提), 다섯째는 타라(陀羅), 여섯째는 바라(婆羅), 일곱째는 기바(耆婆), 여덟째는 영혜외(靈醯嵬), 아홉째는 물라(物羅), 열째는 난두(難頭)이다. 석제환인이 가진 큰 신력과 위덕(威德)은 이와 같다.
염부제 사람들이 귀하게 생각하는 물에서 피는 꽃이 있으니, 발라꽃ㆍ발두마꽃ㆍ구물두꽃ㆍ분타리꽃ㆍ수건두꽃[須乾頭花]으로서 부드럽고 연하며 향기롭고 깨끗하다. 그 육지에 피는 꽃으로는 해탈꽃[解脫花]ㆍ첨복꽃ㆍ바라타꽃[婆羅陀花]ㆍ수만주나꽃[須曼周那花]ㆍ바사꽃[婆師花]ㆍ동녀꽃[童女花]이 있다. 구야니(拘耶尼)ㆍ울단왈(鬱單曰)ㆍ불우체(弗于逮)ㆍ용궁(龍宮)ㆍ금시조궁(金翅鳥宮)에서 귀하게 여기는 물과 육지의 모든 꽃도 또한 그와 같다. 아수륜궁의 물에서도 꽃이 피는데, 우발라꽃[優鉢羅花]ㆍ발두마꽃[鉢頭摩花]ㆍ구물두꽃[拘物頭花]ㆍ분타리꽃[分陀利花]이며, 이 꽃들도 부드럽고 연하며 향기롭고 깨끗하다. 육지에서 피는 꽃은 수호꽃[殊好花]ㆍ빈부꽃[頻浮花]ㆍ큰 빈부꽃[大頻浮花]ㆍ가가리꽃[伽伽利花]ㆍ큰 가가리꽃[大伽伽利花]ㆍ만다라꽃[曼陀羅花]ㆍ큰 만다라꽃[大曼陀羅花]이다.사천왕(四天王)ㆍ삼십삼천(三十三天)ㆍ염마천(閻摩天)ㆍ도솔천(兜率天)ㆍ화자재천(化自在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서 귀하게 여기는 물과 육지에서 자라는 모든 꽃도 또한 이와 같다.
하늘에는 열 가지 법(法)이 있다. 어떤 것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는가? 첫째는 날아가는 데 제한이 없는 것이며, 둘째는 날아오는 데 제한이 없는 것이다. 셋째는 가는 데 걸림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오는 데 걸림이 없는 것이다. 다섯째는 하늘신의 몸에는 피부ㆍ뼈[骨體]ㆍ힘줄ㆍ피ㆍ살이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몸에 대소변과 같은 더러운 것이 없는 것이다. 일곱째는 몸이 극심하게 피로해지는 일이 없는 것이요, 여덟째는 천녀(天女)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아홉째는 하늘신은 눈을 깜빡이지 않는 것이요, 열째는 몸에서 마음대로 빛깔을 나타내는 것이다. 푸른 빛을 좋아하면 푸른 빛을, 노란 빛을 좋아하면 노란 빛을, 붉은 빛을 좋아하면 붉은 빛을, 흰 빛을 좋아하면 흰 빛을 나타내는 등 온갖 빛깔을 마음대로 나타낸다. 이것이 모든 하늘의 열 가지 법이다.
사람에는 일곱 가지 빛깔이 있다. 어떤 것을 일곱이라 하는가? 어떤 사람은 금빛이며, 어떤 사람은 불빛[火色]이며, 어떤 사람은 푸른 빛이고, 어떤 사람은 노란 빛이며, 어떤 사람은 붉은 빛이고, 어떤 사람은 검은 빛이며, 어떤 사람은 흰 빛이다. 모든 하늘의 아수륜도 일곱 가지 색이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이다.
모든 비구여, 반딧불의 광명은 등불만 못하고 등불의 광명은 횃불만 못하며, 횃불의 광명은 불더미만 못하고, 불더미의 광명은 사천왕의 궁전ㆍ성곽ㆍ영락ㆍ의복ㆍ몸빛의 광명만 못하다. 사천왕의 궁전ㆍ성곽ㆍ영락ㆍ의복ㆍ몸빛의 광명은 삼십삼천의 광명만 못하고, 삼십삼천의 밝기는 염마천의 광명만 못하다. 염마천의 광명은 도솔천의 광명만 못하고, 도솔천의 광명은 화자재천의 광명만 못하다. 화자재천의 광명은 타화자재천의 광명만 못하고, 타화자재천의 광명은 범가이천(梵迦夷天)의 궁전ㆍ의복ㆍ몸빛의 광명만 못하다. 범가이천의 궁전ㆍ의복ㆍ몸빛의 광명은 광음천(光音天)의 광명만 못하고, 광음천의 광명은 변정천(遍淨天)의 광명만 못하다. 변정천의 광명은 과실천(果實天)의 광명만 못하고, 과실천의 광명은 무상천(無想天)의 광명만 못하다. 무상천의 광명은 무조천(無造天)의 광명만 못하고, 무조천의 광명은 무열천(無熱天)의 광명만 못하며, 무열천의 광명은 선견천(善見天)의 광명만 못하고, 선견천의 광명은 대선견천(大善見天)의 광명만 못하다. 대선견천의 광명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광명만 못하고, 색구경천의 광명은 지자재천(地自在天)의 광명만 못하며, 지자재천의 광명은 부처님의 광명만 못하다. 반딧불의 광명에서 부처님의 광명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광명을 모아도 괴로움에 대한 진리[苦諦]의 광명만 못하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集諦]의 광명,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滅諦]의 광명,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道諦]의 광명만 못하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이여, 광명을 찾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괴로움의 진리, 괴로움의 모임, 괴로움의 멸함, 괴로움을 멸하는 방법의 진리의 광명을 구해야 하고 마땅히 이렇게 수행해야 한다.
염부제 사람의 신장은 3주(肘) 반이며, 옷의 길이는 7주이고 폭은 3주 반이다. 구야니(拘耶尼)ㆍ불우체(弗于逮) 사람의 신장 역시 3주 반이며, 옷의 길이는 7주이고 폭은 3주 반이다. 울단왈(鬱單曰) 사람의 신장은 7주이며, 옷의 길이는 14주이고 폭은 7주이고 옷의 무게는 1냥(兩)이다.
아수륜의 신장은 1유순이며 옷의 길이는 2유순이고 폭은 1유순이며 옷 무게는 6수(銖)이다. 사천왕의 신장은 반 유순이며 옷의 길이는 1유순이고, 폭은 반 유순이며 옷 무게는 반 냥이다. 도리천의 신장은 1유순이며 옷의 길이는 2유순이고 폭은 1유순이며 옷 무게는 6수이다. 염마천의 신장은 2유순이며 옷의 길이는 4유순이고 폭은 2유순이며 옷 무게는 3수이다. 도솔천의 신장은 4유순이며 옷의 길이는 8유순이고 폭은 4유순이며 옷 무게는 1수 반이다. 화자제천의 신장은 8유순이며 옷의 길이는 16유순이고 폭은 8유순이며 옷 무게는 1수이다. 타화자재천의 신장은 16유순이며 옷의 길이는 32유순이고 폭은 16유순이며 옷 무게는 반 수이다. 위의 모든 하늘들은 각기 그 몸에 맞추어 옷을 입는다.
염부제 사람의 수명은 1백 살이다.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이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구야니 사람의 수명은 2백 살이다.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이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불우체 사람의 수명은 3백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이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울단왈 사람의 수명은 천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살거나 더 적게 사는 일이 없다. 아귀의 수명은 7만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이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용과 금시조의 수명은 1겁이며, 혹 이보다 적은 것들도 있다. 아수륜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7천 살인데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그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사천왕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5백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그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도리천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천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더 적게 사는 자는 많다. 염마천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2천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그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도솔천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4천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그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화자재천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8천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그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타화자재천의 수명은 하늘 나이로 1만 6천 살인데 이보다 더 오래 사는 자는 적고 그보다 적게 사는 자는 많다.
범가이천의 수명은 1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광음천의 수명은 2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변정천의 수명은 3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과실천의 수명은 4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무상천의 수명은 5백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무조천의 수명은 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무열천의 수명은 2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선견천의 수명은 3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대선견천의 수명은 4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색구경천의 수명은 5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공처천의 수명은 만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식처천의 수명은 2만 1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불용처천(不用處天)의 수명은 4만 2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유상무상천의 수명은 8만 4천 겁인데, 혹 이보다 적은 자들도 있다. 이와 같은 것을 중생이라 하고 이와 같은 것을 수명이라 하며 이와 같은 것을 세계라 하고 이와 같은 것을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고 하면서 여러 갈래 세계를 오고 가는 무리들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은 4식(食)으로써 살아간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단식(摶食)과 세활식(細滑食)이 첫 번째이고, 촉식(觸食)이 두 번째이며, 염식(念食)이 세 번째이고, 식식(識食)이 네 번째이다. 저 중생들은 먹는 것이 같지 않다. 염부제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밥ㆍ밀가루ㆍ어육을 단식으로 하고 의복과 세욕(洗浴)을 세활식으로 한다. 구야니와 불우체 사람들도 또한 여러 가지 밥ㆍ밀가루ㆍ어육을 단식으로 하고 의복과 세욕을 세활식으로 한다. 울단왈 사람들은 하늘 맛을 구족한 자연생 멥쌀을 단식으로 하고 의복과 세욕을 세활식으로 한다. 용과 금시조는 큰 자라ㆍ악어ㆍ생선ㆍ자라를 먹는 것을 단식으로 하고 세욕과 의복을 세활식으로 한다. 아수륜은 깨끗한 것을 먹는 것을 단식으로 하고 세욕과 의복을 세활식으로 한다. 사천왕ㆍ도리천ㆍ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은 깨끗한 것을 먹는 것을 단식으로 하고 세욕과 의복을 세활식으로 한다. 그 이상의 모든 하늘은 선정(禪定)의 희락(喜樂)을 음식을 삼는다.
어떤 중생이 촉식을 하는가? 난생(卵生)의 중생은 촉식을 한다. 어떤 중생이 염식을 하는가? 어떤 중생은 생각[念]으로 인하여 생존할 수 있어 모든 근(根)이 증장하고 수명이 끊어지지 않는다. 이것을 염식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식식인가? 지옥의 중생과 무색천(無色天)들이 먹는 것이니 이것을 식식이라고 한다.
염부제 사람들은 금ㆍ은의 보배와 곡식과 비단과 종들로써 생업을 삼고 장사를 하여 스스로 생활해 나간다. 구야니 사람들은 소와 염소와 구슬과 보배를 저자에서 팔아 생활한다. 울단왈 사람들은 시장에서 장사하지 않고도 생업을 하면서 스스로 생활한다.
염부제 사람들은 혼인하고 왕래하며 남자는 장가들고 여자는 시집간다. 구야니 사람과 불우체 사람들도 또한 혼인하여 남자는 장가들고 여자는 시집간다. 울단왈 사람들은 남녀가 혼인하는 일이 없다. 용과 금시조ㆍ아수륜도 또한 남녀가 혼인하는 일이 있다. 사천왕ㆍ도리천 나아가 타화자재천까지도 또한 남녀가 혼인하는 일이 있다. 그 이상의 모든 하늘에는 남녀의 구별이 없다.
염부제 사람은 남녀가 서로 관계를 가질 때에는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여 음양을 이룬다. 구야니ㆍ불우체ㆍ울단왈 사람도 또한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여 음양을 이룬다. 용과 금시조도 또한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여 음양을 이룬다. 아수륜은 몸과 몸을 서로 가까이 함으로써 그 기운으로 음양을 이룬다. 사천왕과 도리천도 또한 그와 같다. 염마천은 서로 가까이함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도솔천은 손을 잡음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화자재천은 오랫동안 바라봄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타화자재천은 잠깐 바라봄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그 이상의 모든 하늘에는 음욕이 없다.
어떤 중생은 몸으로 나쁜 행동을 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며 마음으로 나쁜 생각을 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지옥에 떨어진다. 이 후식(後識:죽기 전의 意識)은 멸하고 지옥의 초식(初識:죽은 후의 의식)이 생기며 인식작용[識]으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名色]이 있고 이름과 색[名色]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六根: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의지]이 있게 된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나쁜 행동을 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며 마음으로 나쁜 생각을 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축생 가운데 떨어진다. 이 후식은 멸하고 축생의 초식이 생기며 인식작용으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게 된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나쁜 행동을 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며 마음으로 나쁜 생각을 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아귀 가운데 떨어진다. 이 후식은 멸하고 아귀의 초식이 생기며 인식작용으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게 된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착한 행동을 하고 입으로 착한 말을 하며 마음으로 착한 생각을 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사람 가운데 태어난다. 이 후식은 멸하고 사람의 초식이 생기며 인식작용으로 말미암마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게 된다. 혹 어떤 중생은 몸으로 착한 행동을 하고 입으로 착한 말을 하며 마음으로 착한 생각을 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사천왕천에 태어난다. 이 후식은 멸하고 사천왕천의 초식이 생기며 인식작용으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게 된다.
저 하늘은 처음 태어날 때 이 인간의 한두살 난 아이만 하고 조화의 힘으로 저절로 화현하여 하늘의 무릎 위에 앉는다. 그러면 저 하늘신은 말한다.
'이 아이는 내 아들이다.'
아이는 행(行)의 과보를 말미암기 때문에 저절로 지혜가 생겨 곧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무슨 행으로 말미암아 이제 여기 태어났는가?'
곧 다시 생각한다.
'내가 전에 인간에 있으면서 몸으로 착한 행동을 하고 입으로 착한 말을 하며 마음으로 착한 생각을 했다. 이 행으로 말미암아 이제 천상에 태어날 수 있었다. 내가 만일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 다시 인간에 태어난다면 마땅히 몸과 입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몇 배나 더 정근하여 모든 착한 행을 닦으리라.'
아이는 태어난지 오래지 않아 문득 스스로 배고픔을 느낀다. 그러면 그 아이 앞에 저절로 보배 그릇이 나타나고 갖가지 맛의 깨끗한 하늘 음식이 저절로 담긴다. 복이 많으면 밥빛깔이 희고, 복이 중간이면 밥빛깔이 푸르며, 복이 적으면 밥빛깔이 붉다. 그 아이는 손으로 밥을 쥐어 입 안에 넣고 먹으면 저절로 소화되는 것이 마치 우유죽[타락]을 불에 던진 것과 같다. 그 아이가 먹기를 마치고 이내 스스로 목마름을 느끼면 저절로 보배 그릇이 나타나 감로수가 담긴다. 복이 많으면 감로수 빛은 희고, 복이 중간이면 감로수 빛은 푸르며, 복이 적으면 감로수 빛은 붉다. 그 아이가 그 감로수를 마시면 감로수가 저절로 소화되는 것이 타락을 불에 던진 것과 같다.
아이가 다 마시고 나면 몸은 크게 자라 저 다른 하늘과 같게 된다. 그는 곧 목욕 못에 들어가 온몸을 씻으면서 스스로 즐긴다. 스스로 즐기기를 끝마치고 목욕 못에서 나와 그는 향나무 밑으로 간다. 향나무가 몸을 굽히면 그는 손으로 온갖 향을 취해 자기 몸에 바른다. 그가 다시 무명옷나무[劫貝樹:綿布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온갖 옷을 취해 입는다. 다시 장엄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온갖 장엄을 취해 그 몸을 장식한다. 다시 만(鬘:머리 장식품)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만을 취해 머리에 꽂는다. 또 그릇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곧 보배그릇을 가진다. 다시 과실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자연생 열매를 취한다. 혹은 먹고 혹은 머금으며 혹은 즙을 걸러 마신다. 다시 악기나무로 가면 나무는 몸을 굽히고, 그는 하늘의 악기를 취하여 맑고 묘한 소리로 연주에 맞추어 노래한다. 모든 동산으로 향하면 그는 무수한 천녀(天女)를 본다. 그들은 온갖 악기로 노래하며 서로 마주보고 말을 건네고 웃는다. 그 하늘은 그것을 보고 드디어 물들어 집착[染着]하는 마음을 내어 동쪽을 보면 서쪽을 잊고 서쪽을 보면 동쪽을 잊는다.
그는 처음 태어났을 때 스스로 알고 스스로 생각했었다.
'나는 무슨 행으로 말미암아 지금 여기에 태어날 수 있었던가?'
그러나 노는 것을 바라보고 채녀(婇女)들이 시중을 드는 가운데 그는 어느새 이 생각을 모두 잊어버리고 만다.
어떤 중생은 몸으로 착한 행동을 하고 입으로 착한 말을 하며 마음으로 착한 생각을 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도리천에 태어난다. 이 후식(後識)은 멸하고 저 도리천의 초식(初識)이 생기며 인식작용으로 말미암아 이름과 색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여섯 감각기관이 있게 된다. 저 하늘은 처음 태어날 때 염부제의 두세 살 난 아이만 하고 저절로 화현하여 하늘의 무릎 위에 앉는다. 저 하늘은 곧 말한다.
'이 아이는 내 아들이고, 이 아이는 내 딸이다.'
그 다음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마음이 착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염마천에 태어난다. 그 하늘은 처음 태어날 때 염부제의 서너 살 난 아이와 같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마음이 착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도솔천에 태어난다. 그 하늘은 처음 태어날 때 이 세간의 네다섯 살 난 아이만 하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마음이 착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화자재천에 태어난다. 그 하늘은 처음 태어날 때 이 세간의 대여섯 살 난 아이만 하다. 혹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마음이 착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타화자재천에 태어난다. 그 하늘은 처음 태어날 때 이 세간의 예닐곱 살 난 아이만 하다. 그 다음의 일들은 또한 앞에서 말한 내용과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름 동안 세 번의 재계(齋戒)를 지켜야 한다. 어떤 것이 셋인가? 매달 8일에 재계하는 것이요, 14일에 재계하는 것이며, 15일에 재계하는 것이니, 이것을 삼재(三齋)라 한다.
무슨 까닭으로 매달 8일에 재계(齋戒)해야 하는가? 항상 그 달의 8일에 사천왕이 신하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세간에 다니면서 모든 중생들을 살펴보라.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 바라문을 공경하고 따르며 웃어른을 존경하고 섬기며 재계를 지키고, 보시하여 모든 궁핍한 자를 구제하는 사람이 있는가를 찾아 보라.'
그 때 신하는 왕의 명령을 받고 두루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사문 바라문을 공경하고 따르며 웃어른을 존경하고 섬기며 재계하고 궁핍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는가를 두루 관찰한다. 그리고 모든 세간 사람들이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궁핍한 자를 구제하지 않는 것을 보고 돌아와서는 왕에게 아뢴다.
'대왕이여, 세간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을 공경하여 섬기며 재계를 깨끗이 닦고 모든 궁핍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아주 적습니다. 너무도 적습니다.'
그 때 사천왕은 그 말을 듣고 걱정과 근심이 가득해 불쾌한 마음으로 대답한다.
'아아, 그렇구나. 세상 사람들은 악이 많아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스승을 섬기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궁핍한 사람에게 베풀지 않아 모든 하늘 무리는 줄어들 것이요, 아수라 무리만 늘어날 것이다.'
만일 신하가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을 공경하여 섬기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는 것을 보았으면 곧 돌아와 사천왕에게 아뢸 것이다.
'세간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을 공경하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모든 궁핍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습니다.'
그랬다면 사천왕은 곧 매우 기뻐하며 큰 소리로 말할 것이다.
'좋구나. 나는 훌륭한 말을 들었다. 세간에 만일 능히 부모에게 효순하며 스승을 공경하여 섬기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다면 모든 하늘 무리들은 늘어날 것이요, 아수라의 무리들은 줄어들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14일에 재계해야 하는가? 14일 재계를 지키는 날에 사천왕은 태자에게 명령한다.
'너는 마땅히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들을 살펴보라.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나 없나를 알아보라.'
태자는 왕의 가르침을 받고 곧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을 관찰한다. 그래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존경하고 섬기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는가를 두루 관찰한다. 그리고 모든 세간에는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는 자가 있는 것을 보고 돌아와 왕에게 아뢴다.
'천왕이여, 세간에는 부모에게 효순하며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고 따르며 재계를 깨끗이 닦고 모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자가 아주 적습니다. 너무도 적습니다.'
그 때 사천왕은 그 말을 듣고 걱정과 근심이 가득해 불쾌한 기분으로 말한다.
'아아, 이렇구나. 세상 사람들은 악이 많아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섬기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지 않는구나. 점점 하늘 무리는 줄어들 것이요 아수라의 무리만 늘어날 것이다.'
태자가 만일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하며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고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시하는 사람을 보았다면 돌아와 왕에게 아뢸 것이다.
'천왕이여, 세간에는 부모에게 효순하며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고 따르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모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습니다.'
사천왕은 그 말을 듣고 곧 매우 기뻐하여 외칠 것이다.
'좋구나, 나는 훌륭한 말을 들었다. 세간에 능히 부모를 효도로 섬기고 스승과 웃어른을 존경하고 공경하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다면 하늘 무리는 점점 늘어날 것이요, 아수라의 무리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14일에 재계해야 하는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15일에 재계해야 하는가? 15일 재계하는 날이 되면 사천왕은 몸소 내려와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중생을 관찰하여 세간에서 혹 부모에게 효순하며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자가 있는가를 알아본다. 그가 세간 사람들을 살펴볼 때 대부분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섬기지 않으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으면, 그 때 사천왕은 선법당(善法堂)에 나아가 제석천왕에게 아뢴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세간 중생들 대부분은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습니다.'
제석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이 말을 듣고 걱정과 근심이 가득해 불쾌한 마음으로 말한다.
'아아, 그렇구나. 세상 사람들은 악이 많아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재계를 닦지 않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지 않는구나. 모든 하늘 무리는 줄어들고 아수라의 무리는 늘어날 것이다.'
사천왕이 만일 세간에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았다면 돌아와 선법당에 나아가 제석천왕에게 아뢸 것이다.
'세상 사람들 중에는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석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해 외칠 것이다.
'좋구나, 세간에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여 모시며 재계를 부지런히 닦고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하늘 무리는 점점 늘어날 것이요, 아수라의 무리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15일에 재계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 세 번의 재개를 가져야 하느니라.”
그 때 제석천왕은 모든 하늘로 하여금 몇 배나 기쁜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항상 매달 8일과
14일 그리고 15일에
가르침을 받고 재계를 닦으면
그 사람은 나와 같이 되리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제석천왕은 이 게송을 말하였지만, 그렇다고 하여 잘 받아들인 것도 아니요, 잘 말한 것도 아니다. 나는 옳지 않다고 하리라. 무슨 까닭인가? 저 제석천은 음욕을 내는 마음[淫心]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아직 다하지 않았고 또한 태어남ㆍ병듦ㆍ늙음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뇌에서 해탈하지 못했기 때문이니, 나는 그를 아직 괴로움의 근본을 여의지 못했다고 말하노라.
만일 우리 비구가 번뇌를 다한 아라한이 되어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무거운 짐을 버렸으며 스스로 자기의 이익을 거두고 온갖 존재의 번뇌를 다 없애고 평등하게 해탈했다면 이러한 비구야말로 마땅히 그런 게송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매달 8일과
14일 그리고 15일에
가르침을 받고 재계를 닦으면
그 사람은 나와 같이 되리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비구가 이 게송을 말했다면 그야말로 잘 받았다고 할 것이요, 잘 말했다고 할 것이며, 내가 인가해 주었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그 비구들은 음욕을 내는 마음[淫心]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이미 다했고 태어남ㆍ병듦ㆍ늙음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뇌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람은 괴로움의 근본을 이미 여읜 사람이라고 말하노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는 빈틈 없이 귀신이 가득 차 있다. 모든 큰 길ㆍ작은 길ㆍ뒷골목ㆍ사거리와 백정의 장터 및 묘지에도 빈틈 없이 귀신이 가득 차 있다. 무릇 귀신들은 다 그 의지하는 곳을 따라 곧 이름이 지어진다. 사람을 의지하면 사람을 이름으로 하고, 마을을 의지하면 마을을 이름으로 하며, 성을 의지하면 성을 이름으로 하고, 나라를 의지하면 나라를 이름으로 하며, 흙을 의지하면 흙을 이름으로 하고, 산을 의지하면 산을 이름으로 하며, 강을 의지하면 강을 이름으로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수목(樹木)과 아주 작은 수레바퀴의 굴대2)에도 다 귀신이 의지해 있어 빈틈이 없다. 모든 남자나 여자가 처음 태어날 때에도 다 귀신이 있어 따라다니면서 옹호하고, 만일 그가 죽으려고 할 때에는 그를 수호하던 귀신이 그의 정기를 취하여 그 사람은 곧 죽게 된다.”
2) 바퀴의 한 가운데 구멍에 끼는 긴 나무 또는 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외도 범지(外道梵志)가 이렇게 묻는다고 하자.
'여러분, 만일 모든 남녀가 처음 태어날 때에 누구에게나 귀신이 있어 따라다니면서 수호하고 그가 죽으려고 할 때에는 그를 수호하던 귀신이 그의 정기를 취하여 그 사람이 곧 죽게 된다면, 현재 세계의 사람들은 왜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는 사람도 있고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는가?'
만일 이렇게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라.
'세상 사람은 법답지 않은 행을 한다. 올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마음이 뒤바뀌어 열 가지 악업을 짓는다. 이러한 무리들은 백이나 천이 된다 해도 오직 한 귀신만의 수호가 있을 뿐이다. 비유하면 소나 염소는 백 마리나 천 마리가 되어도 한 사람의 목자가 있는 것과 같이 법답지 않은 행을 하고 올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마음이 뒤바뀌어 열 가지 악업을 짓는 그러한 무리들은 백이나 천이 된다 해도 오직 한 신만의 수호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만일 어떤 사람이 선법을 수행하고 올바르게 보고 믿음을 가져 열 가지 선업을 갖추면 그러한 사람은 백천의 신이 수호한다. 비유하면 국왕이나 국왕의 대신에게는 백천 사람이 따라다니며 국왕 한 사람을 호위하는 것과 같이 선법을 수행하고 열 가지 선업을 갖춘 그러한 사람은 백천의 신이 수호한다. 이 인연으로써 세상 사람들은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는 자도 있고 귀신 때문에 장애를 받지 않는 자도 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염부제 사람은 세 가지 면에서 구야니 사람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능히 업(業)을 일으키는 것이요, 둘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범행을 부지런히 닦는 것이며, 셋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부처님께서 그 땅에 나시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면에서 구야니보다 낫다. 구야니 사람은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 사람보다 우세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소가 많은 것이요, 둘째는 염소가 많은 것이며, 셋째는 주옥(珠玉)이 많은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는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염부제는 세 가지 면에서 불우체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능히 업을 일으키는 것이요, 둘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능히 범행을 닦는 것이며, 셋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부처님께서 그 땅에 나시는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 불우체보다 우세하다. 불우체는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그 토지가 아주 넓은 것이요, 둘째는 그 땅이 아주 큰 것이며, 셋째는 그 땅이 아주 묘한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염부제는 세 가지 면에서 울단왈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능히 업을 일으키는 것이요, 둘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범행을 닦는 것이며, 셋째는 용맹스럽고 기억력이 강해 부처님께서 그 땅에 나시는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 울단왈보다 우세하다. 울단왈은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얽매이는 곳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나의 소유라는 것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수명이 천 살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염부제 사람은 또한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아귀세계[餓鬼趣]보다 우세하다. 아귀세계도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수명이 긴 것이요, 둘째는 몸이 큰 것이며, 셋째는 남이 지은 것을 자기가 받는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염부제 사람은 또한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용이나 금시조보다 우세하다. 용과 금시조도 또한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수명이 긴 것이요, 둘째는 몸이 큰 것이며, 셋째는 궁전이 장엄한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염부제는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아수륜보다 우세하다. 아수륜도 또한 세 가지 면에서는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궁전이 높고 넓은 것이요, 둘째는 궁전이 장엄한 것이며, 셋째는 궁전이 청정한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는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염부제 사람은 위의 세 가지 면에서 사천왕보다 우세하다. 사천왕도 또 세 가지 면에서는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수명이 긴 것이요, 둘째는 단정한 것이며, 셋째는 즐거움이 많은 것이니, 이 세 가지 면에서는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염부제 사람은 또 위의 세 가지 면에서 도리천ㆍ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보다 우세하다. 그리고 이 모든 하늘도 또한 세 가지 면에서는 염부제보다 우세하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수명이 긴 것이요, 둘째는 단정한 것이며, 셋째는 즐거움이 많은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욕계(欲界)의 중생에는 열두 종류[種]가 있다. 어떤 것이 열두 종류인가? 첫째 지옥, 둘째 축생, 셋째 아귀, 넷째 사람, 다섯째 아수륜, 여섯째 사천왕, 일곱째 도리천, 여덟째 염마천, 아홉째 도솔천, 열째 화자재천, 열한째 타화자재천, 열두째 마천(魔天)이다.
색계(色界)의 중생에는 스물두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스물 두 종류인가? 첫째 범신천(梵身天), 둘째 범보천(梵輔天), 셋째 범중천(梵衆天), 넷째 대범천(大梵天), 다섯째 광천(光天), 여섯째 소광천(少光天), 일곱째 무량광천(無量光天), 여덟째 광음천(光音天), 아홉째 정천(淨天), 열째 소정천(少淨天), 열한째 무량정천(無量淨天), 열두째 변정천(遍淨天), 열셋째 엄식천(嚴飾天), 열넷째 소엄식천(小嚴飾天), 열다섯째 무량엄식천(無量嚴飾天), 열여섯째 엄식과실천(嚴飾果實天), 열일곱째 무상천(無想天), 열여덟째 무조천(無造天), 열아홉째 무열천(無熱天), 스무째 선견천(善見天), 스물한째 대선견천(大善見天), 스물두째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이다.3)
3) 보통 18천으로 이야기 된다. 범중천ㆍ범보천ㆍ대범천(이상 초선천)ㆍ소광천ㆍ무량광천ㆍ광음천(이상2선천)ㆍ소정천ㆍ무량정천ㆍ변정천(이상3선천)ㆍ무운천ㆍ복생천ㆍ광과천ㆍ무상천ㆍ무번천ㆍ무열천ㆍ선견천ㆍ선현천ㆍ색구경천(이상 4선천).
무색계의 중생에는 네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네 종류인가? 첫째 공지천(空智天), 둘째 식지천(識智天), 셋째 무소유지천(無所有智天), 넷째 유상무상지천(有想無想智天)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종류의 천신(天神)이 있다. 어떤 것이 종류인가? 첫째 흙신[地神], 둘째 물신[水神], 셋째 바람신[風神], 넷째 불신[火神]이다.
옛날 흙신은 잘못된 소견을 내어 말했다.
'흙 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없다.'
그 때 나는 이 흙신이 생각하는 것을 알고 곧 가서 물었다.
'그대는 흙 속에 물과 불과 바람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흙신이 대답했다.
'흙 속에는 진실로 물과 불과 바람이 없습니다.'
나는 그 때 말했다.
'그대는 그런 생각을 내어 흙 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흙 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있지만 흙의 요소[地大]가 많기 때문에 흙의 요소라는 이름을 얻었을 따름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때 저 흙신을 위해 차례로 설법하여 그의 잘못된 소견을 없애 주고 가르쳐 보여 그를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보시에 대한 이야기, 계율에 대한 이야기, 하늘에 태어나는 이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심한 번뇌[上漏]는 근심거리이며, 출요(出要)가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가르치고, 또한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 보였다. 나는 그 때 그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5온으로 인한 번뇌[陰蓋]4)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의 변함없는 진리인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지리[苦聖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그 때 흙신은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 하고 때를 여의어 법의 눈[法眼]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맑고 깨끗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마침내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져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5) 그래서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지 않았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였다.
그는 내게 말했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나이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바른 법[正法] 가운데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4) 몸을 이루는 근간이고, 개(蓋)는 덮개로서 번뇌를 말한다.
5) 법을 닦아 반드시 사문사과(沙門四果)인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를 성취함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물신[水神]은 잘못된 소견을 내어 말했다.
'물 가운데는 땅과 불과 바람이 없다.'
그 때 흙신[地神]은 저 물신의 마음에 이런 소견이 생긴 줄을 알고 물신에게 가서 말했다.
'너는 참으로 그런 소견을 내어 물 가운데에는 흙과 불과 바람이 없다고 말했는가?'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다.'
흙신은 말했다.
'너는 그런 소견을 일으켜 물에는 흙과 불과 바람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물에는 흙과 불과 바람이 있지만 물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물의 요소라는 이름을 얻었을 따름이다.'
그 때 흙신은 곧 그를 위해 설법해 그의 잘못된 소견을 덜어주고 가르쳐 보여 그를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보시에 대한 이야기, 계율에 대한 이야기, 하늘에 태어나는 이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심한 번뇌[上漏]는 근심거리이며, 출요(出要)가 가장 훌륭한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또한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 보였다. 흙신은 그 때 그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5온으로 인한 번뇌[陰蓋]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의 변함없는 진리인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그 때 물신은 곧 티끌을 멀리 하고 때를 여의어 법의 눈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맑고 깨끗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마침내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져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 그래서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지 않았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여 흙신에게 아뢰었다.
'나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불신[火神]이 잘못된 소견을 내어 말했다.
'불 가운데에는 흙과 물과 바람이 없다.'
그 때 흙신과 물신은 저 불신의 마음에 이런 소견이 생긴 줄을 알고 함께 불신에게 가서 말했다.
'너는 참으로 그런 소견을 일으켰는가?'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다.'
흙신과 물신이 말했다.
'너는 그런 소견을 내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불 가운데에는 흙과 물과 바람이 있지만 불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불의 요소[火大]라는 이름을 얻었을 따름이다.'
그 때 두 신은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의 잘못된 소견을 덜어주고 가르쳐 보이고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보시에 대한 이야기, 계율에 대한 이야기와 하늘에 태어나는 이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며, 심한 번뇌[上漏]는 근심거리이고, 출요(出要)가 가장 훌륭한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또한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보였다. 두 신은 그 때 불신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5온으로 인한 번뇌[陰蓋]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의 변함없는 진리인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그 때 그 불신은 곧 티끌을 멀리 하고 때를 여의어 법의 눈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마치 깨끗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신심이 청정하여 마침내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져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 그리하여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지 않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여 두 신에게 아뢰었다.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바람신[風神]이 잘못된 소견을 내어 말했다.
'바람에는 흙과 물과 불이 없다.'
그 때 흙신ㆍ물신ㆍ불신은 저 바람신이 잘못된 소견을 낸 줄을 알고 그에게 가서 말했다.
'너는 참으로 그런 소견을 내었는가?'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다.'
흙신과 물신과 불신이 말했다.
'너는 그런 소견을 내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바람 가운데에는 흙과 물과 불이 있지만, 바람의 요소[風大]가 많기 때문에 바람의 요소라는 이름을 얻었을 따름이다.'
그 때 세 신은 곧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의 잘못된 소견을 덜어주고 가르쳐 보이고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보시에 대한 이야기, 계율에 대한 이야기와 하늘에 태어나는 이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욕심은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심한 번뇌[上漏]는 근심거리이며, 출요(出要)가 가장 훌륭한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또한 청정한 범행을 자세히 설명하여 열어 보였다. 세 신은 그 때 그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부드러워지며 기뻐하고 5온으로 인한 번뇌[陰蓋]가 없어져 교화하기 쉬움을 알았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의 변함없는 진리인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를 자세히 설명해 열어 보였다. 그 때 바람신은 곧 티끌을 멀리 하고 때를 여의어 법의 눈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마치 깨끗한 흰 옷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마침내 법의 눈을 얻고 의심이 없어져 결정코 과(果)를 얻었다. 변함없는 진리인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길로 향하지 않으며 두려움 없는 경지를 성취하여 세 신에게 아뢰었다.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목숨을 마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저로 하여금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모든 중생들을 사랑하여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구름에 네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종류인가? 첫째는 흰 빛이요, 둘째는 검은 빛이며, 셋째는 빨간 빛이요, 넷째는 붉은 빛이다. 그 흰 빛은 흙의 요소[地大]가 치우치게 많은 것이요, 검은 빛은 물의 요소[水大]가 치우치게 많은 것이며, 빨간 빛은 불의 요소[火大]가 치우치게 많은 것이요, 붉은 빛은 바람의 요소[風大]가 치우치게 많은 것이다. 구름은 흙에서 혹 10리ㆍ20리ㆍ30리ㆍ40리 내지 4천 리까지 떨어져 있다. 단 겁이 시작될 때와 끝날 때에 구름이 올라가 광음천(光音天)에 이르는 것은 제외된다.
번개에 네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네 종류인가? 동방의 번개를 신광(身光)이라 하고, 남방의 번개를 난훼(難毁)라 하며, 서방의 번개는 유염(流焰)이라 하고, 북방의 번개는 정명(定明)이라 한다. 어떤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가운데 이런 전광(電光)이 있게 되는가? 어떤 때에는 신광이 난훼와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신광이 유염과 서로 부딪치며, 어떤 때에는 신광이 정명과 서로 부딪친다. 어떤 때에는 난훼가 유염과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난훼가 정명과 서로 부딪치며, 어떤 때에는 유염이 정명과 서로 부딪친다. 이런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속에서 전광이 일어난다. 또 어떤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속에 우레소리[雷聲]가 일어나는가? 허공에서 어떤 때에는 흙의 요소[地大]가 물의 요소[水大]와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흙의 요소가 불의 요소[火大]와 서로 부딪치며, 어떤 때에는 흙의 요소가 바람의 요소[風大]와 서로 부딪친다. 어떤 때에는 물의 요소가 불의 요소와 서로 부딪치고 어떤 때에는 물의 요소가 바람의 요소와 서로 부딪친다. 이런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속에서 우레소리가 일어난다.
점술가는 비가 올 것이라고 점치지만 분명히 알 수 없게 하여 점술가를 미혹하게 하는 다섯 가지 인연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인가? 첫째는 구름 속에 우레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점치지만 불의 요소가 많기 때문에 구름을 불살라 비가 오지 않는 경우이다. 이것이 점술가를 미혹하게 하는 첫 번째 인연이다. 둘째는 구름 속에 우레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점치지만 큰 바람이 일어나 구름을 불어 사방으로 흩어 여러 산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이런 인연으로 점술가는 미혹하게 된다. 셋째는 구름 속에 우레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점치지만 때마침 큰 아수륜이 나타난 뜬 구름을 집어다 큰 바다 가운데 옮겨 놓는다. 이런 인연으로 점술가는 미혹하게 된다. 넷째는 구름 속에 우레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점치지만 운사(雲師)와 우사(雨師)가 방일하고 음란하여 마침내 비를 내리지 않는다. 이런 인연으로 점술가는 미혹하게 된다. 다섯째는 구름 속에 우레와 번개가 있을 때 반드시 비가 오리라 점치지만 세간의 무리들이 법답지 않고 방일(放逸)하여 부정(不淨)한 행을 하고 간탐하고 질투하며 소견이 거꾸로 되었기 때문에 하늘은 비를 내리지 않는다. 이런 인연으로 점술가는 미혹하게 된다. 이 다섯 가지 인연 때문에 점술가는 비를 점치지만 확실하게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