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문 (序)
선(禪)에 어찌 관문(關)이 있겠는가? 도에는 안팎도 없고 드나듦도 없다. 그러나 사람이 도를 닦음에 미혹함과 깨달음이 있기에, 큰 지식(스승)들이 때에 따라 문을 열고 닫으며 엄격히 점검하여 가짜들이 함부로 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내가 처음 출가했을 때 『선문불조강목』이라는 책을 보고, 옛 스승들이 처음 입문할 때의 어려움과 수행 과정에서의 고통, 그리고 마침내 크게 깨달은 과정을 읽고 깊이 감동하였다. 이에 여러 어록에서 실질적으로 참구하고 깨달은 이들의 요점만을 뽑아 이 책을 엮고 **『선관책진』**이라 이름 붙였다.
이 책을 곁에 두고 보면 마음이 격려되고 정신이 번쩍 들어 저절로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아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이는 분발하게 하고, 이미 통과한 이라도 자만하지 말고 마지막 관문까지 부지런히 달려가게 하기 위함이다.
2. 제1문: 여러 조사들의 법어 요약 (諸祖法語節要)
수행의 긴박한 대목과 몸과 마음을 채찍질하는 핵심만을 수록했습니다.
황벽 희운 선사 (黃檗 運禪師)
"미리 철저히 닦아놓지 않으면, 섣달그믐(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갈팡질팡하게 될 것이다. 평소에 '입으로만 하는 선(口頭三昧)'을 배우고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해봤자, 죽을 때가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제발 건강할 때 확실히 해두어라. 대장부라면 조주의 '무(無)'자 화두를 들어라. 자나 깨나, 먹거나 입을 때나, 대소변을 볼 때도 오직 '무'자 하나를 지켜라. 그러다 홀연히 마음의 꽃이 피면 천하 노화상들에게 속지 않게 될 것이다."
현사 사비 선사 (玄沙 備禪師)
"공부를 하려면 부모가 돌아가신 듯 간절해야 한다. 그렇게 급박하고 절실하게 뼛속까지 사무치게 연구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영명 연수 선사 (永明 壽禪師)
"도를 배우는 문에는 특별한 비결이 없다. 그저 끝없는 세월 동안 쌓인 업식의 씨앗을 씻어내는 것뿐이다. 설령 이번 생에 깨닫지 못하더라도, 도의 씨앗을 심어 놓으면 내생에 태어나자마자 하나를 들으면 천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제2문: 여러 조사들의 고행 기록 (諸祖苦功節略)
옛 스승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정진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자명 선사 (慈明): 밤에 앉아 졸음이 오면 송곳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찔러가며 정진하여 마침내 법을 이었다.
- 불등 순 선사 (佛燈 珣): "깨닫지 못하면 절대 이부자리를 펴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49일 동안 기둥에 기대어 서서 정진한 끝에 크게 깨달았다.
- 원오 극근 선사 (圓悟): 스승 밑에서 10년 동안 잠시도 딴생각을 하지 않고 오직 수행에만 몰두했다.
- 고봉 원묘 선사 (高峰): "낮에는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가?" "꿈속에서도 주인 노릇을 하는가?" "깊은 잠에 빠져 꿈도 없을 때 주인공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해, 5년 동안 치열하게 참구한 끝에 베개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다.
4. 후집: 여러 경전의 증거 (諸經引證)
수행의 근거가 되는 경전 구절들입니다.
- 『유교경』: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 (制之一處 無事不辦)
- 『아미타경』: 명호를 받들어 지니되, 마음이 혼란스럽지 않아야 한다. (一心不亂)
- 『대법구경』: 게으르게 100년을 사는 것보다, 단 하루를 용맹하게 정진하는 것이 낫다.
- 『수행도지경』: 나고 죽는 고통을 면하고자 한다면 밤낮으로 정진하여 무위(無爲)를 구하라.
5. 요약 및 평가 (評曰)
주굉 선사는 각 대목 뒤에 평을 달아 독자들을 지도합니다.
"사람들은 병이 들면 게으름을 피우지만, 옛 어른들은 병중에도 정진하여 대기(大器)를 이루었다. 참선하는 이들은 병이 들었을 때 더욱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